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제주교육감이 국정 역사교과서를 제주교육 현장에서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가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28일 공개한 뒤 나온 결론이다.
이 교육감은 "역사교사를 중심으로 TF팀을 꾸려 국정교과서의 4·3사건 관련 문제를 지적하겠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28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교육감은 "국정교과서에 제주4·3 발발 원인에 대해 구체적 서술이 나오지 않았고 제주의 절박한 상황에 대한 설명 없이 남로당의 무장봉기라고 너무 단순화시켰다"며 "전국 학생들이 4·3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이 교육감은 "현재 개정 추진되고 있는 국정교과서 내용을 분석하기 위해 역사 선생님을 중심으로 T/F팀을 꾸려 문제를 정리하겠다"며 "이를 통해 공론의 장을 가진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겠다"며 대응 방침을 전했다.
또 "도내 중학교 중 내년 1학년 역사를 채택한 곳이 아무도 없다. 이에 도내 중학교는 내년 국정교과서를 쓰지 않을 것”이라며 “고등학교는 30개교 중 17개교가 역사를 선택했는데, 검인정 교과서를 쓰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지금도 검인정 교과서가 발행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쓰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수능시험과 관련해 고등학교에서 검인정 교과서를 쓰는 것에 고민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국정교과서가 강행되지 않도록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이날 오전 직원들과 가진 월례기획조정회의에서도 "거대한 촛불 민심 시국에 교과서 발행을 강행하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며 "원론적으로 국정교과서 발행이 부합한지 의문이다. 검정교과서 체제에서 자유발행제로 가야하는 시기에, 국정교과서를 발행하는 것은 시대에 퇴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이미 국민의 마음속에서 모든 권력과 권위가 거부된 대통령이 추진한 핵심 정책"이라면서 즉각 중단과 폐기를 촉구했다. [제이누리=김리나 기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