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여행 왔다가 떠나기 직전 10대 공범들과 금은방을 턴 20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3단독 전용수 부장판사는 6일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1)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와 함께 구속기소돼 지난달 결심공판을 받았던 B군과 C군은 소년부로 송치됐다. A씨는 동네 선후배 사이인 10대 공범 2명과 지난 9월 13일 새벽 2시 10분 제주시 일도동의 한 금은방 유리 출입문을 돌로 깨고 안으로 들어가 순금 팔찌 등 36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금은방을 털기에 앞서 오토바이와 헬멧을 훔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7분 뒤 경비업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2시간 30분 만인 오전 4시 48분 제주시 한 모텔에 숨어있던 이들을 검거하고 피해품도 모두 회수했다. 이들은 함께 여행차 제주에 와 2주간 체류하다 제주를 떠나기로 한 날 생활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모두 혐의를 인정했다. 전 부장판사는 "공범 중 가장 나이가 많은 A씨는 다른 10대 피고인들이 범행하도록 부추겼고, 수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며 "다만 피해품이 모두 회수되고, 금은방 업주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교육청은 올해 독서마라톤 2차 인증 학생과 가족들이 추천한 도서 400권을 인도네시아교육대 한국어학과와 한국학연구센터에 기증한다고 6일 밝혔다. 1945년 설립된 인도네시아교육대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교육대학으로 2015년 인도네시아 첫 한국어교원 양성을 위해 한국어학과가 개설됐다. 이번 기증된 그림책, 동화, 문학, 비문학 도서들은 한국과 제주의 문화를 이해하는 교육과 연구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독서마라톤에 참가한 학생들은 독서마라톤 수첩을 활용해 나만의 도서 목록 작성하기, 책 속 문장 필사하기, 책 해시태그((hashtag)로 소개하기, 학교·공공도서관·책방 나들이 등 책과 함께하는 다양한 독서 과제를 수행한다. 현재까지 독서마라톤을 완주한 학생들은 모두 958명이다. 이들이 직접 고른 책 1700여 권을 참여 학생의 이름으로 지난해에는 프랑스 파리 한국교육원과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SKIS), 올해는 일본 오사카 건국한국학교에 기증했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독서마라톤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학교, 가정, 지역사회, 세계를 잇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독서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 며 “독서로 나눔과 소통하며, 올바른 인성을 갖춘 글로벌 시민으로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형 건강주치의 제도 도입을 위해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린다. 제주도는 내년 7월 시행 예정인 '제주형 건강주치의' 제도 도입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오는 8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연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제주도와 김윤·이수진·남인순·위성곤·문대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의료 소외지역 주민들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중앙정부와 국회의 지원과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는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다.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추진위원장인 고병수 탑동 365일의원 원장이 '주치의 제도 이해와 제주의 담대한 도전'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지는 패널 토론에는 이상현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일차의료개발센터 센터장, 김주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강성의 제주도의원,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 박은정 보건복지부 지역의료정책과장, 김상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국장이 참여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영상 개회사를 통해 "도민들의 요구와 도정의 강한 추진 의지, 의료계의 협력이 준비된 상황에서 정부 지원이 더해진다면 제주 의료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한다.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은 영상 축사에서 "제주형 건강주치의 모델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의료체계의 기틀이 될 것"이라며 "제주도민의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방안을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밝힌다. 제주도는 지난달 21일 도민 토론회를 통해 건강주치의 제도 도입 필요성을 논의하고, 이어 28일에는 의료계, 학계, 도민 대표가 참여하는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번 국회 토론회를 시작으로 중앙정부 및 국회와 협의를 통해 실행 방안을 구체화하고, 내년 7월 시범사업 도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제주형 건강주치의 제도는 도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 의사가 지속적으로 환자의 건강을 관리해 건강 이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진료와 예방 조치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병수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추진위원장은 "제주형 건강주치의 제도를 통해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제주도를 대한민국에서 일차 의료의 모범 지역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6일 제주도청 정례 브리핑에서는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추진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촉 위원 중 탈세·탈루 의혹이 있는 인사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강동원 제주도 안전건강실장은 "현재까지 파악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제이누리>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해 "공직이 아닌 위원회 위촉직인 만큼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해촉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절기상 입동(立冬)을 하루 앞두고 제주의 기온이 뚝 떨어져 한라산 고지대에서 올가을 첫 상고대(수빙)가 피어났다. 