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재난 안전 컨트롤타워가 될 제주소방안전본부 신청사가 20일 착공됐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이날 제주시 연동 324-37번지(현 제주도로관리사업소 부지)에서 신청사 기공식을 열었다. 신청사는 오는 2027년까지 552억원이 투입돼 연면적 1만544.86㎡,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로 조성된다. 현 청사는 1982년 여성회관으로 준공된 후 1992년 소방안전본부로 전환돼 사용돼 왔다. 119종합상황실 공간 부족으로 1994년, 2003년, 2009년 세 차례 증축했다. 하지만 준공 42년이 지나면서 노후가 심화되고 공간도 협소해 문제가 제기돼 왔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민선 8기 도정 공약인 ‘119종합 컨트롤타워 기능 고도화’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다. 급변하는 재난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방조직 확충과 기능 고도화를 갖춘 신청사 건립이 추진됐다. 기공식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와 이상봉 도의회 의장, 소방공무원, 의용소방대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영훈 지사는 "신청사가 건립되면 재난 컨트롤타워의 지능화와 고도화에 있어 더욱 높은 수준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제주를 찾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도민 모두가 더 안전한 사회로 진일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2025 제주감귤박람회’가 20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개막했다. 제주도와 제주국제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박람회는 ‘국민과 함께하는 사랑받는 제주 감귤! 세계로! 미래로!’를 주제로 24일까지 5일간 이어진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감귤 재배 농민 등 300여 명이 하례1교차로에서 주 무대까지 행진하는 개막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숨비소리합창단과 다온무용팀 공연, 해병대 군악대 연주도 이어졌다. 개막식 후에는 감귤산업과 국제감귤박람회 성장 의지를 다지는 세리머니가 진행됐다. 고문삼 조직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감귤박람회는 제주 감귤의 소비시장 확대와 농가 소득 창출을 위해 기후변화 대응 세미나, 유통상담회, 아시아 시트러스 협의체 발족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람회에서는 대한민국 감귤관, 감귤홍보관, 감귤직거래장, 감귤산업관, 우수감귤 전시관, 농기·자재 전시관, 유관기관 홍보관 등 모두 7개 전시관이 운영된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제주도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총파업 참여율이 14%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총파업은 전국 릴레이 파업으로 2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4차례에 걸쳐 권역별로 실시된다. 제주지역 파업일은 21일 하루다. 제주도교육청은 도내 전체 학교 191개교(국립 3개교 제외)에 근무하는 교육공무직원(강사 등 포함) 2663명 중 14.3%인 380명이 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급식 학교 189개교(온라인학교·초등학교 급식실 공유하는 단설유치원 월랑유치원 제외) 가운데 29.6%인 56개교(초 41, 중 5, 고 9, 특수 1)의 급식이 파업으로 중단된다. 이 중 55개교는 빵류와 주먹밥류, 우유, 음료, 과일 등 대체식을 제공하고, 창천초는 도시락을 지참하게 한다. 초등 돌봄을 실시하는 112개교 중 10.7%인 12개교에서 근무하는 교육공무직원이 파업에 참여한다. 이 가운데 10개교는 정규 교원으로 대체해 운영한다. 나머지 2개 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사전에 현황을 설명하고, 교실이나 도서실 등을 개방해 학교 관리자들이 관리한다. 유치원 방과 후 과정 운영 학교 100개교 중 파업 참여자가 있는 2개교는 정규 교원을 투입해 정상 운영한다. 