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후보 간 정책 공방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번에는 간선급행버스체계 쟁점에 이어 제2공항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후보 간 입장 차이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단체와 다른 정당 후보까지 가세하며 쟁점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문대림 국회의원(제주시갑)은 12일 경쟁 후보인 오영훈 제주지사와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을 향해 제2공항 주민투표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물었다. 문 의원은 이날 두 후보에게 ‘제주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제2공항 주민투표를 조속히 실시하는 데 동의하고 약속할 수 있는가’ 등 두 가지 질문을 제시하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번 공개 질의는 전날 발표된 ‘도정혁신 8대 과제’와도 맞물려 있다. 민주계 인사들이 참여한 ‘도정혁신원팀 추진위원회’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주민투표 실시를 포함한 8대 과제를 제안했다. 당시 기자회견에는 문 의원이 참석해 해당 과제를 향후 도정 운영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의원은 “도정혁신 8대 과제의 최우선 과제는 제2공항 주민투표 조속 실시였다”며 “11년 넘게 이어진 갈등을 이제는 마무리해야 한다는 도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도민의 76%가 주민투표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경쟁 후보가 주민투표에 소극적이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먼저 오영훈 지사를 향해서는 “도민들이 정부에 주민투표 건의를 요청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환경영향평가 도의회 동의 절차 등을 도민 결정권 행사로 설명하며 주민투표 요구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오 지사는 지난 2023년 8월 제주도청 제2청사 회의실에서 열린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의 간담회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문제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를 강제할 수단과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 위성곤 의원에 대해서도 “2024년 총선 당시 시민사회 단체들의 정책 질의에 대해 주민투표에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제주도민은 제주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가진 주권자”라며 “정치인은 그 뜻을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편 문 의원과 위 의원은 민선 8기에서 추진된 대중교통 정책인 BRT 사업에 대해서도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문 의원의 공개 질의에 이어 제2공항을 둘러싼 다른 주체들의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제2공항 건설을 지지하는 단체인 제주 제2공항 범도민 추진위원회는 지난 10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한 제주도지사 후보라면 제2공항의 조속한 건설을 공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특히 주민투표 방식에 대해 “도민을 찬반으로 갈라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환경영향평가에서 중대한 하자가 없다면 제2공항은 조속히 건설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진보당 소속 김명호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문제에 대한 각 정당 후보들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김 예비후보는 “2015년 제2공항 계획 발표 이후 제주 사회는 찬성과 반대, 지역 간 갈등 속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제는 도민이 직접 해결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2공항 찬반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갈등 해결 방법에 대해서는 도민의 판단을 물어야 한다”며 각 정당 후보들에게 찬반 여부와 주민투표 동의 여부 등을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제2공항 문제를 둘러싼 공개 질의와 시민단체, 정당 후보의 발언이 잇따르면서 다음달에 예정된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관련 논쟁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가 2035년까지 도내 10만 가구의 난방과 온수를 화석연료 없이 전기만으로 해결하는 ‘생활영역 열에너지 전기화 대전환 계획’을 추진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12일 그린리모델링으로 새단장한 제주시 금산로 주택을 찾아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금산로 주택은 도와 도개발공사가 노후 공공임대주택에 태양광과 히트펌프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도입해 제로에너지건축물(ZEB) 플러스 등급(에너지 자립률 120% 이상) 인증을 받았다. 