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지점별 최저기온은 제주(북부) 13.7도, 서귀포(남부) 12도, 성산(동부) 11.3도, 고산(서부) 13.2도로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다. 한라산에서는 윗세오름 영하 1.2도, 남벽 영하 1도, 진달래밭 영하 0.3도 등 고지대를 중심으로 영하권의 기온을 보였다. 한라산 고지대에서는 상고대(수빙)가 관측되기도 했다. 상고대는 기온이 0도 이하일 때 나뭇가지마다 대기 중의 구름이나 안개 입자들이 나뭇가지나 바위 등에 부딪쳐 얼어붙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가을 들어 전날까지는 상고대가 관측된 적은 없다"며 "현재 한라산국립공원을 통해 오늘 올가을 첫 상고대가 핀 것이 맞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상고대 관측 시기는 예년에 비해 보름 이상 늦었다. 지난해에는 10월 21일, 2022년에는 10월 18일, 2021년에는 10월 17일에 각각 한라산에서 가을철 첫 상고대가 관측됐다. 기상청은 오는 7일까지 아침 기온이 평년(최저 11∼14도)과 비슷하거나 낮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산지·중산간·서부·동부에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쌀쌀하겠으니 급격한 기온변화로 인한 건강관리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이날 높은 산지에서는 서리가 내리거나 상고대가 형성되는 곳이 있겠고, 얼음이 어는 곳도 있겠다"며 "한라산 등반로에 결빙된 곳이 있겠으니 산행 시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강풍주의보 발효 등 기상 악화로 한라산 돈내코 탐방로는 탐방이 전면 통제됐고, 어리목·영실·성판악·관음사 탐방로는 정상부·남벽 탐방이 통제된 상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항공이 2024년 3분기 별도 기준으로 매출 4602억원과 영업이익 395억원, 당기순이익 431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제주항공이 공시한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4602억원으로 전분기 4279억원 대비 7.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또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43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제주항공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실적은 매출액 1조4273억원, 영업이익 1051억원, 당기순이익 6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2024년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제주항공은 2분기 고환율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인한 물가상승까지 겹치며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3분기에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제주항공은 수요가 높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에 재운항과 증편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등 탄력적인 노선 운영을 바탕으로 여행 수요를 흡수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확정통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3분기 수송객 수는 332만4143명, 점유율은 14.2%로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중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4분기에도 미래성장기반 확보를 위해 신규노선 취항을 통한 노선 포트폴리오 다각화, 부산 등 지방발 국제선 M/S 확대, 호텔·IT·지상조업사업 등 보유 자원을 활용한 사업다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조선시대 매년 제주도에서 진상해 온 감귤·유자·감을 유생들에게 나눠주며 치르던 과거시험의 하나인 '황감제'(黃柑製)가 박람회 콘텐츠로 재해석돼 제주국제감귤박람회에서 선보인다. 제주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는 오는 14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 대강당에서 제주국제감귤박람회 황감제를 연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황감제는 '청년층의 제주국제감귤박람회 참여 확대를 위한 아이디어 제안'이라는 시제에 대해 참가자들의 아이디어를 받는 방법으로 치러진다. 장원(제주도지사상)에는 부상으로 아이패드, 차석(농협제주본부장상)에는 갤럭시탭, 입선(조직위원장상)에는 스마트워치가 각각 제공된다. 채택된 아이디어는 향후 제주국제감귤박람회 프로그램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참가는 만 30세 이하 청년 누구나 가능하다. 오는 10일까지 선착순으로 20명을 신청받는다. 참가자 모두에게 제주국제감귤박람회 체험 기회(3만원 상당 쿠폰)가 제공된다. 신청은 박람회 사무국 누리집(www.jicexpo.com) 내 구글폼에서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사무국(064-760-3091)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번 제주국제감귤박람회는 오는 13∼19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일원에서 '감귤로 완성하는 국제평화도시, 제주특별자치도'를 주제로 열린다. 국제 감귤 콘퍼런스, 감귤학회, 국제 바이어 상담회, 감귤직거래장터, 감귤 관련 전시 및 체험 행사 등이 진행된다. 제주국제감귤박람회는 제주를 대표하는 감귤의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2013년부터 열리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천연기념물 제347호 제주마(馬)가 겨울나기에 들어간다. 제주도 축산생명연구원은 제주마 54마리를 한라산 중턱 5·16도로변 제주마 방목지에서 축산생명연구원 내 방목지로 오는 6일 이동시킨다고 5일 밝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까지 암말 22마리와 올해 태어난 망아지 27마리 등 49마리는 축산생명연구원으로 옮겨졌다. 축산생명연구원은 천연기념물 제주마의 순수 혈통 보존 등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제주마를 제주마 방목지에서 방목 관리해왔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산간 초원지대를 달리는 제주마의 풍경은 제주의 절경 10가지를 일컫는 '영주십경' 중 하나인 '고수목마'(古藪牧馬)로 불린다. 제주마들은 겨울철 추위와 폭설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동절기 관리를 위해 매년 4월 중순까지 축산진흥원으로 옮겨져 생활한다. 축산생명연구원에서 관리하는 제주마는 1986년 2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지역 모 동물병원장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보조금 24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제주지역 모 동물병원장 50대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길고양이 중성화 위탁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보조금 24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 사업 수행 병원은 길고양이를 넘겨받아 중성화 수술을 하는 대가로 1마리당 보조금 15만∼20만원을 받는다. 