도교육청은 지난 11일 일선 학교 등에 파업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매뉴얼을 안내했다. 17일부터 파업 대응 상황실을 설치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전남 신안 해상에서 260여 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이 좌초해 3시간 10분 만에 승객 전원이 구조됐다. 20일 목포해경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남방 족도에 2만6546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퀸제누비아2호는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모두 267명을 태우고 당일 오후 4시 45분께 제주에서 출발해 오후 9시께 목포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여객선은 장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 위에 선체가 절반가량 올라서며 좌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과 소방 당국은 좌초 당시 충격으로 27명이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집계했고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수습 초기 여객선 앞머리 쪽에 깨진 구멍이 발견됐다는 소식도 전해졌으나 침수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승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쾅 소리가 난 뒤 배가 기울었다"며 "모든 승객은 구명조끼를 착용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와 조끼 입고 맨 위에 올라와 있다"고 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파했다. 해경은 현장에 경비정 등을 급파해 승객 안전을 확보했고 사고 발생 3시간 10분 만인 오후 11시 27분께 함정과 연안 구조정 등을 이용한 구조를 마쳤다. 승객들은 모두 해경 함정 등으로 옮겨타 목포해경 전용부두로 이송됐다. 1차 출발 인원이 오후 11시 10분께 부두에 처음 도착했고 마지막 출발 인원은 자정을 넘긴 이날 0시 40분께 도착했다. 해경은 경비함정 17척, 연안 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서해 특수구조대 등을 구조에 동원했다. 여객선 내 승객과 승무원 전원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구조를 기다렸다. 어린이, 임신부, 노약자 등이 우선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들은 사다리를 이용하지 않고 배 후미 차량을 싣는 램프를 연결해서 경비함정에 옮겨탔다. 승무원 21명은 예인 등 후속 절차를 위해 사고 현장의 선내에서 대기 중이다. 여객선 예인은 오전 1시 10분께 만조 시간대에 착수할 예정이다. 무인도에 좌초한 선체를 예인선들이 바다에 다시 띄우면 목포항까지 자력으로 이동한다는 계획이다. 해경은 현장 수습을 마치는 대로 사고 원인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퀸제누비아2호는 씨월드고속훼리가 운항하는 길이 170m·너비 26m·높이 14.5m의 대형 카페리로 최대 여객 정원은 1010명, 적재 용량은 3552t이다. 2021년 12월 취역해 2024년 2월 말부터 목포-제주 항로를 운항하기 시작했다. 이날 퀸제누비아2호에는 승객 외에도 차량 118대가 실렸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인명 피해가 없도록 신속히 사고 수습에 나서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구조 현황을 실시간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등도 가용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신속하고 안전하게 인명을 구조하라고 주문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현장을 찾아 수습을 지원했다. 구조 완료 후 목포해경 전용부두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지사는 "인명 피해가 없어 대단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고 원인에 대해 선사 측 과실이 드러난다면 해양수산부와 해경이 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연합뉴스]
제주와 목포를 오가는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 사고로 운항을 잠정 중단함에 따라 제주도가 운항 공백 최소화를 위한 후속 조치에 나섰다. 제주도는 현재 운항 중인 제주∼목포 항로의 다른 여객선 퀸제누비아호의 제주항 출항 시각을 오후 1시 45분에서 오후 4시 45분으로 조정해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목포까지 운항 시간은 약 4시간 30분이다. 퀸제누비아호는 오후 9시 15분께 목포에 도착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이번 조정을 통해 퀸제누비아2호를 이용하려던 승객을 수용할 계획이다. 사고 선박에는 제주도민 20여 명을 포함한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으로 모두 267명이 탑승했다. 탑승한 승객 모두 안전하게 구조됐다. 