화석연료 없이 전기만으로 난방과 온수를 모두 해결하는 이 건물은 제주도가 목표로 하는 에너지 전환의 표준 모델이다. 히트펌프는 공기 속에 있는 열을 끌어다 난방에 활용하는 공기열 냉난방 설비로 전기로 가동된다. 연료를 태우지 않아 탄소 배출이 없고 에너지 효율도 높다. 이 건물에서는 화석연료 없이 전기만으로 난방과 온수를 모두 해결할 수 있고, 연료비용 절감 효과도 확인됐다고 도는 설명했다. 도는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해 올해 2380가구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9520가구, 2035년까지 모두 9만6156가구에 설치한다. 설치비 70%를 보조하고 나머지 자부담분도 렌털이나 저리 융자로 지원해 초기 비용 부담을 사실상 없앤다. 마을회관·복지시설·어린이집 등 공공부문에 히트펌프를 우선 도입한다. 1차산업과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 모델을 확대해 시설하우스에 태양광과 히트펌프를 결합하고, 양식장에는 해수열 활용 히트펌프를 보급한다. 축산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 RE100 축산물 출시를 넘어 농가 단위의 실질적인 재생에너지 자급체계를 구축한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호텔 9곳은 2032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토록 하고, 노후 산업단지도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한다. 또 태양광 발전이 몰리는 낮 시간대 등 전기가 남아도는 시간에 히트펌프를 집중적으로 가동하면 소비자가 보상을 받는 구조가 마련된다. 난방하면서 요금도 아끼고 수익도 낼 수 있게 된다고 도는 설명했다. 제주개발공사 실측데이터 기반 절감률을 산정한 결과 LPG가스 보일러를 쓰는 가정의 연간 난방비는 약 279만 원(월평균 약 23만 원) 수준이지만 히트펌프로 바꾸면 약 56만 원(월평균 약 4만 7000원)으로 줄어든다. 연간 223만 원, 약 80%를 절감하는 셈이다. 도는 2035년까지 도내 히트펌프 약 10만대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한 가상발전소(VPP)를 구축하고, 히트펌프 전용 전기요금제도 도입한다. 오영훈 지사는 “생활 속 화석연료를 깨끗한 전기로 전환하는 이번 정책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동시에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고 지역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도민 부담은 최소화하고 참여는 확대하는 방식으로 제주가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선도 모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사장 고승철)는 11일 봄철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제주의 계절을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2026 추천 제주 관광’ 콘텐츠로 ‘지금이 가장 좋은, 제철 제주 봄’을 즐기는 방법을 발표했다. 이번 콘텐츠는 제주의 봄을 대표하는 계절의 색을 따라 여행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노란 유채꽃이 펼쳐진 들판에서 시작해 분홍빛 벚꽃이 물든 마을, 푸른 바다와 초록 들판으로 이어지는 봄의 색을 따라 여행 동선을 구성하여 관광객들이 제주의 계절 변화를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올봄 ‘제철 제주’는 △꽃 풍경 △바다 경관 △로컬음식(고사리) △마을 여행(세화리, 남원읍, 상가리), △웰니스, △핫스팟 △버킷리스트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을과 연결하여 봄과 함께 즐길 수 있게 소개했다. 이와 함께 비짓제주 캐릭터 ‘우다’를 활용한 AI 홍보영상도 공개됐다. 영상에서는 우다의 친근한 시선으로 제주 봄 풍경과 여행 감성을 담아 관광객들이 친근하게 제주 여행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보여준다. 또한 비짓제주에서는 3월 23일부터 4월 20일까지 ‘제주 봄 사진 타임캡슐 이벤트’도 진행한다. 최근부터 이전 제주 여행 중 촬영한 유채꽃, 벚꽃, 바다 등 제주 봄 사진을 비짓제주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봄 계절 흐름 속에서 풍경을 발견할 수 있도록 컬러를 제안해 여행객들이 색을 기준으로 장소를 찾아 제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라며, “벚꽃에서 유채꽃, 귤꽃까지 이어지는 짧은 봄의 순간을 따라 여행하며 제주의 계절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주관광공사의 ‘2026년 추천 제주 관광’은 제주도 공식 관광 정보 포털인 비짓제주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제주의 사계절 관광 매력을 알리기 위한 ‘더 제주 포시즌(The Jeju Four Seasons)’캠페인도 함께 추진하며 제주 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1. FLOWER & SEASON <꽃으로 시작해, 꽃으로 완성되는 제주의 봄> 제주의 봄은 가장 먼저 색으로 시작된다. 겨울의 기운을 밀어내듯 들판을 채우는 노란 유채, 그 위로 겹쳐지는 연분홍 벚꽃. 제주에서 꽃은 단순한 식생이 아닌 계절의 도착을 알리는 신호이자 여행의 방향이다.제주 서쪽에서 가장 먼저 봄을 체감하는 길은 장전리 벚꽃길이다. 도로를 따라 이어진 벚나무가 아치형 터널을 만들고, 바람이 스칠 때마다 꽃잎이 흩날리며 장면을 완성한다. 더 입체적인 봄을 느끼고 싶다면 골체오름은 어떨까. 아담한 오름이지만 정상에 서면 정겨운 마을 지붕과 푸른 바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를 메운 봄의 색채들이 파노라마처럼 겹쳐지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계절의 한복판을 차로 통과하고 싶다면 신풍리 벚꽃길을 추천한다. 약 3~4km 이어지는 벚나무 길을 달리다 보면 일상의 해묵은 고민들이 벚꽃잎처럼 가볍게 흩어진다. 