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대형 항공사에 설 연휴 항공편 증편과 제주 노선 좌석 확대를 건의했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제주항공 감편으로 제주 기점 국내선 항공좌석이 축소돼 도민과 관광객 항공권 예약난이 가중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김희찬 제주도 관광교류국장과 류일순 공항확충지원단장,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이 항공사를 방문해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이들은 설 연휴 특별기 편성, 감소한 제주기점 항공편을 대체할 임시 노선 증편, 대형 항공기 대체 투입, 인천~제주 노선 개설 등을 건의했다. 특히 오는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설 연휴 초반 관광객과 귀성객 집중 입도가 예상되는 만큼 특별 증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는 이에 앞서 지난 14일 국내·외 항공사 12개사 제주지점장들과 만나 최근 항공 동향을 점검하며 제주 노선 공급 확대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김희찬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최근 제주노선 감편으로 도민과 관광객의 항공권 구매난이 심화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고자 대형 항공사를 방문하게 됐다"며 "도민과 제주 관광객들의 이동권 보장과 불편 해소를 위해 항공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제주노선 확대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의당 제주도당 등이 제주지역 돌봄 노동자들의 지위 향상과 권리 보장을 위한 주민조례를 청구했다. 1772명의 서명운동명부를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정의당 제주도당과 공공운수노조 제주지역본부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지역 돌봄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주민조례 청구운동을 진행해왔다"며 "도민들의 지지와 서명을 통해 조례 제정을 요구하는 서명부를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초고령화 사회와 가구의 소규모화로 돌봄 노동은 필수적인 사회적 역할이 됐지만 돌봄 노동자들은 여전히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고용 불안 등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환경은 돌봄 서비스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고, 돌봄을 필요로 하는 도민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공공운수노조와 정의당 제주도당은 "제주도민 1772명의 서명에는 돌봄 노동자의 지위 향상과 권리 보장을 바라는 도민들의 간절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며 "제주도의회는 조례 제정 요구를 신속하고 온전하게 반영하고, 그 취지를 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조례 제정뿐 아니라 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과 공공성 강화라는 궁극적 목표가 실현되도록 제도 이행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돌봄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주민조례 청구운동에 함께해 주신 제주도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조례 청구가 제주의 돌봄 노동 환경 개선과 돌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지역의 독감 환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의보 적생등이 켜졌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달 2주 차 기준 도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감염 확인 전 단계) 수는 인구 1000명당 122.5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86.1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12월 3주 차, 제주 지역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는 13.8명으로 유행 기준인 8.6명을 처음으로 초과한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 4주 차에는 61.2명, 5주 차에는 108.4명까지 급증했다. 올들어서도 1주 차 119.2명, 2주 차 122.5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4주 차에는 전주 대비 3.43배나 증가해 주목받았다. 연령별로는 7~12세 환자가 1000명당 149.5명으로 가장 많았다. 13~18세가 139.1명, 1~6세가 118.9명으로 뒤를 이었다. 독감 환자 급증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줄어 면역 보유자가 감소한 점과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종이 동시 유행한 점이 꼽히고 있다. 특히, 학령기 연령대에서 환자가 많은 이유는 국가 무료 접종이 6개월부터 13세까지만 지원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3세 이상은 접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달 2주 차부터 환자 증가세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인플루엔자 감염 예방을 위해 예방접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플루엔자 백신은 접종 후 약 2주가 지나면 효과를 나타내며 면역력은 약 6개월간 지속된다. 백신이 100% 예방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중증 합병증과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 등은 반드시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서귀포 대정읍 하모리 해안에서 신원 미상의 변사체가 발견됐다. 20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0분경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해안에서 청소하던 한 주민이 "사람의 시신이 떠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변사체를 수습하고 서귀포해경에 인계했다.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발견된 시신은 키가 약 180cm로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상태였다. 해경은 정확한 신원과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탐라국 개벽신화의 본산 삼성혈을 유지·관리해온 재단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제주 정체성의 상징인 삼성혈을 관리해온 고·양·부 삼성사재단이 막대한 세금 부담으로 백척간두에 선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비영리사업자로 분류된 재단이 막대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17일 고·양·부 삼성사재단에 따르면 올해 재단에 부과될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4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6억원이었던 세금이 올해 46억원으로 증가했고, 내년에는 6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재단 측은 "조선시대 국가가 내려준 위토(位土)로 유지해 온 삼성혈의 보존과 운영이 위기에 처했다"며 우려를 표했다. 삼성혈은 탐라개벽 신화를 간직한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134호다. 고씨·양씨·부씨 시조의 탄강지를 보존하며 춘·추대제와 같은 제례를 봉행하는 등 제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곳이다. 재단은 입장료 수익(약 2억원)과 토지 임대료(약 10억원)로 운영비를 충당해왔다. 그러나 세금 부담이 수익을 훨씬 초과, 사실상 재단 운영은 붕괴 상황에 놓였다. 재단은 1981년부터 매해 대학 신입생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주던 재단 장학금마저 축소하는 등 위기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무런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2013년 재단이 종중(宗中)이 아닌 비영리사업자로 분류되면서 시작됐다. 종중 소유 토지는 지방세법상 분리과세 대상(세율 0.07%)으로 분류되지만 재단은 일반 비영리사업자로 분류돼 0.2%에서 0.5%의 세율이 적용되는 종합합산과세 대상으로 변경됐다. 