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서호동 출신인 고인은 1969년 신아일보 신춘문예에서 중편 ‘별을 따려는 사람들’로 등단했다. 신문기자로 활동한 뒤 민속자연사박물관 민속연구관을 지냈다.
제주민의 삶의 애환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했던 그는 ‘한라산’, ‘어두운 시대의 초상화’, ‘진혼 아리랑’ 등의 소설집 16권, 장편소설집 10권, 수필집 외 기타 9권 등 총 35권의 저서를 남겼다. 요산문학상과 한국소설문학상, 한국문학상, 박영준문학상, 제주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지난 2008년 초 뇌종양 진단을 받고 대수술을 받은 후 5년째 힘든 투병생활을 이어왔다.
투병 중에도 지난해 ‘제주대학교, 책읽기 릴레이’ 선포식에 참석해 “제주어의 뿌리를 파서 제주어를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언어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는 그동안 소설집 ‘탐라인’과 ‘한라산’, 장편 ‘포구’ 등 많은 작품을 통해 고단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제주 사람들의 억척스런 삶을 알리는 데 평생을 바쳐온 제주 토박이 작가다.
특히 초등학교 2학년 때 제주도4·3사건을 목격했던 작가는 ‘하얀 달빛’ ‘잃어버린 고향’ 등의 단편을 통해 4·3사건의 상처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제주 4.3사건의 언급 자체가 금기시되던 시절, 문학을 통해 가장 일찍 4.3의 실상과 아픔을 알리기도 했다.
특히 그는 「한 공산주의자를 위하여」와 「죽은 장군의 증언」 등 4·3을 소재로, 당시 공산주의자와 토벌대원의 삶 혹은 희생자들의 모습 등을 그리는 등 역사의식에 주목해 역사적인 사건을 문학작품의 주요 소재로 다뤄왔다
이밖에도 오씨는 10여 년 동안 제주도내 마을의 지명유래를 밝히는 마을시리즈를 발간해 향토사 발굴에도 크게 기여했다.
빈소는 제주영락교회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8일 오전 5시 40분이다. 장지는 제주시 양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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