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항공업계의 경쟁 구도가 대대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도 '통합 LCC'의 등장으로 제주항공과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는 약 714만명으로 LCC 업계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탄생할 '통합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는 같은 기간 국제선 여객 수가 약 1058만명에 달해 제주항공을 크게 앞지르게 된다.
대한항공은 진에어와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두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지며 이들의 자회사도 합쳐져 '통합 LCC'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현재 41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 LCC는 진에어 28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9대를 합쳐 모두 58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게 돼 항공기 대수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은 단순히 대형 항공사뿐 아니라 LCC 시장의 경쟁 판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및 국내선에서 오랫동안 LCC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통합 LCC'는 압도적인 항공기 보유 대수와 여객 수로 제주항공의 시장 점유율에 직접적인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
제주항공은 '항공시장 재편'이라는 도전에 맞서 서비스 차별화와 신규 노선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은 항공기 효율성 제고를 위해 신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있다. 동남아와 일본을 포함한 인기 관광 노선에서의 점유율을 더욱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또 제주 기반이라는 강점을 살려 '제주 특화 노선'을 강화하고, 지역 관광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이후,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항공사가 '1강'으로 자리잡고, '통합 LCC'와 제주항공이 '2중'으로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통합 LCC가 제주항공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LCC 시장 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존의 시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선 경쟁력 강화, 효율적인 운영, 서비스 개선 등 다양한 전략을 펼쳐 통합 LCC의 도전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