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사육 중이던 해양보호생물 큰돌고래를 허가 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송한 혐의로 기소된 업체와 관계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검찰이 항소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두 업체와 관계자들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관련 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원심의 무죄 판결이 법리적으로 오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피고인들에게 유죄가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2022년 4월 24일 서귀포시에 위치한 한 수족관에서 사육 중이던 큰돌고래 '태지'와 '아랑'을 허가 없이 경남 거제의 다른 수족관으로 이송한 혐의로 업체와 관계자들이 기소되면서 시작됐다.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큰돌고래를 유통하거나 보관한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펼치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9월 26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피고인들에게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법 해석의 오인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환경 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이 판결에 반발하며 지난달 26일 성명을 통해 "관련 법령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해석하고, 기업의 입장만을 수용한 재판부를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에서 건축물 부설주차장의 불법 용도 변경 등 위반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3일 제주시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5월 말까지 읍면 지역 건축물 부설주차장을 전수 조사한 결과, 1351곳이 주차장 관련 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인 1만 4718곳 중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주요 위반 사례로는 무단 용도 변경이 605건(44.8%)으로 가장 많았고, 출입구 폐쇄 394건(29.2%), 물건 적치 352건(26%) 순으로 확인됐다. 현행 법에 따르면 건축물 부설주차장은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반드시 본래의 주차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시는 대규모 위반 사례가 확인된 만큼 원상 회복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형사 고발 및 이행 강제금 부과 등 강력한 행정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훈 제주시 차량관리과장은 "제주시 부설주차장이 전체 주차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만큼 본래 기능을 유지하도록 관리해 시민들에게 쾌적한 주차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주차장법 제29조에 따르면 부설주차장을 불법 용도로 변경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섬 전역을 달궜던 폭염이 수그러지며 사상 최장 열대야도 사실상 끝났다. 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본격적으로 열대야가 시작된 7월부터 지난달까지 제주시(북부) 지역 열대야 전체 일수는 74일을 기록했다. 1923년 기상 관측 이후 최장이다. 과거 1위였던 2022년 50일보다 무려 24일이나 길게 이어졌다. 보통 8∼9월에 열대야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9월에는 1∼7일 정도로 그치는데 올해는 9월에만도 19일이나 발생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열대야가 이어진 연속 열대야 일수도 47일에 달했다. 이 기록도 2위 39일과 3위 33일에 비해 훨씬 길었다. 같은 기간 서귀포(남부) 지역 열대야 전체 일수 역시 68일로 2위 2013년 57일보다 11일 많았다. 성산(동부) 지역 열대야 전체 일수는 60일로 2위인 지난해 35일보다 25일이나 늘었다. 이 곳에서는 지난달 29일 아침 최저기온도 25.0도로 열대야가 나타났다. 고산(서부) 지역 열대야 전체 일수는 50일로 2위 2018년 40일에 비해 10일 많았다. 이처럼 올해 제주 모든 지점 열대야 일수가 사상 최장기간 이어지며 가장 무더운 여름이라는 새 기록을 썼다.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한로(寒露)를 일주일가량 앞둔 이날 북서쪽에서 다소 강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제법 기온이 내려가 더는 열대야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전날보다 2∼6도가량 낮아져 이번 가을 들어 가장 낮은 아침 기온을 기록한 곳이 많았다. 주요 지점 최저기온은 서귀포 21.4도, 제주 20도, 고산 19.7도, 성산 17.9도, 산천단 15.4도, 한남 13.7도를 기록했다. 한라산 성판악 11.9도, 진달래밭 6.7도, 윗세오름 5.4도로 산지는 추위가 느껴질 정도의 기온을 보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6일 아침 최저기온이 조금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만 열대야 기준인 25도에는 미치지 못할 것 같다"며 " 제18호 태풍 끄라톤의 강도와 진로, 상층 기압골 등에 따라 예보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내 공공기관들이 건설공사 관련 수의계약 체결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정처리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2021년 7월부터 최근까지 도의회 사무처와 한라도서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관통합 재무감사 결과를 2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도의회와 한라도서관에서 무자격 업체와의 수의계약 체결 및 공사 쪼개기 계약 등 여러 문제가 확인됐다. 2021년 9월 제주도의회 사무처는 의회 의사당 지하 기계실 바닥 에폭시 공사를 진행하면서 면허가 없는 업체와 1590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업체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명시된 ‘도장·습식·방수·석공사업’ 면허를 갖추지 않았음에도 계약이 이루어졌다. 법에 따르면 1500만원 이상의 전문 공사는 관련 면허를 가진 업체와 계약해야 한다. 또 2022년 11월과 2023년 2월 상임위원회 회의실 카펫 교체 공사도 실내건축공사 면허가 없는 업체와 각각 2000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확인됐다. 감사위원회는 "무자격 업체와의 계약은 공사의 부실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며 "관련자 5명에게 주의를 촉구하도록 도의회 의장에게 권고했다"고 전했다. 