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범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이 행정시장 개편과 관련 과제를 차기 도정으로 넘길 것을 제안하는 당론을 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그는 “당장은 행정시장 기능강화가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행정체제 개편은 앞으로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모든 대안에 대해 시간을 갖고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추진되는 여론조사는 과거 2006년 행정체제개편 시 주민투표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시장 직선제 홍보 팸플릿에 도민의 60%가 찬성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행정시장 직선제와 기초자치단체부활을 한꺼번에 엮은 것에 불과하다”며 “이는 도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행정시장 개편 문제 외 기자들의 질문에 최근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가 제안한 3자(우근민, 신구범, 김태환) 불출마에 대해 “문제점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진정성이 있는 제안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다음은 고희범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의 일문일답
소속 의원들도 차기 도정으로 넘기는 것에 대해 같이하고 있는가?
=박희수 의장과 이 문제에 대해 깊이 논의했고 박 의장도 이에 동의를 했다. 새누리당까지 포함한 의원들의 의견을 박 의장이 조정 중이고, 민주당 의원들과도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접점을 찾아내리라고 본다.
민주당 의원들은 동의안이 올라오면 찬성이나 반대로 갈 수 있다는 것인가?
=그 전에 도의회에서 의견을 모을 기회가 있기 때문에 지금은 민주당 의원들이 문건으로 의견들을 표시했고, 그것을 조정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박 의장이 잘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
도의회가 별도의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했다. 그 부분과 배치되지 않나?
=그렇지는 않다. 졸속 관제 여론몰이, 이것으로 또 이어지는 여론조사 강행으로 결정하는데 문제의식을 같이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시행가능한 행정시장의 권한 강화 문제는 도의원들도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민주당이 갖고 있는 행정체제 개편의 대안은?
=지금 이 상황에서 대안을 제시할 상황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행개위에서 권고한 그것 하나만 가지고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시행하는 것, 그리고 여론수렴 과정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는 점에서 문제를 삼는다.
위원장은 기초자치단체를 선호하지 않았나?
=지난 도지사 선거에서 제가 제시한 안이 있다. 그것이 도민에 의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상황에서는 특별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것은 보다 더 깊이 있게 검토하고 더 많은 대안을 가지고 좋은 안 찾아내는 것, ‘문제의 본질이 어디 있느냐’부터 시작해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이런 식으로는 어렵지 않냐 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대안이 있을 수 있다. 도의회에서 일부 도의원이 제시하는 안도 있다. 그것도 특별법을 개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느닷없이 내놓고 일방적으로 몰고 가서 여론조사로 끝내자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국회, 도의회, 시민사회, 도민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여러 대안을 놓고 충분히 검토하고, 토론하고, 그런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말 바람직한 제주미래에 맞는, 주민자치를 강화하고, 그러면서 특별도 정신을 살리는 그런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행정시 기능강화만 하는 것인가?
=문제의 본질은 도지사의 집중된 권력, 그것으로 인해 훼손되는 주민자치의 문제다. 그런 것이 이런 논의를 끌어낸 것인데, 그렇다면 지금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진작 할 수 있었던 일이다. 조례만 계정하면 행정시 기능 강화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드러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시행 가능한 일을 하지 않고, 이런 식의 무리해 보이는 일을 졸속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차기도정으로 넘기고 행정시장 권한 강화부터 해보자는 것이냐?
=할 수 있고 했어야 하는 일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그런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가 있다면 (할 수 있다.) 행정체제 개편의 대안은 아니다.
공당이면 ‘민주당이 갖고 있는 대안이 이거다’라고 딱 부러지게 말해야 하지 않나?
=대안에 대해서는 여러 대안이 나와 있다. 그걸 심도 있게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어서 여기서 대안을 제시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차기도정으로 넘긴다면 더 바람직한 상황이 올 것으로 보는가?
=당연하다. 물론 행정시장 직선제도 지금 상황보다는 진일보한 대안이기 때문에 물론 주민들이 좋아할 수 있다. 그러나 도민들이 정말로 제주도의 미래와 주민자치 강화를 위해 더 좋은 방안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시간을 가지고, 여러 단위가 참여해야 한다. 지금은 국회, 도의회 다 참여하지 않는 논의다. 도민의 대의기구인 도의회의 동의도 받을 수 없다면 이것 자체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도민여론수렴 자체가 비정상적이다는 것은?
=마치 그것을 연상하게 하는데, 행정조직을 총동원해서 지난 2006년도에 혁신안, 점진안 갖고 주민 투표했던 그때 상황하고 똑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말로 도민 여론수렴 방법이 이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제여론몰이에 불과하다. 홍보 팸플릿에 나와 있는 종전의 여론조사, 60%가 넘는 도민들이 행정시장 직선제에 찬성하는 그 내용, 이거는 사실은 행정시장 직선제,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원하는 도민들까지 합치니까 그렇게 된 것이다. 이것은 도민을 속이는 것이다. 이런 절차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러닝메이트에 시장 임기를 보장하는 규정을 넣자는 부분은 어떤가?
=그것도 방법이지만 그것도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특별법을 기왕에 개정할 것이면 조금 더 논의를 좀 더 길게 하고 충분히 검토하자는 것이다. 급한 대로 후닥닥 개정을 추진하고 다시 바꾸고 이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려면 진작 논의를 시작했어야 했다. 왜 지금 내놔서 도민들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냐. 이렇게 되면 도민들만 혼란스럽고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김 전 지사가 제주판 3김 불출마를 제안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동불출마 선언을 제안했는데, 그 이유가 세 분의 도지사가 제주도를 위해 일하면서 도민사회에 편 가르기 분열 갈등을 일으킨 그런 책임을 지적하셨는데, 맞는 말이라고 본다. 다만 어떤 얘기를 할 때 그것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 도민들이 판단하는데 도움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민들이 김 전 지사가 먼저 공동 불출마 선언을 하자고 할 때 ‘나는 안 할 테니까’했다면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 전 지사의 말에 진정성에 의심이 있다는 것인가?
=세 분의 공과가 다 있지만 ‘도민사회 분열과 갈등의 책임이 있으므로 공동으로 불출마선언을 하자’ 여기까지 좋았다. 상당히 솔직한 고백이다. 다만 이게 안 되면 다시 출마할 것처럼 보인 것은 명분 쌓기처럼 보이고 있고, 도민사회 혼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할 때는 도민들의 진정성 의심받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되고, 이제 그 세 분의 시대적 역할은 끝났다고 본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리더십이 제주도의 미래 이끌어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