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추진 중인 '하원테크노캠퍼스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행정안전부의 제2차 지방재정투자심사를 통과했다. 이로써 제주 우주산업 거점 조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4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방재정투자심사는 지방재정의 계획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검토하는 절차다. 이번 심사 통과로 하원테크노캠퍼스 조성 사업은 예산 편성과 본격적인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은 서귀포시 하원동 옛 탐라대 부지 30만2901㎡에 약 1133억 원을 투입해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는 이곳을 청정 제주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의 중심지로 육성하고, 첨단 제조기업과 연구시설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정주 여건 개선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원테크노캠퍼스는 지난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돼 세제 혜택과 재정 지원, 산업단지 물량 특례 등 기업 투자 여건이 마련됐다. 도는 같은 해 10월 산단 지정계획을 고시하고, 올해 4월 투자심사를 의뢰한 뒤 제주의 우주산업 특수성과 전략적 필요성을 근거로 정부를 설득해왔다. 현재 해당 부지에 입주한 한화우주센터는 공정률 75%를 기록 중이다. 오는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센터는 약 1000억원을 투입해 월 4기에서 8기까지 위성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추고, 최대 300명의 직접 고용이 예상된다. 도는 한화우주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관 기업을 유치해 제주형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제조업 비중 확대와 지역경제 구조 개선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양제윤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투자심사 통과로 하원테크노캠퍼스 조성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받았다"면서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나가 대한민국 민간 우주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서 유통 중인 도시락과 밀키트 제품의 나트륨 함량이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권고 섭취량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트륨과 칼륨의 섭취 비율에서도 큰 불균형이 드러나 나트륨 과잉 섭취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은 4일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도내에서 판매되는 도시락 50건과 밀키트 50건 등 모두 100건을 대상으로 나트륨 함량을 분석한 결과, 도시락의 경우 1인분당 평균 나트륨 함량이 1773㎎, 밀키트는 1331㎎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WHO가 제시한 하루 나트륨 섭취 권고량인 2000㎎의 88.7%(도시락), 66.6%(밀키트)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실상 한 끼 식사만으로도 하루 기준치 대부분을 섭취하는 셈이다. 문제는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과의 섭취 비율에서도 불균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WHO는 나트륨과 칼륨을 1대 1로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 제주 유통 도시락은 나트륨 대 칼륨 비율이 4대 1, 밀키트는 3.6대 1로 확인됐다. 칼륨보다 나트륨 함량이 훨씬 높은 비율은 체내 나트륨 축적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이번 조사 대상은 도내에만 영업장이 있는 업체를 비롯해 일부 프랜차이즈 제품이 포함됐다. 편의점 도시락은 제외됐다. 보건환경연구원은 "편의성과 간편함을 이유로 도시락과 밀키트 소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도민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정보 제공 차원에서 조사를 시행했다"며 "관련 제조업체와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식생활 개선을 위한 소비자 대상 홍보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언주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장은 "나트륨 과잉 섭취에 대한 소비자의 경각심이 필요하며 업체들은 저염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수도권 1극 체제'를 넘어서는 균형발전 청사진으로 '5극 3특' 체제를 공식화하면서 제주가 이 구상의 전략적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3일 대통령실과 