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학자이자 제주학의 선구자인 석주명(1908∼1950)의 삶과 연구를 조명하는 특별전이 제주에서 열린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오는 4일부터 10월 19일까지 3개월여간 '제주에 나빌레라-광복 80주년 기념 석주명 특별전'을 연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석주명의 나비와 제주학 주요 저서, 조선시대 서화가 남계우의 나비 그림, 한국 나비 공예품 등 96건 106점이 선보여진다. 석주명은 '나비 박사'로 널리 알려진 생물학자이자,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른 '융복합 학자'였다. 그는 1943년 4월 경성제국대학 부속 생약연구소 제주도시험장(현 서귀포시 토평동 소재) 소장으로 부임, 2년 1개월 동안 제주에 머물렀다. 그동안 제주어 어휘 7000여 개를 수집, 정리하고 16개 마을의 인구를 조사하는 등 제주의 인문사회를 연구했다. 석주명은 자신의 제주도 연구 성과를 '제주도총서'로 발간할 계획을 세워 생전에 '제주도 방언집'(1947), '제주도의 생명조사서'(1949), '제주도 문헌집'(1949) 세 권을 발간했다. 이어 '제주도 수필'(1968), '제주도 곤충상'(1970), '제주도 자료집'(1971)의 원고를 집필했다. '제주도 방언집'은 '제주어'라는 용어로 제주 방언을 주체적으로 다룬 첫 서적이었다. '제주도의 생명조사서'는 4·3사건 이전 제주 전통 사회의 인구 구성을 규명한 서적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 이번 전시에서는 석주명의 제주학 저서인 6권의 '제주도총서'와 '제주도 방언집', '제주도의 생명조사서', '제주도 수필'의 전자책을 열람할 수 있다. 또 한국의 나비를 255종으로 정리하고 212개의 동종이명을 제거한 '조선산 접류 총목록'(A Synonymic List of Butterflies of Korea, 1939) 등 석주명의 나비 연구 성과를 도서와 전자책으로 선보인다. 석주명이 채집 여행에서 사용한 배낭도 제주에서 첫 전시된다. 아울러 이번 전시에 숙명여대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시대 서화가 남계우(1811∼1890)의 나비 그림 걸작을 모아서 선보인다. 석주명은 '남나비전' 등의 글을 발표해 남계우의 나비 그림이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적 생태도(生態圖)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외에도 고려시대부터 전하는 한국의 나비 관련 공예품과 석주명의 연구 성과를 지키고 후대에 전해준 석주명의 동생 석주선이 재현한 창덕궁 활옷 등을 전시한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이번 석주명 특별전과 연계한 특강도 마련했다. 오는 11일 오후 2시 국립제주박물관 강당에서 '제주학의 선구자 석주명'(윤용택 제주대 철학과 명예교수), 8월 11일 오후 2시 '석주명과 정인보의 남다른 그림 읽기'(이재호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 9월 5일 오후 2시 '나비박사 석주명의 한국산 나비 연구'(문만용 전북대 교수), 9월 12일 오후 2시 석주명의 에스페란토 보급 운동(홍성조 한국에스페란토협회 비상임이사) 특강이 이어진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최근 오영훈 제주지사의 개발사업 중심 규제완화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에도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3일 성명을 내고 "건설경기 활성화를 명분으로 고도완화에 이어 상하수도 규정까지 완화하려는 도정의 방침은 개발사업자 편의 중심의 막가파식 행정"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당 소속 단체장의 폭주를 방관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번 비판은 도가 상하수도 처리 능력과 관계없이 개발사업의 준공 시점 기준으로 개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하수처리시설이 완공되지 않아도 이후 유입시기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은 마치 '화장실이 지어질 때까지 용변을 참으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화애월포레스트 사업, 칼호텔 고도완화 추진, 신천목장 리조트 하수 규정 완화 시도 등 각종 개발사업을 둘러싼 정책 변화를 보면 규제완화 뒤에 연관된 개발사업이 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참여환경연대는 특히 오 지사의 정책 기조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동산 부양 정책과 닮았다고 지적하며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과 궤를 같이 할 수 없다는 오 지사의 입장은 사실상 정부 정책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제주의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한 상황인데도 도정은 마치 제주도 재정으로 대출을 해줄 기세"라며 "행정이 개발사업자의 하수처리계획서까지 대신 검토해주겠다는 발상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참여환경연대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자당 출신 도지사의 규제완화 정책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방관에 다름없다"며 "도민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환경연대는 "지금 필요한 것은 건설경기 부양이 아니라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는 구조조정"이라며 "지금의 정책은 도민 경제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어릴 적 난 ‘도감’이 세상에서 제일 높은 사람인 줄 알았다. 