재단은 종중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9년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대법원은 "재단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종중이 아니다"며 재산도 고씨·양씨·부씨 개별 소유가 아닌 재단 소유로 등록돼 있다는 점을 들어 종중 지위를 부여하지 않았다. 2020년 개정된 지방세법 시행령은 교육사업에 직접 사용되지 않는 비영리사업자 토지를 분리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재단 소유 토지가 단계적으로 종합합산과세 대상으로 편입됐다. 분리과세가 완전히 사라지는 내년에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 연간 약 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단은 세금을 감당하기 위해 지난해 일부 토지를 매각했으나 "삼성혈의 보존을 위해 위토를 지속적으로 처분할 수는 없다"며 한계를 토로했다. 재단은 제주특별법에 과세 특례 조항을 추가해줄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청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삼성혈은 제주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상징하는 유산"이라며 "과도한 세금 부담으로 재단이 존립 위기에 처하면 제주 정체성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임시절인 2023년 11월 "삼성혈과 같은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비영리단체에 지나친 과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문제"라며 재단이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이런 내용의 특별법 개정은 오리무중인 상태다. 고태민 국민의힘 의원(애월읍갑)은 "삼성혈은 제주의 정체성과 뿌리를 지키는 중요한 유산"이라며 "정부가 지방세법 개정을 통해 재단이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석근 고·양·부삼성사재단 이사장은 "당면한 재단 현안 문제 해결 및 제주 개벽신화와 탐라 문화 선양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 고·양·부 삼성사재단 = 제주의 시조신이 땅에서 솟아났다는 신화의 무대인 삼성혈(사적 134호)의 유지·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한국기록원의 삼성혈 인증서에는 ‘제주시 이도1동 1313번지의 삼성혈(三姓穴)은 BC2373년에 양(梁)·고(高)·부(夫)의 삼을나 삼신인(三神人)이 탄생(誕生)한 삼개(三個)의 구멍(穴)’으로 명시돼 있다. 삼성사재단의 원래 명칭은 '삼성시조(始祖)제사재단'이었다. 1921년 고·양·부 3성의 대표가 '삼성시조제사재단'이라는 법인체를 만들어, 그해 인가를 받았다. 1927년 특별 연고삼림(산림을 옛날부터 이용한 주민에게 넘겨주기 위해 1926년 제정공포)으로 삼성시조제사재단에서 제주도의 삼성사를 관리하게 됐다. 1962년 12월 10일 삼성시조제사재단에서 현재의 '고·양·부 삼성사재단'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매년 3차에 걸쳐 진행되는 제사로는 4월 10일 춘기대제, 10월 10일 추기대제, 12월 10일 건시대제가 있다. 재단은 삼성혈을 관리하고 삼성혈 인근에 삼성회관을 건립, 회의실과 삼성의 도종친회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다. 1981년부터 삼성(고·양·부) 후손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면세사업본부장에 손봉수 제인스 대표이사가 지난 17일자로 임명됐다. 손 신임 본부장은 2002년 JDC에 입사해 상품기획처장, 교육도시처장, 기획조정실장, 제인스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손 본부장은 2년간 JDC 지정면세점 운영을 총괄하게 된다. JDC는 개방형 직위인 면세사업본부장을 지난해 12월 공개모집했다. 내·외부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 및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합격자를 선정했다. 손봉수 JDC 면세사업본부장은 “JDC에서 근무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JDC 지정면세점의 가치를 높이고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기여하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겠다”는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익명 오픈 채팅방에서 오영훈 제주지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모씨의 이름으로 '대중은 개돼지, 조금만 참자'라는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지역 사회에 논란이 일고 있다. 채팅방에 등장한 박씨는 제주도 비서실에 근무 중인 오 지사의 처조카로 알려져 있다. 2022년 제주도 국정감사에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울산 중구)이 박씨의 채용이 친·인척 채용에 해당하지 않느냐고 질의했을 당시 오 지사는 "민법상 친족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명한 바 있다. 문제가 된 게시글은 지난 2일, 제주청년센터장 임명을 철회하기 위해 개설된 익명 채팅방인 ‘제주청년센터장 임용 철회 대응방’에 올라왔다. 채팅방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 이름의 아이디가 오후 7시 20분 채팅방에 입장해 청년 관련 유튜브 영상과 언론 기사 링크를 게시한 뒤 '대중은 개돼지, 조금만 참자'라는 글을 남기고 7시 31분에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으로 국민 정서가 예민한 상황에서 해당 글은 빠르게 캡처돼 퍼졌고, 글을 작성한 아이디가 제주지사 비서실에서 근무 중인 박씨의 이름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SNS 상에서는 '측근 문제', '동네 최고 권력자의 최측근이라니', '동명이인이라고는 하지만 의문이 든다'는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박씨는 이에 대해 "해당 채팅방에 참여한 적이 없으며 글을 쓴 사람은 동명이인이나 내 이름을 사칭한 아이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익명이 보장된 채팅방에서 실명을 사용하는 일이 흔하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박씨는 계획적인 음해 가능성과 경찰 수사 의뢰에 대해서 "과민 반응하거나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오영훈 제주지사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두고 "헌정질서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오 지사는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는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결정은 국정 혼란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민생 경제를 되살리기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는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음을 확인시켜 준 계기"라고 덧붙였다. 또 "신속한 수사와 탄핵 절차가 조속히 진행되기를 기대한다"며 법적 절차의 빠른 마무리를 촉구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의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발굴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참여형 거버넌스 조직인 '제주청년참여기구'가 2025년 새로운 분과 체제와 함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제주도는 지난 18일 제주시 연동 시리우스 호텔에서 2025년 제주청년참여기구 분과별 워크숍을 열어 17명의 분과장을 선출하고 청년위원 간 소통의 장을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2025년 청년참여기구는 청년들의 실질적인 요구를 반영해 기존 10개 분과에서 17개 분과로 확대 개편됐다. 창업, 1차 산업, 안전, 참여권리 등의 새로운 분과가 신설됐다. 구성원 수를 소규모로 조정해 심도 있는 토론과 네트워킹이 가능하도록 했다. 새롭게 선출된 분과장들은 제3기 제주청년주권회의 위원으로도 활동한다. 1년간 청년정책 제안, 심의, 개선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이날 분과장에 선출된 고모씨(30)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돼 매우 기쁘다"며 "제주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발판을 만들고, 더 나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처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5년 제9기 제주청년원탁회의는 제3기 청년주권회의 위원 17명을 포함한 모두 142명의 청년위원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정책 발굴 활동을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도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18일부터 12월 6일까지 제주청년센터 누리집을 통해 청년위원을 공개 모집했다. 