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9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2%로 높여 잡았다. 지난 5월 전망치(2.6%)보다 0.7%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2.2%로 기존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높였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봐서다. 이번 성장률 전망치 상향폭 0.7%포인트 중 0.6%포인트가 ‘반도체 파급 효과’다. 올해 전망치 3.2%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와 반도체 관련 영향이다. KDI는 지난 2월 전망 때 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불과 반년 새 성장률 전망치를 1.3%포인트 끌어올렸다. 그만큼 글로벌 수요가 폭증하며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급등시킬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반도체를 수출해 벌어들이는 달러 덕분에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는 전대미문의 3600억 달러 흑자에 육박할 전망이다. KDI는 기존 전망치보다 1000억 달러 넘게 높였다. 하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너무 높은 구조적 한계는 경제의 변동성을 키우는 리스크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수출 대기업 중심 호황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내수 전반으로 고루 확산하지 못하며 격차를 벌이는 ‘K자형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영화에는 ‘사라지지 않는’ 다양한 악마가 저마다의 악마성을 발휘해 누가 정말 ‘대마왕’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그 비중은 비록 미약하나 그 역할은 그야말로 창대한 악마는 노컴스티프 마을의 보안관 보데커(세바스찬 스탠 분)라는 인물인 듯하다. 주민이라야 수백명에 불과한 낙후되고 작은 마을이다 보니 영화 속에선 보데커가 근무하는 변변한 파출소조차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모든 사건은 보데커 혼자 현장출동하고 혼자 처리한다. 결국 보데커가 마을의 모든 사건에 절대권력을 행사한다. 19세기 영국 액턴(Acton) 남작이 교황의 무오류성을 비판하면서 남겼던 ‘모든 권력은 대개 부패하며,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위대한 사람은 거의 항상 나쁜 사람이다(Power tends to corrupts, and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 Great men are almost always bad men)’라고 했던 경구는 보데커에게도 적용된다. 작은 시골 촌락에서 거의 교황급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보데커는 절대적으로 부패하고 악마(bad man)가 된다. 크든 작든 그것이 마치 모든 공동체의 필수적인 구성요소라도 되는
정부가 수도권에 주택 23만호 이상을 공급하는 부동산시장 안정 종합대책을 13일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의 3번째 주택 공급 대책이다. 10만호는 새로 조성하는 택지에 공급된다. 신규 공급 물량이 올해 1·29 대책(6만호)을 웃돈다. 그중 2만7000호에 대해선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부지, 경기도 남양주 도심지구, 광주역세권2지구 등 부지를 공개했다. 나머지 7만3000여호 택지 후보지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금융 종합대책’이 함께 나왔다. 공공택지 착공 기간을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고, 3기 신도시 사업도 앞당긴다. 실수요자 대출과 관련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을 3% 수준(당초 1.5%)으로 높인다. 청년층의 4억원 이하 비非아파트 구매시 대출을 지원한다. 금융위원회가 새로 도입하는 주택금융공사의 ‘청년미래 보금자리론’이 현재 월세 수준 원리금으로 자가 주택을 마련하도록 돕는다. 생애 최초 집을 장만하는 39세 이하 청년과 주택규모 85㎡ 이하가 대상이다. 주택 공급의 80%를 차지하는 민간 부문 활성화 방안을 대거 포함한 것은 옳은 방향이다. 신속 착공 사업장의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속에서 가장 딱한 장면은 오하이오주州의 주민 400여명에 불과한 노컴스티프(Knockemstiff)라는 쇠락한 작은 촌락의 순진한 소녀들이 도시에서 온 ‘멋쟁이’ 젊은 목사에게 농락당하는 모습이다. 노컴스티프라는 쇠락한 촌락에 어울리는 늙고 후줄근한 병든 목사가 퇴임하자, 대도시 교회에서 ‘좌천’된 프레스턴(로버트 패틴슨 분)이라는 젊은 목사가 세련된 자동차와 복장, 그리고 말투로 무장하고 부임한다. 너나 할 것 없이 가난한 마을 사람들은 열과 성을 다해 교회에서 환영식을 열어준다.[※참고: 영화에 나오지 않지만 원작 속에서 프레스턴 목사는 대도시 교회에서 교인 상대 성추문으로 퇴출당한 목사로 그려진다.] 온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음식을 차려온다. 러셀 부인(헤일리 베넷 분)도 마음 같아서는 닭요리를 준비하고 싶지만 살림살이가 여의치 않아 ‘닭 살코기’ 대신 저렴한 ‘닭 간’을 최선을 다해 요리해 간다. 프레스턴 목사는 마을 사람들이 진열해 놓은 요리들 앞을 마치 요리경연대회 심사위원장처럼 ‘같잖다’는 표정으로 살피며 지나다가, 마침내 러셀 부인이 혼신의 힘을 기울인 닭 간 요리 앞에 멈춘다. 이 싸구려 요리에 프레스턴이 거