대신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전 사진과 수술 후 사진을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등록하고, 고양이 왼쪽 귀 끝 1㎝를 잘라 방사하는 것으로 수술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A씨는 과거 중성화 수술을 한 길고양이 사진을 마치 다른 길고양이인 것처럼 또다시 시스템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A씨가 운영하는 병원을 수행병원에서 해제했다. 그리고 경찰 수사 결과를 토대로 보조금 환수에 나설 방침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노르웨이 국영 종합에너지 기업 에퀴노르의 해상풍력 사업이 계획된 제주도 추자도 해상이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지로 지정된다. 6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에너지공사는 '공공주도2.0 풍력개발사업' 우선순위(1차) 지역으로 1구역 추자도 인근 동·서 해상, 2구역 제주 북서부지역(한경면)으로 정해 지난달 29일 제주도에 제출했다. 제주에너지공사는 '제주도 공공주도 풍력 개발사업 의견 청취 공고'에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26개 마을을 대상으로 '제주도 제3차 풍력발전 종합관리계획'의 풍력자원 관리지구(가능지역) 기준 주민수용성과 입지 적정성을 비교 검토해 2개 구역을 선정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 입지적합성, 해양환경, 어업활동, 항만항행, 군사 등의 분야에서 사업 적합성을 검토했다. 제주에너지공사는 이달 내 우선순위 지정 구역 주민을 대상으로 주민 설명회를 열고 이후 예비 사업자 공모를 진행할 방침이다. 김호민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은 "이번 공공주도2.0 풍력개발사업 우선순위 지역주민의 수용성을 최우선으로 확보해 사업개발계획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나머지 지정이 안 된 마을에 대해서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2차 공공주도2.0 풍력개발사업 지역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공주도 풍력개발사업은 해상풍력 최적 입지를 선제적으로 검증해 선정하고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지역 수용성·환경성 등을 검토한다. 적기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사업이 추진하기 위한 방식이다. 에퀴노르의 한국 자회사인 에퀴노르 코리아는 지난 5월 추자도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 사업 의향서를 제출했다. 에퀴노르 코리아는 추자도를 중심으로 동·서 해상 2곳에 각각 1.5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언론인클럽이 지역 저널리즘 발전을 위해 ‘제6회 제주언론인상’ 후보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제주언론인상 대상 2개 부문(신문·인터넷신문, 방송·통신)과 특별상 등 3개 분야에서 이뤄진다. 후보자 접수는 오는 18일까지 받는다. 본인이 직접 신청하거나 소속 언론기관의 추천을 통해 응모할 수 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대상 200만원(부문별 100만원), 특별상 100만원이 수여된다. 제주언론인상은 제주지역 언론기관 소속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다. 2023년 11월 1일부터 2024년 10월 31일까지 보도된 취재·기획보도 기사여야 한다. 특별상은 지역언론 단체의 전·현직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다. 제주언론인클럽 홈페이지(http://epress.or.kr)에서 제주언론인상 지원서, 이력서, 공적서 각 1부를 내려받아 이메일(cyk1997@hanmail.net)로 제출하면 된다. 제주언론인클럽은 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제주언론인상과 특별상 수상자를 최종 선정한다. 시상식은 다음달 6일 아스타호텔에서 열리는 제22회 제주언론인클럽 정기세미나에서 진행된다. 2019년 제정된 ‘제주언론인상’은 지역미디어의 특성과 저널리즘 방식의 다양성을 존중해 신문·인터넷신문 및 방송·통신 부문을 별도로 시상하으로써, 다양한 저널리즘 노력과 성과를 장려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도내 16개 시험장에서는 수능 하루전 예비소집이 이뤄진다. 제주도청은 오는 14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하루 전 예비소집을 도내 16개 시험장에서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이번 수능 시험장은 95(제주)지구에 일반 시험장 12곳, 96(서귀포)지구에 일반 시험장 4곳으로 모두 16곳에서 진행된다. 도내 수험생은 모두 6962명(재학생 5179명, 졸업생 1542명, 검정고시 등 기타 응시자 241명)이다. 수능 시험 전날인 13일에는 예비소집이 진행된다. 수험생들은 원서를 접수한 학교에서 수험표와 유의사항을 안내받게 된다. 수험생들은 예비소집에 반드시 참석해 시험장 위치와 동선을 사전에 확인하고, 시험 당일 혼란이 없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수험생은 시험 당일 오전 8시 10분까지 시험장에 입실해야 한다. 반입 가능한 물품은 ‘수험표’와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으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이 인정된다. 단, 모바일 신분증은 사용이 불가하다. 수험표를 분실한 경우 동일한 사진과 신분증을 제시해 임시 수험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전자기기 반입은 금지된다. 스마트폰, 전자사전, 태블릿PC, 전자계산기, 블루투스 기능 시계 등 모든 전자기기는 시험 당일 소지하지 않아야 한다. 실수로 가져왔을 경우 1교시 시작 전에 감독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전자기기를 소지하고 있다 적발될 경우, 해당 수능은 무효로 처리된다. 특히, 4교시 탐구 영역 응시 방법에 유의해야 한다. 응시자가 선택한 탐구 과목의 순서대로 문제를 풀지 않을 경우 부정행위로 간주돼 해당 시험이 무효 처리된다. 한국사 영역은 모든 수험생이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이를 포기할 경우 성적통지표가 발급되지 않는다. 지난해 수능 부정행위 건수는 모두 262건이다. 이 중 4교시 응시 방법 위반이 54건(20.6%)으로 주의를 요한다. 수험생들은 검정색 컴퓨터용 사인펜만 사용해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예비 마킹'을 위해 샤프 등 다른 필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채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시험 중 돌발 상황 발생 시, 각 시험장에서는 사전 대처 요령에 따라 안전을 최우선으로 신속히 조치할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유의사항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에서 신혼부부와 출산 가구를 위한 전세 대출이자 지원이 이뤄진다. 제주도는 3차 신혼부부·자녀 출산 가구 주택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신청일 기준 7년 이내에 혼인신고를 하거나 자녀를 출산한 무주택 가구로 금융권에서 주택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도민이다. 지원 내용으로는 신혼부부 또는 1자녀 출산 가구에 대해 주택 전세 대출 잔액의 1.5%로 최대 130만원까지, 우선순위 대상인 다자녀(2자녀 이상), 장애인, 다문화 가구는 대출 잔액의 2%로 최대 170만원까지 지원된다. 신청 기간은 다음달 6일까지다. 