혹시 벚꽃 시기를 놓쳤더라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감사공묘역에서는 벚꽃이 진 자리 위로 겹벚꽃이 보란 듯이 다시 피어난다. 꽃이 진 자리 위로, 다시 꽃이 피어나는 제주의 봄은 한 번에 지나가지 않고, 계절의 흐름과 함께 천천히 완성된다. 2. LAND & SEA <들판에서 바다로, 확장되는 장면> 제주의 봄이 특별한 이유는 풍경이 끊기지 않는다는 데 있다. 꽃이 끝나는 자리에서 곧장 바다가 이어지고, 시선은 머무를 틈 없이 다음 장면으로 이동한다. 서로 다른 풍경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순간, 제주의 봄은 ‘장면’이 아닌 하나의 경험이 된다. 동쪽의 함덕 서우봉에 오르면 노란 유채와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 화면 안에서 맞닿는다. 들판의 따뜻한 색과 바다의 투명한 빛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계절의 생동감을 더욱 또렷하게 끌어올린다. 또 다른 결의 봄을 만나고 싶다면 서쪽의 협재해변과 금능해변으로 떠나보자. 잔잔한 수면과 낮은 파도, 천천히 기울어가는 햇빛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색의 변화가 공간 전체를 채운다. 이곳에서 봄은 강렬하게 드러나기보다 천천히 스며들고, 선명하게 번지기보다 깊이 있게 머문다. 3. LOCAL FOOD & FRAM <초록빛 제철 식재료, 제주의 봄을 품다> 계절을 가장 정확히 이해하는 방법은 결국 ‘맛보는 일’이다. 제주도의 봄은 화려한 풍경만큼이나 식탁 위에서 또렷하게 드러난다. 겨우내 쌓인 기운을 밀어 올리듯 돋아나는 제철 식재료들은 짧은 시간 동안만 허락되는 계절의 맛을 전한다. 특히 한라산 자락에서 자라는 고사리는 제주의 봄을 대표하는 제철 식재료다. 흙의 기운과 계절의 시간이 그대로 스며 있는 제주 고사리를 보다 가까이에서 느껴보고 싶다면 4월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에 방문해보자. 고사리를 직접 채취하고 현장에서 구입하며 봄을 품은 고사리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식탁 위에서 고사리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고사리 맛집’을 찾아보자. 오라방식당의 고사리주물럭은 고사리 특유의 향에 돼지고기를 더해 깊고 진한 풍미를 자랑하고 방주할머니식당의 고사리비빔밥은 고사리 본연의 맛과 향을 또렷하게 드러내어, 화려하진 않아도 가장 정확한 제철의 맛을 선사한다. 4. LOCAL LIFE <관광지 밖, 마을에서 마주하는 봄> 제주의 봄은 벚꽃과 유채꽃만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다. 진짜 계절은 마을 안쪽,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피어난다. 돌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해녀의 숨비소리, 밭을 다듬는 손길, 오일장에 모인 이웃들의 안부까지 관광지를 벗어나는 순간, 제주는 여행지가 아닌 살아 있는 일상으로 다가온다. 봄바람이 가장 먼저 닿는 동쪽 마을부터, 귤꽃향기가 번지는 남쪽, 초록빛이 짙어지는 서쪽까지 계절의 흐름을 따라 제주의 마을을 찾아가는 여행은 봄을 가장 제주답게 만나는 일상으로 이어진다 3월 : 구좌읍 세화리 – 봄바람이 먼저 닿는 마을 동쪽 바람이 가장 먼저 닿는 세화리의 3월, 공기는 아직 차갑지만 사람들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바다에선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들려오고, 마을 어귀에는 흙 묻은 자루들이 가지런히 쌓인다. 세화 오일장이 열리는 날엔 주민과 상인이 뒤섞여 마을 전체에 활기가 돈다. 고요한 해변과 생동하는 시장, 대비되는 두 장면 속에 세화리의 봄이 흐른다. (여행 팁) 아침 산책은 세화해변에서 시작할 것, 오일장 일정에 맞춰 방문하면 지역의 생생한 일상을 만날 수 있다 *매월 5, 10, 15, 20, 25, 30일 4월 : 서귀포 남원읍 – 바다와 감귤밭 사이 4월의 남원읍은 귤꽃 향기로 가득하다. 위미리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돌담 너머로 이어진 감귤밭과 그 너머로 펼쳐진 푸른 바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관광지의 소음 대신 조용히 흐르는 파도 소리와 밭일을 마친 주민들의 일상이 어우러지는 순간. 4월의 봄바람은 어느새 몸속 깊이 스며든다. (여행 팁) 귤꽃이 피는 시기 향을 따라 천천히 마을 산책 추천, 관광지 대신 마을 슈퍼, 동네 식당을 이용해볼 것 5월 : 애월읍 상가리 – 초록이 가장 짙어지는 시간 5월의 상가리는 초록빛 보리밭과 드문드문 선 야자수가 마을을 채우는 시기다. 돌담과 낮은 창고, 조용한 골목이 이어지는 전형적인 제주 농촌 풍경 속에서, 유명한 카페 대신 마을길을 걸으며 작은 식당에 들러 한 끼를 즐겨보자. (여행 팁) 상가리 마을길 산책 → 보리밭 포토 스폿 → 동네 식당에서 점심 추천, 해 질 무렵, 애월 해안으로 이동해 하루 마무리/노을 감상 5. WELLNESS <깨어나는 계절, 시작을 위한 회복> 봄의 햇살은 단지 땅만 깨우지 않는다. 제주의 숲길을 걸으며, 새싹이 돋는 숲에서 흙의 온기를 느끼는 순간, 겨우내 멈춰 있던 몸과 마음도 함께 깨어난다. 조용히 숨을 고르고 마음을 회복하는 시간, 봄의 제주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깊은 치유의 공간이다. 서귀포 치유의 숲, 편백과 삼나무가 어우러진 이곳에서는 해설 탐방과 족욕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숲길을 걸으며 깊어지는 호흡과, 바다와 꽃으로 채워진 시선 속에서 잠시 고요해지는 마음. 봄은 새로운 시작의 계절이다. 그리고 모든 시작은 스스로를 먼저 회복하는 순간에서 비롯된다. 6. SEASONAL HOTSPOT <오늘 가장 선명한 제주> 화려한 관광지 대신, 바다와 마을이 나란히 숨 쉬는 이 길. 애월 고내리 바닷길은 봄날 가장 또렷한 색을 선사한다. 정오의 투명한 바다와 해질녘 붉은 노을이 이어지며 하루를 장면처럼 채운다.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천천히 달리는 자전거와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백하게 선명하다. 