작은이모 잔치 때도 ‘도감 하르방’이 가장 두려운 존재였다. 그만큼 도감의 위세가 등등했다. 『제주도의 도감 의례』를 쓴 제주여성가족연구원 문순덕 원장에 의하면 "도감(都監)은 원래 혼례와 상례 때 모든 의식을 총괄하는 감독관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돼지고기를 썰어 분배하는 사람의 의미로 축소됐다"고 했다. 돼지 한 마리든 두 마리든 하객에게 공평히 고기를 골고루 나누는 게 ‘도감’의 의무이자 역할이다. 군에 있을 때도 농반진반으로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배식’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없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도감은 삶은 돼지고기 등의 총량을 계산하고, 대접할 예상 손님을 계산하여 알려주면 거기에 맞추어 과부족이 없도록 책임지고 정확히 내쳐야 한다. 그래서 예전 우리 동네에서는 성격이 칼 같고 혼주와도 맞설 수 있는 소신 있는 중년 이상의 남자를 골라 맡겼다. ‘도감 어른’은 아무리 혼주라도, 자기 마음대로 고기 반을 가지고 갈 수 없도록 철저히 관리했다. ‘가문잔치’는 마련한 음식을 친지와 하객들에게 접대하는 날로 결혼 날보다도 더 축하객이 많고 바쁜 날이다. 부조도 이날 한다. 결혼식에 참가하지 못하더라도 이날만은 마을 주민들도 찾아와 축하와 함께 부조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반드시 참여했다. 하객들은 이를 ‘잔치 먹으래 간다'라 했다. ‘ᄆᆞᆷ국’을 끊일 때도 물이 많이 필요하다. ‘ᄆᆞᆷ’은 ‘모자반'이란 해조류를 뜻하는 제주어다. ‘도감 하르방’ 지시에 따라 거대한 가마솥에 돼지를 부위별로 삶아내고 순대를 삶으면 국물이 진국이 된다. 이 돼지고기 삶은 육수에 피, 내장, 메밀가루, 모자반을 넣고 밤새 끓이면 ᄆᆞᆷ국이 된다. 준비가 끝나면 그날 저녁 친인척과 마을 사람들을 모시고 접대했다. 그렇게 끓여낸 ᄆᆞᆷ국과 함께 ‘초불밥’과 ‘괴기반’을 차려 손님을 치른다. 가문잔치가 시작된다. 초불밥은 잔칫날 지은 첫 밥이라는 뜻이다. 괴기반에 ‘반’은 접시를 뜻하며 ‘괴기’는 고기를 말한다. 한 사람 ‘직시(몫)’의 고기를 담은 접시라는 의미가 된다. 괴기반에는 돼지고기 석 점과 ‘수애’(순대) 한 점, 마른 두부 한 점을 놓아줬다. 하객 한 사람 몫의 음식으로 밥, 국과 한두 가지 반찬과 함께 괴기반을 나눠줬다. 마을 사람 중 아프거나 연로해 참석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 편에 들려 보냈다. 이를 ‘반 태운다’라고 했다. 혼인 당일은 아침에 문전제(門前祭)와 조상제사를 지낸다. 문전제는 ‘문제’ 혹은 ‘문전고사(門前告祀)’라고도 했다. 고사상 위에 잔치 음식을 진설하고 돼지머리를 올린 다음, 상방(마루)에서 대문 쪽을 향해 지낸다. 가내의 주신인 문전신(門前神)에게 고하는 의례다. 절을 올리고 잡식(상에 진설된 음식을 술잔에 모두 조금씩 떼어 놓음)한 다음, ‘걸맹’(걸명, 잡식을 올레인 대문간 쪽에 뿌림) 한다. 문전제 지낸 뒤에는 방 안에 들어가 제사상 앞에서 새 식구 맞이를 고하는 제를 조상에게 드렸다. 혼인 당일에 신랑과 함께 신부를 데리러 가는 일행은 ‘우시’ 2인(집안에 따라 3~4인), 마을 하인(마을의 궂은일을 맡아 하는 동네 하인), '하님'(마을 하인의 처) 1인 등이다. 우시는 신랑을 데리고 가는 상객으로 성펜궨당 중에서 삼촌이나 당숙 같은 근친 한 명, 외삼촌이나 외사촌 형 같은 외펜궨당 한 명이다. 성펜궨당을 ‘수우시’라 하며 관할 하는 행사의 모든 책임을 진다. 남성과 함께 여성도 참여하며, 여성 우시는 젊은 숙모, 고모나 이모 또는 신랑의 누나 등이다. 우시로 여성과 외삼촌 또는 이모 같은 외펜궨당이 동행하여, 부계친과 외척 및 남성과 여성이 대등한 자격으로 참여했다. 신랑과 궨당들이 신붓집에 도착하여 ‘홍세함’을 전달하면 예장 검열을 했다. 신부 부친이 먼저 예장을 읽어보고 신부 측 웃어른들에게 보인다. 예장에 하자가 있으면 받을 수 없다고 정중하게 물린다. 그러면 신랑이 말 위에 앉은 채로 다시 써야 하는데, 신랑 대신 ‘수우시(선임우시)’가 지필묵을 꺼내 작성하기도 한다. 예장 서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 후 이를 접수한다. 예장이 접수되고 신붓집의 ‘문전고사’가 끝나야 신랑과 우시는 말에서 내릴 수 있다. 신랑이 신랑 방으로 들어가면 ‘ᄀᆞ진상’이라 하는 상이 준비되어 있다. ᄀᆞ진상은 잘 갖추어진 상이라는 뜻이다. 지역에 따라 ‘도임상’, ‘도림상’, ‘식반’, ‘식상’이라고도 한다. 혼인날 신랑이 신붓집에서, 신부가 신랑 집에서 받는, 격식을 갖추어 차린 큰 상이다. 신랑이 ᄀᆞ진상을 받으면 하님이 신랑 상에서 밥을 세 숟가락 떠서 밥상 밑에 놓는다. 이를 ‘코시’라고 한다. 잡귀의 범접을 막는 행위이다. 우시로 온 여성 친족들은 신붓집(신랑집도 같음)에서 차려놓은 음식을 싸고 돌아가서 사돈댁 잔치 음식이라며 보고했다. 그러면 이 음식을 일하는 동네 사람과 근친들이 나누어 먹으면서 음식에 대해 평하거나 그 집안의 기풍을 논하기도 했다. 