주소지 관할 읍·면사무소나 동 주민센터를 통해 방문 접수하거나 제주도 누리집에서 온라인 신청할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신혼부부와 자녀 출산 가구의 주거 안정과 주거비 부담 완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도는 올해 1차 지원 사업에서 723가구에 9억4188만원, 2차 지원 사업에서는 264가구에 3억3769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초고령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5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제주도의 등록인구는 67만837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은 12만5881명으로 전체 인구의 18.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14% 이상)를 넘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에 근접한 수치다. 불과 3년 뒤인 2027년에는 제주도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강원, 전남, 전북, 경북 등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인단체들은 노인 연령 상향을 주장하고 있다. 이중근 신임 대한노인회장은 "노인 인구 관리를 위해 현재 65세인 노인 연령을 연간 1년씩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해 75세로 높일 것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국가에서 정년 연장 제도를 도입하면, 정년 연장 첫해(65세)에는 정년 피크임금의 40%를 받고, 10년 후인 75세에도 20% 정도를 받도록 해 생산 잔류기간을 10년 연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직 근로자의 정년이 현행 60세에서 최대 65세로 연장됐다. 대구시도 공무직 정년을 65세로 늘렸다. 그러나 2010년 이전 임용자의 연금지급 개시 연령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이 담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두고선 반발이 나오고 있다. 2010년 이전 임용자의 경우 60세에 퇴직한 뒤 연금을 바로 받지 못해 공백이 발생한다는 것이 공무원노조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개정안에 반발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한밤중에 한라산국립공원 인근에서 자연석을 훔치려던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자치경찰단은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70대 A씨를 구속 송치하고, 50대 B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7월 21일 오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중장비를 동원해 한라산국립공원 인근 계곡에 있는 높이 1.5m, 무게 4톤가량의 자연석을 캐낸 혐의를 받는다. 자치경찰에 따르면 A씨는 먼저 범행 장소로 가 전기톱 등으로 주변 나무를 잘라 차량 진입로를 확보한 후, B씨를 불러 함께 도르래, 로프 등 장비를 이용해 이튿날 새벽까지 약 12시간 동안 자연석 1점을 캐냈다. 하지만 이들은 캐낸 자연석을 1톤 트럭에 실어 운반하던 중 약 150m 떨어진 등산로에 떨어뜨렸고, 날이 밝아오자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달 24일 등산객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자치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범행 추정 시간대 인근을 오고 간 차량 5200대를 분석하고, 타이어 감식 등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자연석을 훔쳐 되팔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야간 시간대 CCTV가 없는 숲길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경찰 관계자는 "조경업자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훔친 자연석은 구멍이 숭숭 뚫린 이른바 '뽀빠이석'으로 가공하면 많게는 수천만원에도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앞으로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제주 환경자원을 사유화하려는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에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 지붕 건축물이 여전히 2만채 이상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건축물대장에 등록된 슬레이트 지붕 건축물 2만6578채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재 남아 있는 슬레이트 지붕 건축물은 모두 2만451채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덧씌움 없이 그대로 방치된 슬레이트 지붕 건축물은 1만1246채에 이르고, 나머지 건축물은 강판(6312채)과 우레탄(2893채)으로 덧씌워진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읍·면·동별로는 애월읍이 3250채로 가장 많고, 이호동이 167채로 가장 적었다. 슬레이트 지붕이 남아 있는 건축물 가운데 사용 중인 것은 2만190채, 사용하지 않는 것은 261채다. 철거됐거나 주소 멸실로 확인이 어려운 건축물은 6307채에 달했다. 제주시는 슬레이트 지붕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철거 및 개량 사업에 대한 홍보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김은수 제주시 환경지도과장은 "시민의 건강과 생활환경 보호를 위해 남아 있는 석면 슬레이트 건축물에 대한 철거와 개량을 적극 알리겠다"고 전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부가 30조원에 이르는 세수 펑크를 막으려 외국환평형기금을 4조~6조원 헐어 쓰기로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택도시기금에서도 2조~3조원을 가져다 쓰기로 했다. 세수가 일시적으로 부족하면 다른 데서 돌려쓸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전용하겠다는 기금의 성격이다. 외국환평형기금은 환율이 급등락하면 달러나 원화를 사고팔아 환율을 안정시키는 ‘외환 방파제’ 성격의 국가 비상금이다. 이미 지난해 같은 이유로 20조원을 전용했는데 올해 또 손대겠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국환평형기금 활용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는데 한달여 만에 이를 뒤집었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위협하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좋아 금리인하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고, 최근 우리나라 수출이 부진한 영향이다. 외환위기까지 겪은 나라에서 세수가 부족하다고 이태 연속 외국환평형기금을 헐어 쓰겠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악수(惡手)다. 주택도시기금 전용 발상도 명분이 약하다. 주택도시기금은 아파트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내는 돈으로 조성한다.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에 써야 할 주거복지 재원이다. 서민