한라도서관도 공사 수의계약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리가 있었다. 2022년 5월과 6월 주차장 이전을 위한 잔디블록 포장 및 철거 공사를 한 건으로 처리해야 했다. 그러나 두 건으로 나눠 발주하면서 수의계약이 가능한 금액으로 쪼갰다. 해당 공사를 맡은 B업체는 여성기업으로 지방계약법에 따라 5000만원 이하 공사에서는 1인 견적 수의계약이 허용된다. 감사위원회는 "해당 공사의 쪼개기 발주가 공정성과 투명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관련자 2명에 대한 훈계 조치를 제주지사에게 권고했다. 도의회에서 진행된 6건의 수의계약에서 '직접생산확인증명서'가 없는 무자격 업체와의 계약도 문제로 지적됐다. 계약 규모는 업체당 1100만원에서 5000만원에 이르렀다. 감사위원회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공기관의 수의계약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지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이 폭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내수 침체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경기 전망도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 지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로 전년 대비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물가 상승률이 1%를 밑돈 것이다. 2022년 9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6.5%에 달했다. 그러나 채소류 가격 급등은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제주 지역 배추 한 포기의 소매가격은 평균 996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7%, 지난달에 비해서는 39.6%나 상승했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배추 한 포기 가격이 1만원을 넘었고, 전통시장에서도 9000원에서 1만원 사이의 가격이 형성돼 있다. 김장철 주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한층 더 가중되고 있다. 제주도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배추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일부 소비자들은 김장을 포기하거나 김치 구매로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제주 지역 신선식품지수에서는 상추(39.6%), 무(47.9%), 시금치(42.6%) 등이 크게 올랐고, 고수온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로 고등어(7.8%), 조기(13.8%), 갈치(8.3%) 등 제주 주요 어종들의 가격도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1%대로 내려갔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채소류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히 크다. 통계청 관계자는 "채소류는 날씨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기간에 가격이 안정되기 어렵다"며 "김장철을 앞두고 수요 증가로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폭염과 집중호우로 인한 주산지 피해가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이라며 "기온이 내려가면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수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경기 전망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상공회의소가 실시한 2024년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 제주 지역 제조업체들의 경기 전망은 크게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4분기 BSI는 64로, 3분기의 81에서 17포인트나 하락했다.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BSI는 기업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를 수치화한 지표로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에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반대로 100 미만이면 다음 분기에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제주 지역 제조업체들은 내수 위축, 고금리,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올해 영업이익에 대해 응답한 기업들의 78.5%가 목표 미달이라고 답했다. 주요 대내·외 위험 요인으로는 내수 소비 위축(39.6%)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21.5%)과 고금리로 인한 재정 부담(16.8%)이 뒤를 이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도민들이 불편함을 느껴야 자동차 사용이 줄어들고 걷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의 이 발언은 결국 현실이 됐다. 자동차는 접근이 어려웠고,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지난 2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제주시 연북로에서 열린 '차 없는 거리 걷기' 행사장. 제주도는 이번 행사가 도민의 건강 증진과 걷기 문화 확산, 사람 중심의 보행환경 조성, 탄소중립 달성 등 여러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행사 당일 나타난 문제들은 이러한 대의명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도는 이번 행사에 도민과 관광객, 공직자와 동호회 회원 등 사전 접수된 4000여명을 포함해 전체 1만여명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오 지사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제주와 탄소중립 실천이라는 대의를 위해 도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그러나 행사 진행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점들은 과연 이러한 대의명분이 도민들의 불편과 혼란을 감수할 만큼 가치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행사 당일 연북로가 부분 통제되면서 연삼로를 비롯한 주변 도로로 차량들이 몰려들었다. 