8·3 세제개편안은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 소유자의 세 부담을 늘려 조세 형평성을 높이고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비거주 1주택자들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 증가를 피하기 위해 실거주로 전환할 유인은 커졌다. 반면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소유 주택에 대한 실거주나 매도가 어려운 집주인들이 늘어나는 세 부담을 떠넘김으로써 전·월세값 상승도 우려된다. 5일 열린 한국재정학회의 세제개편안 평가 간담회에서도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켜 세입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최근 집값과 전·월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동반 급등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77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지난 7월 마지막 주(7월 27일 기준)까지 누적 상승률 6.27%로 지난해 같은 기간(1.22%) 대비 5.1배 급등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세입자들은 매물 고갈과 전월세 가격 급등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전·월세 주거 비율이 높은 신혼부부와 청년층, 서민층의 한숨소리가 크다. 2024년 체결된 서울지역 전·월세 신규 계약 중 8월부터 연말까지 계약이 종료되는 경우가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에는 소외되고 폐쇄된 남부의 촌락들에 자생하는 ‘악마’들 외에 외부에서 유입된 악마들도 등장한다. 칼(제이슨 클라크 분)과 샌디(라일리 키오 분)가 그들이다. 영화는 이들 외래종 악마들에게도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해 그들의 ‘악마성’을 추적 보고한다 먼저 샌디를 보자. 그녀의 오빠가 노컴스티프(Knockemstiff)의 보안관인 것을 미뤄보면 샌디 역시 노컴스티프 출신임에 분명하다. 영화는 샌디의 과거까지 소개해 주지 않지만 레이 폴록(Ray Pollock)의 원작이 밝히는 그녀의 과거는 노컴스티프 출신으로 자신의 ‘반반한’ 미모 하나만 믿고 답답한 고향을 뛰쳐나가 캘리포니아로 무작정 뛰어든다. ‘스타’의 꿈을 꿨지만 결국은 연예계 ‘포식자’들에게 착취당하고 포르노 배우로 전락하는 상처만 안고,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오하이오주州 쇠락한 식당에서 일하던 아가씨다. 샌디는 그곳에서 역시 캘리포니아의 포식자들에게 영화감독의 꿈이 산산조각 나고 포르노 사진이나 찍다가 오하이오 ‘깡촌’으로 돌아온 칼을 만난다. 같은 상처를 공유한 ‘상처 입은 피해자 커플’이다. 샌디와 칼은 자신들이 대도시에서 겪은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다
날씨도 더운데 치솟는 물가는 사람들을 더 지치게 한다. 농심 사발면과 새우깡, 던킨 도넛, 뚜레쥬르 빵 등 일상 먹거리 식품이 7월 말~8월 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업체들은 장기간 지속된 고유가와 고환율, 원재료 및 포장재 가격 상승을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미국과 이란간 종전 양해각서가 사문화하고 무력 충돌이 격화하며 국제유가가 다시 뛴다.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면 물가를 전반적으로 자극하면서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시장은 7월 물가 동향(특히 근원물가)에 따라 8월 27일 기준금리 인상(0.25%포인트) 가능성을 내다본다. 대외 변수도 우호적이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60개 국가·경제권에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에는 12.5% 관세율이 적용됐다. 트럼프 정부가 ‘과잉생산 관세’ 부과 방안까지 추진하면서 통상 불확실성이 커졌다. 고환율 추세도 안심하긴 이르다. 우리나라 경제의 2분기 깜짝 성장(전년 동기 대비 3.7%)과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효과로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로 내려갔다. 하지만 중동 리스크와 외국인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악마’들 중에서 두명의 목사는 단연 압권이다. 로이 라퍼티(Roy Laferty·해리 멜링 분)는 정식 신학교육을 받고 안수받은 목회자가 아니지만 사람들은 그를 ‘목사님’이라 부르며 열광한다. 휠체어에 의지하는 사촌인 시어도어와 함께 소외된 지역을 순회하며 부흥회를 여는 풍각쟁이에 가깝다. 영화 속에서 로이는 노컴스티프 교회의 주일 예배에 강연 초청을 받아 거미가 든 유리병을 자신의 머리에 쏟아부어 신앙을 증명하는 퍼포먼스를 벌인다. 신앙의 힘으로 대부분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거미 공포증(Arachnophobia)’을 물리쳤다고 “할렐루야”를 외친다. 사람들은 탄성을 지르며 로이의 할렐루야를 복창한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저 곡마단의 막간 쇼 정도일 이 ‘거미 쇼’는 광적인 복음주의에 사로잡힌 노컴스티프 신자들(남부침례교와 오순절 교회)에게는 그야말로 신유와 기적으로 비쳐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낸다. 로이의 포퍼먼스에 ‘꽂힌’ 고아 소녀 헬렌은 그 자리에서 로이와의 결혼을 결심한다. 로이는 자신이 창안한 ‘거미 쇼’에 맛들였는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헬렌과의 결혼 후에도 부흥회 약발이 떨어질 만하면 반복한다. 어느 날 결국