누군가는 일본 가마쿠라를 닮았다고도 하지만, 검게 층을 이룬 현무암 절벽과 거친 바람, 낮게 깔린 구름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분명 제주임을 느낄 수 있다. 7. BUCKET LIST <봄, 제주에서의 버킷리스트> 봄의 제주는 서두르지 말고, 지금 이 장면에 머무르라고 속삭인다. 부드러운 바람과 투명한 햇살 속에서 길 위에 서는 것만으로 여행은 이미 시작된다. 신창풍차해안도로를 따라 전기 스쿠터를 타며 달리면, 하얀 풍차와 붉은 노을이 겹쳐 한 폭의 장면을 완성한다. 정오의 맑은 바다와 해질녘의 노을, 자동차와 바람의 속도, 모든 감각이 함께 깊어진다. 화려한 꽃길 대신 넓은 수평선과 파도 소리 속에서 선명해지는 봄. 노을이 사라지고 어둠이 내려앉을 때까지 그 길을 달리는 경험이 바로 ‘봄, 제주에서의 버킷리스트’ 아닐까.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4·3 유족증 누적 발급 건수가 5만건을 넘어섰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2019년 4·3희생자증 및 유족증 제도 시행 이후 지난달 말까지 총 5만3645명이 유족증을 발급받았다. 신청은 도내 거주자의 경우 주소지 읍면동, 도외 거주자는 희생자 등록기준지 해당 읍면동, 국외 거주자는 제주도 4·3지원과를 통해 할 수 있다. 4·3종합정보시스템 누리집(http://peace43.jeju.go.kr)에서 온라인 신청도 가능하다. 유족증 소지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주항공 국내선은 생존희생자 50%, 유족 40% 할인이 성수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씨월드고속훼리(진도, 목포)는 생존희생자와 유족 대상 30% 할인을 제공하며, 동반 4인까지 혜택이 주어진다. 한국병원에서는 2024년부터 무릎 인공관절 로봇 수술비(한쪽 160만원, 양쪽 320만원)에 대한 유족 감면이 시행 중이다. 지난해 5월부터 롯데시네마 연동점·서귀포점에서 유족 감면이 이뤄지고 있으며, 제주 SK FC 홈경기 입장권 5000원 할인 혜택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시행한다. 이밖에 도내 공영주차장 이용료 50% 감면, 제주공항 여객주차장 감면(생존희생자 50%, 유족 20%), 도 운영 문화관광시설 입장료·관람료 면제, 장례식장 분향실 사용료 감면(부민·하귀·S중앙병원·서귀포의료원·혼길·그린·김녕농협장례문화센터)도 제공된다. 도는 모바일증 발급을 검토하는 한편 감면 분야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독도 마지막 주민’으로 불렸던 제주 한림읍 해녀 출신 김신열 씨가 별세하면서 독도에서 제주인의 삶이 남긴 발자취도 함께 조명을 받고 있다. 11일 울릉군에 따르면 독도의 마지막 주민이었던 김신열 씨가 지난 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고인은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제주 한림읍 강구리 출신인 김씨는 바다 일을 하며 평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이후 울릉도로 이주해 정착했고, 1991년 11월 17일 남편 고 김성도 씨와 함께 독도에 들어가 울릉읍 독도리 주민숙소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독도에서 어업을 하며 수십 년 동안 섬을 지켜온 ‘독도 지킴이’로 알려졌다. 특히 각종 선거 때마다 독도에서 거소투표를 하며 대한민국의 독도 실효 지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을 만들어 왔다. 2013년부터는 방문객들을 위해 수산물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독도사랑카페’를 운영했다. 또 2014년에는 독도 주민 가운데 처음으로 국세를 납부해 독도의 국제법적 지위를 강화하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았다. 김씨는 2018년 남편과 사별한 뒤 ‘독도 이장’ 역할을 이어받았지만 고령으로 병원을 오가야 하는 상황이 잦아지면서 뭍에 있는 자녀 집에서 머물렀다. 2019년을 마지막으로 독도를 떠난 뒤 다시 섬으로 돌아오지는 못했다. 유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평생 바다 일을 하며 살아온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신열 씨의 별세로 독도에는 주소를 둔 주민이 사라졌다. 현재 독도에는 독도경비대와 독도관리사무소 직원, 등대지기, 소방대원 등 30여 명이 상주하고 있지만 주민 등록을 두고 생활하는 사람은 없다. 울릉군 관계자는 “경북도와 협의해 독도 주민 공백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문대림(제주시갑) 의원이 과거 공천 불복 이력으로 25% 감점을 받게 된 가운데 11일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당은 저의 정치적 뿌리이자 역사다. 담대하게 나아가겠다. 존경하는 도민과 사랑하는 당원을 믿고 굳건하게 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의원은 "이번 경선은 제주의 미래를 위한 경쟁"이라며 "당당하게 이겨 제주를 확 바꾸고, 도민과 함께 위대한 제주의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를 뽑는 경선 후보자는 현역인 오영훈 제주지사와 문대림 의원, 위성곤(서귀포시) 의원 등 3명이다. 이 중 오 지사는 선출직 평가에서 하위 20%에 포함돼 경선에서 20% 감점이 적용된다. 위 의원은 감점 없이 경선을 치른다. 