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다시 여름 휴가지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물가 상승으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여행 트렌드가 뚜렷해지면서다. 7일 트립닷컴이 7~8월 여름 휴가철 여행 데이터를 분석에 따르면 전체 항공권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이 중 국내여행이 예약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제주행 항공권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렌터카 수요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제주 지역 렌터카 예약은 지난해보다 2.38배 급증했다. 차량 종류별로는 아반떼, K3 등 실속형 소형차가 전체 예약의 27%로 가장 많았고, SUV(21%), 중형차(19%), 경차(11%), 전기차(9%)가 뒤를 이었다. 항공권 예약 증가율은 젊은 층에서 두드러졌다. 1995년 이후 출생한 ‘Z세대’의 제주행 항공권 예약은 지난해보다 65% 늘며 세대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숙소 예약 트렌드에서도 가성비가 중심에 섰다. 3성급 숙소 예약은 80% 증가해 4성급·5성급 숙소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트립닷컴 측은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자연 친화적인 여행지에 대한 선호와 합리적인 소비 경향이 맞물리며 제주가 '가성비 힐링 여행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제주시는 최근 한남사려니오름 숲길(1년 6개월 만에 재개방), 백록샘 일대(민간 첫 개방) 등 자연 기반 관광자원을 연이어 개방하며 체험형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가성비 높은 제주 관광 만들기' 민간 협의체를 출범해 숙박·교통·음식·관광지 등 전 분야에 걸쳐 착한가격 업소 추천, 서비스 개선 등 실천 과제도 추진 중이다. 홍종민 트립닷컴 한국지사장은 "올여름은 해외보다 제주 등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수요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비용 대비 만족도를 중시하고 가까운 거리에서 효율적인 여행을 즐기려는 흐름이 제주 재부상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지역 청소년의 자살 시도가 최근 3년 사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고의숙 교육의원은 지난 7일 열린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도내 학생 자살 시도 건수가 2021년 11명, 2022년 7명에서 2023년 25명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30명으로 늘었다"며 "올해는 6월 말 기준 이미 31건이 보고돼 지난해 연간 수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심민철 행정부교육감을 상대로 "통계가 이처럼 심각한데, 교육청이 추진해온 생명존중 교육이 과연 효과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현장에서 필요한 실질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학생들이 죽음의 의미를 이해하고 삶을 성찰하도록 돕는 '죽음이해교육' 조례가 도교육청 반대로 번번이 무산된 점을 비판했다. 해당 조례는 2021년 처음 발의됐으나 심사 보류로 폐기됐고, 2023년 재발의 이후에도 처리되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이에 대해 "청소년에게는 생명존중 교육이 우선이며, 잘못된 메시지를 줄 우려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고 의원은 "조례를 부정하면서도 현장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없는 것은 문제"라며 "즉시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 부교육감은 "교육청 차원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현장에서 충분히 적용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미비점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위원회는 이날 죽음이해교육 조례안에 대해 사회적 합의와 도민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이유로 본회의 상정을 보류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지역 청소년 도박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강충룡 국민의힘 의원(서귀포시 대륜동)은 지난 7일 열린 도의회 교육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제주도교육청을 상대로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도박 경험 학생 비율은 낮지만, 현장 체감도는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최근 청소년 도박 양상이 과거 스포츠 승부에 베팅하는 수준을 넘어 성인 도박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언론 보도에서도 확인됐듯이 도박 문화가 청소년 사이에 번지고 있다"며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도박 중독 예방교육과 인식 개선 사업을 지속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현재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며 "부모 통보, 휴대전화 명의 확인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응 매뉴얼에 그치지 말고 전문가와 경찰 등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지난 7월 제주도는 기록적 무더위였다. 평균기온이 역대 1위였다. 게다가 폭염·열대야일수는 2위를 기록하는 등 기록적 폭염에 시달렸다. 5일 제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7월 제주도 기후특성과 원인'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제주도 평균기온은 27.9도로 평년(25.5도)보다 2.4도 높고, 지난해(27.4도)보다는 0.5도 높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중 12일과 13일 단 이틀을 제외한 29일의 일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말 시작된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상순 평균기온은 28도로 평년보다 4.1도 높으며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가장 무더운 시기인 8월 상순 평균기온 평년값(27.5도)보다도 0.5도가 높았다. 하순에는 맑은 날이 많고 밤낮없는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평균기온이 29.1도로 역대 가장 높았다. 특히 25∼31일 태풍 프란시스코와 꼬마이로부터 고온다습한 공기가 남동풍을 따라 유입되면서 극심한 무더위가 이어졌다. 지난달 제주도 폭염일수는 5.3일로 역대 2번째로 많았다. 지점별로는 제주 9일, 서귀포 7일, 고산 5일이었다. 고산은 역대 가장 많은 7월 폭염일수를 기록했다. 열대야일수는 21.3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지점별로는 서귀포 27일, 제주 25일, 고산 18일, 성산 15일 순이었다. 서귀포 지점은 역대 가장 많은 7월 열대야일수를 기록했다. 반면 비는 적었다. 지난달 제주도 강수량은 68.7㎜로 평년(231.3㎜)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역대 5번째로 비가 적게 내린 7월로 기록됐다. 강수일수는 5.8일로 평년(12.4일)의 절반 수준이었으며, 역대 3번째로 적었다. 7월 강수량 대부분(98.7%)인 67.8㎜가 중순에 내렸다. 13일과 18일에 두차례 강한 강수가 집중됐다. 고산 지점은 7월 18일 1시간 최다강수량이 43.2㎜로 7월 중 역대 3위를 기록했고,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매우 강한 비가 내렸던 제주시 삼양2동에는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중산간과 산지를 중심으로 오전부터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폭염과 너울성 파도까지 겹치면서 육상과 해상 모두 비상 상황이 우려된다. 