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한효주씨가 등장하는 제주도의 '특별자치도 헌법적 지위확보'를 위한 공익광고가 도의회에서 호된 비판을 받았다.
제주도의회 강경식 도의원은 제358회 임시회 사흘째인 8일 오전 행정자치위원회를 상대로 한 제주도정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 현법적 지위확보를 위한 광고가 “한효주를 위한 이미지 광고로 밖에 안보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경식 의원은 강영진 제주도 공보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한 광고 동영상을 먼저 틀었다.
동영상에서는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영화배우 한효주씨가 잠깐 등장했다. 이후 성산일출봉을 중심으로 한 제주의 풍광을 보여줬다. 광고는 한효주씨가 제주의 삼나무 숲에 서 있는 모습으로 마무리 됐다.
광고 중간에는 “다양성과 역동성이 미래의 경쟁력입니다. 지역과 중앙이 함께하는 새로운 대한민국, 제주가 열어갑니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해당 광고가 끝나자 강 의원은 조상범 인재개발원장에게 “무슨 광고인지 알겠느냐?”며 질문을 던졌다.
조 원장은 “처음보는 광고”라며 “제주의 가치를 홍보하기 위한 광고 같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이어 이영진 총무과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총무과장은 “제주의 바람직한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후 강 의원이 강 공보관에게 “정답을 말해달라”고 하자 강 공보관은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확보를 위한 광고다”라고 답했다.
강 의원은 강 공보관의 답변에 대해 “영화배우 한효주씨에게 비싼 광고료를 지불하면서 만든 광고”라며 “지난해 연말에 추경예산으로 10억원을 확보해서 만들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중차대한 사항에 대해 예산을 확보, 반영해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공직자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광고에서 헌법적 지위확보와 관련된 말은 한 마디도 안나온다. 10억원의 도민 혈세를 낭비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강 공보관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제작과정에서 그런 지적이 많이 나오긴 했다”며 "처음에도 헌법적 지위확보와 전혀 관계없는 광고들이 제작됐다. 그래서 제주연구원과 특별자치제도추진단, 공보관실이 협력해서 그런 부분들을 수정했다. 하지만 부족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이 광고는 한효주씨를 위한 이미지광고 밖에 안되는 것 같다”며 “제주도가 재정이 풍부하다고 해도 초당 1000만원 정도의 출연료가 드는 이에게 광고비를 줬다. 그러고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광고를 만들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도민의 혈세를 낭비한 것이다”라며 “공직자 어느 누구도 어떤 광고인지 모르지 않느냐? 이걸 누가 책임져야 하냐? 도민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느냐? 능력이 없으면 처음에 (공보관직을) 맡지 말아어야 하지 않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강 공보관은 “광고대행업체들과의 협상과정에서 문제를 바로잡으려 해봤다”고 운을 뗐지만 강 의원은 말을 가로막으며 “공보관 정도면 적어도 관련내용들이 들어가도록 관리감독을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며 “이 정도면 공보관 옷을 벗어야 한다.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