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학살터에서 수습된 유해 가운데 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제주4·3 당시 행방불명됐던 이한성씨와 강문후씨다.
7일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2007∼2009년 제주공항에서 발굴된 유해 중 2구의 신원이 유전자 감식으로 밝혀졌다.
희생자 고(故) 이한성(당시 26세)은 제주읍 화북리 출신이다. 그는 1949년 군법회의에서 사형 선고를 언도받은 후 행방불명됐다.
희생자 고(故) 강문후(당시 48세)는 안덕면 동광리 출신으로 1950년 7월 예비검속돼 지금까지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강문후씨의 경우 친아들, 손자, 손녀, 친동생과 친동생의 손자까지 모두 9명의 채혈 참여로 신원 확인이 이뤄졌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유해가 묻혔던 제주국제공항 유해발굴현장에서는 1949년 10월 군이 군법회의를 통해 사형선고를 내린 249명과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8월 예비검속으로 연행된 500여명이 집단 학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주도와 4·3평화재단은 오는 20일 오후 제주 4·3평화공원 4·3평화교육센터에서 이들 희생자 2명에 대한 신원확인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제주에서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시 화북동 화북천(2006년), 제주국제공항(2007~2009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2021년), 안덕면 동광리(2023년) 등에서 유해 발굴 작업이 진행됐다.
이를 통해 모두 413구의 유해를 수습했으며 이 가운데 144명의 신원을 확인됐다.
제주도와 재단은 올해도 유해 발굴 작업과 유해에 대한 유전자 감식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전자 감식을 위한 4·3희생자 유가족 채혈은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제주시 한라병원과 서귀포시 열린병원에서 한다. [제이누리=오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