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행정체제 개편을 중장기 과제로 남겨두고 경제 위기 극복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내년 기초자치단체 도입 불가를 선언하며 목표 시기 조정을 밝힌 상황에서다. 이 의장은 9일 오후 열린 제442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앞으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은 중장기 과제로 남겨두고 이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경제위기 극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그는 "먼저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여론조사에 참여해 주신 도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 과정에서 도민사회에 우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한 도민 여러분의 높은 관심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의장은 또 "경제 상황이 엄중한 만큼 행정체제 개편 논의는 장기적 과제로 두되 당장은 도민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밤새 소나기와 숨바꼭질을 하였다. 텁텁해도 에어컨 바람이 싫은 어머니와 그러면 잠을 설치는 내가 벌인 전쟁이다. 초저녁에는 에어컨을 켰다가도 밤 중이 되면 꺼드려야 단잠을 주무시는 어머니 때문에 벌어진 일. 아니, 잠자리에 들면서 에어컨을 끄는 대신 열어 놓은 거실의 통창으로 소나기가 쳐들어 온 탓이 더 크다. 부리나케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니, 얼마 없어 어머니가 뒤척이며 불편해하시는 눈치다. 어떻게 알았는지 때마침 소나기가 그쳐 주길래, 다시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었다. 올여름 동안 실종됐던 시원해진 밤공기가 창틈으로 스며들어 왔다. 그 사이를 뚫고 풀벌레 소린지, 매미 소린지가 귓가를 간질인다. 문득 어린 시절의 여름밤이 떠오른다. 아버지는 쇠막을 개량해서 지붕을 콘크리트로 발랐다. 70평 터에 집, 창고, 변소, 수도, 화단, 눌(마소의 꼴을 저장하는 낫가리), 쇠막까지 꽉 들어찬 집에 새로 생긴 공간이었다. 그 시멘트 지붕에는 필요에 따라 곡식이나 빼때기(고구마를 썰어서 말린 절간)를 널기도 했다. 가장 기억나는 것은 아버지가 어촌계장 하시던 시절에 일본 수출용으로 말리던 염장 전복이다. 해녀들이 잡아 온 전복을 어촌계가 수매해서 내장은 게우젓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반려동물 관련 상품·서비스도 만나볼 수 있는 행사가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도는 오는 12∼14일 제주시민복지타운 광장에서 '2025년 제주 반려동물 문화산업 한마당'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애초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한라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 일정과 겹치면서 일정과 장소가 조정됐다. 행사는 문화축제와 산업박람회로 구성된다. 문화축제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미로 대탈출, 전문 수의사 특별강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멍때리기 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동물행동교정 전문 설채현 수의사를 비롯해 윤영민 제주대 수의학과 교수, 고양이 전문 김명철 수의사 등 분야별 전문가들의 강연이 이어져 반려동물 가족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산업박람회에는 반려동물 식품, 용품, 헬스케어, 기술 등 7개 분야 37개 업체가 참여해 최신 트렌드와 제품들을 소개한다. 개막식은 13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식전 행사로 반려동물 음악회가 진행된다. 특히 '멍 히어로즈를 소개합니다'를 주제로 119구조견, 폭발물탐지견, 검역탐지견 등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특수 목적
제주도교육청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수험생 7513명이 응시원서를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원서접수는 재학생 5641명(75.1%), 졸업생 1585명(21.1%), 검정고시 등 287명(3.8%)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전체 접수자 6962명에 비해 551명 증가한 것이다. 재학생이 462명, 졸업생이 43명, 검정고시 등이 46명 늘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는 11월 1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전국에서 일제히 시행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탄소중립 2035'와 '15분 도시' 비전을 내세우며 자전거를 핵심 교통수단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책이 '도로 위 교통수단'에만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제주도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에 게재된 한 민원글에 따르면 자전거 인프라는 단순히 도로망뿐 아니라 연습 공간, 놀이 공간, 안전한 순환로, 보관·정비 시설까지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원인 안모씨는 "새로운 자전거 인구 유입을 위해선 아이들이 자전거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며 현실과의 괴리를 꼬집었다. 