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1 (토)

  • 흐림동두천 -1.2℃
  • 맑음강릉 4.5℃
  • 연무서울 0.1℃
  • 대전 0.4℃
  • 구름많음대구 4.1℃
  • 구름조금울산 4.7℃
  • 광주 3.0℃
  • 맑음부산 6.0℃
  • 흐림고창 2.4℃
  • 제주 6.5℃
  • 구름조금강화 -0.6℃
  • 흐림보은 -0.3℃
  • 흐림금산 1.8℃
  • 구름많음강진군 4.8℃
  • 구름조금경주시 4.2℃
  • 구름많음거제 6.6℃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제주 정착 소설가 권무일 역사소설 '말, 헌마공신 김만일과 말 이야기' 주목

제주에 정착한 한 소설가가 제주의 말 이야기를 소재로 역사소설을 펴내 평단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7년 '문학과 의식'을 통해 소설가로 데뷔해 장편소설 '의녀 김만덕(2008년)'과 '남이(2011년)'를 집필한 소설가 권무일씨(71)가 '말, 헌마(獻馬) 공신 김만일과 말 이야기'를 펴냈다.

 

400여 년 전 제주에서 1만 마리의 말을 키웠고 국난을 당하자 이 말들을 나라에 바친 김만일(1550~1632년, 명종 5년~인조 10년)의 일대기와 말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흩어져 있는 제주 수난의 역사를 소설로 엮었다.

 

조선 13대 명종시대부터 선조, 광해군, 인조시대를 관통하며 전마(戰馬)와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율곡 이이의 '부국강병론'인 '만언봉사(萬言封事)'와 '시무6조(時務六條)'를 바탕으로 변방으로만 여겼던 제주 사람들이 나라의 위기에 어떻게 대처했는가를 보여주면서 제주 사람들의 정신세계에 흐르는 면면을 강건한 문체로 서술하고 이다.

 

선조 25년(1592년)부터 무려 7년에 걸친 왜란에서 육지의 왜적을 물리친 것은 사람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왜적을 물리칠 수 있는 기동력이나 전력은 '말(馬)'에서부터 나왔다.

 

제주 사람 김만일은 그 말의 종자를 찾아 보전하고 제대로 관리하면서 키우고 훈련시키는 것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길이라는 우국축정의 큰 뜻을 품고 갖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1만마리의 말을 키우고 전마를 훈련시켰다.

 

저자는 준마(駿馬)를 소재로 다루면서 고사와 전설에서 소설의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김만일이 종마를 보존하려는 피나는 노력과 전마를 생산해 국가에 바친 흔적으로 볼 때 이 소설을 이 나라의 전쟁사라 해도 무방하다.

 

특히, 조선시대 전란사를 응축시켜 제주에서부터 만주벌판까지를 무대로 역사적 상상력을 생동감 있게 풀어놓아 '절해고도 제주'를 '고을 건너라는 변방'에서 '조선 경내'로 그 인식 체계를 한 단계 뛰어넘고 있다.

 

양영길 문학평론가는 추천사에서 "제주 땅에 새겨진 이야기, 제주 사람들이 땅과 함께 살아온 이야기, 그러나 40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냥 땅 속에 묻혀 잔해만 남아 있는 이야기를 파헤쳐 하나하나 뼈마디를 맞추어 나가듯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며 "제주 신화의 면면에서부터 자연 재해의 황량한 산야, 그리고 왜구의 침략과 약탈, 관리들의 억압과 갖은 수탈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가를 함께 풀어 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제주 지역사는 그 동안 중앙 중심적 인식에 갇혀 지방적 피폐함과 수동성의 한계를 안고 있었다"며 "그러나 권무일은 '말'을 통해 '제주의 말'이 바다 건너 한반도 구석구석을 비롯한 만주벌판까지 누비면서 제주 지역문학의 인식 지평을 새로이 열어 나가며 이러한 피폐함이나 수동성을 어느 정도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평했다.

 

저자 권무일은 작가의 말에서 "다가올 전란에 대비해 군사양성과 전마육성을 주장한 율곡 선생을 떠올렸고 욱일승천하는 만주세력을 염려해 성숙한 외교정책을 폈던 광해군을 재해석했다"며 "또 토박한 땅에 살면서 끊임없는 자연재해로 힘든 날들을 보내야 했던 제주 사람들이, 관리들의 착취와 가렴주구로 인해 더 큰 고통을 당해 왔던 역사적 사실을 이 소설에서 고발하려 했다"고 말했다.

 

저자는 작가의 말 끝에 쓴소리도 내뱉었다. 그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자료를 발굴하는 동안 내내 나는 제주가 낳은, 제주에 뿌리내린 인물들이 제주에 다녀간 사람들에 비해 주목 받지 못하고 있는 인색한 정서에 의아심을 가졌다"며 "이 세대, 아니 다음 세대라도 누군가 나서서 제주를 빛낸 많은 인물들을 발굴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자는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서울대 철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포스코 근무를 시작으로 현대그룹 임원, 실버종합건설과 흥선종합건설 대표이사와 국제조명 사장을 지냈다. 2004년부터 제주(대정읍 추사로)에 정착해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소설 출판을 기념한 토론회가 19일 오후 5시 제주시 전농로 소재 제주문화포럼(이사장 문대탄) 제주아트에서 열린다.

 

토론에는 양영길 문학평론가, 김영문 전 영남대 법정대학장, 김창집 제주작가회의 회장, 김동윤 제주대 교수, 채바다 고대항해탐험연구소장이 참여한다.

 

도서출판 평민사 펴냄/12,000원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