이에 따라 일부 구간에서는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해 운전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사전에 행사 소식을 접하지 못한 운전자들은 갑작스러운 도로 통제에 당황했고 안내 요원들과의 실랑이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한 운전자는 "주말 아침 중요한 거래처 약속이 있어 급히 가던 중 연북로가 막혀 돌아가야 한다니 황당하다"며 "도민들에게 불편을 주면서 이 행사를 꼭 해야 하는 건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교통 혼잡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안전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도로를 막기 위해 설치된 중앙선 분리봉이 일부 철거되었고 이를 통해 억지로 유턴하는 차량들이 늘어나면서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졌다. 또 통제 구간을 우회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좁은 골목길이나 농로로 몰리면서 차량이 뒤엉켜 혼란을 가중시켰다. 연북로는 차량 이용자들이 주로 찾는 상권이 형성된 곳으로 도로 통제는 곧바로 상인들의 생계에 타격을 주었다. 조명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오전에 찾아오기로 한 손님들이 모두 취소되거나 오후로 미뤄졌다"며 "행사로 인해 오전 장사는 완전히 망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유소는 아예 문을 닫았고, 가구점은 개점 휴업 상태였다. 드라이브스루로 운영되는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도 고객의 발길이 끊겼다. 상인들은 "도로를 막아놓고 걷기 행사를 하면 우리는 어떻게 장사를 하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연북로에는 도내 최대 규모의 장례식장이 있어 상주와 조문객들의 불편이 심각했다. 상복을 입은 한 조문객은 "조문하러 오려는 손님들이 길이 막혀 헤매고 있어 당황스럽다"며 "장례식장 근처에서 이런 행사가 열릴 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행사 취지 중 하나였던 자전거 이용 활성화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 전용으로 개방된 2차선 도로에는 이용객이 거의 없었다. 한 자전거 이용자는 "평소에도 자전거 도로가 부족해 불편한데 이렇게 잠깐 열린다고 해서 이용자가 많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연북로가 주말에도 관광객과 도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도로이며 대형 프랜차이즈 상가, 영화관, 장례식장 등 주요 시설이 밀집한 곳이라는 점에서 이곳을 통제하고 행사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도평동 주민 최모씨는 "차라리 해안도로를 통제해 걷기 행사를 진행하고, 걸으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로 연북로는 걷는 동안 볼 수 있는 경관이 모델하우스와 공사 현장뿐이라 걷기의 즐거움을 느끼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연북로에서는 '차 없는 거리'에 대한 홍보와 안내보다 부동산 모델하우스와 분양 홍보물이 더 눈에 띄었다. 행사에서는 왕복 4㎞를 완주한 참가자들에게 탐나는전 상품권 5000원권을 지급했다. 그러나 현금성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걷기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좋은데, 굳이 상품권을 줄 필요가 있느냐"며 "그 돈을 차라리 교통 대책이나 행사 개선에 사용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안내 부족으로 인해 상품권 지급에 대한 혼란도 발생했다. 출발 지점과 반환 지점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일부 참가자들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해 반환 지점인 메가박스 측에서 출발한 참가자들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꼈다. 도남동 주민 정모씨는 "출발 지점을 몰라 반환 지점에서 출발해 걸어왔다"며 "하지만 걷기 행사 등록을 안해줘서 다시 반환점을 돌아 여기로 걸어왔다. 오늘만 2만보 걸었다"고 개탄했다. 행사 참여 공무원들에게 식대 1만 원을 지급한 것도 뒷말을 낳았다. 제주도청 소속 공무원에게만 식대가 지급되고 행정시 공무원에게는 지급되지 않으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시 공무원인 박모씨는 "같은 공무원인데 도청과 시청 직원들을 다르게 대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작은 돈이라도 차별을 받는 느낌이 들어 서운하다"고 말했다. 또 일부 공무원들은 "전임 시장이 추진하려던 '관덕정 차 없는 거리' 행사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막으면서, 도지사가 추진하는 행사는 단숨에 성사되는 것을 보며 허탈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과연 '걷기의 즐거움'만을 남긴 행사였을까? '탁상 행정'의 뒤엔 여전히 혼란과 불편이란 긴 여운만 남아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국내 첫 양문형 버스를 도입하기 위해 섬식 정류장을 설치·운영에 들어간다. 제주도는 대중교통의 정시성과 신속성 개선을 목표로 하는 '제주형 중앙버스전용차로(BRT) 고급화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20일부터 체험용 섬식 정류장을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체험용 정류장은 제주시 광양사거리 서쪽 200m 지점 탐라장애인복지관 정류장 근처에 설치된다. 섬식 정류장은 국내 첫 양문형 버스 운영을 위해 설계된 정류장이다. 하나의 정류장에서 양방향 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정류장의 폭이 6m였던 것에 비해 4m로 줄어 공간 효율성이 높아진다. 길이도 130m에서 78m로 축소된다. 가로수 공간 및 인도 폭 축소 문제도 해결될 예정이다. 체험용 섬식 정류장은 반밀폐형 구조로 냉방기, 공기청정기, 온열 의자, 버스정보안내기, 도정홍보 모니터, CCTV 등의 편의시설이 제공된다. 서광로 BRT 사업에 앞서 도는 6개 동 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었고, 유관기관 및 대학생회와도 토론회를 진행했다. 도는 오는 11월부터 양문형 저상버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171대를 운행하고, 내년 4월까지 서광로 BRT 공사를 완료해 5월부터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체험용 섬식 정류장은 양문형 버스 도입을 위한 중요한 공정으로, 도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라며 "제주 대중교통의 혁신을 위해 도민들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의 부채가 2조원에 육박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귀포시)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 기준 제주도의 부채는 약 1조 9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유형고정자산은 약 25조 9600억원이며 장래세대부담비율은 7.45%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10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장래세대부담비율은 지방재정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자산 대비 후세대가 부담해야 할 채무의 비율을 나타낸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부채가 크다는 뜻이다. 