본경선은 다음달 8∼10일로 예정됐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음달 16∼18일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결선이 치러진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지사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경선 일정이 제주 지역 여론을 반영해 조정됐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내부 논의를 거쳐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을 다음달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진행하기로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당초 중앙당선관위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경선 일정 초안을 마련하면서 제주 경선을 다음달 2일부터 4일까지 치를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정이 공개된 뒤 해당 기간이 제주4·3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제68주년 4·3 추념식과 겹친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현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위성곤 국회의원도 경선 일정 조정을 공식적으로 요청했고, 당은 이를 반영해 일정을 추념식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경선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위 두 후보가 맞붙는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결선은 본경선 종료 6일 뒤인 4월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투표 방식은 권리당원 투표 50%와 제주도민 대상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구조다. 다만 후보인 오영훈 지사와 국회의원 문대림에게는 각각 20%, 25%의 감점이 적용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문전성시인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출마 희망자가 몰리며 ‘후보 홍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고민이다. 후보 검증을 둘러싼 딜레마 때문이다. 10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제주도의회 의원선거 예비후보는 49명이다. 제주시 35명, 서귀포시 14명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소속이 33명으로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이어 국민의힘 6명, 진보당 4명, 개혁신당 2명, 조국혁신당 1명, 무소속 2명 순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이 이어지면서 집권여당 간판으로 선거에 나서려는 인사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분위기까지 형성되면서 예비후보 등록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2024년 12월 계엄 내란 사태 이후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이 이재명 정부 출범 효과가 맞물리면서 '민주당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민주당 제주도당의 고민은 다른 데 있다. 출마 희망자가 크게 늘어난 만큼 ‘옥석 가리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중심부에 후보 개인의 범죄 경력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현재 등록된 민주당 소속 도의원 예비후보 33명 가운데 15명에게서 전과 기록이 확인된 다. 거의 절반인 45%나 된다. 범죄 유형도 음주운전을 비롯해 상해와 폭행, 재물손괴, 업무방해, 강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산지관리법’ 위반 등 다양하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지난 9일부터 제주시 20개 선거구와 서귀포시 2개 선거구를 대상으로 공직후보자 우선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당내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가 부적격 여부를 먼저 심사한 뒤 복수 신청 선거구에 대해서는 권리당원 투표 방식의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가릴 예정이다. 문제는 '전과'가 있는 전력이 유권자에게 부정적 인식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예비 후보들이 범죄 경력에 대해 소명을 한다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전과자 후보'라는 이미지가 유권자에게 각인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당 차원에서도 딜레마다. 전과 기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괄 배제하기도, 반대로 모두 문제없다고 판단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살인·강도·방화 등 강력범이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운전자 전과자 등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천 부적격 기준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음주운전 역시 ‘파렴치 범죄’로 분류해 일정 기준 이상 반복 적발된 경우 공천에서 배제한다. 선거일로부터 15년 이내 3회, 10년 이내 2회 이상 음주 적발자나 2018년 12월18일 소위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적발자가 대상이다. 