서류심사와 필수 사전교육 이수 여부를 바탕으로 최종 선발했다. 오는 2월에는 2025 제주청년참여기구 발대식이 예정돼 있다. 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제주청년참여기구는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발굴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거버넌스 조직이다. 이들은 ▲다음 연도의 청년참여예산 발굴을 담당하는 ‘제주청년원탁회의’와 ▲당해 연도 시행이 필요한 청년자율예산 사업을 발굴하는 ‘제주청년주권회의’로 나뉘어 활동한다. 올해 도는 5대 분야, 99개 사업에 모두 1509억원을 투자해 제주청년보장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청년 지원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최명동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청년들의 다양한 정책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분과를 확대했다"며,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 제주 청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청년, 신혼부부, 육아부모 등 2040세대 100여명과 함께 인구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제주도는 오는 24일 오후 3시 제주시 글로스터호텔에서 ‘도민과 함께 미래를 기획하는 인구정책 원탁회의’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원탁회의는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구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청년, 신혼부부, 육아부모 등 2040세대 100여명이 참여해 인구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자이자 이해당사자인 여러 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할 예정이다. 도는 이번 회의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인구정책 5개년 계획(2024~2029) 수립의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계획은 다음달 중 완료될 예정이다. 도민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인구정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한미숙 제주도 인구정책담당관 과장은 "이번 원탁회의는 도민들이 인구정책 수립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로, 정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며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원탁회의에 참가를 희망하는 2040세대는 오는 21일까지 제주도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다. 제주도는 "이번 원탁회의를 통해 도민과 함께 인구문제 해결의 방향성을 설정하며 앞으로도 도민 중심의 정책 수립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내에 반려동물 동반 쇼핑 및 숙박 시설이 증가하면서 제주가 '펫팸족(Pet+Family)'의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반려동물 친화공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17일 제이누리 취재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2021년 4월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5kg 미만 소형견을 이동가방이나 유모차에 태운 경우 반려견 동반 쇼핑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이마트는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제외한 반려견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일부 지점에서는 반려견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제주도내 이마트 관계자는 "펫팸족 증가 추세에 발맞춰 반려견 동반 쇼핑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내 다수의 매장을 운영 중인 다이소 역시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허용하는 매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장 출입문에는 반려동물 동반 불가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하다는 안내 스티커를 부착한 매장이 점차 늘어나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제주도내 다이소 관계자는 "이전에는 고객들이 반려동물을 안고 몰래 들어오거나 직원들이 알고도 모른 척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해부터 각 지점별로 반려동물 동반 정책을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동반 가능 매장이 빠르게 확산된 것이 주요 이유"라고 설명했다. 제주에선 관광 중심 지역답게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을 위한 숙박 시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중 특급호텔인 메종 글래드 제주는 '펫팸족'을 위한 맞춤형 호캉스 상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로 놀로와 패키지’는 반려견과 반려인이 스트레스 없는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설채현 수의사가 이끄는 ‘놀로 동물 행동클리닉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반려견의 행동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메종 글래드 제주는 반려견과 함께 인룸 조식을 즐길 수 있는 ‘퍼펙트 모닝(Paw-fect Morning) 패키지’를 내년 3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이 패키지는 반려동물 전용 장난감과 함께 반려견과의 특별한 아침을 선사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0일 메종 글래드 제주와 협력해 국내 첫 반려견 전용 여행 상품인 ‘펫 에어텔’을 출시했다. 김포~제주 노선에서 2인 왕복 항공권, 반려견 한 마리 운송 서비스, 메종 글래드 제주 반려견 동반 객실 숙박권으로 구성된 이 상품은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들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객의 증가로 제주도내에선 펫 친화적인 공간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수영장과 운동장을 갖춘 숙소는 물론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 가능한 카페와 레스토랑도 증가하며 제주를 찾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제주를 찾은 관광객 최모씨(27)는 "제주도에 애견 동반이 가능한 식당과 호텔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3년 전만 해도 반려동물 동반을 거부하거나 불편한 내색을 보이는 식당이나 호텔이 많았지만 이제는 애견 동반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곳에서도 한쪽 공간을 마련해주는 등 반려동물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강원특별자치도가 제주영어교육도시를 모델로 한 국제학교 설립을 재추진하면서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미칠 파급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강원도의 이 같은 계획은 조기 대선 정국과 맞물려 특별법 개정 가능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의원 105명이 지난 16일 공동 발의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및 미래산업글로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상임위에 상정돼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2022년 제정된 강원특별법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유재산 처분 특례, 항만배후단지 지정 특례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글로벌교육도시 조성 사업이다. 