중상자 등 인명 피해는 없고 화물 피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퀸제누비아호는 정원이 1200여 명에 달하는 큰 배고 현재는 비수기여서 운항 시간을 조정해도 여객과 화물 운송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해경과 운항관리센터, 선사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원활한 여객 운송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퀸제누비아2호는 앞서 전날 제주에서 출항해 목포로 향하던 중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남방 족도에 좌초했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우주·방산 분야 핵심 전자부품 기업인 ㈜케이알에스(KRS)가 제주로 본사를 이전한다. ‘상장기업 육성펀드 1호’ 투자기업으로 선정된 KRS는 본사 이전 조건으로 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하고 제주도와 20일 본사 이전 및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KRS는 레이더 및 증폭기 등 우주·방산용 전자부품을 개발·제조하는 첨단기술 기업이다.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성장 중이다. 방산용 레이더 시스템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재난·안전, 농업, 헬스케어, 교통정보 수집, 자율주행 등 민간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KRS는 지난 9월 23일 제주도의 상장기업 육성펀드 1호 운용사인 TS인베스트먼트와 20억 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제주 본사 이전을 조건으로 투자가 승인됐다. 제주도는 KRS가 내달 중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할 수 있도록 행·재정 지원에 나선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협약식에서 “제주는 2023년 2월 우주산업 비전 발표 이후 한화시스템과 우주항공청 등과의 협력을 통해 우주산업 생태계를 착실히 구축해 왔다”며 “제주 한화 우주센터 준공 시점에 이뤄진 이번 협약은 제주가 민간 우주산업의 혁신 거점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여성 소상공인의 출산기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폐업 위험을 낮추기 위한 지원이 제주에서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7월 도입한 '소상공인 출산지원사업'으로 출산한 1인 여성 소상공인에게 출산급여와 대체인력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출산급여는 출산 후 소득 활동이 중단된 여성 소상공인에게 월 30만원씩 3개월간 모두 90만원이 지급된다. 정부의 고용보험 미적용자 출산급여 150만원과 중복 수급이 가능해 최대 240만원의 소득 보전 효과를 낸다. 또 출산으로 영업이 어려운 1인 소상공인이 대체인력을 고용할 경우 월 최대 200만원씩 3개월간 모두 600만원이 지원된다. 지난달 말 기준 이 사업을 통해 65명이 출산급여를 받았다. 8명은 대체인력비를 지원받았다. 하반기에 사업이 시작돼 홍보 기간이 짧아 초기 신청률은 낮았지만 9월 이후 고용센터와 협력해 문자 안내를 하고 보건소·소상공인연합회·상인회 등을 통해 홍보하면서 신청이 늘고 있다고 도는 설명했다. 도는 도내 여성 소상공인 상당수가 1인 운영 구조로, 출산 시 휴업이 불가피하고 고정비 부담과 고객 이탈로 폐업 위험이 커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 김미영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사업 시행 후 소상공인들로부터 '출산 기간에 영업을 유지할 수 있어 걱정이 크게 줄었다', '단골 이탈을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특히 카페, 도소매점, 음식점 등 1인 경영이 많은 업종에서 '출산 기간에도 가게 문을 닫지 않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도는 내년부터 예산을 행정시에 조기 편성해 연초부터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대체인력 연계 플랫폼도 구축할 방침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이동노동자 전용 쉼터인 '혼디쉼팡'이 3개 지역에 더 만들어진다. 제주도는 올해 12월까지 제주시 한림, 함덕, 외도 등 3개 지역에 혼디쉼팡 간이쉼터를 추가로 조성한다고 20일 밝혔다. 혼디쉼팡은 대리·택배·퀵서비스 기사, 배달노동자, 학습지교사 등 이동노동자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무인 쉼터다. 신규 간이쉼터는 중문센터와 같은 형태로 냉·난방기, TV, 컴퓨터, 휴대전화 충전기 등을 갖추고 24시간 무인 체계로 운영된다. 도는 동·서부 지역에 혼디쉼팡 확대 설치가 필요하다는 이동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한림·함덕·외도 3개 지역을 선정했다. 제주엔 2019년 제주시청센터를 시작으로 2022년 서귀포센터, 2023년 연동센터, 2024년 6월 중문 간이쉼터가 조성돼 현재 4곳이 운영 중이다. 