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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원들, 도정에 “진정성·실효성 없다…일할 시간에 누가 오겠나?”

 

제주도의 행정체제개편에 따른 도민보고회가 진정성이 없고, 실효성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도지사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가뭄에 전력난이 겹치는 시기에 개최하는 것이 맞느냐는 도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졌다. 보고회 시간도 문제다.

 

제주도의회는 13일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체의원 간담회를 열고 제주도로부터 추진상황을 보고 받았다. 또 질문과 답변도 이뤄졌다.

 

이날 도에서는 방기성 행정부지사와 오홍식 기획관리실장(행정체제개편추진단장), 박재철 특별자치행정국장(추진단 총괄지원본부장), 박시영 팀장을 비롯한 추진단 직원들이 참석했다.

 

 

도정을 향한 질책은 고충홍(새누리, 제주시 연동 갑) 의원이 먼저 날렸다. 고 의원은 “지금 가뭄과 전력비상 등으로 어려운 시기다. 어제부터 시작된 도민보고회에 도민들이 참석할 수 있는 상황인지 의문이다. 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행정의 자세가 아니”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행정이 총동원해도 모자란 상황이다. 오는 사람들은 거의 공무원이나 통장 등 자생단체장들이다. 도민들이 올 상황이 아니다.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며 “지금 현재 도민보고회를 며칠만이라도 중단해야 할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이선화(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도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도민에게 바로 알리고 가감 없이 도민의견 수렴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어떤 도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가감 없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지만 고작 4~5명의 의견만 수렴했다”며 “가감 없는 의견 수렴이라고 하면 1주일 읍면동 순회가 아니라 살아있는 소통의 장으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진정성 있는 도민 마음 얻지 못하면 행정체제 개편된다고 해도 도는 동력 얻지 못한다”며 “도민 보고회가 요식행위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고 꼬집었다.

 

안창남(민주당, 제주시 삼양·봉개·아라) 운영위원장도 거들었다. 그는 “(우근민)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 선거를 하겠다고 굳혔기 때문에 모든 것이 무리가 된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가뭄에 농민들 애가 타고 있다”며 “오전 10시에 올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느냐? 농민과 직장인들은 모두 못 간다. 자생단체 회원 중 농민들은 가지 않는다. 겨우 정년퇴직해 집에 있거나 주부 등 제한적”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도민보고회 형식적이다. 야간에 하는 것도 아니다. 가뭄시기에 추진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면서 “행개위에서도 권고안도 중요하지만 같이 나온 권역별 문제도 같이 도민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방기성 행정부지사는 “지금 가뭄상황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행정체제개편안이 도민의 의견에 의해 추진된다고 가정한다면 날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체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부 언론에서 부정적 기사가 있지만 도민보고회는 의미가 있다”면서 “주로 직장인 보다는 대부분 가정에 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홍식 실장도 “이제 보고회가 끝나서 질의 시간이 있었지만 대다수 도민이 나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질의를 하고 싶은 분은 전부 질의를 받았다. 오늘 보고회에서는 설명 중간에도 질문을 하도록 했다”며 “객관적으로 공정성 띠면서 가감 없는 의견 수렴하는 것이 도의 방침이다. 그와 같은 분위기 만들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도정 보고 및 질문·답변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전체 의원 간담회에서는 의원들 간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

 

안창남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실을 방문, "교섭단체 대표들과 우선 논의하겠다. 또 도민보고회가 끝난 뒤 다시 한 번 전체 의원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다시 한 번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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