도지사가 교육도시를 지정하고 국제학교 설립을 가능하게 하는 외국교육기관 설립 특례를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이는 제주특별법의 영어교육도시 특례와 흡사한 내용으로 강원도는 교육특구의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인재를 유치하고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강원도가 추진하는 국제학교 설립은 제주영어교육도시와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강원도의 경우 수도권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으로 학부모들의 선호도를 높일 수 있어 제주영어교육도시의 학생 및 교원 유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해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379만597㎡ 부지에 약 1조9256억원을 투입해 2011년부터 운영해왔다.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NLCS), 브랭섬홀아시아(BHA),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SJA), 한국국제학교(KIS) 등 4개의 국제학교가 운영 중이다. 추가로 풀턴사이언스아카데미애서튼(FSAA)도 문을 열 예정이다. 그러나 제주영어교육도시의 2단계 사업은 답보 상태다. 2022년 사업 중단 이후, 전체 부지 중 약 89만㎡는 여전히 미개발 상태로 남아 있다. 외국 대학 유치 계획도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사업 확장이 정체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강원도의 국제학교 설립 특례 추진은 교육부와 제주도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육부는 "국제학교 특례 확대가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주도는 '국제학교의 난립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의 특례법 개정이 통과된다면 제주영어교육도시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강원도는 대선 정국을 활용해 법률안 통과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의원 100명이 넘게 개정안에 서명한 상황은 제주도 입장에서 위협 요인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현재 운영 중인 국제학교와 미개발 부지를 활용한 2단계 사업 재추진에 나설 방침이다. JDC는 용역을 통해 기본방안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개발사업 기간을 2026년까지 연장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강원도의 국제학교 설립이 현실화되면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다"며 "국제학교의 질적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글로벌 교육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공항 인근에 대규모 숲을 조성한다는 계획이 발표돼 항공기 조류 충돌 사고(bird strike) 위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7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도시와 자연의 공존'을 목표로 오는 2026년까지 이음·재생·동행 3대 전략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제주숲 공간혁신 시즌2' 구상안을 마련했다. 이 구상안에는 제주공항 앞 제주시 공항로와 인근 서부공원(약 17.8㏊)을 연결해 모두 20.4㏊ 규모의 '제주맞이 숲'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제주맞이 숲 조성 예정지는 제주공항에서 1∼1.5㎞ 떨어진 속칭 해태동산 서쪽이다. 그러나 이 같은 도의 구상에 대해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항공기 조류 충돌 사고 위험성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소속 조류 전문가는 "아무래도 대규모 숲이 조성되면 조류가 서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된다"며 "참새 같은 작은 새들은 별문제가 안 되겠지만 까치나 비둘기 정도의 새들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몇 년 전 제주시가 제주공항 서쪽 활주로 진입등이 설치된 주변 지역에 공원을 조성하라는 요청이 있었으나 항공기 이착륙 방향이어서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냈고 결과적으로 공원 조성이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조류 전문가는 "도심지 숲이라도 종종 까치 집단이 잠자리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가로수 길 정도라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굳이 공항 가까운 곳에 대규모 숲을 조성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경계했다. 이규남 전 대한항공 기장은 "제주공항에서도 새 활동을 봤을 때 관제 타워에서도 확인이나 예상을 하기 어렵다"며 "관제사 입장에서는 거의 조언을 못 해주다시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가 2012년부터 10년 동안 겨울철 제주공항 반경 13㎞에서 조사한 조류는 140여 종, 5만2000여 마리다. 이는 국내 15개 공항 중 5번째 많은 수치로 조류충돌 건수는 세 번째로 많았다. 제주공항에서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항공기·조류 충돌로 각각 10억원과 2억원 상당의 피해가 나기도 했다. 제주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만약 이착륙 코스에 숲이 조성된다면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활주로와 얼마나 인접해 있는지, 그다음 어느 정도 규모로 숲을 조성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로부터 숲 조성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제주도와 한국공항공사, 조류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의 과거와 오늘을 조명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제주 곳곳의 발자취입니다. 21세기인 지금과 1970.80년대의 풍경이 대조됩니다. 그동안 제주는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제주도청의 기록자료를 매주 1~2회에 걸쳐 여러분들에게 선보입니다./ 편집자 주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달 3일로부터 43일 만으로,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다음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체포에 이르기까지의 주요 일지. ◇ 2024년 ▲ 12월 3일 =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 12월 4일 =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윤 대통령 계엄 해제 선언 노동당·녹색당·정의당, 윤 대통령 내란 혐의 등 서울중앙지검에 고발 시민단체, 윤 대통령·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내란 혐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 전·현직 경찰들,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 내란·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 공수처에 고발 ▲ 12월 5일 = 서울중앙지검, 윤 대통령·김 전 장관·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계엄 당시 계엄사령관) 내란 혐의 고발 사건 공공수사1부(이찬규 부장검사) 배당 공수처, 윤 대통령과 김용현·이상민 전 장관 내란·직권남용 혐의 고발 사건 및 조 청장·김 서울경찰청장 내란 등 혐의 고발 사건 수사4부(차정현 부장검사) 배당 법무부, 김용현 전 장관 출국금지 심우정 검찰총장, 윤 대통령 내란 혐의 고발 사건 검찰 직접 수사 지시 ▲ 12월 6일 = 대검찰청,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 구성 정의당, 조 처장·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장·이상현 제1공수특전여단장 내란·직권남용 혐의 서울중앙지검에 고발 ▲ 12월 8일 = 김용현 전 장관, 검찰 자진 출석 검찰, 김 전 장관 긴급체포 검찰, 박안수 육군총장·정진팔 합동참모차장·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이상현·김창학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 참고인 조사 박세현 검찰 특수본부장 "윤 대통령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 공수처, 경찰·검찰에 '12·3 비상계엄' 사건 이첩 요구 ▲ 12월 9일 = 검찰, 곽종근 특수전 사령관 참고인 조사 검찰, 김 전 장관 구속영장 청구 검찰, 국군 방첩사령부 압수수색 공수처, 비상계엄 수사 태스크포스(TF) 구성. 