국정기획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이 수도권 1극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극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구상을 직접 설명했다. '5극'은 수도권을 포함해 충청권 메가시티, 대구·경북권 통합, 부울경 동남권, 광주·전남 호남권 등 전국 주요 거점 5대 권역을 뜻한다. '3특'은 강원, 전북, 제주를 특별자치도로 재정비해 전략적 균형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정책·재정·인프라를 이들 지역에 집중해 새로운 중심을 만들겠다"며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같은 지역 거점대학 육성, 정주 여건 개선,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자립 기반 확보까지 포괄하는 체계적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는 2006년부터 전국 첫 특별자치도로 출범했지만 이후 제도 발전과 권한 이양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이에 이번 '3특 구상'에 포함되면서 정체됐던 자치 모델에 새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주는 이미 특별자치도라는 제도적 기반을 갖춘 만큼 법 개정과 권한 이양, 재정 확충 등을 통해 실질적인 분권 실험의 선도 지역으로 재정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구상에서 이 대통령은 '서울대 10개 만들기'도 강조했다. 이는 지역 거점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역 인재 유출을 방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주대 역시 이 정책의 적용 대상으로 거론된다. 교육·연구 경쟁력 제고와 고급 인재 정주 확대가 기대된다. 도는 이에 발맞춰 특별법 개정과 재정분권 확대를 위한 정부 협의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5극 3특 전략에 제주가 포함된 것은 단순한 명칭 이상의 의미"라며 "지방분권 확대와 자치역량 강화, 행정체제 개편 논의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지방시대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체적 실행방안을 만들고, 각 지역을 직접 다니며 현실적인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 전역에 열대야와 폭염이 이어지며 도민과 관광객의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4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일 저녁부터 이날 아침 사이 제주 북부(제주)의 최저기온은 25.7도, 남부(서귀포)는 26.3도를 기록하며 나흘 연속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다. 열대야는 밤 6시 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날씨를 의미한다. 올들어 지점별 열대야 발생 일수는 제주와 서귀포 각 5일, 성산 3일, 고산 2일로 집계됐다. 기상청은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밤사이 기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열대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산지 지역을 제외한 제주도 전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낮 기온은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 특히 동부지역은 35도 이상 오를 것으로 예보되며, 무더운 날씨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폭염특보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이어질 수 있으니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충분한 수분 섭취와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이후 처음으로 제주를 공식 방문한다.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은 4일 "권 대표가 오는 17일 오후 7시30분 민주노총 제주본부에서 '21대 대선과 진보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초청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강연에서 권 대표는 최근 정치·사회 상황에 대한 성찰은 물론 진보진영이 직면한 과제와 사회 대개혁의 방향에 대해 진보정치의 관점에서 해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민주노총 제주본부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권 대표는 강연을 통해 진보정치의 나아갈 길과 사회개혁 과제에 대해 도민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강원도 출신인 권 대표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풍산그룹에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초대 민주노총 법률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노동 현장에서 법률 지원 활동을 이어왔다. 2019년 정의당에 입당한 권 대표는 지난해 민주노동당(전 정의당) 대표로 선출됐다. 