거대혜성 디비아스키가 6개월 후 도착 예정으로 지구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는데 미국의 사정이 딱하니 세계도 덩달아 딱하다. 올린 대통령(메릴 스트립 분)이 중간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그 정보를 봉인해버린다. 거대혜성이 날아온다는 정보를 미 백악관이 감추자, 세계 모든 나라는 모두 ‘깜깜이’ 상태가 된다. 올린 대통령은 자신의 스캔들을 덮으려고 비로소 ‘혜성위기’를 발표하지만 세계의 사정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모두 미국의 조치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연간 국방예산이 1000조원이어서 ‘천조국’이라 불리고 ‘우주방위사령부’까지 갖추고 있는 미국이 ‘어떻게 좀’ 해주기를 믿는 듯하지만 올린 대통령의 백악관은 세계를 걱정하거나 우방을 배려할 생각이 ‘1’도 없다. 올린 대통령은 혜성을 파괴하는 대신 잘게 쪼개 혜성을 이루고 있다는 희토류를 추출하겠다는 도박을 감행하기로 한다. 인도, 러시아, 중국 등의 우주강국들이 국제공조를 제안하지만 미국은 단칼에 거절한다. 누구에게도 희토류를 한 줌도 나눠주고 싶지 않다. 아마 미국이 지구를 위협하는 디비아스키 혜성을 쪼개어 착륙시키기에 성공했다면 3000조원어치 희토류도 획득하고 차후에 세계 모든 나라의 팔을
요즘 들어 어머니가 입에 달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날 살려줍서!”라는 주문 같은 기도다. 이따금 울먹거리면서 “어머니, 어머니, 날 살려줍서...”라고 할 때는 애간장이 다 녹는다. 밤 중에 홀연히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나가서 마당 한가운데 우두커니 혼자 앉아 있을 때는 마음이 시려서 눈물이 솟구친다. 이러한 상황을 요양보호사 교재는 치매 환자의 ‘배회’ 현상으로 묘사한다. 동시에 ‘102세가 되도록 살아계신 어머니가 저리도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하신 것일까?’ 싶은 속상함도 생겨난다. ‘비교적 잘 살았다’며 ‘호상’으로 지칭되는 장례식의 경우에도 할머니들은 통상 92세, 할아버지들은 86세가 아니신가. 간혹 “아버지, 날 살려줍서!”라고 할 때도 있는데, 숨이 차고 다급해서 하나님을 찾는 부르짖음이다. “어머니, 걱정허지 말앙 이 밥을 드십서! 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댄 허주만은, 생각해 보십서. 어머니! 밥을 잘 먹는디 오꼬시 죽는 사름 봅디강? 먹으민 죽지 안 허난, 아무 걱정 허지 말곡, 그자 입을 벌립서!”. 이렇게 아침마다 식탁에서 어머니와 다투는 게 하루의 시작이다. 이렇게 잔소리를 하면서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것은 ‘다 된 밥에 코 빠트리듯
2분기 역성장(-0.2%)에 이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1%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의 8월 수정 전망치 0.5%보다 0.4%포인트 낮다. 이런 추세라면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2.6%)는커녕 한은 전망치(2.4%) 달성도 쉽지 않다. 3분기 성장 부진은 수출 감소 때문이었다.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 화학제품 중심으로 0.4% 감소했다. 주력인 반도체 수출도 심상찮다. 7~8월 두자릿수였던 증가율이 9월에 거의 반토막 났다. 성장률 기여도에서 순수출(수출-수입)이 –0.8%포인트로 거의 1%포인트 갉아먹었다. 12개월 연속 증가해온 전체 수출도 10월 1∼20일 327억6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중국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고, 미국ㆍ중국 간 무역 마찰이 심화하는 점은 수출전선의 암초다. 문제는 2ㆍ3분기 저성장을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노동ㆍ자본ㆍ자원 등 생산요소를 동원해 이룰 수 있는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걱정을 더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5월 추정한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다. 2020~ 2021년 2.4%였던 것이 20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서북청년단이 온 이후 섬주민들과 육지에서 온 사람들간의 감정은 격화되었다. ··· 주민들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무되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총칼에 개의치 않고 떨쳐 일어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원인 없이는 행동도 있을 수 없다.”(동아일보 1948년 11월11일자) 세상이 미친 듯이 돌아갈지라도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신문은 그래서 기록으로 전하는 역사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더욱 그 역사를 다시 짚어야 한다.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지 모를 일이 지금 횡행하기에 그렇다. 느닷없이 제주4·3 75주기를 맞아 제주란 무대에 등장하겠다는 ‘서북청년단’의 소식을 접하고 나오는 소리다. 무수한 양민들이 하루 아침에 제주란 공간에서 사라져버린 그 참혹한 비극을 추념하겠다는 시기에 나오는 황당무계다. 추념공간 어귀에서 그들이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금 현존하는 서북청년단(西北靑年團)은 2014년 9월 결성된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의 성과다. 그해 11월 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서북청년단을 재건했다.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건국을 방해했다.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사기(史記)』는 중국 고대 왕국으로부터 전한(前漢) 시기까지 중국 1000년 역사를 다룬 책이다.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이 기술했다. 총 130권 52만6500자에 이른다. 방대한 분량도 그렇지만 『사기』가 빛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천하 이치를 깨닫게 하는 역사서의 귀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사마천은 『사기』 마지막 편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정치 지도자의 통치 형태를 5개 등급으로 나눈다. “고선자인지(故善者因之), 기차이도지(其次利道之), 기차교회지(其次敎誨之), 기차정제지(其次整齊之), 최하자여지쟁(最下者與之爭)!” 풀이하면 이렇다. “가장 좋은 것은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순리(順理)의 정치며, 그 다음은 백성을 이익으로 이끄는 정치다. 그 다음은 백성을 가르치고 깨우치는 정치며, 그 다음은 백성들을 단속하여 가지런히 하는 정치다. 가장 못난 정치는 백성들과 더불어 다투는 것이다." 백성을 이해시키고, 스스로 따르게 할 일을 놓아두고, 오히려 백성과 갈등을 일으켜 고통스럽게 하는 통치 행태가 최악이라는 것이다. 그렇게도 자신이 없나? 무에 두려울 게 있다고 이리 호들갑을 떨어야 하는가? 이게 우리 존립의 근거인지 도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