본인 선거운동으로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금고형(집행유예 포함) 이상에 처해진 경우도 부적격자로 분류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본선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당의 신뢰를 고려하면 유권자 눈높이에 맞는 후보 선별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정리하느냐가 향후 제주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제주 정치권은 후보가 부족해도 문제, 넘쳐나도 문제인 독특한 상황 속에서 본격적인 공천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을 둘러싼 정치권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민주 계열 인사들이 참여한 ‘도정혁신원팀 추진위원회’가 정책과제를 내놨다. 하지만 이보단 추진위가 '문대림 지지로 방향을 잡았다'는 해석이 더 눈길을 끌었다. ‘도정혁신원팀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정 혁신 8대 과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향후 출범할 민선 9기 제주도정이 추진해야 할 핵심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추진위는 지난달 3일 ‘도정혁신 원팀’ 제안 공동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24일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일 원탁회의를 개최하는 등 조직 정비와 정책 논의를 이어왔다. 이날 발표된 도정 혁신 8대 과제는 ▶제2공항 주민투표 조속 실시 ▶이재명 정부와의 협력 강화 및 국책사업 유치 ▶대중교통 공공성 강화와 섬식정류장 사업 재검토 ▶공수화·공풍화 원칙 강화 및 중산간 난개발 방지 ▶1조 원 규모 기본사회 특별기금 설치 ▶AI 대전환 추진 ▶공공주도 신재생에너지 대전환 ▶1조 원 규모 제주미래성장펀드 조성 등이다. 추진위는 제주형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과 AX(인공지능 전환) 혁신특구 지정 등 대형 국책사업 유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현재 무산된 Y자형 에너지 고속도로 연결 재추진과 공수화·공풍화 수익 등을 활용한 1조 원 규모 기본사회 특별기금 조성을 제안했다. 이 기금을 기반으로 돌봄·주거·금융·교육·의료·일자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본사회 선도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제주특별법에 재생에너지, AI, 기본사회 특구, 교육특구 등 관련 특례 조항을 신설하고 기본사회 선도도시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러한 과제가 현 제주도정의 정책 방향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진위는 “오영훈 도정은 준비와 전략, 그리고 소통 부족으로 이재명 정부와의 협력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기본사회 실현과 일자리 창출, 경제 도약을 위한 분명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재호 추진위원장을 비롯한 추진위 관계자들과 함께 문대림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추진위는 위성곤 의원과 문대림 의원에게 기자회견 참여를 요청했지만 위성곤 의원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참여는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문대림 의원이 현장에 참석하면서 이번 공동선언은 사실상 추진위가 문 의원을 지지하는 성격을 띠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대림 의원은 “도정혁신원팀이 제안한 8대 과제를 반드시 실현해 위기의 제주를 기회의 제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조선의 해금(海禁)과 공도(空島)정책 한국 사료에 왜구가 처음 나타난 시기는 사료에 의하면 고종 10년(1223)이며, 이때부터 공양왕 4년(1396)까지 약 169년 동안 519회에 걸쳐 침략한 사실이 있다. 주로 조운선 약탈이나 납치를 시도한 것으로 보아 식량과 인적 자원을 노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인 경우 『명사(明史)』와 명실록(明實錄)』에 의하면 홍무(洪武) 원년(1368)부터 홍무 7년(1374)까지 중국 연안에 왜구가 침략한 곳은 23회 이상이 되자 당시 신생왕조였던 명나라의 큰 근심거리가 되었다. 이에 홍무 4년(1371) 연해민(沿海民)들이 아무 때나 바다로 나가는 것을 제한하는 해금령을 내렸으며, 연해 지역에 해구(海寇)·왜구(倭寇)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해방정책을 실시하였다. 해금(海禁)은 하해통번지금(下海通番之禁) 즉 “바다에 나가 오랑캐와 통교하는 것을 금지한다”라는 말의 약칭이었다. 이러한 해금령은 중국 영향권에 있는 조선과 일본에 해방정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간혹 해금이 완화돼 해외무역을 허용하는 범위에서 개해(開解)가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해금은 명·청 시대의 국가의 외교, 무역, 국방 등의 안보 정책이 되었다. 조선은 중국의 해금정책과는 다른 공도(空島)정책으로 주민들이 바다에 나가는 것을 통제했다. 원래 공도정책의 시초는 고려말 한반도 연안에 왜구가 극성을 부리면서 시작되었고, 원종 12(1271)년 왜구가 거제도를 공격하자 고려 정부는 거제도민을 내륙지방인 거창과 진주로 이주시키면서 사실상 시작되었다. 공도정책이란 말 그대로 섬에 사람이 살지 않고 비워두는 것을 말한다. 14세기 말엽부터 15세기 중엽에 이르도록 서남해 도서 지역에 출몰하여 미역을 채취해 가거나 배를 만들어 가는 등 섬주민들을 괴롭혔다. 사실상 15세기 조선 정부는 왜구들의 노략질 대상인 주민들을 섬에 살지 못하게 함으로써, 왜구들이 약탈할 것이 없으면 그들이 빈 섬에 오지 않으리라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왜구나 수적들이 경제적인 이익을 얻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공도정책의 본뜻이었다. 