올해 대통령선거에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했다.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은 "이번 권 대표의 방문은 대선 이후 제주에서 처음 진행되는 공식 일정인 만큼 진보정치 재정비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곤충학자이자 제주학의 선구자인 석주명(1908∼1950)의 삶과 연구를 조명하는 특별전이 제주에서 열린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오는 4일부터 10월 19일까지 3개월여간 '제주에 나빌레라-광복 80주년 기념 석주명 특별전'을 연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석주명의 나비와 제주학 주요 저서, 조선시대 서화가 남계우의 나비 그림, 한국 나비 공예품 등 96건 106점이 선보여진다. 석주명은 '나비 박사'로 널리 알려진 생물학자이자,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른 '융복합 학자'였다. 그는 1943년 4월 경성제국대학 부속 생약연구소 제주도시험장(현 서귀포시 토평동 소재) 소장으로 부임, 2년 1개월 동안 제주에 머물렀다. 그동안 제주어 어휘 7000여 개를 수집, 정리하고 16개 마을의 인구를 조사하는 등 제주의 인문사회를 연구했다. 석주명은 자신의 제주도 연구 성과를 '제주도총서'로 발간할 계획을 세워 생전에 '제주도 방언집'(1947), '제주도의 생명조사서'(1949), '제주도 문헌집'(1949) 세 권을 발간했다. 이어 '제주도 수필'(1968), '제주도 곤충상'(1970), '제주도 자료집'(1971)의 원고를 집필했다. '제주도 방언집'은 '제주어'라는 용어로 제주 방언을 주체적으로 다룬 첫 서적이었다. '제주도의 생명조사서'는 4·3사건 이전 제주 전통 사회의 인구 구성을 규명한 서적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 이번 전시에서는 석주명의 제주학 저서인 6권의 '제주도총서'와 '제주도 방언집', '제주도의 생명조사서', '제주도 수필'의 전자책을 열람할 수 있다. 또 한국의 나비를 255종으로 정리하고 212개의 동종이명을 제거한 '조선산 접류 총목록'(A Synonymic List of Butterflies of Korea, 1939) 등 석주명의 나비 연구 성과를 도서와 전자책으로 선보인다. 석주명이 채집 여행에서 사용한 배낭도 제주에서 첫 전시된다. 아울러 이번 전시에 숙명여대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시대 서화가 남계우(1811∼1890)의 나비 그림 걸작을 모아서 선보인다. 석주명은 '남나비전' 등의 글을 발표해 남계우의 나비 그림이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적 생태도(生態圖)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외에도 고려시대부터 전하는 한국의 나비 관련 공예품과 석주명의 연구 성과를 지키고 후대에 전해준 석주명의 동생 석주선이 재현한 창덕궁 활옷 등을 전시한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이번 석주명 특별전과 연계한 특강도 마련했다. 오는 11일 오후 2시 국립제주박물관 강당에서 '제주학의 선구자 석주명'(윤용택 제주대 철학과 명예교수), 8월 11일 오후 2시 '석주명과 정인보의 남다른 그림 읽기'(이재호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 9월 5일 오후 2시 '나비박사 석주명의 한국산 나비 연구'(문만용 전북대 교수), 9월 12일 오후 2시 석주명의 에스페란토 보급 운동(홍성조 한국에스페란토협회 비상임이사) 특강이 이어진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관광공사는 여름 관광 성수기를 맞아 7월과 8월 중문·성산면세점에서 슈퍼세일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이 기간 제주관광공사 중문·성산면세점은 주류를 3병 이상 구매했을 시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프라다·버버리·페라가모 등 해외 명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는 ‘병행수입 할인전’도 진행한다. 또 시계·액세서리·선글라스의 경우 모든 상품을 15% 할인한다. 패션·홍삼·초콜릿류도 최대 15% 세일을 진행한다. 중문면세점은 제주도와 함께 ‘탄소중립 제주 여행 캠페인’을 추진하는 가운데 전기차 렌터카를 이용하는 모든 관광객에게 친환경 실천 보상으로 ‘탐나는전 2만원권’ 또는 ‘중문면세점 2만원 이용권’을 증정한다. 다자녀 가구의 제주 여행을 환영하는 캠페인도 진행해 2명 이상의 자녀 가운데 막내가 18세 이하인 가족 구성원들이 중문면세점 내 안내데스크를 방문하면 ‘탐나는전 2만원권’ 또는 ‘중문면세점 2만원 이용권’을 제공한다. 신한카드 제휴 프로모션도 마련됐다. 행사 기간 중문면세점 또는 성산면세점에서 신한카드로 10만원 이상 구매를 했을 시 최대 10만원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중문면세점은 오는 9월까지 ‘영수증 기부 이벤트’를 추진하는 가운데 중문면세점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영수증 응모 추첨을 진행한다. 선정된 고객의 구매 금액만큼 공익단체에 해당 고객의 이름으로 기부를 시행하는 프로모션도 한다. 제주관광공사 중문면세점과 성산면세점은 도내 공항 및 항만을 이용해 제주를 출도하는 도민과 여행객 모두 연간 6회 이용할 수 있다. 구매 한도액은 1회당 미화 800불이다. 