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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욱의 [제주역사나들이](56) ... 13차 온평리 탐방코스 (3)

■온평리 도대

 

 

유감이다. 원래 있던 도대는 도로개설로 사라지고 새로 조성한 첨성대 모양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안내판의 설명으로는 사다리꼴 모양의 도대가 있었다고 하는데 엉뚱하게 짝퉁 첨성대가 서 있다. 또 도대의 '도'는 입구를 뜻하는 제주어라고 한다. 도대 또는 도다이는 등대(燈臺)를 일본어로 도다이(とうだい, 灯台·燈台)라 한것이 도대, 도댓불이 된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 안내판이 틀린건지 내가 틀린건지 헷갈린다. 안내판이 너무나 자신있게 설명하고 있어서이다.

 

■신비스러운 물 쉼터 공원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았다던 용천수인 솔베기물을 신비스러운 물이라하여 쉼터를 조성해 놓았다. 꽤나 신경을 써서 아기자기하게 공원을 꾸며놓아 지나가는 나그네들의 좋은 쉼터가 되어주고 있다. 잠시 앉아서 바닷바람 내음속에 온평마을에 내리는 햇살을 쬐어 본다.

 

■온평리 환해장성

 

 

온평리는 제주의 해안마을 중 가장 긴 6km의 해안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해안을 방어할 환해장성도 아직까지 긴 구간으로 남아 있다. 복원된 화북의 환해장성보다 더욱 성곽의 형태가 견고해 실질적인 방어기능을 할 수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온평리 동동 환해장성 바깥쪽 해안가를 황노알(황루알)이라고 하는데 벽랑국 세공주가 뭍에 오른 곳이라 한다. 썰물때 그때 새겨진 발자국과 마차바퀴 흔적을 볼 수 있다는데 그런가보다 할 뿐이다.

 

 

황노알은 연혼포라고도 하는데 바닷가에 연혼포라고 씌여진 표석이 있다.

 

황노알에서 200미터쯤 북쪽에 있는 해안가를 화성개 또는 쾌성개라고 하는데 벽랑국 세공주가 타고온 목함을 발견한 곳이라 한다. 파호이호이 용암지대가 잘 발달된 조간대이다.

 

 

 

비가오면 내창(시냇물)에 물이 차듯 우물에 물이 찬다고 하여 내통이라 불리던 우물이다. 일제 때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지금은 물도 말라 있고 관리도 안되는 듯 하다. 시대가 변해 아쉬운게 없어서이겠지만 그래도 우리 생활에 중요했던 곳이니 만큼 관리를 위한 작은 손길이라도 닿았으면하는 바램이다.

 

 

앞서 말했 듯 온평리의 집터는 대부분 넓게 자리하고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엔 으례 정원을 잘 가꾸어 놓았다.

 

 

예전 제주도 전통방식의 난방시설이었던 굴묵이 남아 있는 가옥이다. 당연히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 않다. 제주 전통가옥은 육지부와 달리 난방과 취사가 분리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굴묵은 별도의 굴뚝이 없어 난방을 할때마다 매캐한 연기가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필자가 초가집 살던 어린시절 굴묵에 불 때며 콜록거리시던 어머니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온평리 마을은 정갈히 잘 정돈되어 있고 석양빛은 늘 그렇듯 포근히 마을을 감싸고 있었다.

 

 

널찍한 마을 안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출발지인 혼인지 표석이 보인다. 그렇게 5월 초입의 온평리 여정이 마무리 되간다. 중순이면 감귤꽃향이 은은히 어우러진 온평리 마을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욱은?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오현고를 나와 서울대 공대 건축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육군 ROTC 장교로 군복무를 마치고 삼성물산 주택부문에서 일했다. 경영위치 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공부를 더 한 뒤 에이스케이 건축 대표이사를 거쳐 제주로 귀향, 현재 본향건축 대표를 맡고 있다. 제주대 건축공학과에서 건축시공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주말이면 고향 제주의 벗들과 제주의 역사공부를 곁들여 돌담·밭담·자연의 숨결을 더듬고자 ‘역사나들이’ 기행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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