윤석열 대통령 출국금지 신청 법무부, 윤석열 대통령 출국금지 ▲ 12월 10일 = 검찰, 여인형 사령관 첫 피의자 조사 공수처, 김용현 전 장관 구속영장 청구 김 전 장관,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자살 시도 법원, 검찰 청구 김 전 장관 구속영장 발부 ▲ 12월 11일 = 윤 대통령, 검찰 1차 소환 통보 불응 검찰, 특전사 압수수색 법원, 공수처 청구 김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 검찰, 김 전 장관 구속 후 첫 조사 검찰, 방첩사 정성우 1처장·나승민 신원보안실장·김대우 수사단장 참고인 조사 오동운 공수처장 "상황 되면 윤석열 대통령 체포 시도하겠다" 공수처·검찰,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참고인 조사 공수처·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방부 조사본부, '12·3 비상계엄 사태' 공조수사본부 구성 경찰, 내란 혐의 조지호 청장·김봉식 서울청장 긴급체포 ▲ 12월 12일 = 검찰, 조규홍 복지부 장관 참고인 조사 검찰,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압수수색 검찰, 여인형 사령관 2차 피의자 조사 ▲ 12월 13일 = 검찰, 조지호·김봉식·여인형 구속영장 청구 공수처, 곽종근 사령관 등 참고인 조사 검찰, 곽 사령관 첫 피의자 조사…김정근 특전사 3공수여단장 참고인 조사 검찰, 이진우 수방사령관 체포 검찰, 강상문 영등포경찰서장 참고인 조사 법원, 조지호 청장·김봉식 서울청장 구속영장 발부 ▲ 12월 14일 = 검찰, 이진우 사령관 첫 피의자 조사 법원, 여인형 사령관 구속영장 발부 검찰, 박안수 육군총장 첫 피의자 조사 공수처, 검찰에 비상계엄 사건 이첩 재차 요구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가결 ▲ 12월 15일 = 검찰, 곽종근 사령관·이진우 사령관·박안수 육군총장 구속영장 청구 경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문상호 정보사령관 긴급체포 ▲ 12월 16일 = 검찰, 경찰의 문 사령관 긴급체포 불승인. 문 사령관 석방 법원, 곽종근·이진우 사령관 구속영장 발부 ▲ 12월 17일 = 경찰, 노상원 전 사령관 구속영장 신청 공수처, 윤 대통령에 1차 소환 통보 검찰, 윤 대통령에 2차 소환 통보. 김용현 전 장관 구속 연장 법원, 박안수 육군총장 구속영장 발부 ▲ 12월 18일 = 검찰·경찰, 윤 대통령·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사건 공수처에 이첩 공수처, 문상호 사령관 체포 윤 대통령, 공수처 1차 소환 불응 법원, 노상원 전 사령관 구속영장 발부 ▲ 12월 19일 = 검찰, 김영호 통일부 장관 참고인 조사 공수처, 강상문 영등포경찰서장 참고인 조사 검찰, '체포조 인력 지원 의혹'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영등포경찰서·국방부 조사본부 압수수색 검찰, 국수본 윤승영 수사기획조정관·전창훈 수사기획담당관 참고인 조사 검찰, 정보사 출장 조사(∼20일) ▲ 12월 20일 = 공수처, 윤 대통령에 2차 소환 통보 공수처, 문상호 사령관 구속영장 청구. 법원, 영장 발부 공수처, 김용현 전 장관 측근 양모씨 참고인 조사 경찰,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 조지호 청장·김봉식 서울청장 송치 검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참고인 조사 ▲ 12월 21일 = 검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참고인 조사 ▲ 12월 22일 = 검찰,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참고인 조사 ▲ 12월 23일 = 검찰, 여인형 구속 연장 윤 대통령, 공수처 2차 출석요구서 수취 거절 ▲ 12월 24일 = 경찰, 내란 실행 및 직권남용 혐의 노상원 전 사령관 구속 송치 검찰, 공수처에 윤 대통령·이상민 전 장관 사건 수사 자료 일부 송부 ▲ 12월 25일 = 윤 대통령, 공수처 2차 소환 불응 ▲ 12월 26일 = 공수처, 윤 대통령에 3차 소환 통보 우종수 경찰 국가수사본부장 등, 검찰 압수수색 처분 불복. 법원에 준항고장 제출. 공수처, 문상호 사령관 내란 혐의 등 사건 군검찰에 이첩. 정보사 김봉규·고동희 대령 피의자 조사 검찰, 노상원 전 사령관 첫 피의자 조사 ▲ 12월 27일 = 공수처, 정성욱 정보사 대령 피의자 조사 윤 대통령, 공수처 3차 출석요구서 수취 거절 검찰, 김용현 전 장관 구속기소 ▲ 12월 29일 = 공수처, 김용현 전 장관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 등 확보 ▲ 12월 30일 = 공수처,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 청구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 서부지검에 선임계 제출…"수사 권한 없는 기관의 영장 청구" 주장 검찰, 서울중앙지법에 김용현 전 장관 비변호인과 접견·교통 금지 청구 ▲ 12월 31일 = 서울서부지법,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윤 대통령 측, 체포영장 발부에 불복…헌재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가처분 신청 검찰, 여인형·이진우 사령관 구속기소 공수처, 방첩사 압수수색 검찰, 국방부·2기갑여단 압수수색 ◇ 2025년 ▲ 1월 1일 = 오동운 공수처장 "체포영장 기한 내 집행…예의는 지킬 것" 윤 대통령 "나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 ▲ 1월 2일 = 검찰,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참고인 조사 검찰, 노상원 전 사령관 구속 연장 윤 대통령 측,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수색 영장 집행 이의신청 ▲ 1월 3일 = 공수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1차 시도 실패 공수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협조 위한 대통령경호처 지휘 1차 요청 ▲ 1월 4일 = 공수처, 최 대행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협조 위한 대통령경호처 지휘 2차 요청 ▲ 1월 5일 = 시민단체, 최 대행 직무유기 혐의 등 공수처 고발 서울서부지법, 체포·수색영장 관련 윤 대통령 측 이의신청 기각 ▲ 1월 6일 = 공수처, 경찰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일임 공문 발송…사실상 철회 윤 대통령 측, 서울중앙지검에 오동운 공수처장·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리·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등 11명 고발 공수처,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 기한 연장 재청구 ▲ 1월 7일 = 서울서부지법,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재발부 ▲ 1월 8일 = 검찰, 조지호·김봉식 구속기소 ▲ 1월 10일 = 검찰, 노상원 전 사령관 구속기소 ▲ 1월 12일 = 윤 대통령 변호인단, 공수처에 선임계 제출 ▲ 1월 13일 = 공수처, 국방부·대통령경호처에 체포영장 집행 협조 공문 발송 윤 대통령 측, 2차 체포영장 발부 불복…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체포영장 가처분 신청 ▲ 1월 14일 = 윤석열 대통령 헌재 탄핵심판 첫 변론 불출석 공수처·경찰·경호처 2차 체포영장 집행 관련 3자 회동 공수처 "3자 회동, 체포영장 집행에 영향 안 줄 것" ▲ 1월 15일 = 공수처, 윤석열 대통령 체포 [연합뉴스]
12·3 내란 사태가 사회 전반에 충격을 주고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켰다. 비상계엄 선포는 고용시장에 직격탄을 가했다. 지난해 12월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5만2000명 감소했다. 월별 취업자 감소는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2월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침체기에는 고용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지난해 12월에도 상용직은 증가한 반면 일용직은 15만명 감소했다. 실업자가 111만5000명으로 17만1000명 늘었다. 실업률도 3.8%로 0.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청년층 실업률은 5.9%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연간 고용 실적도 저조했다. 취업자 증가폭이 15만9000명으로 2023년(32만명)의 절반에 그쳤다. 정부 목표(23만명)에 한참 모자랐다.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을 방치하고 이렇다 할 일자리 창출 정책을 펴지 못한 결과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1394.7원에서 1472.5원까지 치솟았다. 한달 새 원화가치가 5.3% 급락했다. 주요 30개국(G30) 중 전쟁 와중인 러시아(-6.4%) 루블화
