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음력 7월 7일에, 여대요의 장 씨 두목이 대련의 흑석초(黑石礁) 밖에서 그에게 즉위 의식을 거행하였다. 천지신명에게 제사지낸 후 그가 관할할 27명의 거지 명단을 건네주었다. 그는 ‘재능’이 있었다. 4년여 만에 단동 개방의 위세를 크게 떨쳤다. 그때부터 그는 역에서 잠을 청하지 않아도, 음식점 접시를 핥지 않아도 됐다. 비수 하나와 안테나선을 감아 만든 쇠 채찍 하나에 의지해 호의호식하였다. 구걸을 위주로 하거나 구걸만 하는 기존의 단동 개방의 생계 방식을 크게 바꿨다. 힘들이지 않고 남의 물건을 손에 넣는 방식이었다. 상대에 따라 방법을 바꾸고 구걸하지 못하면 훔쳤다. 개방의 규정을 제정하여 개방을 강성하게 만들었다. 점차 부하 중에 유형이 다른 용장 몇몇을 배양하였다. 예를 들어 ‘법야(法爺)’가 있었다. 50세 전후로 키가 컸으며 약간 곱사등으로 구레나룻이 나 있었다. 발 한 쪽을 좀 저는 귀주(貴州) 출신이었다. 일찍이 동족 형제 한 명과 아미산에서 왕노릇을 했는데 통행인에게 돈을 빼앗은 후 마침 ‘폭력배의 돈을 뺏는’ 무리를 만나 다리 하나가 부러졌다. 반년 후에 길거리에서 구걸하면서 돌아다니며 자신에게 ‘신선이 붙어 다닌다’고 핑계 대면
제13회 제주4·3평화문학상 당선작으로 시 부문에서 김휼의 '흰 문장', 장편소설 부문에서 김미수 의 '전쟁터로 간 사랑', 논픽션 부문에서 허호준의 '폭풍 속으로'가 각각 선정됐다. 시 부문 당선자 김휼(63·전남) 시인은 '흰 문장' 외 '숨결', '감자꽃', '폭포', '빌레못에서', '너는 검은 신음을 흘리고', '우리, 봄이 될까요?', '고소리 술 한잔', '여름광장', '무릉곶자왈' 등 총 10편의 작품을 응모했다. 수상작 '흰 문장'은 4·3과 백비(아무것도 새겨지지 않은 채 4·3평화기념관에 누워있는 흰 비석)를 주제로 다룬 시다. 감각적 해석력과 은유의 조화로운 매칭 등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김 시인은 2007년 기독공보 신춘문예, 2017년 '열린시학'으로 등단했다. 대표작으로는 '광야의 고독', '너의 밤으로 갈까' ,'달의 피라미드' 등이 있다. 심사위원회는 “천근만근 같은 주제의 무거움을 ‘잘 빚은 항아리(엘리어트)’로 승화시켜내는 일은 고도의 정신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작품은 4․3의 진실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권을 수렴하는 상의 의의에 충분히 값해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평했다. 장편소설 부문 당선작 김미수(6
제주도는 아쿠아플라넷 제주와 함께 오는 28일부터 내년 3월 27일까지 1년간 '물 그리고 숨 : 제주 해녀의 바당' 특별전시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현직 해녀작가 3명을 포함한 모두 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현직 해녀작가 이유정, 나경아, 유용예는 각각 해녀로서의 삶과 바다에 대한 경험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또 니카 차이콥스카야, 전이수, 고희영&에바 알머슨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해녀문화를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그동안 국민과 도민의 사랑으로 성장한 만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일환으로 제주의 상징인 해녀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제주도는 해녀박물관 특별전시관 운영과 함께 현직 해녀작가들의 창작활동 지원, 해녀문화 기록화 사업 등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아쿠아플라넷 제주와의 협업을 통해 도내 주요 관광명소로 해녀문화 전시공간을 확대하고, 더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이 쉽게 해녀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고 도는 설명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2012년 개관한 동양 최대 규모의 해양수족관이다. 제주도와 한화건설이 건설-운영-양도(BOT) 민
송치원 제주한라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이 지난 21일 ‘제17회 암 예방의 날’을 맞아 암 예방 및 국가암관리사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송 과장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여의도 성모병원과 성가병원에서, 2004년부터 현재까지는 제주한라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으로 근무하며 암 환자 진료·치료 한 길을 걸어왔다. 그는 암 환자 항암 치료와 말기 암 환자의 통증 조절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암 환자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해 왔다. 지역 여건상 혈액종양내과 전문의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오랫동안 제주지역 암 환자를 성실히 치료해 왔다. 제주한라병원에선 지난해 11월 이문휘 산부인과 과장이 ‘2024년 여성폭력 추방주간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연이어 송치원 혈액종양내과 과장이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되는 영광을 안았다. 매해 3월 21일은 ‘암 예방의 날’이다. 