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훈은 가르치는 데에 소홀리 하는 선생이 있으면 찾아가 무릎 꿇고 사정하였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학생이 있으면 찾아가 오랫동안 무릎 꿇고 충고하고 타일렀다. 성과가 있는 학생이나 선생에게는 여러 사람 앞에서 무릎 꿇고 감사를 표시하고 포상하며 장려하였다. 그가 의학 자금 모금에 다소간 희망이 생겼을 때 도박 빚을 진 친형이 찾아와 도와달라고 하였지만 무훈은 한 푼도 나누어주지 않았다. 관(冠)현 장팔채(張八寨)의 효부 진(陳) 씨가 밤샘 바느질로도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자 구걸하면서 시어머니에게 효양한다는 말을 듣고서는 아끼지 않고 10무의 토지를 증정하였다. “이 사람 훌륭해, 훌륭해. 10무 토지를 줘도 아깝지 않지. 이 사람 효부야, 효부. 토지 10무를 줘서 노인을 봉양하게 해야 돼.” 그가 구걸한 돈의 절대 다수는 의학을 창설하는 데에 썼다. 의학 창설이 성공한 후에도 무훈은 여전히 유랑하고 걸식하며 살았다. 잠은 사찰에서 잤다. 학생들이 찾아가 무릎 꿇고 학당에 거주하라 애걸할 때에도 그는 말했다. “착한 사람들이 돈을 희사한 거야. 내게 의학을 세우라고 한 거지. 가난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라고 한 거야. 나를 위하여 그것을 써버린다면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다음달에 ‘신(新) 탐라순력기행’ 특별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탐라순력도에 담긴 조선시대 제주의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살펴보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탐라순력도는 1702년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약 21일 동안 도내 각 고을을 돌아본 일과 여러 행사 장면을 모두 41장의 그림으로 담아낸 화첩이다. 역사적 가치가 높다. 이번 답사는 그 중 ‘목축 경관’과 ‘방어 유적’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목축 경관 답사는 다음달 2일 제주 조천읍 교래리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대에서 이뤄진다. 제주도 문화재위원인 강만익 강사가 이끌며, 과거 목장의 자취를 살펴볼 예정이다. 방어 유적 답사는 다음달 9일 제주 동쪽 해안가의 연대(煙臺)와 진성(鎭城) 등을 따라가며 진행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변성훈 강사가 안내를 맡는다. 두 답사는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지만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 동반도 가능하다. 참가비는 무료다. 각 회차별 정원은 30명이다. 오는 24일 오전 10시부터 박물관 누리집(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는다. 박찬식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산림청이 전국 명품 숲길 5곳을 추천했다. 제주에선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숲길이 포함됐다. 산림청은 21일 올해 가을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오색단풍을 즐길 수 있는 전국의 숨은 명품숲길 5곳을 추천했다. 명품숲길 5곳은 ▲ 경기도 가평군 연인산 명품 계곡길 ▲ 강원도 방태산 아침가리 숲길 ▲ 충남 예산군 백제부흥군길 3코스 ▲ 경남 함양군 상림숲길 ▲ 제주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숲길이다. 제주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숲길은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3㎞ 길이의 숲길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곶자왈 지대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곶자왈은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凹凸)지형이 만들어지면서 나무, 덩굴식물 등이 뒤섞여 원시림을 이룬 곳을 지칭하는 제주어다. 숲을 뜻하는 제주어 '곳'(곶)과 덤불을 뜻하는 '자왈'을 합쳐 만든 제주 고유어다. 교래 숲길은 화산 폭발로 형성된 독특한 지형을 따라 헝클어진 나무들과 바위들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경관을 제공한다.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자연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휴식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장소로 꼽힌다. 성인 기준 입장료는 1000원이다. 교
제주도는 제주시 원도심에 있는 ‘순아커피’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을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제주시 관덕로 32-1(삼도이동)에 있는 ‘순아커피’는 제주에서 보기 드문 일제강점기 가옥 형태를 갖춘 근대건축물이다. 이 건물은 건축연도가 정확하지 않지만 100년 가까이 된 건축물로 관리상태가 양호하다. 제주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본식 다다미방을 갖추고 있다. 2016년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었으나, 본래의 골격과 모습을 최대한 보존해 동네점방으로 이용되다 현재는 일부 리모델링해 휴게음식점으로 운영 중이다. 오랜 기간 원도심에서 상업용도로 이용돼 제주시민의 추억이 깃드는 등 사회·문화적 가치가 높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제주시 삼성로 40)은 1970년대 제주도 관광개발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건립된 전국 첫 도립박물관이다. 