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 이후 저비용항공사(LCC)의 안전성 논란이 확산됐지만 실제 통계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엿새 동안 LCC를 이용해 해외로 출국한 승객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7% 증가한 27만7806명으로 집계됐다. 국제선 출입국을 합산한 이용객 수는 55만7743명으로 13.9% 증가했다.
그러나 사고를 겪은 제주항공의 이용객 수는 같은 기간 15.3% 감소하며 업계 평균과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반면 이스타항공과 에어로케이는 각각 2.27배, 2.16배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항공업계는 이번 사고가 LCC 시장 전반에 미친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올해 1분기 실적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사고 직후의 수치는 이미 예정된 일정으로 여행을 떠난 승객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수요 변화를 확인하려면 몇 달간의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은 각각 14.3%, 9.6%, 20.6%의 이용객 증가세를 보였다. 에어서울도 운항편 감소에도 불구하고 출국자 수가 3.1% 늘었다.
다가오는 설 연휴가 최대 9일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항공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여행 상품은 일반적으로 몇 달 전 예약되기 때문에 사고의 여파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며 "설 연휴 특수로 인해 LCC 수요가 한층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제주항공이 사고 이후 안전성 강화와 정시성 확보를 이유로 국내선 838편, 국제선 1040편 등 모두 1878편의 감축 운항을 결정하면서 제주행 노선에서 다른 LCC의 점유율 상승이 점쳐진다.
한편, 제주 관광업계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내국인 27만8021명, 외국인 3만2891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전체 17% 감소했다. 내국인은 19.6% 줄었으나 외국인은 15% 증가해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항공 사고, 사회적 불안정성이 내국인 관광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제주 특유의 자연환경과 독창적 문화 인프라를 활용한 고품질 여행 콘텐츠와 합리적 가격 정책이 위기를 극복할 열쇠로 꼽힌다.
제주도내 여행사 대표 최모씨(48·여)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를 회복하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를 가속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물가 안정과 관광 서비스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