롱아일랜드 휴양지에 도착한 아만다(줄리아 로버츠 분)의 가족은 주말 2일간 임대한 고급 펜션에서 외부세계와 모든 ‘연결’이 차단되는 예상치 못했던 재난사태를 맞이한다. 가뜩이나 불안한 아만다 부부 앞에 야심한 시각에 방문객이 찾아온다. 불안한 마음에 몽둥이까지 챙겨들고 문을 열어보니 웬 파티복 차림의 흑인 부녀였다. 그는 자신을 조지(George·마허샬라 알리 분)라고 소개한다. 아만다 부부는 처음 보는 얼굴과 처음 듣는 이름이다. 조지는 자신이 이 집의 주인이며, 온라인에서 임대계약을 한 ‘G.H’가 바로 자신이며 G.H.는 George Henry의 이니셜이었다고 설명한다. 자신은 맨해튼에 살고 있는데, 맨해튼 전체에 정전 사태가 벌어져 부득이 이곳으로 왔으니 부디 하룻밤 재워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한다.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Homo Homini Lupus, est)’라는 라틴 경구에 깊이 공감하는 ‘인간혐오자’ 아만다는 갑자기 나타난 ‘하얀 늑대’도 아닌 ‘검은 늑대’를 도저히 집으로 들일 수 없다. 인간을 혐오하는 아만다가 흑인을 혐오하지 않을 리 없다. 조지는 아만다의 의심을 풀어줄 요량으로 상황을 열심히 설명한다. 지금 입고 있는 이 파티복은 마침
새해 들어 103세가 되신 어머니가 새삼 외로워 보인다. ‘누구라도 찾아와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기도가 되었을까? 일요일 오후에 동생이 찾아왔다. 뜻밖의 방문에 ‘왠 일이냐?’고 놀라는 내게 동생은 햇살 같은 웃음으로 치킨을 들이민다.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다. ‘요즘은 병원에서 어머니 약을 타려면 주민등록증이 꼭 필요하다’는 동생이 오늘따라 더욱 착하고 예쁘게 보인다. 2남 7녀 중 8번째인 동생에게 아버지는 왜 정례(貞禮)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을까? 정열(悅: 기쁨)·정복(福: 축복)·정희(喜: 기쁨)라고 셋째딸을 첫번째를 맞을 때와 같이 기쁨으로 맞으신 후, 정숙(淑: 맑음)·정심(心: 마음)·정옥(玉: 구슬)이라 이름지으시고서, 마지막에 예(禮: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고 하심은 무슨 깊은 뜻이실까. 어쨌든 정례는 부모님의 사랑을 한껏 받으면서 착하고 예쁘게 자랐다. 밭·바다·시장 등에서 하는 어머니의 온갖 궂은일에 7번째 정옥이까지 포함시켜 노동력을 확보하면서도 언제나 막내는 예외였다. 그래서인지 정례는 어디서나 귀하고 예쁘게 대접받으며 자랐다. 육십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위치에 있다. 사랑을 많이 받는 이가 사랑도
기술 발전과 산업 변화를 체감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세계적 박람회와 토론회는 새해를 맞는 기대가 큰 1월에 집중된다. 올해도 둘째주부터 이어졌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7~10일)를 필두로 117년 전통의 자동차 박람회인 디트로이트 오토쇼(10~20일), 주요국 정계·관계·재계 인사들이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20~24일·다보스포럼)이 그것이다. 하지만 올해 이들 이벤트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기업인의 기세가 예전만 못하거나 경쟁국에 밀리는 모습이다. 비상계엄과 탄핵 소용돌이 속 정치인과 정부인사 참석도 예년보다 적어 경제외교에서도 소외될 판이다. 166개국 4800여 기업이 참여한 CES 2025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해 산업과 일상생활에 파고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전과 IT, 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등 여러 분야에서 AI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AI, 모빌리티 등 첨단기술로 무장한 중국의 공세가 매서웠다. 가전업체 하이센스와 TCL은 삼성전자 주변에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스마트 키친, 가정용 로봇 등 AI를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중국 기업들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 웨어러블 로봇,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지금으로선 이것 하나뿐이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갔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그나마 그에게 투표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규정과 법을 따지고 할 필요도 없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는 이제 ‘내란 혐의 피의자’ 신세다. 방조와 동조도 아니다. 이미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그는 ‘내란의 주역’이다. 대다수의 국민 상식으로도 그가 현재 대통령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 말이 안되는 지경이다.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마땅한 정황과 사실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검·경이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2024년 12월3일 한밤 10시 23분. 그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운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한술 더 떠 그의 상황판단은 이랬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린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서북청년단이 온 이후 섬주민들과 육지에서 온 사람들간의 감정은 격화되었다. ··· 주민들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무되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총칼에 개의치 않고 떨쳐 일어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원인 없이는 행동도 있을 수 없다.”(동아일보 1948년 11월11일자) 세상이 미친 듯이 돌아갈지라도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신문은 그래서 기록으로 전하는 역사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더욱 그 역사를 다시 짚어야 한다.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지 모를 일이 지금 횡행하기에 그렇다. 느닷없이 제주4·3 75주기를 맞아 제주란 무대에 등장하겠다는 ‘서북청년단’의 소식을 접하고 나오는 소리다. 무수한 양민들이 하루 아침에 제주란 공간에서 사라져버린 그 참혹한 비극을 추념하겠다는 시기에 나오는 황당무계다. 추념공간 어귀에서 그들이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금 현존하는 서북청년단(西北靑年團)은 2014년 9월 결성된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의 성과다. 그해 11월 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서북청년단을 재건했다.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건국을 방해했다.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청나라 말기 민국 초기에 북경의 ‘강방(杠房)’ 업종은 한때 흥성하였다. ‘강방’이란 전문적으로 장례(葬禮) 의장(儀仗)을 세주는 사람들이었다. 예를 들어 관을 덮는 수놓은 단자 덮개, 의장대용의 길을 여는 징, 우산, 부채, 깃발, 패, 수레, 가마 등을 빌려 주었다. 그와 동시에 의례하고 관을 메고 의장을 드는 인원을 대신하여 고용하기도 하고 관을 짜는 데에 필요한 목재 등 필요한 물품을 대신 구매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강방은 장례를 청부 맡아 처리하는 전문 직업이었다. 관을 메고 의장을 드는 것과 같은 막일은 비록 당시에 대단히 중히 여기는 의식 중 하나였기는 했지만 결국은 비천한 일에 속했다. 그래서 거지에게 임시로 일하여 돈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때의 품삯은 행하(行下)도 포함되어 있었다. 강방에 교부하는 금전을 빼더라도 평상시에 구걸하는 금전보다도 많았다. ‘효자(孝子)’에 충당되어 길을 따라가면서 지전을 뿌리기도 했다. 그래서 강방은 또 ‘화자두(化子頭)’라는 명칭이 붙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 “실제로 북경의 이른바 화자두는 몇 푼 안 되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었다. 북경에서 과거에 푼돈을 구걸하는 것은 대부분 외지에서 온 사람이 많았다. 그들은 겨울이 되면 올라와 적은 돈을 구걸해 갔다. 봄철에는 고향으로 내려가 목돈을 벌 수 있었다. 진정한 북경 토박이 화자두는 패거리를 이루어 대놓고 구걸했다. 그러한 사람들을 ‘간상인(竿上的)’이라 통칭했다. 노동력을 팔려고 하면 개인은 방법이 없었다. 항방에 가입해야 했다. 먼저 ‘간자(竿子)’에게 절하고 ‘간상(竿上)’에 가입해야만 나중에 일이 있으면 일을 맡겼다. 돈을 벌면 먼저 일정한 비율을 떼야했고 동시에 우두머리가 명령하면 반드시 따라야 했다. 민국 이후에 ‘간상인’의 세력은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강방의 업종에서 행했던 관을 메는 사람과 의장을 드는 사람은 여전히 구시대의 유풍이 되어 행해졌다. 