주류(2L, 미화 400불까지)와 담배 10갑은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500억원대 해외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온 핵심 피의자가 제주행 항공편을 예매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수사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이스타항공 직원은 공로를 인정받아 경찰 감사장을 받았다. 이스타항공은 4일 자사 직원 A씨가 서울 서대문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1월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자 B씨의 동향 파악을 위해 이스타항공 측에 항공권 예매 여부 실시간 확인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담당 직원 A씨는 약 3개월간 매일 피의자의 예매 내역을 점검해왔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 3월 28일 B씨가 제주행 항공편을 예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경찰에 통보했다. 통보를 받은 경찰은 이스타항공 측과 긴밀히 공조해 김포공항으로 출동, 탑승 게이트에서 B씨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국민과 관광객이 이용하는 제주행 항공편이 범죄 수사의 단서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와 국가 안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장을 수여한 서대문경찰서는 "항공사와의 신속한 공조가 사건 해결의 결정적 열쇠가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최근 오영훈 제주지사의 개발사업 중심 규제완화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에도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3일 성명을 내고 "건설경기 활성화를 명분으로 고도완화에 이어 상하수도 규정까지 완화하려는 도정의 방침은 개발사업자 편의 중심의 막가파식 행정"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당 소속 단체장의 폭주를 방관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번 비판은 도가 상하수도 처리 능력과 관계없이 개발사업의 준공 시점 기준으로 개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하수처리시설이 완공되지 않아도 이후 유입시기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은 마치 '화장실이 지어질 때까지 용변을 참으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화애월포레스트 사업, 칼호텔 고도완화 추진, 신천목장 리조트 하수 규정 완화 시도 등 각종 개발사업을 둘러싼 정책 변화를 보면 규제완화 뒤에 연관된 개발사업이 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참여환경연대는 특히 오 지사의 정책 기조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동산 부양 정책과 닮았다고 지적하며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과 궤를 같이 할 수 없다는 오 지사의 입장은 사실상 정부 정책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제주의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한 상황인데도 도정은 마치 제주도 재정으로 대출을 해줄 기세"라며 "행정이 개발사업자의 하수처리계획서까지 대신 검토해주겠다는 발상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참여환경연대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자당 출신 도지사의 규제완화 정책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방관에 다름없다"며 "도민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환경연대는 "지금 필요한 것은 건설경기 부양이 아니라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는 구조조정"이라며 "지금의 정책은 도민 경제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어릴 적 난 ‘도감’이 세상에서 제일 높은 사람인 줄 알았다. 작은이모 잔치 때도 ‘도감 하르방’이 가장 두려운 존재였다. 그만큼 도감의 위세가 등등했다. 『제주도의 도감 의례』를 쓴 제주여성가족연구원 문순덕 원장에 의하면 "도감(都監)은 원래 혼례와 상례 때 모든 의식을 총괄하는 감독관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돼지고기를 썰어 분배하는 사람의 의미로 축소됐다"고 했다. 돼지 한 마리든 두 마리든 하객에게 공평히 고기를 골고루 나누는 게 ‘도감’의 의무이자 역할이다. 군에 있을 때도 농반진반으로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배식’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없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도감은 삶은 돼지고기 등의 총량을 계산하고, 대접할 예상 손님을 계산하여 알려주면 거기에 맞추어 과부족이 없도록 책임지고 정확히 내쳐야 한다. 그래서 예전 우리 동네에서는 성격이 칼 같고 혼주와도 맞설 수 있는 소신 있는 중년 이상의 남자를 골라 맡겼다. ‘도감 어른’은 아무리 혼주라도, 자기 마음대로 고기 반을 가지고 갈 수 없도록 철저히 관리했다. ‘가문잔치’는 마련한 음식을 친지와 하객들에게 접대하는 날로 결혼 날보다도 더 축하객이 많고 바쁜 날이다. 