해마다 증가하는 암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암 예방, 조기진단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천을 촉구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딱딱하고 잔디가 들린다." 20일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오만전이 끝난 직후,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믹스드존(Mixed Zone)을 빠져나오며 가장 먼저 꺼낸 말이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나온 선수들은 하나같이 경기장 상태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패스나 드리블이 매끄럽지 않았던 이유도, 경기 내내 유독 미끄러지는 장면이 많았던 배경도 결국 '잔디'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논두렁 잔디' 논란으로 A매치 개최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대체 경기장으로 고양종합운동장을 낙점했다. 당시 협회는 "고양의 잔디 상태가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경기 도중 이강인은 잔디에 발이 걸려 넘어졌고, 그 과정에서 발목을 다쳤다. 부상 직후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이강인의 뒤편에는 잔디가 움푹 파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백승호는 "무게 중심을 실으면 잔디가 뜨고 딱딱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고, 주민규도 "잔디 상태가 좋다고는 말 못하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정승현은 경기 전 훈련 도중 종아리 부상을 입어 경기에 나서지도 못했다. 상대팀인 오만 감독
2025년 3월 7일부터 16일까지 제주시 봉개동 ‘아트인명도암’에서 아트스페이스산과 미술평론가 김유정이 공동기획한 <동물의 화원전>이 열렸다. 제주작가 9명의 참여작가에 18점의 작품이 선보였다. 지난 8일에는 오프닝 강연으로 ‘세계의 동물화’가 있었다. 동물들이 우리를 보고 있다. 새로운 생태적 관계가 설정돼야 하는 시대 여섯 번째 멸종의 예견되는 공포의 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동물에 대한 인간의 우애 인간의 미래 시간은 불안하다. 그래서 인류세라는 말이 무섭기만 들린다. 인류세는 산업혁명이라는 편리함과 화려한 빛도 주었지만, 자기 집을 마구 파괴하는 어둠도 안겨주었다. 이제 인간의 벗은 인공지능(AI)으로 변해가고 있다.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연대이지만 앞으로 치러야 할 대가는 예상하는 수준을 넘어설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제외한 자연계의 동물은 최대의 약자가 되었는데 그들은 오로지 본능으로만 살아가야 하는 자연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나날이 폐허가 되는 지구 환경에서 그들과 생물의 미래는 너무나 큰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 예견이 따른다. 늦었지만 우리에게는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우애는 필요하다. 인간의 희망에 대한
20년 넘게 구걸한 경험을 가진 거지가 말했다. “물고기에는 머리가 있고 뱀에게는 사정(蛇精)〔뱀 모양의 요괴〕이 있는 법이요. 개미에게도 주인은 있고 꿀벌에게도 왕은 있소. 우리와 같은 사람에게도 보금자리가 있고 우두머리가 있소. 기질이 세고 횡포한 사람이 여럿을 통솔하는 것이오. 조 씨, 전 씨, 손 씨, 이 씨, 주 씨, 오 씨, 정 씨, 왕 씨, 가릴 게 없소. 우두머리에게는 한 근 밥을 얻으면 반 근으로 효경하고 빵 한 덩어리를 얻으면 절반 가까이 드려야 하는 거요. 담배는 공손하게 올리고 돈은 늘 드려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매를 버는 거지요. 초짜들은 산과 같이 엄한 법규를 모르지요. 누가 이곳의 주인인지를 모르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심해야지. 눈 뜬 장님인가, 보고도 모르면 안 되지. 상대를 보면 눈을 부릅뜨고 성을 내거나 표정이 엄숙하거나 얼굴빛이 위엄이 서려있지. 패왕의 기질이 없다면 왕의 기색을 갖추었지. 그런 사람을 만나거들랑 기민하게 곧바로 달려가서 절해야 해. 어디서 왔노? 그러면, 뒤쪽에 있습니다. 어떻게 대관원에 왔노? 그러면, 저는 못해먹어서요, 얻지를 못해서요, 어른께서 관대히 봐주시고 저를 받아주십시오. 허, 이 녀석 얌
단독 응모로 추가 공모까지 한 제주도 자치경찰단장에 오충익 전 서귀포경찰서장이 24일자로 임명됐다. 제주도는 개방형 직위 공모를 통해 제8대 자치경찰단장으로 오충익 전 서귀포경찰서장을 24일자로 자치경무관으로 발령하고 조만간 임명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도는 박기남 현 단장의 후임을 정하기 위해 지난달 3일부터 11일까지 전국 공개모집에 나섰다. 그러나 1명만 지원, 이후 공모 기간을 연장했지만 경쟁자는 없었다.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 출신인 오 신임 단장은 서귀고,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간부후보 42기로 경찰 생활을 시작해 제주경찰청 경무과 인사교육계장, 경비교통과 작전계장, 생활안전계장 등을 지냈다. 2016년 총경으로 승진한 뒤 동부경찰서장과 서귀포경찰서장, 제주경찰청 형사과장, 전남경찰청 경비과장, 부산경찰청 경비과장을 거쳐 이달 초 인사에서 공로연수에 들어갔다. 제6대 고창경 단장, 제7대 박기남 단장에 오 신임 단장이 임명되면서 제주자치경찰단은 8년 연속 국가경찰 출신이 이끌게 됐다. 오 신임 단장의 임기는 오는 24일부터 2027년 3월 23일까지다. 현 박기남 단장은 오는 21일자로 퇴직한다. [제이누리=양은