현 중국이 성립한 이후에야 정부는 그런 노동인민을 조직하여 장례업 공회에 가입시켰다. 일이 있으면 돌아가면서 출근하고 함부로 할 수 없도록 했다. 노임도 강방과 협상한 후에 결정하였다. 나중에 그런 사람들은 모두 정식적으로 기중(忌中)조직에 가입하였다.”〔장관정(張官鼎)〕 옛날에 북경의 강방(杠房) 업종을 ‘화자두(化子頭)’라고하기도 했는데 항상 거지를 고용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거지를 고용하면 현지 거지 항방과 왕래해야 했다. 그래야 아무 때나 필요할 때 어려움 없이 고용이 보장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일정한 범위 내에서, 일정한 정도에서 필요한 지역 질서를 유지할 수 있어서 경영 과정 중에 생기는 의외의 어려움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모두 거지 항방 세력을 빌려야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문화가 쌓여온 과정을 보면 여러 가지 항방은 선천적으로 탄생 시기부터 봉건 색채가 침투되어 있다. 거지 항방은 직업이 없는 유민으로 이루어진 오합지졸이라, 유랑민 의식을 가지는 것은 당연했다. 크고 작은 흑사회(黑社會, 폭력조직) 단원이기도 했다. 이것이 중국 거지 단체가 타락하고 변질된 기본 이유 중 하나였다. 항방은 관방이나 토비와 결탁하여 서로 이용하고 못된 짓이란 못된 짓은 다하며 불법 세력(조직)이 되었다. 청나라 말기 민국 초기, 즉 50년대 이전에 불법조직이 된 거지 항방은 계속해서 나타나고 활략하였다. 심지어 8,90년대에 이르러서도 범죄 집단이 된 거지 항방 세력이 또다시 대두하여 해악을 끼치기도 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옛날 동북지방에 또 다른 거지 항방(行幇)이 있었다. ‘이거(二柜)’가 그것이다. 그들은 1년에 두 계절에 대량으로 양식을 구걸하는 대광과는 달리, 여러 방식으로 흩어져서 각지를 유랑하면서 구걸하였다. 예를 들어 이른바 요구하는 ‘요적(要的)’, 즉 밥을 구걸하는 것은 2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는 밥을 담는 밥통을 들고 길거리에서 애걸하며 구걸하는 것, ‘찬밥 그릇을 요구하는 거지’였다. 여러 가지 구실을 만들어 구걸하는 부류가 있었다. 예를 들어, 농사꾼으로 분장해 아이를 양육해야 한다느니 병을 치료해야 한다느니 말하며 집집마다 다니면서 고기와 쌀을 구걸하거나, 길가는 사람으로 위장해 여비가 부족하니 도와달라느니 하며 구걸하는 사람으로 ‘밥을 구하는 거지’1)였다. 이것보다 더 많은 부류는 노래를 하며 구걸하는 부류였다. 예를 들어 ‘죽림(竹林)을 먹는 거지’로, 고달판(呱哒板, 박자를 맞추는 목판)을 치며 다녔다. ‘화상(華相)을 말하는 거지’로 사랍계(沙拉鷄)2)를 연주하고 다녔다. ‘검은 막대기를 가지고 노는 거지’로 담배설대를 치며 다녔다. ‘평고(平鼓)를 치는 거지’로, 합라파(哈拉巴, 소의 견갑골로 만든 악기)를 연주하며 다녔다. ‘자기를 때리는 거지‘로, 밥그릇을 때리며 다녔다, 위에 열거한 거지는 모두 ‘이거(二柜)’에 속했다. ‘이거’의 두목은 마음대로 개방의 거지를 때리고 욕할 수 있었다. 죽으면 명이 짧을 것을 원망할 뿐, 두목은 독점해 제멋대로 나쁜 짓을 저질렀다. 밖에서 온 거지는 모두 먼저 두목을 예방하지 않으면 그곳에서 구걸할 수 없었다. 강호의 불법 선착장이나 다름없었다. 두목을 예방하는 것이 강호 항방의 규칙 중의 하나인 ‘배마두(拜碼頭)’이다. 예를 들어 현지의 ‘화상을 말하는 거지’가 사라계를 치면서 밥 좀 달라며 돌아다니는 외지에서 온 동업자를 보면 곧바로 본지 사라계 치는 거지에게 먼지 통지하고 즉시 나아가 노래하였다. “죽판을 치니 딸랑딸랑, 상부(相府)는 어디에서 오셨소?” ‘상부’란 강호에서 밥을 얻어먹는 사람의 통칭이었다. ‘대광’ 개방 중의 맹인 거지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외지에서 온 동업자가 만약 항방의 규칙을 알고 있다면 곧바로 노래로 답했다. “지금 막 도착해서, 겨를이 없었네요. 곧바로 거상을 찾아갈 거외다.” 그러고는 즉시 이거를 찾아갔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두 손으로 밥통을 떠받들고 말했다. “여러 부상님들, 밥통을 점검하소서!” 구걸해온 돈이 모두 밥통 속에 있으니 여러분이 살펴보라는 말이다. 이거 중의 한 사람이 상황을 보고 앉으라고 청하면 외지에서 온 거지는 밥통 속에 있는 돈을 쏟아내어 세면서 말했다. “오늘은 괜찮았습니다. 적지 않은 부스러기〔사자(渣子), 동전의 은어〕를 얻었고 나는 호랑이〔비호자(飛虎子), 지폐의 은어〕도 있습니다요. 여러분이 쓰십시오!” 이거의 사람이 답한다. “같이 써야지요.” 그러고서는 사라계와 밥통을 벽에 걸어두고 차를 마시면서 물었다. “상부, 상부는 어디에서 오셨소?” “상부라 부를 정도는 아닙니다. 사부를 만난 건 늦었기도 하고 사부를 일찍 떠나보냈습니다. 종종걸음 치는 놈일 뿐입니다.”(자기는 강호를 강중거리며 다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겸손하게 하는 말이다) 연이어 물었다. “어느 집안의 밥을 먹소?” 그러면 자신은 모 문 모 가〔정(丁), 곽(郭), 범(范), 고(高), 제(齊) 5가로 나뉘고 외문으로는 한(韓) 3문으로 나뉜다고 전한다〕 출신이고 모모 인의 발(사부가 누구인지를 말하는 것)로 뛰고 있으며 모모 인의 밥주걱〔표파자(瓢把子), 사형이 누구냐를 말하는 것〕을 가지고 다닌다고 말한다. 연이어 사부와 태사부 등등을 묻는다. 대답하는 데에 오류가 없으면 본 가문의 사람(본 항방의 동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특별히 친하게 지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사부를 데리고 오라고 말한 후 물건을 압류하였다. 외부에서 와서 가문이 없는(항방에 가입하지 않은) 자는 그들에게 분명히 설명한 후에 믿음을 얻어 관례대로 밥을 빌어먹는다 하여도 항방에 가입되어 있는 거지처럼 그렇게 친밀해지지는 않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 원래는 ‘쓸모없는 부채에 의지하다’(靠死扇子)인데 은어(암호)다. 뜻은 ‘要飯的化子’로 밥을 구걸하는 거지를 가리킨다. 2) 사랍계(沙拉鷄), 악기의 일종이다. 왼손에 두 줄기 판목을 연결시켜 만든, 판의 밑 부분이 보검 모양, 길이 약 30센티미터 넓이 약 2센티미터, 밑 부분은 3개의 얇은 철판이 드리워진 판(板)을 들고 흔들면 딸랑딸랑(叮叮当当) 듣기 좋은 소리가 난다 ; 오른손에 길이 40센티미터 넓이 2.5센티미터 되는 대나무로 만든 판을 든다. 양측에 각각 29개의 끝이 원추형인 톱니가 있다. ‘salaji’, 곡예계(曲藝界)에서는 ‘수래보(數來寶)’의 박자를 맞추는 악기의 하나라는 것이라 한다. 발음을 빌린 것이라 한어가 제각각이다. ‘撒拉机’, ‘撒拉鸡’, ‘沙拉鸡’. ‘撒拉姬’, ‘撒拉击’, ‘撒拉笈’, ‘萨拉鸡’, ‘萨拉机’, ‘萨拉基’, ‘萨拉击’, ‘撒拉基’, ‘仨拉机’, ‘仨拉吉’, ‘仨拉击’ 등이 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실제로 옛날에 궁가항 부류의 거지 항방(行幇)은 중국 어디에나 존재하였다. 일정한 지역을 각자의 기본 활동 영역으로 산재되어 있었고 연결되어 있었다. 청나라 말기 민국 초기에 길림(吉林) 해룡(海龍) 일대에 ‘대광(大筐)’과 ‘이거(二柜)’ 두 종류의 거지 항방이 활동하였다. 이른바 ‘대광’은 거지 집단이었다. 절름발이, 소경, 병자와 같은 거지가 평일에는 도시에 살다가 봄과 여름에 향촌으로 내려가 양식을 구걸하였다. 양식을 구걸할 때 ‘낙자두(落子頭)’가 무리를 이끌었다. ‘순자(順子)’라 부르는 작은 몽둥이나 ‘흘미(吃米) 팻말’을 손에 들고 갔다. 그 팻말은 지현(知縣)이 준 것으로 ‘황제의 명을 받들어 양식을 구한다’라는 증좌였다고 전한다. 이유가 충분하니 하는 말이 당당했다. 양식을 구할 때 쓰는 도구는 유관(柳罐, 버드나무 잔가지로 엮은 두레박 형태의 용기)이었다. 그래서 ‘대광(大筐)’이라 하였고 우두머리는 ‘광두(筐頭)’라 불렀다. 낙자두는 유관을 들고 무리와 함께 향촌으로 내려갔다. 주로 돈이 있는 천석꾼에게 양식을 요구했다. 그의 조수를 ‘방락자(幇落子)’라 불렀다. 낙자두는 조리 있게 말을 잘했고 대담했다. 황상이 효수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나 양식을 구할 때에는 사람을 보고 접시를 내놓듯이, 상대의 상황을 보고 행동하였다. 일반 집에 가면 유관을 집문 앞 반석 옆에 놓고 이상한 소리로 내질렀다. “주인님, 절름발이, 소경이 왔소, 먹을 양식 좀 주시오!” 그런데 세력 있는 향신 대문 앞에 가면 유관을 대문에서 3척 떨어진 곳에 놓았다. 세속은 권력이나 재력을 따지는 성질이 있다. 강자를 두려워하고 약자를 업신여긴다. 사회 하층에 속한 거지가 사람에게 구걸할 때에도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달랐다. 분수에 따른 것일 터이다. 구걸해온 양식은 모두 광두가 분배하였다. 안으로는 개방의 가문을 관리하고 밖으로는 관부와 왕래하였다. 일종의 지방의 ‘인물’이었다. 매번 얻어온 양식은 대광에 속한 거지가 반 년 동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였다. 큰 수레를 이용하여 도시로 끌고 간 후 광두가 등급에 따라 분배하였다. 광두는 우두머리이니 도리로 보아 당연히 두 몫을 가져갔다. ‘선자(扇子)’는 한 손에 죽통〔竹筒, 송대의 범중화(范仲華)가 남긴 것이라 전한다〕을 들고 다른 손에는 신발바닥을 들고 애처롭게 부르짖으며 갈비뼈를 때리면서 구걸하는 거지다. ‘요자(舀子)’〔‘회자(擓子)’라고하기도 한다〕도 있다. 벽돌을 들고 자기 머리를 치며 먹을 것을 구걸하는 거지다. ‘파두(破頭)’도 있다. 칼로 자기 머리를 찍고 구걸할 집의 대문 앞에 드러누워 양식을 구걸하는 거지다. 그들은 낙자두와 한 통속이었다. 대광이 향촌으로 내려가 양식을 구걸하는 골간으로 각자 일정한 양을 분배받았다. ‘상부(相府)’(맹인 거지), ‘소락자(小落子)’(평상시에 작은 유관을 어깨에 메고 일반 집에 가서 간장, 짠지와 같은 것을 구걸하는 미성년의 어린 거지), ‘흘미적(吃米的)’(여성 맹인 거지)은 공헌이 그리 많지 않고 능력이 많지 않아 각자 반씩 분배받았다. 