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재난 발생 때 제주 일시 체류 관광객의 불편 해소를 위한 전반적인 시스템 재정비를 강조했다.
이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제주지역의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인한 제주공항 폐쇄로 관광객 9만여 명이 발이 묶인 가운데 수 천명이 제주공항에서 노숙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원 지사는 26일 오전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가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체류객들이 대기하는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원 지사는 "예상치 못한 이런 자연재해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우선은 체류객들이 대기하는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걸로 파악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원 지사는 제주공항 아수라장 원인을 일부 항공사에서 밤샘 대기한 선착순으로 대기순번을 줬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예를 들어 결항된 순서대로 승객들에게 대기번호를 알려주고, 비행기가 뜨게 될 경우 몇 시간 전에 알려주면 그 때 공항으로 나오면 된다"면서 "그러면 거기에 대해 숙식 제공하는 것은 행정도 있고, 자원봉사도 있기 때문에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할 수가 있는데 일부 항공사들이 공항에서 밤샘 기다려서 선착순으로 주는 것을 고수해 승객들에게 밤샘 공항대기를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 지사는 "결항된 순서대로 대기 순번을 지정해주고, 문자메시지로 알려준 항공사의 승객들 같은 경우 불편이 조금 덜 했다"며 "현재로서는 서비스를 강제하는 시스템이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저희가 국토교통부와 논의를 해서 이 부분을 강제해야 될 것 같다"면서 "그 동안에도 국토부에서 계속 권고는 했다고 하는데 항공사가 그게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일피일 하면서 이런 사태까지 왔다"고 항공사의 안일대응을 비판했다.
원 지사는 "교통이라든지 아니면 숙박 연결이라든지 항공권 대기시스템이라든지 이런 모든 것들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의 모든 시스템들이 과거에 관광객이 몇 백만 되지 않을 때 짜인 것"이라며 "지금은 1년 관광객이 1300만 명이 넘게 오고, 제주인구가 60만이라는 것만 생각해서 했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다. 우선 사태수습부터 하고 나면 전반적인 시스템 재정비를 해야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원 지사는 "태풍 때의 경우 500명 정도를 예상해서 시스템을 잡았는데, 이번에는 하루에 4만 명 이상이 묶여버렸기 때문에 숙소도 저희들이 연결하는데 너무 턱없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첫날 교육원이라든지 연수원이라든지 민박이라든지 모든 걸 다 수배를 했는데 교통이랑 연결이 돼 있어야 하고, 안전문제라든지 공신력 문제, 난방 등이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첫 날에 이것을 몇 시간 내에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둘째 날부터는 예비시스템이 가동됐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좀 더 충분한 규모로 준비를 다시 해야 되겠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종이상자 1만원 판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원 지사는 "저희가 저녁 때부터 상주를 하고 있었는데 물품이 충분하지가 않아서 일부만 나눠주면 오히려 혼란이 일어난다고 해서 조금 지체되다보니까 일단 다급한 승객들이 수하물센터에서 요금을 내고 종이상자를 샀다"면서 "일부 자구책에 나선 승객들이 겪은 해프닝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