제주도가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실행 모델을 처음 공개하고 이에 대한 도민 의견을 수렴한다. 제주도는 오는 24일 오후 2시 제주웰컴센터에서 도민 공청회를 열어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제주형 건강주치의 제도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에 대한 도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19일 밝혔다. 제주형 건강주치의 제도는 도가 추진하는 지역의료 혁신 정책이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의료서비스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도민 중심의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만성질환 진료비가 2020년 71조원에서 2023년 90조원으로 급증하는 등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거주지 가까이에서 질병 예방부터 치료, 관리까지 통합적인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청회에서는 지난 1월부터 진행된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실행 연구를 통해 제시된 실행모델(안)이 공개된다. 건강위험평가, 만성질환관리, 건강교육, 방문진료 등 10대 핵심 서비스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설명하고 사업의 타당성과 실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고병수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추진위원장이 실행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가 토론을 진행한다. 시범사업은 올해 7월부터 65세 이상
영화제작사 명필름의 이은 대표가 지난 14일 제주도청을 방문해 고향사랑기부금을 기탁했다. 이은 대표는 영화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건축학개론', '아이 캔 스피크' 등을 제작한 기획자다. 현재 명필름 대표이사이자 중앙대 객원교수로 활동 중이다. 기탁식에는 오영훈 제주지사, 명필름 이은 대표이사, 농협중앙회 제주본부 고우일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제주는 영화 제작자로서도 많은 영감을 주는 곳”이라며 “문화·예술이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명필름의 이은 대표께서 제주를 위해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 본부장은 “이은 대표님의 발자취가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농협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고향사랑기부 확대와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제에 따라 개인은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2000만원 이내 금액을 기부하면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의 세액공제와 함께 기부액의 30% 이내에서 지역 특산품 및 관광 상품 등의 답례품을 받
강풍으로 중단된 '2025 제주들불축제'의 아쉬움을 달래줄 실내 특별공연이 열린다. 제주시는 오는 23일 오후 6시 제주아트센터에서 2025 제주들불축제 ‘희망, 잇다’ 특별공연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들불축제 2~3일차 행사 취소로 아쉬움을 느낀 도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주제 공연자들 또한 축제 중단에 아쉬움을 공감해 공연을 승낙함으로써 특별공연이 성사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축제 2일차 주제 공연인 ‘오름향연’이 실내에서 재현된다. 미디어파사드를 활용한 화려한 연출이 더해질 예정이다. 출연진으로는 양방언 밴드, 국악연희단 하나아트, 우싸이드, 비지, 딥플로우가 참여한다. 관람은 전석 무료다. 7세 이상이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티켓은 오는 19일 오전 9시부터 제주아트센터 누리집(www.jejusi.go.kr/acenter/index.do)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이번 들불축제 첫째날에는 희망기원제와 개막행사,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농수축산물 판매장터 등이 열렸다. 4만4368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재외동포청이 모국과 제주 발전에 기여한 재일동포 기업인 고(故) 김평진 씨를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했다. 재외동포청은 대한민국 발전 또는 거주국 내 한인 위상 제고에 기여한 동포를 발굴해 알리는 '이달의 재외동포'의 첫번째 주인공으로 모국과 제주 발전을 이끈 재일동포 기업인 김평진(1926∼2007)을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동포청은 앞으로 매달 대한민국 발전 또는 거주국 내 한인 위상 제고에 기여한 유공자를 발굴해 발표한다. 광복 이전 독립운동 시기부터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경제, 문화, 사회, 과학 등 각 분야에서 모국과 동포사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재외동포의 활동을 알려 국민에게 재외동포가 '대한민국의 자산'임을 인식시키자는 취지다. '이달의 재외동포'는 전 세계 동포단체의 추천과 언론, 교육, 경제 등 각 분야 민간 전문가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재외동포정책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제주 출신으로 도쿄에서 요식업·유기업·부동산 등으로 자수성가한 김평진은 1962년 재일제주개발협회장에 오른 뒤 재일동포 경제·문화인을 주축으로 한 제주 향토방문단을 파견했고, 제주도 농수산 부문 개발을 위한 기술 연수생을 일본으로 초청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