부조도 이날 한다. 결혼식에 참가하지 못하더라도 이날만은 마을 주민들도 찾아와 축하와 함께 부조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반드시 참여했다. 하객들은 이를 ‘잔치 먹으래 간다'라 했다. ‘ᄆᆞᆷ국’을 끊일 때도 물이 많이 필요하다. ‘ᄆᆞᆷ’은 ‘모자반'이란 해조류를 뜻하는 제주어다. ‘도감 하르방’ 지시에 따라 거대한 가마솥에 돼지를 부위별로 삶아내고 순대를 삶으면 국물이 진국이 된다. 이 돼지고기 삶은 육수에 피, 내장, 메밀가루, 모자반을 넣고 밤새 끓이면 ᄆᆞᆷ국이 된다. 준비가 끝나면 그날 저녁 친인척과 마을 사람들을 모시고 접대했다. 그렇게 끓여낸 ᄆᆞᆷ국과 함께 ‘초불밥’과 ‘괴기반’을 차려 손님을 치른다. 가문잔치가 시작된다. 초불밥은 잔칫날 지은 첫 밥이라는 뜻이다. 괴기반에 ‘반’은 접시를 뜻하며 ‘괴기’는 고기를 말한다. 한 사람 ‘직시(몫)’의 고기를 담은 접시라는 의미가 된다. 괴기반에는 돼지고기 석 점과 ‘수애’(순대) 한 점, 마른 두부 한 점을 놓아줬다. 하객 한 사람 몫의 음식으로 밥, 국과 한두 가지 반찬과 함께 괴기반을 나눠줬다. 마을 사람 중 아프거나 연로해 참석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 편에 들려 보냈다. 이를 ‘반 태운다’라고 했다. 혼인 당일은 아침에 문전제(門前祭)와 조상제사를 지낸다. 문전제는 ‘문제’ 혹은 ‘문전고사(門前告祀)’라고도 했다. 고사상 위에 잔치 음식을 진설하고 돼지머리를 올린 다음, 상방(마루)에서 대문 쪽을 향해 지낸다. 가내의 주신인 문전신(門前神)에게 고하는 의례다. 절을 올리고 잡식(상에 진설된 음식을 술잔에 모두 조금씩 떼어 놓음)한 다음, ‘걸맹’(걸명, 잡식을 올레인 대문간 쪽에 뿌림) 한다. 문전제 지낸 뒤에는 방 안에 들어가 제사상 앞에서 새 식구 맞이를 고하는 제를 조상에게 드렸다. 혼인 당일에 신랑과 함께 신부를 데리러 가는 일행은 ‘우시’ 2인(집안에 따라 3~4인), 마을 하인(마을의 궂은일을 맡아 하는 동네 하인), '하님'(마을 하인의 처) 1인 등이다. 우시는 신랑을 데리고 가는 상객으로 성펜궨당 중에서 삼촌이나 당숙 같은 근친 한 명, 외삼촌이나 외사촌 형 같은 외펜궨당 한 명이다. 성펜궨당을 ‘수우시’라 하며 관할 하는 행사의 모든 책임을 진다. 남성과 함께 여성도 참여하며, 여성 우시는 젊은 숙모, 고모나 이모 또는 신랑의 누나 등이다. 우시로 여성과 외삼촌 또는 이모 같은 외펜궨당이 동행하여, 부계친과 외척 및 남성과 여성이 대등한 자격으로 참여했다. 신랑과 궨당들이 신붓집에 도착하여 ‘홍세함’을 전달하면 예장 검열을 했다. 신부 부친이 먼저 예장을 읽어보고 신부 측 웃어른들에게 보인다. 예장에 하자가 있으면 받을 수 없다고 정중하게 물린다. 그러면 신랑이 말 위에 앉은 채로 다시 써야 하는데, 신랑 대신 ‘수우시(선임우시)’가 지필묵을 꺼내 작성하기도 한다. 예장 서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 후 이를 접수한다. 예장이 접수되고 신붓집의 ‘문전고사’가 끝나야 신랑과 우시는 말에서 내릴 수 있다. 신랑이 신랑 방으로 들어가면 ‘ᄀᆞ진상’이라 하는 상이 준비되어 있다. ᄀᆞ진상은 잘 갖추어진 상이라는 뜻이다. 지역에 따라 ‘도임상’, ‘도림상’, ‘식반’, ‘식상’이라고도 한다. 혼인날 신랑이 신붓집에서, 신부가 신랑 집에서 받는, 격식을 갖추어 차린 큰 상이다. 신랑이 ᄀᆞ진상을 받으면 하님이 신랑 상에서 밥을 세 숟가락 떠서 밥상 밑에 놓는다. 이를 ‘코시’라고 한다. 잡귀의 범접을 막는 행위이다. 우시로 온 여성 친족들은 신붓집(신랑집도 같음)에서 차려놓은 음식을 싸고 돌아가서 사돈댁 잔치 음식이라며 보고했다. 그러면 이 음식을 일하는 동네 사람과 근친들이 나누어 먹으면서 음식에 대해 평하거나 그 집안의 기풍을 논하기도 했다. 신랑과 우시들이 식사를 마치면 ‘사돈 열맹’을 위해 마루로 나온다. 사돈 열맹은 신랑 측과 신부 측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행사로, 양측에서 두 번 한다. 이는 신랑 측 우시들과 신부 측 근친들이 모여 인사를 나누고, 서로 사돈을 맺게 됨을 축하하는 행사다. 사돈 열맹은 먼저 신붓집에서 하는데, 마루 중앙에 주안상을 차린다. 신랑과 신랑 측의 우시, 신부의 부모·조부모·삼촌·고모·외삼촌·이모 등 다수의 남녀 친척으로 구성된 성펜궨당과 외펜궨당들이 소개된다. 신부 쪽도 신랑 측에서 온 우시와 숫자나 구성을 비슷하게 갖추어 함께 신랑 집으로 간다. 즉 신부의 부친을 포함한 성펜과 외펜에서 남녀 궨당 네다섯 명 정도 동행한다. 신랑 일행과 신부 측 우시들이 신부를 가마에 태우고 신랑 집에 가서, 신부는 신부방에서 ᄀᆞ진상을 받고, 신부 측 우시들은 신랑 측의 중방 등이 음식을 대접한다. 신부한테 ᄀᆞ진상을 가져가는 사람은 하님이나 다복한 손윗동서, ‘예펜 삼촌’(숙모)이다. 신부 상은 아무리 무거워도 일단 들면 신부 앞에 놓을 때까지 다른 곳에, 내려놓아서는 안 된다. 신부는 밥 세 숟가락만 먹고 상을 물린다. 남은 음식은 대반이 방문 앞에서 구경하는 아이들 손에 한 숟가락씩 떠 준다. 잔치를 치르고 난 후에는 사돈끼리만 신붓집과 신랑집을 서로 방문하여 당사돈끼리 인사를 나누는 ‘사돈잔치’를 한다. 잔치 다음 날 신랑·신부와 신랑 부친은 돼지고기, 술 등 음식을 준비하고 신붓집으로 가서 사돈잔치를 한다. 사돈잔치는 ‘두불 잔치’라고 하는데, 이는 신랑집과 신붓집에서 각각 이루어지므로 두 번의 잔치라는 뜻에서 그렇게 부른다. 신랑 부친은 물론 신랑의 형제나 삼촌 등 근친이 참석하기도 한다. 사돈잔치를 한 후 신부 부친과 친척들은 돌아간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를 역임하고,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천사나래 주간활동센터 시설장을 맡아 일하며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제주한라대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오달진 근대제주』(2019), 『오달진 제주, 민요로 흐르다』(2021), 『제주의 화전생활사』(2022) 등이 있다.