‘위대한 제주시대를 연다.’ 1995년 6·27 지방선거에서 승리, 민선 1기 제주도지사에 오른 신구범 도정의 출발은 이 슬로건 하나로 함축됐다. ‘경쟁과 자존, 그리고 번영’이란 ‘서브 타이틀’이 붙은 그 슬로건이 던진 화두는 사실 위력적이었다. ‘변방사고’에 머물렀던 제주인들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고취했다. 게다가 그 시절 등장한 다른 민선 지방정부가 내세우는 ‘늘푸른~’·‘맑고 아름다운~’·‘행복한 ○○ 건설’ 등의 천편일률적인 구호와는 아예 수준을 달리했다. 관선 지사를 거쳐 53세의 나이에 민선 1기 제주도백으로 오른 신 전 지사의 발상과 구상은 사실 그 시절엔 획기적이었다. 삼다수란 브랜드로 먹는샘물 국내시장에 진출해 현재까지 부동의 1위 상품으로 키워냈고, 지금으로선 금자탑으로 불리는 제주국제컨벤선센터를 만들어냈다. 제주만의 대표축제이자 세계인의 축제로 기획된 ‘세계섬문화축제’ 역시 신구범 지사시절 작품이다. 제주도가 매해 1천억원에 가까운 로또복권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 역시 그가 지자체로선 처음으로 관광복권을 발행하는 기관의 지위를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98년 민선 2기 제주지사로 우근민 도정이 출범하자 슬로건은 바뀌었다. ‘
개방(丐幇)은 거지의 동업조직 항방(行幇)1)이다. 일종의 민간직업 집단형태로 출현한 민간 비밀 사회조직 형태다. 거지라는 특수한 직업을 기초로 형성된 조직으로 일반적인 방회(幇會)2) 단체의 성격을 갖추고 있다. 당나라 때 가공언(賈公彦)은 『주례·지관·사장(肆長)』에서 “사장(肆長)은 각각 그 시장의 정령을 관장한다.”라는 문장의 ‘소(疏)’에 말했다. “이 사장(肆長)은 1사(肆, 가게)에 1장(長, 우두머리)을 세워 1사의 일을 검사 대조하게 하였다. 지금의 행두(行頭)〔행수〕와 같다.” 항방은 우두머리를 세워 외부조직을 구성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사장(肆長)’은 관방의 행정관리 구성원에 속하는 것이다. 민간의 동업조합(guild)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요 동업조합이 출현했다는 의미도 아니다. ‘개방’은 민간 직업단체, 비밀 사회조직이라는 이중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2개의 대립된 사물은 하나로 융합’되지 않던가. 민간 직업집단의 동업조직 형태로 형성된 시기는 송나라 때이다. 송나라 사람 차약수(車若水)의 『각기집(腳氣集)』의 기록이다 : 금릉에서 상민에게 행원(行院)이 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 찐빵을 파는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 온 사람이나 다른 지역에 자금을 주지 않았다. 찐빵을 파는 여러 집에서 함께 모여 시장을 빌렸다. 어떤 사람은 취사도구를 보내고 어떤 사람은 자금을 보내고 어떤 사람은 면류를 보냈다. 필요한 것은 다 있기에, 호인행원(護引行院)이라 했다. 조금도 거리끼는 마음이 없었다. 여기의 ‘행원’이라는 용어가 바로 당시에 여러 공업이나 상업 업종의 ‘항방’을 부르는 명칭 중 하나였다. 송나라 때에는 축국(蹴鞠)놀이가 성행하였다. 이에 따라 한때 ‘원사(圓社)’, ‘제운사(齊雲社)’ 등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유명한 오락장소가 있었다. 축국과 같은 구예(球藝)를 가지고 생계를 유지하는 직업의 업종도 있었다. 송나라 사람 주밀(周密)의 『무림구사(武林舊事)』 권6 『제색기예인(諸色伎藝人)』 기록에 따르면 당시 항주(杭州)에 황여의(黃如意), 범노아(范老兒), 소손(小孫), 장명(張明), 채윤(蔡潤) 등 명성이 자자한 ‘축국’ 예인이 있었다고 한다. 민간 동업조직의 또 다른 두드러진 상징(표지)은 상응하는 내부 교류용 은어 ― 항화(行話, 직업은어)가 있었다는 점이다. 송나라 때 왕운정(王雲程)이 편찬한 『축보(蹴譜)』 중의 「원사금어(圓社錦語)」는 당시 ‘원사’ 내부에서 유행하던 은어의 한 부류다. 중국에 있어 결사(結社)의 방회(幇會) 형태는, 멀리 원나라 때의 농민봉기와 초기 민간 종교 흥기 때의 비밀 단체부터, 근대에 한때 극성하였던 청홍방(靑紅幇)에서 그 원류와 궤적을 찾아볼 수 있다. 거지의 동업조합 조직은 상술한 두 가지 민간 사회단체 조직의 형태가 혼합, 파생되어 나왔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 항방(行幇), 옛날에 도시 상인, 소수공업자, 기타 노동자의 직업 혹은 지역 관계로 결성된 작은 단체를 가리킨다. ‘trade association’라 할 수 있다. 동업 조합, 동업자 단체인데, 여기에서는 ‘동업조직’이라 한다. 2) 중국에서 지하 조직을 ‘흑사회(黑社會)’라 부른다. 이 지하 조직은 중국 사회 곳곳에서 범죄의 온상이 되었다. 흑사회는 ‘대규모 조직(幇)을 가진 범죄 집단’을 의미한다. ‘흑방(黑幇)’, ‘방회(幇會)’, ‘방파(幇派)’로 불리기도 한다. 중국 공안부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90년 중국 내에는 5백여 개에 이르는 흑사회 조직이 있었다. 이들은 조직의 강령과 지방 활동 계획을 가지고 일부 지방 도시 또는 농촌에서의 활동을 조종하는데 이를 위해 막대한 자금과 차량, 심지어 무기도 갖추고 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무훈은 가르치는 데에 소홀리 하는 선생이 있으면 찾아가 무릎 꿇고 사정하였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학생이 있으면 찾아가 오랫동안 무릎 꿇고 충고하고 타일렀다. 성과가 있는 학생이나 선생에게는 여러 사람 앞에서 무릎 꿇고 감사를 표시하고 포상하며 장려하였다. 그가 의학 자금 모금에 다소간 희망이 생겼을 때 도박 빚을 진 친형이 찾아와 도와달라고 하였지만 무훈은 한 푼도 나누어주지 않았다. 관(冠)현 장팔채(張八寨)의 효부 진(陳) 씨가 밤샘 바느질로도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자 구걸하면서 시어머니에게 효양한다는 말을 듣고서는 아끼지 않고 10무의 토지를 증정하였다. “이 사람 훌륭해, 훌륭해. 10무 토지를 줘도 아깝지 않지. 이 사람 효부야, 효부. 토지 10무를 줘서 노인을 봉양하게 해야 돼.” 그가 구걸한 돈의 절대 다수는 의학을 창설하는 데에 썼다. 의학 창설이 성공한 후에도 무훈은 여전히 유랑하고 걸식하며 살았다. 잠은 사찰에서 잤다. 학생들이 찾아가 무릎 꿇고 학당에 거주하라 애걸할 때에도 그는 말했다. “착한 사람들이 돈을 희사한 거야. 내게 의학을 세우라고 한 거지. 가난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라고 한 거야. 나를 위하여 그것을 써버린다면 착한 사람들을 속이는 거와 다름없어. 양심에 위배되는 일이지. 나는 그런 일은 절대 할 수 없어. 그리고 나는 즐겁게 살고 있어. 아무런 근심 걱정 없어. 너희는 돌아가서 열심히 공부해. 내 걱정은 하지 말고.” 가난한 아이들이 공부하고 글을 읽을 수 있다면 그의 숭고한 이상이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세상에 더 이상 그것보다도 즐거운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 무훈이 그랬다. 광서 22년(1896) 4월 23일 새벽, 59세였던 무훈은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 영락하여 유랑하고 걸식하며 교육 사업을 일으킨 일생을 마감하였다. 당시 학생들은 방성대곡하였다. 당읍(堂邑), 관도(館陶), 임청(臨淸) 3현의 관리와 신사 모두 장송하였다. 장례에 참석한 각 현의 향민은 2만 명이 넘었다. 광서 30년(1904), 무훈이 죽은 지 8년이 되는 해에, 신임 산동순무 원수훈(袁樹勛)은 무훈이 생전에 구걸하며 교육 사업을 일으킨 고행과 의거를 사실대로 조정에 상신하였다. 국사관(國史館)에서 전기를 쓰고 ‘충의전사(忠義專祠)’를 건립하도록 주청하였다. 이후 무훈이 구걸하며 교육 사업을 일으킨 정신에 영향과 감화를 받아 중국 내에 계속해 많은 학교가 세워졌다. 당읍현에서는 사범강습소를 무훈중학으로 개편하였다. 무훈의 족형제의 손 김동(金棟)이 기부해 관도, 관현에 각각 무훈고급소학을 건립하였다. 풍환장(馮煥章)이 태안(泰安)현과 안휘 소현(巢縣)으로 나누어 각각 무훈을 기념하는 소학교를 20여 곳에 창립하였다. 단승무(段繩武)는 수원(綏遠) 포두(包頭) 일대에 독립적으로 기부해 무훈을 기념하는 소학교 20여 곳을 지었다. 이외에도 많은 지역이 무훈의 영향을 받아 소학교를 세웠다. 그해 무훈이 임청현 신사 시선정(施善政)의 찬조아래 창설한 ‘어사항의숙(御史巷義塾)’에서 교편을 잡은 사람이, 학문과 품성이 모두 훌륭한 왕비현(王丕縣)이다. 무훈이 죽은 후 왕비현은 곳곳을 돌아다니며 모금을 했다. 무훈 생전에 창설한 3개의 의숙 중 가장 작았던 어사항의숙을 규모가 가장 큰 교육시설로 만들었다. 