그는 "학교 운동장은 인조잔디와 트랙으로 덮여 자전거 이용이 금지되고, 차도는 위험하며 놀이터마저 자전거 주행에 적합하지 않다"며 "아이들이 자전거를 배울 수 없는 도시에서 자전거 정책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발생한 중학생 픽시 자전거 사고를 언급하며 단속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 사이에서 픽시 유행은 자전거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안전하게 즐길 공간이 없으니 결국 위험한 장비와 장소를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전거는 도로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지금의 놀이터에서도 시
제주관광공사는 가을철 여행 트렌드와 관광객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을 제주 관광 콘텐츠로 ‘나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제주의 가을’을 9일 발표했다. 이번 콘텐츠는 지난 봄, 여름에 선보인 ‘제주, 당신의 취향을 담다’에 이어 ‘가을, 나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여행’ 테마를 여행자의 취향에 따라 가을을 경험할 수 있게 제안한다. 올 가을 7가지 제주 취향 여행은 '문화여행자'(제주 문화 축제 경험 추구), '웰니스선호자'(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웰니스 활동 선호), '자연선호자'(억새 자연 감상 선호), '쇼핑트레블러'(제주 팝업 스토어 경험 추구), '미식탐방자'(제주 디저트 음식 선호), '어드벤처추구자'(자연과 러닝 경험 추구), '매력탐방자'(스냅, 웨딩 사진 탐방 추구) 등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가을철에만 즐길 수 있는 취향 기반 여행 콘텐츠를 개발하고, 반려동물과의 산책, 오름, 러닝 등을 소개해 제주를 산책에서 달리는 방법까지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며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가을의 제주를 기록하며 여행의 추억을 남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관광공사의 ‘2025년 놓치지 말아야 할 가을 제주 관광’은 제주도 공식
제주지역 주요 경제지표가 올 하반기 들어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체감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기업과 소비자 심리도 동반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9일 제주도는 한국은행 제주본부와 호남지방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는 7월 89.2에서 지난달 97.8로 8.6포인트 상승했다. 전통시장 체감지수도 같은 기간 85.5에서 95.1로 9.6포인트 뛰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높을수록 경기가 '좋다'고 느끼는 응답이 많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100보다 낮으면 체감경기가 부정적임을 뜻한다. 기업심리지수(CBSI)는 1분기 70대 초반에 머물렀으나 점차 회복해 8월 96.6을 기록,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5월 기준선 100을 넘어선 뒤 꾸준히 오르며 8월 108.4까지 상승했다. 생활형편과 소득 전망 개선이 여행·외식 등 서비스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물가와 고용지표도 안정세를 유지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15~116선을 유지하며 전국 최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7월 고용률은 70.1%로 다소 낮아졌으나 전국 1위를 유지했다. 지난
제주도가 도민 참여를 통해 수돗물 안전성을 확인하는 하반기 수질검사를 실시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지난 3일 도내 정수장과 마을상수도 급수구역 내 20개 지점을 대상으로 수질검사를 실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검사에는 초·중·고교 음수대 17곳도 포함됐다. 지난 3월 이뤄진 상반기 검사에서는 모든 항목이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번 검사는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 상하수도본부 수질검사팀과 수돗물평가위원이 함께 참여하는 4개 팀으로 구성돼 이뤄졌다. 각 지점별로 수돗물 시료를 채취하는 과정은 전면 공개됐다. 검사 항목은 먹는 물 수질기준 60개로 현장에서 잔류염소를 측정하고 나머지 59개 항목은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분석을 거쳤다. 검사 결과는 일간지와 도 상하수도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읍·면·동 사무소에도 안내될 예정이다. 좌재봉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도민이 직접 참여하는 수질검사를 통해 수돗물 안전성을 확인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깨끗한 수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와 사천을 오가는 하늘길이 내년 상반기 새로이 열린다. 