제주도가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장마 종료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정체전선을 북서쪽으로 밀어내면서 제주도는 지난달 26일 장마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최단 기록인 1994년 7월 1일보다 닷새나 이른 수치다. 기상청은 "앞으로 정체전선이 남하하더라도 제주에 다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며 "제주도는 기후적으로 장마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 기후 자료에 기반한 여름철 기후 분석이 마무리되는 가을에는 종료일이 미세하게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장마가 예년보다 이르게 끝나면서 제주지역은 본격적인 폭염과 열대야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제주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을 덮고 있고, 여기에 고온다습한 남서류까지 유입되면서 체감온도는 33도 이상, 일부 지역은 35도 이상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는 강한 일사, 남서풍, 해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낮 기온뿐 아니라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농작물 관리, 건강 관리 등 온열 피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중부지방은 여전히 정체전선의 일시적 영향 가능성이 있어 장마 종료를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와 남부지방이 먼저 장마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향후 중부지방의 강수 흐름과 기압계 변동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추진 중인 '제주역사관' 건립과 관련해 타당성 조사에서 연간 방문객 수요를 73만명으로 예측하자 수요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일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제주역사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최종보고회를 열고, 역사관의 입지 선정과 규모, 전시 구성 등 기본 방향을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2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약 3000㎡ 규모의 역사관 건축을 제안했다. 전시공간과 수장고, 시민참여 공간, 부대시설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역사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계획돼 있다. 주요 전시는 2층 공간에 마련된다. 근대부터 현대까지의 제주의 역사를 다룰 예정이다. 스토리텔링 중심의 미디어 전시로 관람객에게 몰입감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용역진은 2029년 기준으로 연간 약 73만명이 역사관을 찾을 것으로 예측하고, 경제성 분석 결과는 비용 대비 편익(B/C)이 0.7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통상 B/C가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다는 판단을 받지만 0.7 이상이면 정책적 판단에 따라 사업 추진이 가능한 수치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연간 73만명이라는 수요 예측에 대해 과도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도내 유사 시설인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의 연간 방문객 수는 현재 약 20만명 내외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연간 40만명 수준에 그쳤다. 역사관은 이보다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세 배 가까운 방문객 수요를 제시한 것이다. 용역진은 73만명이라는 수치를 민속자연사박물관 리모델링 효과에 따른 예측 수요(약 53만명)와 도 전체 입도객 대비 예상 방문 비율 5%(약 93만명)의 중간값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주 입도객 수는 2016년 156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1380만명 수준이었다. 현재 추세를 감안할 때 2029년 입도객을 1840만명으로 가정한 예측 자체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 입도객 대비 관람 비율도 과거 민속자연사박물관의 사례를 기준으로 할 경우 약 1.5%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용역진은 경제성 외에도 역사문화적 상징성과 지역 정체성, 상위계획과의 정합성 등을 고려할 때 사업 추진의 당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도는 향후 문화시설 확충과 시민문화 향유 기회 확대라는 차원에서 역사관 건립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