바야흐로 성종 연간에 「도서거주금지령」과 「추쇄령」이 내려졌다. 이때에 주민들에는 강력한 단속이, 수령과 만호에게는 감독 책임이 주어졌다. “쇄환해온 자가 다시 섬으로 숨어들면 해당지역 만호나 수령은 이유를 막론하고 본인은 파직시키고 가족들은 변지(邊地:변방)로 보낸다.” 하지만 이 정책 또한 왜구들과 유랑민이 다른 피해를 끼치게 된다. 왜구들은 빈 섬을 점령하여 그곳의 나무로 배를 만들고 임시 생활 근거지로 삼는 것이 다시 문제가 되었다. 포작인과 국내 유랑민들도 빈 섬을 드나들면서 숨박꼭질하듯 추쇄(推刷)와 쇄환을 피하기도 했다. 이주민들도 섬을 선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세금이 싸고 요역의 부담이 적어 섬으로 이주하기를 희망했다. 왜구에 대한 정의, 그들은 누구인가 그렇다면 왜구는 누구인가? 왜구의 발생 원인과 그들의 활동 근거지, 왜구의 구성원에 대한 한·일간의 시각차는 매우 크다. 먼저 일본 고등학교용 6개의 역사 교과서에서 보이는 왜구에 대한 시각을 종합해 보면 왜구의 근거지로는 대체로 쓰시마, 이키, 마쓰우라 지방과 제주도의 해민, 히젠마쓰 우라, 고토(五島)열도의 삼도(三島), 북규슈와 세토내해, 마쓰우라 등지로 보고 있다. 왜구가 등장하게 된 발생 원인으로는 6개의 역사 교과서 중 4곳이 불분명하다고 기술하고 있으나, 2곳의 교과서에서는 ▲식량 자급의 어려움 ▲식량부족 내란기의 일본 국내 정치 혼란 상황을 이유로 들고 있다. 왜구의 구성원에 대해서는 5가지가 있는데 ▲왜구라 불리는 해적집단 ▲규슈와 세토내해에의 무사와 상인으로 구성된 일본인 중심 ▲규슈와 세토내해에의 무사와 상인, 삼도(三島) 왜구, 일본인과 고려인의 연합 ▲북규슈와 세토내해의 주민 ▲일본인 해적 집단, 쓰시마, 고토(五島) 등지의 일본인으로 기술하고 있다. 일본 역사 교과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일본의 국내 정치 혼란기의 식량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왜구의 주체에 있어서 두 가지가 특이한데 왜구에 제주도의 해민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고, 왜구를 일본인과 고려인의 연합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한·일 학자들의 왜구를 보는 시선은 어떠한가? 한국 연구자들은 왜구를 일본 해적, 혹은 일본인으로 보는 견해다. 왜구의 근거지를 일본의 삼도(三島)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여기서 삼도는 쓰시마(對馬島), 이키시마(壹岐島), 마쓰우라(松浦)를 말한다. 일본 연구자들은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보듯이 왜구를 해적집단으로 인식하면서도 규슈(북규슈)와 세토내해에의 무사와 상인, 삼도 왜구, 일본인과 고려인의 연합, 제주도 해민, 쓰시마 고토 등지의 일본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한·일간 왜구를 보는 이러한 시각적 편차는 급기야 무라이 쇼스케(村井章介)처럼 “왜구(倭寇), 왜인(倭人), 왜어(倭語), 왜복(倭服)이라는 말의 왜(倭)는 결코 ‘일본’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말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왜구는 “반(半)한국, 반(半)중국, 반(半)일본이라는 민족적으로 애매한 주변지역의 경계인”이라고 동아시아의 특수성과 시대상황을 무시하여 무리하게 뭉뚱그려 정의하기도 한다. 사실상 왜는 삼국시대부터 신라를 중심으로 자주 침략해 약탈한 사례가 있으며, 이를 반영하듯 고구려 광개토대왕비에도 ‘왜구(倭寇)’라는 단어가 보이는데 왜구의 어원이 되고 있다. 여기서 왜구는 “왜(일본)가 약탈했다. 왜가 침략했다”라는 사실이 왜와 왜구가 중첩되고 있는데 단어는 다르지만, 내용은 비슷한 점도 많다. 그래서 왜구의 정의가 매우 포괄적이며 다의적이어서 쉽게 개념을 내리기가 어렵다. 물론 왜의 침략은 일본 국가 차원의 행동이라는 사실 면에서 일본인 해적집단이기도 한 왜구와는 다르다. 왜라는 말이 오해를 일으키는 것이다. 물론 한편으로 왜(일본)에서 쓰시마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해적 무리인 왜구들에게 외교의 책임을 물어 체포해 고려로 압송한 사실도 왜구와는 다른 왜(일본)의 입장도 있다. 그러나 1350년 경인년 왜구의 대규모 침략 이래 왜구들의 한반도 침략이 잦아졌지만, 후세들은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왜란의 성격이 '왜적이 침략한 전쟁'이라는 이미지로 굳어버려 왜라고 하면은 바로 왜구를 연상하게 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특수성을 동시에 봐야 한다. 그렇다면 왜구들은 누구였는가가 항상 문제라는 사실이다. 대개의 왜구 연구자들은 일본 남북조 내전으로 규슈가 혼란해진 시기가 고려에 왜구들이 대거 출몰한다는 시기와 같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규슈 내의 남북조 내전으로 해상 세력의 공권력에 대한 통제력이 약한 데서 찾고 있다. 나아가 규슈 내 남조 세력을 지지하고 있는 군벌이 식량을 얻기 위해 자신의 휘하의 군사들을 고려에 투입한 것이 경인년 왜구의 실체라는 주장도 한다. 왜구의 근거지로는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언급되었지만, 다수의 연구자들 또한 쓰시마(對馬島)가 삼도(三島) 중에 하나이며, 더불어서 이키시마(壹岐島), 규슈 북부의 마쓰우라시마(松浦島), 또는 히라도(平戶島)를 꼽고 있다. 이와 같이 왜구의 근거지가 되는 지역들은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와 제주에 가깝고, 언제라도 바다 해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해상 운용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런 세력 중 하나로 유력한 규슈 서북부 지역의 마쓰라토(松浦黨)나 쓰시마의 소다(旱田)씨 등이 있는데 이들 해상 집단이 쓰시마를 집결지로 삼아서 왜구를 이끌었다는 주장이 설득을 얻는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