왕선생 본인은 1933년 80여 세의 고령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의숙의 돈 한 푼을 개인적으로 쓴 적이 없었다. 그렇게 하면서 아내의 이해와 지지를 받지 못하자 깨끗하게 관계를 끊었다. 왕선생은 조상이 전해준 비방을 팔아서 입에 풀칠하며 생계를 유지하였다. 후인들은 그를 ‘제2의 무훈’이라 불렀다. 실로 무훈이 생전에 간청하고 중탁한 것을 성실히 실행했으니, 동지라 해도 부끄럽지 않다. 무훈은 평범한 거지가 아니었다. 일반적인 고아한 사인도 아니었다. 그의 인품과 덕성은 사림의 많은 사인과 한데 섞어 논할 수 없다.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가는 위험해진다. 교육 사업만 그러한가. 어떤 사업을 하든지 간에 실제로 무훈과 같은 정신이 필요하다. 명리를 추구하지 않고 용감히 헌신하며 추구하는 바를 견지하는 정신과, 몸소 체험하고 힘써 실천하는 행동이어야 한다. 나라와 사회를 위하여 온 힘을 다하다 죽으면 그만이다. 죽을 때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 노력하면 될 일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아사와 거지의 각종 일사기문은 중국문화의 내부에 사인문화와 하층문화 사이의 계층(계급)을 넘어선 교류를 반영하고 있다. “네 속에 내가 있고, 내 속에 네가 있다.” 라는 말처럼 한 몸이나 마찬가지다. 변이를 두루 겪었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 한 몸처럼 함께 스며들어 있다. 그 실질을 강구해보면 인생의 지향, 품격 정조, 그리고 사회의 처지가 두 계층 문화를 교류하게 만드는 기본 축이다. 그 계층 간의 문화 교류가 지극힌 제한적이고 영역이 비교적 좁지만 중국문화사에 독특한 효과를 발휘하였다. 일정한 수준에서 아(雅)문화와 속(俗)문화 사이의 인위적인 역사의 한계를 타파하였다. 서로 영향을 주었고 서로 같이 스며들어 있다. 그렇게 중국문화의 발전과 사회 발전을 촉진시켰다. 동시에 사회·역사·문화 중 여러 분야의 인물의 세태, 사회 면모, 사회 현상, 심리 상태를 고찰하고 분석하는 데에 별천지와 같은 관점을 제공해 주고 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3. 중산간이라는 말의 기원 ‘산간(山間)지대’라는 말은 『삼국사기(三國史記,1145(인종 23년)』 「고구려본기」에 보이고, ‘산간(山間)’은 중국 당나라 정사(正史)인 『구당서(舊唐書, A.D.940)』에도 나오는 매우 오래된 용어이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높아 수려한 지역이어서 산지(山地)가 발달해 있어서 페르낭 브로델(P.Braudel)의 말마따나 “산지의 사람들은 넓고 소통이 힘든 공간 속에 파묻혀 있어 대개 경작이 불가능하든지 혹은 아주 힘들어서 문명의 재건에 필요한 접촉과 교환이 어렵다”라고 했다. 그런 곳에서는 삶에 필요한 핵심 물품들을 모두 자체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와 문명, 경제는 모두 후진성과 빈곤함을 면치 못했다는 것이다. 제주도의 산지(山地)는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한라산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지만 산지의 규모가 크지 않고, 사면이 바다인 관계로 해안마을이 발달하였으며, 그 한라산과 해안 사이에 초지(草地)와 곶(藪: 2000년대 이후 곶자왈이라는 신생어로 사용)이 형성돼 있어서 고려시대 몽골점령기에는 목장을 동·서 아막의 행정에 의해 운영되었고, 조선시대에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삼읍으 10소장 체계로 나누어서 목장지로 활용되었다. 과거 제주도 ‘준(準)산간지대’라고 할 수 있는 웃뜨르에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이 대륙침략을 위해 1937년부터 축산개발사업을 실시하여 중산간 일대에 100여 개소의 공동목장을 설치한 바 있다(강경선;1998).' 당시 일본제국주의는 비단 말과 소만이 아니라 돼지·닭·양 등 전쟁에 필요한 식량 군수자원이면 모두 규모를 파악하고 장려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중산간 지역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도 않으며, 대개 관행적으로 ‘평야를 제외한 산간지역’ 또는 ‘평야와 산간의 중간지역’ 등으로 혼동돼 사용되는 정도이다. 일본은 중산간 지역에 대한 견해를 두 가지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 중산간 지역이라는 용어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사용돼 왔다는 것으로, 본래는 산촌지역과 평지지역의 중간에 위치하는 지역이라는 의미에서 사용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중산간을 도시근교 및 평지지역을 제외한 중간·산간 공간으로 경지가 소규모이고, 자급자족적이며 복합적 농림업 생산을 주체로 하면서 저밀도 경제활동이 전개되는 지역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또 다른 견해로는 중산간 지역이라는 개념이 극히 최근에 만들어진 용어라는 주장이 있으나, 이미 일본인들이 일제강점기 제주에서 중산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일본에서도 오래 전에 사용된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장우환;1997). 제주의 풍수적 전통에서는 중산간이라는 지리적 개념이 없었으며, 해안마을을 알뜨르, 산간마을을 웃뜨르로 뭉뚱그려서 불렀다. 동서남북 방위를 중심으로 우(上)알(下), 왼쪽(左), 노든쪽(右)으로 설명을 했지, 중앙은 우주, 왕이라는 중심이라고 해서 지존이기 때문에 중(中)이라는 말을 조심했다. 앞서 살펴 보았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산이 많은 지대를 ‘산지(山地)’라 하고, 산골짜기 지역·산골을 말하는 ‘산간(山間)’이라고 하여 매우 오래 전부터 그렇게 불러왔다. 지리적인 의미에서 중산간(中山間)이라면 ‘산간지역의 가운데’라는 말인데 그 기준에 대한 설정이 애매하기 때문에 이 중산간을 설명하려면 그 용어가 성립되기 이전 그 용어가 사용된 변화들을 추적해봐야 할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여러 문헌들을 살펴보게 되면, 어떻게 개념이 형성되었는지 그것의 흐름이 명확하게 다가온다. 단언하면, 중산간이라는 지리적 구분은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말이다. 일제는 아시아 대륙의 전진기지로써 제주도를 이용했는데 그 때 한반도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토대를 크게 변질시켰다. 일제에게 제주도는 오로지 ‘대동아공영권’이라는 일본의 환상적인 식민지 건설을 위한 군수기지에 불과했고, 제주도의 토지·산림정책을 통해 전쟁 물자 조달을 활성화하기 위한 수탈지로써 생산지를 구분하는 개념으로 중산간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중산간이라는 말이 탄생하기까지 일제 식민지 제주도를 방문한 총독부 촉탁, 일본 기자 등 일본인 학자들의 저서를 보면 그 용어의 맥락을 쉽게 읽을 수가 있다. 1905년에 발행된 『조선(朝鮮)의 보고(寶庫) 제주도(濟州島) 안내(案內)』에서는 대체로 제주도를 탐색하는 관찰자 시점에서 일제식민지 경영의 이로운 점을 파악하고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데, 일제강점 이전의 시기에 제주도를 샅샅이 파악하여 분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여기에 보면 '본도에 있어서 농민이란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산간벽지에 살고 있으며, 연안의 주민은 반농반어(半農半漁)의 모습이다'라고 하여, 제주도 구역을 산간과 연안으로 나누고 있다. 일본은 1905년까지만 해도 관찰자 시점으로 우리나라의 지리 개념을 사용하여 말하고 있다. 1923년에 발행된 『남국(南國)의 보고(寶庫) 제주도(濟州島)』에서는 '산간부락 쪽은 땅이 척박하다는 것과 음료수 때문에 인구가 적으며, 신탄업(薪炭業, 땔감과 숯굽기)이나 목축업을 겸하고 있다'라고 하여 1923년까지만 해도 여전히 ‘산간’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의도적으로 일본에서 천민들이 사는 마을을 비하해서 부르는 ‘부락’이라는 개념을 그대로 우리에게도 적용하고 있다. 1928년 『제주도 개세(濟州島ノ槪勢)』에서는 농기(農期)와 관련하여 제주도의 지리 구분을 3가지로 나누고 있는데 산간지대, 중간지대, 해안지대이다. 