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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무원 참여 조사서 '짜깁기' 일관 ... '동굴 측량도 작성했다'면서 측량 전문가.도면 전무
환경영향평가서 내 한국지질다양성연구소 명의 또다른 보고서 ... 다른 크기로 2번 수록

수천쪽에 이르는 동복리 제주자연체험파크 환경영향평가서. 심사보류 끝에 도의회를 통과하고 사업승인 행정결정만을 남겨놓고 있지만 정작 이 영향평가서를 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부실·엉터리로 일관하고 있는 황당한 보고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개별 조사는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 없었다. 지질·동굴분야 조사내용을 보면 그저 참고문헌 내용을 짜깁기 한데다 '동굴 측량도를 작성했다'고 해놓고 측량한 전문 측량기사는 누군지도 알 수 없다. 물론 동굴측량 도면도 첨부하지 않았다.

 

<제이누리>가 입수한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통합본’에는 희한한 보고서가 수록됐다. ‘제주 사파리월드 조성사업부지내 문화재 지표조사 보고서’ 가운데 일부다. 해당 환경영향평가서의 다른 페이지와는 달리 보고서 4쪽을 1페이지로 ‘모아찍기’ 인쇄해 돋보기 없이는 알아볼 수도 없다.

 

앞서 <제이누리>는 지난 8일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과 관련해 현직 공무원 및 사업자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모아찍기’로 제본된 보고서의 조사 일부를 현직 공무원이 수행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내용이다.

 

현재 강원도청 환경과 자연공원팀에 속한 최돈원씨는 깨알 같은 글씨로 인쇄된 ‘제주 사파리월드 조성사업부지내 문화재 지표조사 보고서’의 ‘동복 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부지 내 동굴 및 존재가능성 조사‘ 부분을 책임조사원으로서 담당했다.

 

조사기간은 2016년 2월24일부터 2017년 2월15일까지다. 그가 현직 공무원으로 재직중인 시기다. 해당 보고서가 공무원과 사업자의 긴밀한 유착 아래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보고서 내용이다. 환경영향평가서는 어떤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작성된다. 특정 사업을 수행하기 전 미리 조사하고 예측해 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된 절차다.

 

내용에 따라 반려가 되기도 하고,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되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그만큼 중요한 절차다.

 

‘제주자연체험파크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통합본’ 내 수록된 ‘동복 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부지 내 동굴 및 존재가능성 조사’는 서론, 조사지역의 특징, 조사지역의 지질, 동굴분류와 제주용암동굴, 사업지 주변의 동굴, 사업지구 내 동굴과 함몰지 등으로 전개된다. ‘제주 사파리월드 조성사업부지 내 문화재 지표조사 보고서’ 안에 있는 내용이라 그런지 따로 목차는 없다.

 

우선 서론을 보면 조사의 목적 및 범위, 조사참여자, 조사내용 및 방법 등 통상적인 내용이 기재됐다.

 

그 다음 순서인 ‘조사지역의 특징’ 및 ‘조사지역의 지질' 부분은 각각 제주통계연보(2014)와 제주도 홈페이지에서 옮긴 내용 및 ‘제주.애월도폭지질보고서(박기화 외 9인, 1998, 한국자원연구소)’에서 거의 옮겨오다시피 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동굴분류와 제주용암동굴’ 안의 ‘동굴 분류’의 경우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 없는 원론적인 내용이다. ‘제주용암동굴’ 부분은 문화재청에서 2003년 발간한 ‘제주도천연동굴 일제보고서(책임연구원 손인석)’에서 옮겨 적은 내용들이다.

 

다음 순서인 ‘사업지 주변의 동굴’ 역시 앞선 ‘제주도천연동굴 일제보고서’를 대부분 참고했다. 또 '사업지구 내 동굴과 함몰지'의 경우 ‘제주도천연동굴 일제보고서’ 및 제주문화유산연구원이 ‘제주 사파리월드 조성사업부지내 문화재 지표조사 보고서‘를 위해 조사한 내용을 참고한 후 추가 내용을 덧붙인 수준이다.

 

특히 삽도22와 삽도23 내용은 2016년 제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한 내용(통합본 1055페이지)을 그대로 가져다 놓았다. ‘동복 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부지 내 동굴 및 존재가능성 조사‘라고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전체 6단원 중 마지막 단원에서 약간 살을 붙인 것만 제외하고 원래 있던 조사 내용을 그대로 쓰다시피했다.