제주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해경에 나포된 중국 어선 2척이 3억원의 담보금을 내고 풀려났다. 불법 조업 외국 어선에 부과하는 담보금이 상향된 이후 해경이 이를 적용한 전국 첫 사례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최근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외국인어업 등에 대한 주권적 권리의 행사에 관한 법률'(경제수역어업주권법) 위반 혐의로 나포된 219t급 중국어선 A호와 B호를 각각 담보금 2억원과 1억원 등 모두 3억원을 받고 석방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 어선은 지난 8일 오후 1시 30분께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서쪽 108㎞ 해상에서 조업한 어획물을 비밀어창에 숨기고, 조업일지에 어획량을 축소 기재한 혐의로 해경에 적발됐다. 해경이 검문검색한 결과 A호는 삼치와 병어 등 4081㎏, B호는 갈치와 복어 등 2160㎏의 어획물을 각각 비밀어창에 보관하고 있었다. 해경은 '불법조업 외국어선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라'는 정부 지시에 따라 상향된 담보금을 중국어선에 부과했다. 이달 6일자로 조업일지 부실기재의 경우 담보금이 기존 4000만원에서 최대 2억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대폭 인상됐다. 해경은 "담보금 개정 규정이 시행된 후 불법 외국어선에 상향된 담보금을 적용한 전국 첫 사례로 불법조업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담보금 상향 조치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강력하게 대응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해경청 업무보고에서 "10척이 넘어와서 1척 잡혔을 때 10척이 같이 돈 내서 물어주면 사실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게 매우 어렵다"며 "10척이 모아서 내기도 부담스러울 만큼 벌금을 올려버려서 강력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로 문성유 전 기재부 기획관리실장이 단독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경선 없이 단수 공천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문성유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이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10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에 따르면 문 전 실장은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 공모에 단독으로 서류를 냈다. 당초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고기철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과 김승욱 제주시갑 당협위원장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문성유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장성철 전 제주도당위원장 등의 이름도 거론됐지만 본인은 출마를 고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재등판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원 전 지사 역시 출마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현실성은 낮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국민의힘은 약 8년 만에 제주도지사 후보를 경선 없이 단수 공천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에서 당명을 바꾼 자유한국당 시절에도 원희룡 전 지사의 탈당 이후 김방훈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단수 공천한 사례가 있다. 문 전 실장은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그는 4년 전인 2022년 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허향진 전 제주대 총장과 장성철 전 도당위원장에 밀려 3위에 머물며 본선 진출엔 좌절한 바 있다. 문 전 실장은 향후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서류 심사와 면접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주도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이동도 이어지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안덕면 선거구에서 당선됐던 조훈배 전 제주도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힘에 새롭게 합류했다. 조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경선에서 현 하성용 의원에게 패하며 재선도전에 실패했다. 이후 정치적 행보를 고심해온 조 전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4년 만에 전·현직 의원 간 재대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 전 의원은 10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에 도의원 공천 신청을 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도의원 후보 접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심사를 진행하고, 복수 후보가 신청한 지역에 대해서는 이달 26일부터 경선을 시작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 명단은 다음달 20일까지 확정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