제주 출신 김홍식 명지대 명예교수가 설계해 1984년에 준공됐다. 건축물은 초가지붕을 형상화한 디자인과 현무암 마감 등 제주의 지역성이 잘 표현돼 우수한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우수건축자산’은 문화재 지정과 달리 활용 가치에 중심을 둔 제도다. 소유주가 건축문화 진흥을 위해 신청하면 심의를 거쳐 등록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도민들이 운영하는 지역 업계와 협력해 농어촌 체류형 ‘로컬 워케이션 가을시즌 기획전’을 오는 25일부터 11월 30일까지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제주의 다양한 농어촌 자원을 활용해 도심에 집중된 워케이션 수요를 농촌지역으로 분산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소득 창출 및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도와 공사는 지난 7일부터 이번 워케이션의 참가 신청을 받았다. 수도권지역 대기업부터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 80여 개의 기업에서 500여 명이 한꺼번에 몰리며 참가 신청을 개시한 지 일주일 만에 접수가 조기 마감됐다. 이번 워케이션은 제주 빈집 재생 숙소, 카름스테이 숙소 등 지역민이 운영하는 트렌디한 숙소에 머물며 일과 동시에 아름다운 자연과 지역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특히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와 삶의 방식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수산리 시인과 함께 시간여행, 효돈천 계곡 트래킹, 바리메오름에서 힐링하기, 김녕마을 보물찾기, 무릉2리 오감만족 가족 힐링 여행, 세화 마을 삼춘들과의 토크 콘서트, 신흥2리 동백마을의 쉼 여행과 동
좌중언 바르게살기운동 제주도협의회장이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1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강원도 강릉시에서 열린 '2024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해 좌중언 제주특별자치도협의회장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좌중언 회장은 국민화합 운동과 봉사활동에 앞장서 온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훈장을 받게 됐다. 그는 바르게살기운동의 3대 정신인 '진실', '질서', '화합'을 실천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평가받았다. 윤 대통령은 수여식에서 "바르게살기운동 회원 여러분이 진실, 질서, 화합의 정신을 실천하며 많은 활동을 펼쳐왔다"며 "좌중언 회장님을 비롯한 수상자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에서 약 8000여 명의 회원들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좌 회장을 포함한 13명에게 훈·포장 및 표창을 직접 전달했다. 바르게살기운동은 1989년 설립된 국민운동단체로, 전국 17개 시·도협의회에서 약 82만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진실, 질서, 화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화합과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배우 곽도원이 제주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활동을 중단한 지 1년여 만에 영화 '소방관'으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그러나 이번 복귀에도 불구하고, 영화 홍보와 관련된 모든 일정에는 불참할 예정이다. 18일 연예계에 따르면 배우 곽도원이 영화 '소방관'으로 복귀한다. 곽도원은 지난해 9월 제주도 한림읍 금능리에서 애월읍 봉성리까지 약 10km를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곽도원은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로 입건됐다. 이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자숙의 시간을 가져왔다. 해당 사건은 특히 곽도원이 제주에서 활동하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으려던 시점에서 발생해 더욱 충격을 주었다. 그는 이전에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제주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대중의 호감을 샀다. 하지만 음주운전 사건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곽도원이 출연하는 영화 '소방관'은 2020년에 촬영을 완료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와 곽도원의 음주운전 사건으로 개봉이 연기됐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를 배경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화재 진압과 구조 작업을 펼친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곽도원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의 해녀 문화를 기반으로 한 웰니스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26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서 제주 해녀 문화를 주제로 한 웰니스 특화프로그램인 '해녀와 고요한 바다'를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2차례 진행되는 '해녀와 고요한 바다'는 제주 전통 해녀 문화와 마을주민이 함께하는 지역 기반의 웰니스 프로그램이다.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깊은 힐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유엔(UN) 관광청 최우수 관광마을이자, 제주 마을관광 브랜드 카름스테이(Kareum Stay) 대표 마을인 세화리는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해녀 문화를 통해 제주 고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체류형 관광마을이다. '해녀와 고요한 바다'는 세화마을 주민들이 보존하고 있는 해녀 문화 자원과 지역의 웰니스 콘텐츠를 바탕으로, 짧지만 충분한 힐링 여행을 제공한다. 세부 프로그램은 제주 해녀와 김진경 베지근연구소 소장이 마련한 신선한 로컬 식자재로 건강하고 특별한 바당식탁 체험하기와 세화마을 삼춘PD와 함께하는 마을 산책, 해녀복을 만드는 잠수복집 방문, 마을주민과 함께하는 제주 해녀박