신랑과 우시들이 식사를 마치면 ‘사돈 열맹’을 위해 마루로 나온다. 사돈 열맹은 신랑 측과 신부 측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행사로, 양측에서 두 번 한다. 이는 신랑 측 우시들과 신부 측 근친들이 모여 인사를 나누고, 서로 사돈을 맺게 됨을 축하하는 행사다. 사돈 열맹은 먼저 신붓집에서 하는데, 마루 중앙에 주안상을 차린다. 신랑과 신랑 측의 우시, 신부의 부모·조부모·삼촌·고모·외삼촌·이모 등 다수의 남녀 친척으로 구성된 성펜궨당과 외펜궨당들이 소개된다. 신부 쪽도 신랑 측에서 온 우시와 숫자나 구성을 비슷하게 갖추어 함께 신랑 집으로 간다. 즉 신부의 부친을 포함한 성펜과 외펜에서 남녀 궨당 네다섯 명 정도 동행한다. 신랑 일행과 신부 측 우시들이 신부를 가마에 태우고 신랑 집에 가서, 신부는 신부방에서 ᄀᆞ진상을 받고, 신부 측 우시들은 신랑 측의 중방 등이 음식을 대접한다. 신부한테 ᄀᆞ진상을 가져가는 사람은 하님이나 다복한 손윗동서, ‘예펜 삼촌’(숙모)이다. 신부 상은 아무리 무거워도 일단 들면 신부 앞에 놓을 때까지 다른 곳에, 내려놓아서는 안 된다. 신부는 밥 세 숟가락만 먹고 상을 물린다. 남은 음식은 대반이 방문 앞에서 구경하는 아이들 손에 한 숟가락씩 떠 준다. 잔치를 치르고 난 후에는 사돈끼리만 신붓집과 신랑집을 서로 방문하여 당사돈끼리 인사를 나누는 ‘사돈잔치’를 한다. 잔치 다음 날 신랑·신부와 신랑 부친은 돼지고기, 술 등 음식을 준비하고 신붓집으로 가서 사돈잔치를 한다. 사돈잔치는 ‘두불 잔치’라고 하는데, 이는 신랑집과 신붓집에서 각각 이루어지므로 두 번의 잔치라는 뜻에서 그렇게 부른다. 신랑 부친은 물론 신랑의 형제나 삼촌 등 근친이 참석하기도 한다. 사돈잔치를 한 후 신부 부친과 친척들은 돌아간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를 역임하고,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천사나래 주간활동센터 시설장을 맡아 일하며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제주한라대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오달진 근대제주』(2019), 『오달진 제주, 민요로 흐르다』(2021), 『제주의 화전생활사』(2022) 등이 있다.
제주도가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장마 종료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정체전선을 북서쪽으로 밀어내면서 제주도는 지난달 26일 장마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최단 기록인 1994년 7월 1일보다 닷새나 이른 수치다. 기상청은 "앞으로 정체전선이 남하하더라도 제주에 다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며 "제주도는 기후적으로 장마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 기후 자료에 기반한 여름철 기후 분석이 마무리되는 가을에는 종료일이 미세하게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장마가 예년보다 이르게 끝나면서 제주지역은 본격적인 폭염과 열대야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제주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을 덮고 있고, 여기에 고온다습한 남서류까지 유입되면서 체감온도는 33도 이상, 일부 지역은 35도 이상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는 강한 일사, 남서풍, 해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낮 기온뿐 아니라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농작물 관리, 건강 관리 등 온열 피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중부지방은 여전히 정체전선의 일시적 영향 가능성이 있어 장마 종료를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와 남부지방이 먼저 장마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향후 중부지방의 강수 흐름과 기압계 변동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추진 중인 '제주역사관' 건립과 관련해 타당성 조사에서 연간 방문객 수요를 73만명으로 예측하자 수요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일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제주역사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최종보고회를 열고, 역사관의 입지 선정과 규모, 전시 구성 등 기본 방향을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2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약 3000㎡ 규모의 역사관 건축을 제안했다. 전시공간과 수장고, 시민참여 공간, 부대시설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역사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계획돼 있다. 주요 전시는 2층 공간에 마련된다. 근대부터 현대까지의 제주의 역사를 다룰 예정이다. 