이용자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7만4525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10월까지 8만78명이 이용해 10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이용자를 넘어섰다. 만족도 조사에서도 3년 연속 90점 이상을 기록했다. 김미영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이동노동자들은 도민 일상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마땅한 휴식공간이 없다”며 “추가 쉼터를 12월 중 개소해 다가오는 한파에 이동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에서 일어난 쿠팡 새벽배송 택배기사 사망 사고와 관련해 경찰의 부실 초동수사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10일 새벽에 일어난 30대 쿠팡 택배기사 A씨의 차량 사망 사고 당시 A씨에 대한 음주 측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일어난 당일 경찰은 사고 원인을 일단 졸음운전으로 추정하고 자세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A씨가 과로로 인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A씨 휴대전화를 조사한 결과 고인은 평소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30분까지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11시간 30분 근무했으며, 주 6일간 평균 노동시간은 69시간(야간근무 30% 할증 시 83.4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A씨의 주 평균 노동시간인 '83.4시간'이 지난해 쿠팡 심야 로켓배송 업무를 해오다 숨져 산업재해 인정을 받은 고(故) 정슬기씨가 숨지기 전 4주 동안의 주 평균 노동시간 '74시간 24분'(야간근무 30% 할증 시간) 보다 많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가 재직했던 쿠팡 영업점 대표는 지난 15일 언론에 보낸 메일에서 "A씨의 음주운전 의혹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며 경찰에 철저하게 사고 원인을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음주 운전 측정을 했으며 측정 결과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고, 택배노조측은 쿠팡 영업점 측에 대해 사자 명예훼손이자 허위사실 유포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경찰이 사고 당시 음주 측정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이 초동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음주 측정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A씨 장례까지 마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제주동부경찰서 측은 "교통사고 초동조치 매뉴얼에 따르면 사고 운전자에 대한 음주 여부는 확인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만 실무상 모든 교통사고에서 음주측정을 하는 것은 아니며, 음주 의심 정황이 있을 때 선택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찰 측은 "당시 사고는 외부 가해 요인이 없는 단독사고였고 A씨에게서 술 냄새 등 음주 의심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경찰서 교통조사관이 운전자 상태를 확인하려 했으나 권역외상센터의 통제로 운전자 접견이 불가했고, 계속된 응급수술 등으로 음주 감지나 채혈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A씨 직장 동료 진술과 병원 조치 내역, A씨에게서 채취한 혈액이 있는지 여부 등을 수사해 음주 여부와 사고 원인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오전 2시 10분께 제주시 오라2동 한 도로에서 쿠팡 협력업체 소속 특수고용직노동자인 30대 택배기사 A씨가 몰던 1t 트럭이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가 벌어졌다. 중상을 입은 A씨는 당일 오후 3시 10분께 사망했다.[제이누리=강재희 기자]
제주마 사육두수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1940년대다. 당시 도내에서는 2만여 마리의 제주마가 사육되어, 국내에서 가장 중요한 말의 생산지(馬産地)였다. 1960년대 제주마의 사육 두수는 1만2077마리였다. 1970년 7606마리, 1980년 2414마리로 격감하였고, 1986년 1347마리로 거의 멸종 위기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제주마의 천연기념물 지정과 보호 시책에 힘입어 1990년 이래 제주마의 사육두수는 점차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2023년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말 3만6295두 중, 제주에는 2만5520마리가 등록되어있다. 