분배할 때 먼저 함께 먹을 양식을 남겨두고서 모두에게 입을 옷을 제공하였다. 남포(藍布) 옷 밖에 낡은 옷을 걸치는데 ‘음양저(陰陽底)’라 불렀다. 이런 절름발이, 병자, 맹인인 거지는 서로 운명을 같이 했고 서로 협력하였다. 큰 대오가 향촌으로 내려가 양식을 구할 때 개를 끌고 길을 안내하는 맹인 거지는 ‘연간(軟杆)’이라 불렀다.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앞에서 길을 인도하다가 구덩이를 만나면 ‘공(空)’이라 외치며 뒤따라오는 맹인 거지에게 다리를 높이 들라고 알려주었다. 그를 ‘경간(硬杆)’이라 불렀다. 그들이 대부호에게 양식을 구걸하는 근거는 궁가항의 조사 숭배 전설과 비슷했다. 옛날에 공자가 진(陳)나라에서 곤경에 빠지자 안회(顔回)를 보내어 범단(范丹)에게 산처럼 쌓인 쌀과 밀을 빌린 후에 후세에 대련을 붙인 집에서 빚을 대신 갚도록 했다는 게 구걸하는 근거였다. 대광 구성원 중에 사람이 죽으면 관 안에 흑사 사발을 4개 넣어주었다. 말굽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마 한 가닥을 넣었다. 말꼬리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 내포하는 뜻은 이렇다. 죽은 자가 죽기 전에 한 평생 집집에서 밥을 얻어먹었기에 다음 생에는 역참 사이에서 편지를 전달하는 역마로 태어나 전생에서 입은 은혜를 갚으려 한다는 의미였다. 민국 초기에 정부가 대광을 금지하면서 사라졌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활념자는 소매치기하거나 닭을 훔치는 등 소도둑과 같은 부류다. 그 조사(祖師)는 둘이 있다고 전한다. 사(梭) 씨와 이(李) 씨로, 통주(通州) 상촌(上村)의 탈곡장에서 살았다. 어느 날, 둘이 집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술을 마셨다. 깨진 그릇에 가득 담긴 짠지가 전부였다. 깨진 주전자로 술을 따르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가정〔嘉靖, 혹은 ‘가경(嘉慶)’, 구전이 정확하지 않아 애매하다〕 황제가 그곳에 몰래 방문하여 세 명이서 함께 술을 마시고 짠지를 안주로 먹었다. 나중에 황제는 하급 관리 자리를 줄 테니 일을 하라했으나 거절하자 둘에게 철포죽(鐵炮竹) 3개를 선물로 주고 군문(軍門, 청대에 제독에 대한 존칭)에 봉했다. 이후 사(梭)·이(李)는 한 파가 되었다. 사람들은 ‘사이(梭李)는 믿을 수 없다’라고 했는데 그들이 궁가항의 정파가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사념자는 그들을 업신여겨 그들과 왕래하지 않았다. 그들도 스승과 제자 사이에만 전했고 사람 수도 적었다. 활념자는 아문의 포졸과 결탁해 훔쳐온 물건을 포졸 등에게 뇌물로 주고 암암리에 보호를 받았다. 훔친 물건의 주인이 세력이 있는 사람이라서 포졸을 찾아오면 포졸은 활념자에게 물건을 돌려주라고 했다. 훔쳐온 물건은 곧바로 장물로 처분할 수 없었다. 며칠이나 한 달 정도 보관하면서 상황을 본 후에나 처분이 가능했다. 가난한 사람에게서 닭이나 음식을 훔쳐오는 것은 예외였다. 아무 때나 처분할 수 있었다.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이른바 ‘간상(杆上)’은 포수(炮手, 전문적으로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다. 사념자는 자신이 활동하는 지역을 잘 알고 있었다. 혼례나 장례를 치르는 집이 있으면 ‘간상’을 초청해 폭죽을 터뜨리게 하고 비교적 많은 돈을 받아내었다. 그 사이에 구걸하러 오른 사람이 있으면 간상이 나서서 상대하였다. 실제 간상은 사념자 중의 능력 있는 사람이나 악질분자였다. 외지의 사념자나 활념자가 현지에 와서 활동할 때에는 간상에게 이로움이 있었다. 간상을 불러 자신들을 보호하도록 하고 보상하였다. 사념자와 활념자는 통칭 ‘유방(游方)’이라 하고 간상은 ‘좌방(坐方)’이라 불렀다. 유방이 모처에 가서 혼례나 장례에서 구걸하려면 좌방을 찾아가야 했다. 좌방이 그들을 데리고 가서 돈을 요구하고 구걸하여, 그들을 만족시키기 때문이었다. 만약 좌방이 유방의 요구에 만족시키지 못하면 유방은 길에서 그를 기다렸다가 시비를 가렸다. “당신은 누구에게서 배운 것이요? 사부가 당신을 똑바로 가르치지 않았단 말이요? 밥 한 그릇을 가지고 둘이 나누어 먹겠다는 거요?” 즉시 그의 폭죽통과 만두 등을 뺏어버리며 말했다. “당시 사부에게 직접 와서 찾아가라 하시오!” 간상은 도제 간에 승계했기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직무를 이어받았다. 총결하면, 사념자는 궁가항의 주체다. 궁가항의 큰 수령을 ‘당가(當家)’라 부르고 밑에 각각 ‘염(捻)’이 있었다. 서너너덧이 1념이고 그 두목이 누자두(簍子頭)이다. 누자두는 거지들이 얻어온 것 중에서 대략 10%를 거두어 들여 자신이 사용하였다. 거지가 쓰는 먹는 소금은 모두 누자두가 공급하였다. 궁가항에 가입하려면 반드시 고개 숙여 절하며 스승으로 인정하여야 했다. 스승으로 인정하는 것을 ‘배간(拜杆)’이라 한다. 배간할 때에는 3명이 있어야 했다. 사부(師傅), 명사(明師), 인사(引師)다. 면전에 1척 길이의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된 막대기를 설치했다. 붉은색은 위로 향하고 검은색은 아래로 향해야 했다. 술잔 없이 술 주전자를 가지고 돌아가면서 두 손으로 들고 마셨다. 사부에게 절하면 알려주었다 : 너는 몇 대이고 어떤 문파에 속하며 명사, 인사 각각 무슨 문파이고 성은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인지 세세히 알려주었다. 추천한 사람을 불러 조직의 규칙을 위반하지 않겠다고 보증을 받은 후에 세워둔 막대 주위에 빙 둘러 서서 술을 뿌렸다. 스승을 인정하는 데에 어떤 사람은 타판, 소뼈, 소쿠리, 취사그릇 등을 나열해서는 똑같이 주위를 돌며 술을 뿌렸다. 이때부터 궁가항에 가입했다는 것을 확증한 것이다. 조직에 들어간 후 구걸할 때에는 ‘춘전(春典)’을 익힌다. 은어(隱語), 즉 암호(暗號)다. 예를 들어 유(柳), 월(月), 망(望), 재(在), 중(中), 신(神), 흥(興), 장(張), 애(愛), 거(居)는 1부터 10을 세는 암호다. 양(陽), 흑(黑), 도(道), 첩(妾)은 남, 북, 동, 서를 가리킨다. 이외의 암호는 다음과 같다 : 구걸할 때 어깨에 거는 도구인 탑자(搭子)는 노회(老灰), 머리를 찌르는 용도의 낫은 경자(輕子), 길가의 가을에 수확한 농작물을 훔치는 것을 타락재(打洛栽), 폭죽은 돈자(蹾子), 신관은 화묘자(火苗子), 화약은 피(皮), 불을 붙이는 용도의 화향(火香)은 화구(火邱), 야채를 써는 칼은 사도(師刀), 목청은 환두(喚頭), 등은 양자(亮子), 성냥은 진성자(進星子), 돈은 저(杵), 문머리에 붙이는 길상 도안은 간저(干杵), 해가 보이지 않은 흐린 날씨는 상만자(上漫子) 또는 타붕(打棚), 탁상용의 술병(주전자)은 용두(龍頭), 그릇은 봉미(鳳尾), 안을 댄 중국식 저고리는 칭길(稱吉), 양말은 왕(汪), 신발은 노언(蘆言), 밥을 먹는 것을 상간(上啃), 술을 마시는 것을 포병(抱甁), 개는 피자(皮子) 등등 대부분 강호 잡류의 은어(암호)와 상통한다. 동업자를 만나면 먼저 ‘고생하십니다’ 말하고 알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면 ‘사람은 큰데 다리는 짧구먼’(올라가려 하나 높이 올라가지 못한다는 뜻)라고 말했다. 길에서 동종의 말을 주고받는 동업자를 만나면 반드시 사부, 명부, 인부의 이름을 말해야 했다. 항렬에 따라 좌석 배열이 다른 것이 규정이었다. 그들 내부에서는 좌석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서열을 구분하였다. 윗사람은 사부, 사숙이라 불렀고 항렬이 같은 사람은 형제라 불렀다. 등급에 따라 서열이 뚜렷하였다. 옛날에 영진현에서 초하루, 보름이면 궁가항의 ‘누자두’가 나서서 각 점포에서 돈을 구걸하고 얻은 돈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다. 누자두가 있는 지역에서는, 설에는 각설이 타령을 부르며 재신(財神)을 맞이하고 보내며 예를 올리거나 신년을 축하하는 방식으로 재물을 구걸하였다. 평상시에는 여러 거지가 시장이 열리는 기회를 이용하여 흩어져 있는 노점상에게서 재물을 구걸하였다. 하는 김에 부잣집에서 솥이나 노잣돈 얻었다. 밀 수확할 때나 추수할 때마다 누자두는 여럿을 거느리고서, 무리를 결성해 일륜차를 밀고 지주 부농을 찾아가 양식을 요구하는 ‘개설거(開踅去)’를 두 번 행했다. 갈 때에 말을 잘하는 누자두를 ‘장설(掌踅)’로 추천하였다. 장설인 누자두는 잠겨있는 작은 상자 하나를 들고 갔다. 안에는 성인부(聖人府)가 발행한 증명서와 황릉(黃綾) 바탕의 용봉기(龍鳳旗)가 놓여있었다. 상대방이 “내가 당신에게 빚진 게 있소?”라고 말하면 장예는 곧바로 받아쳤다. “내게 빚진 것은 당신은 갚지 못할 거요! 당신, 성인의 책을 읽어봤소? 당신이 대련을 붙이면 내게 빚을 갚아야 하오.” 필요할 때에는 증명서와 용봉기를 꺼내들었다. 응대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생떼를 쓰며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작은 지방에서나 효과가 있었다. 무사를 양성해 집안을 보호하거나 현지의 ‘간상’을 이용하는 호족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런 ‘개설(開踅)’로 양식을 요구하는 이론 근거는 실제 가난한 집안이 조상 숭배 전설을 믿는 행태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상대방이 받아들이던 받아들이지 않던, 의지하는 것은 많은 사람의 숫자다. 억지로 빼앗는 구실이요 핑계일 뿐이다. 빈부 격차가 현저하고 계급 갈등이 첨예했던 역사 조건 아래서는 거지의 생성과 존재에 일정한 ‘합리’적 요소가 있다고 할 수는 있겠다. 그렇다고 그런 역사 배경이 아니라면 완전히 ‘불합리’한 현상으로 바뀌게 된다는 뜻은 아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