스토리텔링 중심의 미디어 전시로 관람객에게 몰입감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용역진은 2029년 기준으로 연간 약 73만명이 역사관을 찾을 것으로 예측하고, 경제성 분석 결과는 비용 대비 편익(B/C)이 0.7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통상 B/C가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는 판단을 받지만 0.7 이상이면 정책적 판단에 따라 사업 추진이 가능한 수치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연간 73만명이라는 수요 예측에 대해 과도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도내 유사 시설인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의 연간 방문객 수는 현재 약 20만명 내외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연간 40만명 수준에 그쳤다. 역사관은 이보다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세 배 가까운 방문객 수요를 제시한 것이다. 용역진은 73만명이라는 수치를 민속자연사박물관 리모델링 효과에 따른 예측 수요(약 53만명)와 도 전체 입도객 대비 예상 방문 비율 5%(약 93만명)의 중간값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주 입도객 수는 2016년 156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1380만명 수준이었다. 현재 추세를 감안할 때 2029년 입도객을 1840만명으로 가정한 예측 자체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 입도객 대비 관람 비율도 과거 민속자연사박물관의 사례를 기준으로 할 경우 약 1.5%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용역진은 경제성 외에도 역사문화적 상징성과 지역 정체성, 상위계획과의 정합성 등을 고려할 때 사업 추진의 당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도는 향후 문화시설 확충과 시민문화 향유 기회 확대라는 차원에서 역사관 건립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제도를 사실상 무기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인 '개별 관광객'에 대한 비자 면제 확대까지 논의되자 그동안 제주가 누려온 '무비자 독점 지위'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른 시일내에 법무부·문체부·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중국인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 계획을 공식 발표할 방침이다. 당초 올해 3분기 한시 시행을 예고했던 이 정책은 올해 말 종료가 아닌 상시 제도로의 전환까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가 소비 진작과 내수 회복의 실효적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100만명 증가 시 국내총생산(GDP)을 최대 0.08%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화관광연구원 역시 2023년 중국 방한 재개만으로 0.21%포인트의 성장률 제고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제주도는 '중국 특수'를 온전히 누릴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현재 도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비자 없이 방문 가능한 유일한 지역이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약 190만명 중 70~80%가 중국인이었다. 도내 대규모 여행사와 면세점, 숙박업소 다수가 중국 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조다. 문제는 수도권과 타 지역으로 무비자 제도가 확대되면 이 같은 '독점 수요'가 급격히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서울을 중심으로 K-콘텐츠, K-뷰티, K-푸드 체험 상품과 함께 교통·숙박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어 관광객 유입이 자연스럽게 육지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제주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수도권과 비교해 제주 관광은 콘텐츠 다양성, 교통 인프라, 가격 경쟁력 면에서 취약하다"며 "중국인 무비자 확대가 시행되면 제주는 코로나 시기보다 더 심각한 수요 공백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정책을 이달 말 발표할 '경제정책방향'에 포함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전자여행허가제(K-ETA) 면제 조치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또 향후 중국인 '개별 관광객'까지 비자 면제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안 좋다고 해도 소득수준이 높은 층은 계속 두터워질 것"이라며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도내 관광업계는 향후 무비자 제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콘텐츠 