위 의원은 "제주도의 부채 규모가 상당하다"며 "미래세대에 재정 부담을 전가하지 않기 위해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도의 부채는 대규모 개발사업, 복지 예산 확대, 코로나19 대응 등을 이유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관광 산업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는 외부 충격에 취약해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국에서 장래세대부담비율이 가장 높은 광역자치단체는 서울특별시로 12.99%를 기록했다. 도의 비율은 중간 수준인 7.45%이지만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부채 증가는 지역 발전과 주민 복지 향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해 예산 효율화와 수입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연구원은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아 막대한 재정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부채가 늘어나면서 미래 세대에 큰 부담을 지우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재정 건전성 강화와 인구 감소 문제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재정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9호 태풍 '종다리'가 제주로 북상함에 따라 대한항공이 일부 노선에 대한 탑승 수속을 일시 중단한다. 대한항공은 20일 태풍 '종다리'가 제주에 근접하는 시간대 제주발 김포행과 부산행 탑승 수속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수속 중단 시간은 부산 노선이 오후 6시부터, 김포 노선은 오후 8시부터다. 대한항공 측은 해당 시간대 예약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으로 알리고 있다. 이후 태풍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수속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다른 항공사들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제주공항에는 이날 오전 8시부터 급변풍경보가 발효됐다. 제주지방기상청은 태풍 종다리가 오후 5시께 제주에 가장 근접한 뒤 자정께 흑산도 쪽으로 이동해 열대저압부로 변경되지만 강풍이 내일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토요일인 27일 제주는 늦은 밤까지 곳에 따라 가끔 강한 비가 내리겠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7일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풍에 의해 많은 수증기가 제주도에 유입되면서 산지와 남부 중산간을 중심으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제주도 북부와 서부 추자도를 제외한 도내 예상 강수량은 20∼60㎜며, 산지엔 8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북부와 서부, 추자도의 예상 강수량은 5∼30㎜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북부 앞바다에서 1.0∼2.5m, 남부와 동부, 서부 앞바다에서 1.5∼4.0m로 일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높은 물결이 해안으로 강하게 밀려올 것으로 예상되니, 해안가 출입을 자제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저지대 침수 등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산지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한라산에 25일 오후부터 26일 현재까지 250㎜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다. 2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 한라산 삼각봉에 이날 오후 4시 현재 245.5㎜의 폭우가 쏟아졌다. 한라산 주요 지점 강수량은 사제비 227㎜, 윗세오름 198㎜, 어리목 194.5㎜, 영실 173.5㎜, 진달래밭 151㎜, 백록담 남벽 130.5㎜, 성판악 107.5㎜ 등이다.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인 해발 200∼600m 중산간지역 강수량은 산천단 113㎜, 와산 74.5㎜, 가시리 54.5㎜, 유수암 48㎜, 새별오름 44.5㎜, 한남 31㎜, 금악 11.5㎜ 순이다. 해안지역 강수량을 보면 성산 수산 84㎜, 구좌 76㎜, 표선 58.5㎜, 서귀포 49.5㎜, 제주공항 34㎜, 제주시 30.3㎜, 중문 29㎜, 남원 23.5㎜, 고산 6.7㎜ 등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이날 한라산 등반을 전면 통제했다. 현재까지 폭우로 인한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비구름대가 남풍을 타고 제주도로 들어오면서 27일 늦은 오후까지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이번 비는 비구름대의 폭이 좁고 긴 띠 형태여서 비가 내렸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면서 같은 지역이라도 강수 강도와 강수량에 차이가 나겠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하천 하류 등지에서의 야영을 자제하고, 오름이나 올레길 등의 출입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북부지역에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13번째 발생했다. 19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이날 아침 사이 제주 북부지역의 최저기온이 25.6도를 기록했다. 제주 북부지역은 지난달 29일 밤부터 30일 아침 사이 첫 열대야가 발생한 이후 13번째 열대야다. 올들어 현재까지 지점별 열대야 일수는 제주(북부) 13일, 서귀포(남부) 7일, 성산(동부) 7일, 고산(서부) 2일 등이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고온 다습한 남풍류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어제 낮 동안 오른 기온이 떨어지지 못해 열대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면서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건강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19일 낮에도 제주 북부와 서부, 남부, 북부중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1도 이상, 최고 체감온도는 33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고 예보했다. 이날 제주의 아침 최저기온은 25∼27도(평년 23∼25도), 낮 최고기온은 28∼34도(평년 28∼30도)로 예상된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기온이 25도를 넘으면 사람이 쉽게 잠들기 어려워 더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