 

참고문헌 말고도 심각한 부분이 더 있다. 동굴측량 방법은 나와있지만 동굴측량 전문가가 참여한 흔적도 없다. 제대로 측량이 이뤄지긴 했는지도 의문이다.

 

 

‘동복 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부지 내 동굴 및 존재가능성 조사‘ 서론의 1)-3 파트에는 조사내용 및 방법을 설명하면서 동굴 측량법도 서술돼 있다. 그러면서 '축척 1:100의 동굴측량도를 작성했다'고 명기했다. 하지만 앞선 1)-2 파트에 명기된 조사 참여자 중에는 동굴 측량 전문가가 없다. 동굴 측량은 통상적으로 측량기사라고 불리는 전문 자격증을 지닌 전문가가 참여한다. 

 

 

한국지질다양성연구소가 맡은 또다른 용역인 ‘서귀포 등록문화재 일제 동굴진지 모니터링 용역(2018년 발간)’에는 조사원 목록에 측량 기술자가 분명히 들어있다. 그런데 왜 ‘동복 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부지 내 동굴 및 존재가능성 조사‘에서는 동굴측량 방법만을 기록해놓고 전문가를 투입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동굴 측량도는 전문 기술 자격증을 지닌 측량 전문가에 의해 동굴의 길이, 폭, 높이, 천장의 두께, 축척 등을 포함한 평면도, 단면도, 종단면도, 횡단면도 등으로 작성된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들에 의하면 동굴측량 방법을 표기해두고 '축척 1:100의 동굴 측량도를 작성했다'고 명기한 ‘동복 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부지 내 동굴 및 존재가능성 조사’에는 조사지역의 함몰지 모양(삽도 22) 및 바위그늘 입구 단면도(삽도 25) 정도만 보일 뿐 동굴 측량도는 포함되지 않았다.

 

 

문제 소지는 또 있다. ‘제주자연체험파크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통합본’ 뒷부분에는 첨부자료로 한국지질다양성연구소 명의의 또다른 보고서가 나온다. ‘포레스트사파리제주 조성사업 부지내 정밀조사(동굴 조사 및 지구물리탐사) 보고서’다. 2018년 6월 완성됐다.

 

환경영향평가서 통합본을 잘 살펴보면 이 ‘포레스트사파리제주 조성사업 부지 내 정밀조사(동굴 조사 및 지구물리탐사) 보고서’는 ‘동복 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부지 내 동굴 및 존재가능성 조사’ 바로 뒤 '모아찍기'로 처음 등장했고, 통합본 뒷부분에서 첨부자료로서 두 번째로 등장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인쇄된 목차도 따로 있어 독립된 보고서로 보인다.

 

 

하지만 목차와 내용을 보면 앞선 ‘동복 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부지 내 동굴 및 존재가능성 조사’를 약간만 수정해서 가져온 복사본이나 다름 없다.

 

‘동복 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부지 내 동굴 및 존재가능성 조사’는 앞서 말했듯이 서론, 조사지역의 특징, 조사지역의 지질, 동굴분류와 제주용암동굴, 사업지 주변의 동굴, 사업지구 내 동굴과 함몰지 등으로 서술됐다.

 

‘포레스트사파리제주 조성사업 부지내 정밀조사(동굴 조사 및 지구물리탐사) 보고서’도 대부분 똑같은 내용으로 똑같이 전개된다. 세부 목차 일부분과 6번째 항목의 '지구물리탐사 및 시추조사’만 수정, 추가됐다. 

 

다만 ‘포레스트사파리제주 조성사업 부지 내 정밀조사(동굴 조사 및 지구물리탐사) 보고서’의 5단원 '사업지 주변의 동굴'에서는 5개의 동굴에 대한 측량도가 나온다. 하지만 조사참여자를 보면 애석하게도 측량 전문가가 없다. 측량 전문가가 참여하지 않았다면 해당 측량도는 어떤 식으로 작성됐는지 의문이다.

 

 

두 보고서는 참고문헌마저 같다. 다만 통합본 뒷 부분의 ‘포레스트사파리제주 조성사업 부지내 정밀조사(동굴 조사 및 지구물리탐사) 보고서’는 모아찍기 인쇄를 하지 않았다는 것만 다르다.

 

그런데 취재를 이어가다 보니 또다른 의문사항이 포착됐다. 이 ‘포레스트사파리제주 조성사업 부지 내 정밀조사(동굴 조사 및 지구물리탐사) 보고서’의 조사 참여자다. 보조원이자 한국지질다양성연구소 부장으로 이름을 올린 모씨의 존재다. <후속기사 이어집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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