다변화와 마케팅 전략, 중국 외 국가 다변화 정책 등을 긴급히 재정비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제주시 연동 한 호텔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객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던 구조에서 오는 리스크를 마주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제주가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지방 관광지에 대한 별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한라병원에 배치된 닥터헬기(응급의료전용헬기)가 3일 출동 100회를 기록했다. 제주한라병원은 닥터헬기가 2022년 12월 첫 운항을 시작한 이후 2년 7개월 만에 모두 100건의 응급환자를 이송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100번째 출동은 제주시 추자면 하추자지역 심질환 남성 환자(75)의 긴급 이송이었다. 닥터헬기로 단 30분 만에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하늘을 나는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는 기내에 각종 응급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다. 출동 시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1급 응급구조사) 등이 동승해 현장 도착 직후부터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이송할 때까지 응급처치할 수 있는 최첨단 응급의료 시스템이다. 육로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도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출동 사례를 보면 100회 중 출혈이나 골절 등 외상환자가 42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심장질환(22명), 뇌 관련 질환(11명), 호흡기 질환(10명), 소화기 질환(6명), 기타 질환(9명) 등이었다. 전국에서 8번째로 제주한라병원에 배치·운영되고 있는 닥터헬기는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와 함께 응급의료체계 3축이라 불린다. 제주한라병원 관계자는 "닥터헬기가 제주지역 응급의료체계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에 대한 동복리 주민들의 쓰레기 반입 거부가 이어지며 제주시 전역에 쓰레기 수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3일 제주도와 제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구좌읍 동복리 주민들이 환경자원순환센터 진입로를 지키며 청소차량의 반입을 막고 있다. 주민들은 종량제 봉투가 터지거나 재활용품이 뒤섞인 폐기물에 대해 '소각 불가'를 이유로 차량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28일부터는 표본 차량에 한해 검사하던 방식이었지만 지난 2일부터는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고강도 검사를 벌이고 있다. 제주시 지역 차량에만 적용되던 조치는 오는 6일부터 서귀포시 지역 쓰레기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동북리 주민 측은 "규정을 어긴 불법 쓰레기 반입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차량 1대를 검사하는 데 약 3시간이 소요되면서 이날 오전부터 센터 앞에는 쓰레기를 비우지 못한 청소차량이 줄지어 대기 중이다. 일부는 결국 차고지로 복귀하면서 생활쓰레기 수거에도 차질이 생겼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 클린하우스 수거 일정에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수거 차량의 동선 조정과 긴급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소각로 운영이다. 현재처럼 반입이 중단될 경우 사흘 뒤에는 소각로 1기의 가동을 멈춰야 한다. 재가동 시 드는 연료비만 약 2000만원에 달한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환경자원순환센터 마을지원사업을 두고 도와 동복리 측 간 갈등으로 나흘간 봉쇄가 발생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재발한 것이다. 당시엔 상생협의체 구성으로 봉합됐지만 일각에선 최근 마을사업 이행을 둘러싼 의견 충돌이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는 "오늘 중으로 주민들과의 협의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견차가 커 쉽지 않은 조율이 될 전망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안전에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산지에 호우경보, 북부중산간·남부중산간·남부·동부에 호우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산지와 남부중산간에는 강풍주의보도 내려졌다. 예상 강수량은 20∼80㎜(북부·추자도 제외)며, 북부와 추자도는 5∼40㎜다. 