우리나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1분기 1.8% 성장률에 이어 2분기에도 한국은행의 5월 전망치(0.2%)를 훌쩍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분기 3.8%에 이어 2분기 3.7%다. 이로써 올해 연간 3%대 성장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은은 오는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전망치(2.6%)를 웃도는 3%대로 높여 잡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제의 1·2분기 분기 연속 깜짝 성장은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며 수출액이 급증한 덕분이다.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올라 경기를 압박했는데, 전례 없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를 상쇄하고도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2분기에는 민간소비도 0.4% 증가했다. 이것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초호황 성과를 나누겠다며 고객 구매액의 2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하자 3조원 넘는 가전제품 소비가 일어난 영향이 컸다. 생산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6% 급증했다. 1988년 1분기(18.0%) 이후 3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원자재 수입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
미국이 겪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과의 태평양 전쟁 중에서도 참담하기로 가장 유명한 전투가 남태평양 과달카날 전투였다고 한다. 1942~1943년 사이 약 6개월간 남태평양 작은 섬 과달카날 섬과 그 주변 섬들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미군 7000여명과 일본군 약 2만명이 전사했다. 일본군의 피해가 더 ‘악몽적’이었음에도 미국은 자신들이 입은 피해만 악몽처럼 기억하고 있는 전투다. 본래 남의 피해에는 둔감하고 나의 피해는 뼈에 사무친 법이다.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의 주인공 윌러드도 이 전투에 참여해서 ‘지옥과 악마’를 제대로 경험한다. 일본군이 미군 중사를 산 채로 가죽을 벗겨 십자가에 매달아 놓은 끔찍한 현장도 목격한다. 일본군만 악마가 아니라 일본군과 마찬가지로 악마가 돼 일본군을 도륙하는 자신의 동료 미군의 모습도 생생히 목격한다. 과달카날 전투 전사자 7000여명에 포함되지 않고 용케 살아남은 윌러드는 ‘나라 잃은 표정’으로 귀향한다. 귀향길에 오하이오주州 어느 허름한 식당에서 일하는 샬롯을 우연히 목격한다. 한 노숙인이 식당에 구걸하기 위해 들어온다. 식당 주인은 매몰차게 노인을 내쫓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샬롯은 주인 몰래 신문지에 먹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본격적인 통화 긴축 시대로의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로써 미국(연 3.50∼3.75%)과의 정책금리 격차는 1.2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좁혀졌다. 물가와 환율 관리, 외국인 투자 유인에는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반면 경제성장과 기업 투자, 내수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이 3년 6개월 만에 긴축으로 통화정책을 선회한 것은 물가안정이 절실한 상황인데 경제 성장세가 개선된다고 판단해서다.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고유가가 물가 를 압박하고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가 가세하며 금융 불안 우려가 커졌다. 이와 달리 경기는 글로벌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로 회복세가 뚜렷해지며 부양 필요성이 줄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2월 2.0%에서 중동전쟁 발발 이후 3월 2.2%, 4월 2.6%로 높아졌다. 특히 5월 3.1%, 6월 3.2%로 두달 연속 3%대를 기록하며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2.0%)를 크게 웃돌았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의 배경 오하이오주州의 몰락한 작은 촌락 ‘노컴스티프’. 마찬가지로 활력을 잃고 쇠락한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콜 크릭(Coal Creek·탄광촌)’. 두 곳은 ‘왕년’에 한때 미국 최고의 부를 누리고 미국의 심장이었던 지역들이다. 그러나 1940년대 미국의 ‘전기혁명’을 뒷받침했던 웨스트버지니아의 탄광과 1960년대 미국의 ‘철강혁명’의 심장이었던 오하이오의 철강도시들은 석유의 본격 개발에 이은 철강산업의 쇠퇴로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났다. 이 영화는 영화적 장르를 ‘남부 고딕(Southern Gothic)’이라고 못 박고 있다. 문학에서 ‘고딕’이란 단순히 유령이 나오는 괴기담이 아니다. 한 시대를 호령했던 역사의 주인이 몰락해 가는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옛 영광을 잊지 못한 채 먼지 쌓인 대저택 안에서 무기력하게 고사枯死해가는 음산하고도 기괴한 풍경을 의미한다. 지금은 ‘러스트 벨트’로 통칭되는 영화에 등장하는 오하이오의 쇠락한 공장지대와 버려진 탄광지대에 남아 살아가는 영화 속 인물들은 여전히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외부에 대한 경계와 폐쇄성 속에서 기적을 향한 광적인 기도에만 매달린 채 고사해가고 있다. 콜 크릭 마을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