품종별로는 3만6295마리 말 중 더러브렛 1만6058두, 일반마 1만2039두, 제주마 8198두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이는 고경수 옹(95)이다. 처음에 두 마리의 조랑말로 목장을 꾸린 그는 1980년대까지 사육두수를 100여 마리로 늘리며 제주 조랑말의 혈통을 계승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나아가 목장 개량과 초지 조성을 기반으로 우수한 품질의 제주말을 생산하던 그가 우수 경주마를 육성하기 시작하면서 제주 경마 산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 그는 고향인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서 목축업을 운영하는 집안에서 출생했다. 6·25 전쟁 참전 후 선흘리 이장과 공동농업목장조합장 등을 거치며 초지 개량과 마필(馬匹) 육성에 힘써왔다. 지금도 천연기념물인 제주마를 비롯해 ‘한라마’ 등 100여 두를 작은 아들과 직접 키우며 우수 마필 생산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그의 안목은 제주 경마 마주(馬主)로 빛을 발해 두 차례 최우수 제주마 생산 표창과 4차례의 대상 경주 우승을 일궈내기도 했다. 받은 상금도 1억 원이 넘는다. 그가 오랫동안 애지중지했던 착한 말 ‘백록왕비’와 ‘은주거목’이 이룬 성과다. 제주마 육성을 위해 90여 년 평생 새벽마다 아침 이슬 맞으며 마사로 향하는 둔주(屯主) 고경수 옹은 2017년 제1회 호국영웅 ‘헌마공신’ 김만일 상 대상 수상자다.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 출신 김만일(1550∼1632)은 선조, 광해군, 인조 대에 걸쳐 자신의 목장에서 키운 양마(良馬)를 군마(軍馬)용으로 나라에 바쳐 ‘헌마공신’의 칭호와 관직을 제수받았다. 『비변사등록』(1781)에는 ‘헌마인’(獻馬人) 또는 ‘헌마공신(獻馬功臣)’, 『승정원일기』(1872)에는 ‘헌마공신(獻馬功臣)’이라 기록되어 있다. 인조는 헌마공신 김만일의 영웅적인 애국정신에 고마운 마음을 담아 비단옷을 보냈고, 그가 살았던 동네가 오늘날 남원읍 ‘의귀리(衣貴里)’로 불리는 것도 임금님으로부터 ‘귀한 옷을 받은 마을’이란 데서 나왔다. 고경수 옹은 말 100여 마리를 키우신 아버지를 따라 다섯 살 때부터 말을 탔다. 그가 살던 조천읍 선흘 근처에 중학교가 없어 가장 가까운 구좌읍 김녕중학교에 다닐 때는 말을 타고 통학했다(그는 김녕중학교 1회다). 등교 때는 내리막이지만 편도 대략 8.5km이다. 나중엔 김녕에서 하숙했는데, 타고 간 말은 하숙집(안동우 전 제주시장 생가)에서 맡아 돌봐줬다고 했다. 말은 무엇보다 우수한 종자가 중요하다. 할아버지 이래 고경수 집안의 말은 인근에서 가장 유명했다. 그는 우수한 종자를 찾아 여기저기 안 다녀본 데가 없다. 말은 대개 2, 3년 키우면 팔 수 있을 만큼 성장한다. 예전에 말은 마차용으로 금방 팔려나갔다고 한다. 1924년 말 6마리를 팔아 2000평 규모의 좋은 밭을 사기도 했다. 당시 말 한 마리 가격은 100냥(20원), 아주 좋은 말은 500냥을 받기도 하였다. 지금도 그는 제주 전통 방식으로 말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작은아들과 함께 운영 중인 목장은 3대에 걸쳐 주위 방목지역 담을 돌로 쌓아 올려 마치 조선 시대 목마장을 연상케 한다. 광활한 목장은 수백 년 된 나무와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린 초지로 조성돼 있다. 연중 말을 방목할 수 있는 피우설가(避雨雪家,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집) 형태의 개방형 마사(馬舍)를 가지고 있다. 말은 심지어 겨울에도 자연 그대로 방목하여 키워야 잘 자란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ᄆᆞᆯ(말)’키우기 일은 무엇보다 소질이 맞아야 한다. 운이 맞아야 한다. 말은 착하고 사람보다 머리가 더 좋다. 말은 평생의 친구다. 그런 친구와 평생을 함께해서 행복하다. 지금도 하루 한차례 꼭 목장에 간다. 집 근처 마사에 하루 서너 차례 가서 말들을 쓰다듬고 갈기를 고르며, ‘착하다 착하다’ 칭찬해 준다.” 평생 말과 함께 한 ‘제주말의 오랜 친구’ 고경수 옹의 지론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정책 특보를 역임하고,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제주지식산업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오달진 근대제주』(2019), 『오달진 제주, 민요로 흐르다』(2021), 『제주의 화전생활사』(2022) 등이 있다.