제주4·3평화재단 이사를 지낸 진보 진영의 정근식 후보가 16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통합과 치유의 교육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후보는 97.28% 개표된 17일 새벽 0시 40분 50.17%(93만 6967표)의 득표율로 46.02%를 얻은 조전혁 후보를 4.15%포인트 차로 앞서 승리했다. 3위인 윤호상 후보의 득표율은 3.16%였다. 정 당선인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제주4·3평화재단 이사를 역임하는 등 역사와 인권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인물이다. 이번 선거에선 '통합과 치유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선거캠프에서 정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위대한 서울시민의 승리"라며 "서울 교육을 한 단계 더 진전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이들이 창의력과 협력, 자율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서울시민의 열망을 반영해 통합과 치유의 교육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당선인은 "제주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적 감수성을 교육에 반영할 것"이라며 "과거 제주4·3평화재단 이사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겪은 경험이 이번 교육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성배(56) 관세청 조사국 외환조사과장이 제63대 제주세관장으로 16일 취임했다. 취임식은 생략하고 곧바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전북 익산 출신인 전 신임 세관장은 1988년 공직에 입문한 이후 서울세관 외환조사총괄과장, 조달청 국유재산관리과장, 관세청 공적무역심사팀장, 관세청 외환조사과장 등을 거쳤다. 전 세관장은 "제주 지역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관기관과 협의체를 운영해 수출기업의 불편 사항을 꾸준히 발굴하고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또 "조직 내 소통을 강화하고, 현장 중심의 관세 행정을 통해 국민과 기업에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통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예부터 여러 직업에는 각자 생계를 이어가는 수완이 있는 것처럼 거지에게도 자기 나름대로 구걸하는 기술과 재주가 있었다. 무훈은 의학을 창설하는 자금을 모집하려고 가끔 자신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구걸 수단을 운용하였다. 시주들의 환심을 사고 좀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하여 어떤 때에는 사찰 시장이나 일반 시장에서 ‘물구나무서기’1) 곡예를 선보이기도 하였다. 두 발은 하늘을 향하고 양 손은 땅을 짚어 ‘전갈 기어가기(蝎子爬)’하고는 반시간 동안 넘어지지 않고 지탱할 수 있었다. 무훈은 기예를 선보이면서 노래를 불렀다. “물구나무 한 번 서면 동전 한 닢, 열 번 서면 동전 열 닢, 여러 번 서면 돈도 많아지니 누가 의학을 창설하지 못한다고 하리오? 한 번 오르면 동전 한 닢, 열 번 오르면 동전 열 닢, 의학을 짓는 것은 어렵지 않다오.” 어떤 때에는 땅에 엎드려 기어가면서 아이들에게 돌아가며 말 타듯이 타게 하였다. 심지어 두세 명의 아이를 동시에 등에 태워 장난치면서 돈을 구걸하였다. 무훈은 기어가면서 노래하였다. “나는 말이 되고 당신은 타세요. 당신은 돈을 내고 나는 힘을 쓰니, 의학을 창설하는 데에 힘이 들지 않아요. 안정하게 타고 빨리 기어가요, 나
3. 중산간이라는 말의 기원 ‘산간(山間)지대’라는 말은 『삼국사기(三國史記,1145(인종 23년)』 「고구려본기」에 보이고, ‘산간(山間)’은 중국 당나라 정사(正史)인 『구당서(舊唐書, A.D.940)』에도 나오는 매우 오래된 용어이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높아 수려한 지역이어서 산지(山地)가 발달해 있어서 페르낭 브로델(P.Braudel)의 말마따나 “산지의 사람들은 넓고 소통이 힘든 공간 속에 파묻혀 있어 대개 경작이 불가능하든지 혹은 아주 힘들어서 문명의 재건에 필요한 접촉과 교환이 어렵다”라고 했다. 그런 곳에서는 삶에 필요한 핵심 물품들을 모두 자체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와 문명, 경제는 모두 후진성과 빈곤함을 면치 못했다는 것이다. 제주도의 산지(山地)는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한라산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지만 산지의 규모가 크지 않고, 사면이 바다인 관계로 해안마을이 발달하였으며, 그 한라산과 해안 사이에 초지(草地)와 곶(藪: 2000년대 이후 곶자왈이라는 신생어로 사용)이 형성돼 있어서 고려시대 몽골점령기에는 목장을 동·서 아막의 행정에 의해 운영되었고, 조선시대에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삼읍으 10소장 체계로 나누어서 목장지로 활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