산간지대는 삼림지대 아래에 위치하며 농경지로서는 가장 높은 지대로 해발 3000척(尺) 내외이고, 산간지대와 해안지대 중간에 위치하는 지대를 중간지대라고 하였고, 온난한 지대로 겨울에도 강설(降雪)이 없는 곳을 해안지대라 하고 있다. 여기에서 산간지대와 해안지대 사이를 ‘중간지대’로 설정하고 있는데 한 개념이 새롭게 도입되면서 중간지대가 설정되고 있다. 1929년 조선총독부 촉탁 젠쇼 에이스케(善生永助)의 『제주도생활상태조사(濟州島生活狀態調査)』에는 농업 토지의 이용을 분류하면서 화전지대의 항목에서 중산간지대 및 중간지대라는 말이 섞여서 나온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삼림지대, 산간지대, 중간지대, 해안지대라는 틀에서 토지의 성격을 신·구(新舊)로 구분하고 있다. 이때부터 중산간지대라는 말이 처음 나온다. 舊 분류 新 분류 해발 삼림지대 삼림지대 600m 이상 삼림 화전(火田)지대 중산간지대, 산간지대 300m 이상 농지 목장지대 중간지대 200m 이상 농지 경작지대 해안지대 200m 이하 농지 1930~38년까지 여덟 번의 제주도 답사와 200일 이상의 제주도 현지 연구로 8년 만에 발간된 마수다 이치지의 『제주도(濟州島)의 지리학적(地理學的) 연구(硏究)』에서도 토지이용상의 지대를 3개 지대 즉, 산간지대, 중간지대, 해안지대라는 개념으로 나누고 있는데 이 지대들이 취락지대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1939년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제주도세요람(濟州島勢要覽)』에서는 경작지대별 분류나 경지(耕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산간지대, 중간지대, 해안지대로 구분하고 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3개 혹은 4개의 구역으로 상정하고 해발 고도의 높이로 토지이용을 위해 산간지대와 해안지대 사이를 중간지대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띤다. 일제는 태평양 전쟁을 준비하는 방어기지 건설의 맥락에서 전략적으로 구상한 것으로 보이는 분류 방식이다. 같은 맥락에서 제주도 농가 분류 방법을 『조선반도의 농법과 농민-제주도편(朝鮮半島)의 農法과 農民-濟州島篇)』 에서는 산지부(山地部), 평야부(平野部), 해안부(海岸部)로 나누고 있다. 1935년~1965년 30년에 걸친 제주도에 관한 보고서인 이즈미 세이치(泉靖一)의 『제주도(濟州島)』에서는 자연촌의 독립적인 공동체의 예외로서 ‘중산간(中山間)’이라는 말이 1929년 젠쇼 에이스케(善生永助)가 주장한 이후 다시 등장하고 있다. 또 1942년 7월에 발행된 『문화조선(文化朝鮮)』에 실린 특파기자(特派記者) 미즈시마 유즈루(永島 謙)의 「제주도 일주(濟州島 一周)」라는 글에도 또 다시 ‘중산간지대’라는 말이 등장하고 있다. 기사에 “얼마 없어 아라리(我羅里)라는 중산간지대의 고풍(古風)의 부락에 들어선다”라는 말에서 보듯, 중산간이라는 개념이 일제강점기인 1929·1935·1942년에 점차 성립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대체로 제주도를 산간지대, 중간지대라고 구분하고는 산간과 해안 사이의 지대를 중간지대로 설정했으나 1929년에 중산간이라는 말이 처음 나오면서 점점 그 용어가 확산되었던 것이다. 발행연도 지리적 용어 출전 저자 1905 산간벽지, 연안 『조선(朝鮮)의 보고(寶庫) 제주도(濟州島) 안내(案內)』 아오야기 츠나타로오(靑柳網太郞) 1923 산간부락 『남국(南國)의 보고(寶庫) 제주도(濟州島)』 朝鮮總督府 全羅南道濟州島廳 1928 산간지대, 중간지대, 해안지대 『제주도 개세(濟州島ノ槪勢)』 朝鮮總督府 全羅南道濟州島廳(추정) 1929 산간지대, 중산간지대, 중간지대 『제주도생활상태조사(濟州島生活狀態調査)』 젠쇼 에이스케(善生永助) 1930~38 산간지대,중간지대,해안지대 『제주도(濟州島)의 지리학적(地理學的) 연구(硏究)』 마수다 이치지 1935 산간지대 중간지대 해안지방 「제주도(濟州島)의 사람과 마을」 미즈키 도라오(水城寅雄) 1939 산간지대,중간지대,해안지대 『제주도세요람(濟州島勢要覽)』 朝鮮總督府 全羅南道濟州島廳 1935~65 중산간지대 『제주도(濟州島)』 이즈미 세이치(泉 靖一) 1939 산지부, 평야부, 해안부 『조선반도의 농법과 농민-제주도편(朝鮮半島)의 農法과 農民-濟州島篇)』 다카하시 노로루(高橋 昇) 1942 중산간지대 『문화조선(文化朝鮮)』「제주도 일주(濟州島 一周)」 미즈시마 유즈르(水島 謙) 4. 해방 이후 중산간이라는 용어 해방 이후에 ‘중산간지대’라는 말이 언급된 사례를 들면 1949년 4·3과 관련한 것이 있다. <평화일보> 1949년 6월 2일자 「제주 4·3사건의 1년간 진상과 진압소탕전의 경과」라는 글에서, '…… 제2차 중산간지대 총공격 1월 6일 새벽부터 맹공격이 개시되었다'라고 하면서 중산간지대라는 말이 나온다. 또 1965년 발행된 우락기(禹樂基)의 『제주도-대한지지1(濟州道-大韓地誌1)』에 '본도의 종합개발안의 당면과제로서 중산간 부락 150개리를 이어주는 중산간 일주도로의 준공……'이라고 개발 계획을 소개하며 ‘중산간 부락’, ‘중산간 일주’라는 말이 등장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중산간과 부락이라는 개념은 해방 후에 4·3 사건 때 한라산 무장대 토벌시기와 이후 제주도종합개발계획과 함께 등장하면서 오늘날은 웃뜨르 마을들이 어느새 ‘중산간 마을’로 통용되었다. 언어는 행정적인 제도나 정책에 의해서 장려되거나 공익적인 실용성에 따라 편의상 유포되거나 사용된다. 이후 제주도종합개발과 관련한 정책적인 사업에 힘입어 웃뜨르라는 말보다는 중산간이라는 말이 자주 불리게 되었다. 지금은 중산간 마을이라는 말이 보편화되었다. 아름다운 우리의 웃뜨르라는 말이 어느새 역사 속으로 사장(死藏)돼 버렸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참고문헌> 高昌錫 譯解, 「孝烈錄」, 『鄕土文化敎育資料集』, 제주교육박물관, 2011. 고창석·김상옥 역, 『濟州啓錄』, 제주발전연구원, 2012. 김종철, 『오름 나그네3』, 1995. 김현영, 『조선시대의 양반과 양반사회』, 集文堂, 1999. 박병호, 『韓國法制史攷 : 近世의 法과 社會』, 법문사, 1974. 신영대, 『제주의 오름과 풍수』, 백산출판사, 2009. 오성찬 외, 『제주의 마을⑬저지리』, 반석, 1991. 저지리향토사편찬위원회, 『저지리 향토지』, 2021. 정구복, 『古文書와 兩班社會』, 일조각, 2002. 제주도, 『濟州先賢誌』, 1988.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국문학보』 제15집, 1990. 한글학회, 『한국지명총람』16. 제주편 IV.1984.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
고광표 작가의 '돌하르방이 전하는 말'은 제주의 상징이자 제주문화의 대표인 돌하르방을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석상 '돌하르방'을 통해 '오늘 하루의 단상(斷想)'을 전합니다. 쉼 없이 달려가는 일상이지만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기를 원합니다. 매주 1~2회에 걸쳐 얼굴을 달리하는 돌하르방은 무슨 말을 할까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어느제 오쿠과?" (언제 오시겠습니까?) “When would you like to come?” ☞ 고광표는? = 제주제일고,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 건축대학원과 이탈리아 플로렌스(Pre-Arch)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다. 건축, 설치미술, 회화, 조각, 공공시설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며 예술가다. 그의 작업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에 익숙한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Shame and Guilt’ 등 현 시대적인 사회의 표현과 감정의 본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