제주개발공사가 지난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1회 국가품질경영대회’ 3개 부문에서 국가품질상을 수상했다. 공사는 4년 연속 품질경쟁력우수기업에 선정됐다. 국가품질혁신경진대회 6개 분야에서도 대통령상 금·은·동 6점을 수상했다. 또 고병수 삼다수생산본부장과 한동훈 생산기획팀장이 품질경영 유공 개인부문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해 기관과 개인 모두 성과를 인정받았다. '국가품질경영대회'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표준협회가 주최·주관하는 정부포상 행사다. 품질혁신을 통해 국가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우수기업과 개인, 분임조를 선정해 포상한다. 품질경쟁력우수기업은 품질혁신, 고객만족, 경영성과 등 전반적 품질경영 역량이 탁월한 기업이 선정된다. 공사는 먹는샘물 업계에서 처음으로 4년 연속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공사는 삼다수의 원수 품질 확보를 위해 취수원 보전 및 관리 연구, 지하수 수위·수질 연구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취수원 주변 113개 지하수 관측망을 통해 수량과 수질을 실시간 감시하며 잠재적 오염원을 차단하고 있다. 또 품질·식품·안전·환경 등 경영 전반의 글로벌 인증을 지속적으로 갱신하며 품질혁신과 고객만족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품질분임조 부문에서는 지난 8월 25일부터 5일간 서귀포시에서 열린 국가품질혁신경진대회에 참가해 총 6개 분야에서 금(유니온·화산송이), 은(도전·으뜸), 동(Nothing·순항)을 수상했다. 품질경영 유공 개인부문에서 장관상을 수상한 고 본부장은 무라벨 제품 생산시스템과 큐알(QR)코드 구축을 통해 친환경 생산체계를 확립하고, 제주삼다수 용기 경량화를 통한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 팀장은 재생원료 혼합사용 생산시스템 기반 마련과 분임조 주관 부서장으로서 국내·외 분임조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제주삼다수의 품질 우수성을 입증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같은 상을 받았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말을 마치자마자 주머니에서 풀잎을 꺼내 입속에 넣고 씹으면서 두 팔을 벌려 혼자서 동굴 앞을 막아섰다. 동굴 속의 바람소리가 가까워졌다. 이윽고 황색 머리에 푸른 몸, 머리에는 짧은 뿔, 사람 넓적다리만한 커다란 뱀이 바람과 함께 동굴 밖으로 나와서는 거지 두목을 보자마자 몸을 휘감았다. 머리를 곧추세우고 숨을 내뿜으니 윙윙 울렸다. 거지 두목은 당황하지 않고 느긋하게 눈을 감고 계속해서 입속에 넣고 씹고 있던 풀의 즙을 내뿜으며 막아섰다. 거대한 뱀은 머리는 밑으로 내렸지만 둘둘 감은 몸에 힘을 더했다. 다른 거지들이 풀잎을 건네자 거지 두목은 풀잎을 씹으면서 뱀에게 수결을 해보였다. 거대한 뱀은 다시 머리를 쳐들고 힘을 더 냈으나 거지 두목은 풀의 즙을 내뿜으면서 아랑곳 않고 막아섰다. 뱀은 지쳤는지 다시 머리를 내렸다. 그렇게 세 차례를 반복하자 거대한 뱀은 견디지 못하고서 거지 두목의 몸에서 떨어져 꿈틀꿈틀 기어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거지 두목과 사왕이 악전고투를 하는 사이에 다른 거지들은 남아있던 뱀들을 모조리 잡아 바구니에 담았다. 모두가 기뻐하며 사찰 앞까지 돌아왔을 때 거지 두목의 얼굴이 점점 부어오르더니 얼마 없어 귀와 눈, 입, 코 모두 평평해졌다. 급히 다른 거지들을 불러 한꺼번에 풀잎을 씹어 즙을 얼굴에 뿜게 하였다. 풀의 즙을 뿜으니 얼굴이 점차 정상으로 돌아왔다. 거지 두목에게 어째서 커다란 뱀은 잡지 않고 동굴 속으로 돌려보냈느냐고 물으니, 별일 아닌 듯 답했다. “뱀의 왕, 사왕이오. 내가 만약 사왕을 죽이면 사방의 사왕들을 불러들이는 것이오. 그러면 나 또한 온전치 못하게 되오. 내가 어제 여기에 와서 주술로 뱀을 모았소. 그래서 남산의 뱀들이 오늘 여기에 다 모인 것이오. 이번에 뱀을 모두 잡았으니 이후에 주변 5리 이내에는 5년 동안 뱀의 우환은 없을 것이오. 하지만 나도 몇 년 동안은 여기에 오지 못할 거요. 사왕이 복수하려 할 테니까.” 남병(南屛) 효종(曉鐘) 비정(碑亭)의 오른쪽 돌계단에 사람이 앉으려고만 하면 얼굴이 붉게 부어오르고 뼛속까지 농이 앉았다. 거지 두목을 청하여 살펴보게 하였다. 거지 두목이 찬찬히 살펴본 후 말했다. “그 아래 돌 사이에 끼어서 나오지 못하는 독사가 있을 거요. 나오지 못하니 틈새로 독을 뿜어대는 거요. 사람이 그때에 마침 그곳에 앉으니 중독되는 것이오.” 돌을 치워서 살펴보니 과연 돌 틈 사이에 뱀 한 마리가 끼어있었다. 다시 돌을 치우니 큰 붕어마냥 돌에 눌려 뱀이 납작하게 되어있었다. 거지 두목이 말했다. “그것은 살무사요. 그곳에서 몸이 나오지 못하고 동굴로 돌아가지도 못했던 거요.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에게 잡혔겠지요.” 말을 마치자마자 뱀을 잡아 바구니에 넣었다. 사람들이 독사를 잡아 무엇에 쓸 거냐고 물으니 약방에 판다고 답했다. 여러 가지 뱀은 각기 다른 약용 가치가 있었다. 독성이 쌘 뱀일수록 약효도 좋았고 가격도 높았다. 돈 때문에 그렇게 모험하는 것이었다. 사찰 앞에 주민들 모두 거지가 뱀을 잡아주는 은덕에 감격하였다. 돈을 모아 술을 마련해 대접하니 여러 거지들이 환호하며 실컷 마셨다. 그러고서 주머니에서 풀잎을 꺼내 주인에게 사례로 건네면서 말했다. “이 풀로 해독할 수 있소. 뱀에게 물리거나 벌에게 쏘이거나, 심한 정저(疔疽), 독창에 씹어서 바르면 얼마 없어 완쾌되오. 하지만 아무렇게나 남용하지는 마시오.” 말을 끝내고서는 뱀을 담은 바구니를 들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돌아갔다. 상술한 부류의 거지는 강호에서 뱀을 부리며 기예를 팔거나 뱀약을 팔면서 구걸하는 거지와는 다른, 실질적으로 노동을 제공하는 부류다. 뱀을 잡아 돈으로 바꿔 생계를 유지하였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