지점별 일 강수량을 보면 오후 4시 30분 기준 한라산에는 진달래밭 130㎜, 윗세오름 116㎜, 성판악 108.5㎜, 영실 105㎜ 등 최대 1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그 외 지점도 한남 76.5㎜, 색달 72.5㎜, 가시리 69㎜, 제주남원 68㎜, 서귀포 67.3㎜, 표선 65.5㎜, 새별오름 65㎜ 등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기상청은 17일 이른 새벽까지 제주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으며, 해상에는 먼바다를 중심으로 물결이 매우 높게 일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이날 저녁까지 산지와 한라산 남쪽 지역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3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시간당 10∼20㎜ 내외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21호 태풍 '콩레이(KONG-REY)'가 대만을 관통하며 '매우 강' 수준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콩레이는 이후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가능성이 높지만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 비를 뿌리는 등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콩레이는 지난 28일 오후 3시 기준으로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860㎞ 해상에서 서쪽으로 시속 11㎞로 이동 중이다. 최대풍속은 초속 29m, 중심기압은 980hPa로 중간 강도의 태풍에 해당한다. 태풍 콩레이는 대만으로 접근하면서 더 강해질 전망이다. 대만 부근 바다의 수온이 30도에 달해 태풍이 당분간 세력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주 후반에는 태풍 중심의 풍속이 시속 180㎞에 이르러 달리는 기차를 탈선시킬 만큼 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콩레이가 한반도와 일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며 경로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기상청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11월 이례적인 한반도 태풍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콩레이가 대만의 높은 산지를 통과하며 세력이 약화하고, 북상하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중국 남부 해안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21호 태풍 '콩레이'가 타이완을 관통한 후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풍 경로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제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콩레이는 이날 새벽 3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1020㎞ 해상에서 중심기압 990헥토파스칼(hPa), 강풍 반경 340㎞, 초속 24m의 속도로 북쪽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이 태풍은 계속해서 서북쪽으로 이동해 다음 달 1일 새벽 무렵 강도 '매우 강'의 세력을 유지한 채 타이완을 관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예상되는 강풍은 초속 50m에 달한다. 강풍 반경은 480㎞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보됐다. 이후 태풍은 북진해 중국 동쪽 해안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태풍 위치가 나흘에서 닷새 후 유동적일 수 있다"며 "최신 기상정보를 주기적으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토요일인 27일 제주는 늦은 밤까지 곳에 따라 가끔 강한 비가 내리겠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7일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풍에 의해 많은 수증기가 제주도에 유입되면서 산지와 남부 중산간을 중심으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제주도 북부와 서부 추자도를 제외한 도내 예상 강수량은 20∼60㎜며, 산지엔 8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북부와 서부, 추자도의 예상 강수량은 5∼30㎜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북부 앞바다에서 1.0∼2.5m, 남부와 동부, 서부 앞바다에서 1.5∼4.0m로 일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높은 물결이 해안으로 강하게 밀려올 것으로 예상되니, 해안가 출입을 자제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저지대 침수 등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