경남도는 9일 신생 소형항공사 섬에어가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을 취득하면 내년 상반기 사천∼제주 노선에 신규 취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섬에어는 사천∼김포 노선도 함께 운영한다. 섬에어는 72인승 ATR 72-600 기종을 투입해 오는 12월 사천∼김포 노선을 시범 운항한 뒤 내년 정식 취항에 나설 예정이다. 사천공항을 거점으로 운영되는 이번 노선은 경남도·사천시·진주시·한국공항공사가 맺은 사천공항 활성화 협약에 따른 것이다. 현재 사천공항에서는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사천∼김포, 사천∼제주 노선을 하루 몇 차례 운항하는 데 그쳐 도민과 관광객들은 운항편 확대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섬에어의 신규 취항이 확정되면 제주와 서부경남 지역을 오가는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항공의 부진이 그룹 전반 위기로 번지면서 모회사 AK홀딩스가 애경산업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제주 기반의 대표 항공사 실적 악화가 결국 그룹 내 다른 계열사 매각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유안타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애경산업 지분 63%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애경산업은 AK홀딩스가 45.08%, 애경자산관리가 18.05%를 보유 중이다. 지분 가치는 약 3200억원으로 평가되지만 AK 측은 4000억원대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K홀딩스가 높은 매각가를 고집하는 배경에는 제주항공 부진이 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이후 실적 회복이 더디면서 그룹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실제 AK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517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372%에 달한다. 유동차입금만 1조9000억원이 넘지만 보유 현금성 자산은 3000억원에 못 미친다. 반면 애경산업은 단기차입금이 137억원에 불과하고 이익잉여금 2623억원을 보유해 그룹 내 재무상황이 가장 안정적인 계열사다. 이 때문에 AK홀딩스 입장에서는 당장 현금을 확보하기 위
제주 해안가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고무보트가 밀입국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도주한 나머지 인원을 추적하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 8일 오후 6시 30분 서귀포시 한 모텔에서 중국 국적의 4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제주로 들어온 인원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8시 무렵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안에서는 주민 신고로 미확인 고무보트가 발견됐다. 보트에는 90마력 선외기와 전동추진기가 장착돼 있었다. 20리터·25리터·55리터 등 다양한 크기의 유류통이 다수 적재돼 있었다. 일부는 사용 흔적도 확인됐다. 아울러 보트 가운데엔 조종간과 위성항법장치(GPS)도 설치돼 있었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 인근 해안에서 출발해 한경면 신창리를 목적지로 설정한 항적이 확인됐다. 또 중국어로 표기된 빵과 같은 비상식량, 구명조끼 6벌, 낚싯대 2대 등이 발견돼 밀입국 정황에 무게가 실렸다. 당시 보트에서는 승선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인양돼 해경과 경찰, 군 당국이 합동 조사를 이어가는 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46
제주도가 추진 중인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두고 열린 주민공청회에서 고용 안정과 비용 절감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노동계는 고용 불안과 처우 후퇴를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도는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갈등은 쉽게 봉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는 공무직·민간위탁 노동자들의 신분 전환 문제와 인건비 절감 타당성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공단이 출범하면 도가 직접 고용한 공무직과 민간위탁업체 소속 인력이 모두 공단으로 이관되는데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와 근로 조건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광민 제주도 공무직노동조합 위원장은 "섬 지역과 도서 지역은 기간제 배치로 채워지게 돼 있다. 실질적으로는 불리한 업무를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며 "같은 조건이라면 누가 공단으로 옮기겠느냐. 이직을 거부하면 인력 계획과 비용 분석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비판했다. 정은주 시설관리공단설립준비단장은 이에 대해 "임금 체계에 일정한 메리트를 줄 수 있도록 전문 기관에 설계를 의뢰했다"며 "자연 퇴직 인원을 감안해 구조조정 없이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간 84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