기상청은 7일 오전부터 제주 중산간과 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20~30㎜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강수로 하수도 역류와 저지대 침수 등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번 비는 오는 8일 저녁까지 간헐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9일 새벽부터 밤사이에도 다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7일, 8일 이틀간 누적 강수량은 20~60mm, 산지 지역은 최대 80mm 이상이 될 전망이다. 강수와 동시에 폭염도 이어지고 있다. 북부와 동부 지역에는 폭염경보, 그 외 지역은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체감온도는 35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에도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가 예고됐다. 현재 제주 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다. 7일 밤까지 바람은 초속 17m(시속 60㎞) 이상, 물결은 최대 4m 높이로 일 수 있어 선박과 해안가 이용객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너울성 파도가 해안가에 강하게 밀려들면서 피서객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국지적으로 강수 지역이 좁게 형성돼 지역 간 강수량 편차가 클 수 있다"며 "기상레이더와 실시간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고온다습한 날씨로 실내외 작업장과 농가, 축사 등지에서는 폭염에 따른 피해 예방이 중요해졌다. 관계 기관은 식중독, 온열질환, 가축 폐사, 병해충 발생 등에 대비한 철저한 대비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둘러싼 도민 여론 수렴 과정이 혼선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전격 공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6일 '제주시 분할'에 대한 도민 반대 의견이 포함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도민 3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제주시 갑·을, 서귀포시 등 선거구별로 각 1000명의 응답을 수집했다. 원래 이 조사는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것이다. 행정체제 개편 관련 문항은 당시 정치 지형에 대한 여론 파악 과정에서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장과 시의원을 주민이 선출하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안에 대해선 찬성 60%, 반대 19.4%, 유보 20.6%로 찬성 여론이 높았다. 반면 제주시를 동·서 제주시로 분할하는 안에 대해서는 찬성 35.9%, 반대 43.1%, 유보 21.0%로 반대 응답이 더 많았다. 세부 지역별로는 제주시 갑 선거구(서제주시)에서 찬성 34.0%, 반대 45.3%, 제주시 을 선거구(동제주시)에서는 찬성 31.9%, 반대 47.7%로 각각 반대가 우세했다. 서귀포시에서는 찬성 43.3%, 반대 34.2%로 제주시 지역과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여론조사 결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공개되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혼선이 감지된다. 조사 시점은 두 달 전이지만 공개 시점은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도민 여론조사를 제안한 바로 다음날이어서 정치적 해석도 뒤따른다. 이번 여론조사 공개는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을)이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당은 "비공개 자료였으나 최근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된 만큼 도민 여론 공유 차원에서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응답자의 약 20%가 판단을 유보한 점은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가 일각에서는 해당 공개가 김 의원의 지역구 여론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동제주 지역에서 반대 여론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지역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이다. 이번 여론조사 공개로 곤란한 입장에 처한 인사는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 서귀포시)과 오영훈 제주지사다. 위 의원은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골자로 한 법안을 대표 발의한 당사자이다. 오 지사는 행정체제 개편을 도정의 주요 과제로 삼아온 인물이다. 앞서 이 의장은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 실시를 공식화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 공개로 여권 내부 협의 없이 이뤄진 독자적 행보가 드러나며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기초자치단체 출범 시기를 내년 7월로 못박는 대신 "도민 이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촉박한 추진에 따른 부작용 우려와 함께 행정체제개편을 위한 일정 조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6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제441회 임시회에서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둘러싼 질의가 집중됐다. 특히 의원들은 도정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과제 반영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했다. 양기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이에 대해 "제주는 3개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골자로 한 행정체제개편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시한 상태"라며 "하지만 국정과제 반영 여부에 따라 주민투표와 출범 일정 등 세부 내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이 대통령의 국정기획위원회를 통해 국정과제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위원회의 활동 종료가 임박한 상황이다. 도는 이 위원회를 통해 행정체제 개편이 국정과제로 채택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양 실장은 "기초자치단체 도입 자체보다 제주 발전과 도민의 이익이 중요한 기준"이라며 "정부와 실무적인 논의를 지속 중이며 행정체제개편이 시기상 무리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도는 지난 해부터 주민투표 실시를 정부에 요구해왔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내각 공백 등 정치적 변수로 절차가 지연돼 왔다. 현재 행정체제개편과 관련해 약 198억원의 예산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된 상태다. 도의회 의회운영위는 국정과제 반영 여부가 이달 중순까지 확인되지 않거나 주민투표 일정이 불확실할 경우 해당 예산을 전액 삭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제주에너지공사가 전체 5단계 중 '라' 등급을 받으며 경영진단 대상 기관으로 지정됐다. 전국 281개 평가 대상 기관 중 경영진단 대상으로 분류된 곳은 7곳뿐이다. 행정안전부는 6일 전국 지방공기업 281곳을 대상으로 한 경영평가 결과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조사됐다. 도시개발, 관광, 시설관리, 환경, 상하수도 등 행안부 관련 지방공기업들이 포함됐다. 제주지역 공기업 중에서는 제주개발공사가 '나' 등급을 받았고, 제주관광공사와 상하수도본부는 각각 '다' 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개발공사는 광역단위 특정공사·공단 분야에서 유일하게 '나' 등급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 제주에너지공사는 '라' 등급으로 평가돼 사실상 최하위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평가에서는 '마' 등급이 부여된 기관이 없어 제주에너지공사는 단독으로 최하위 등급을 받은 셈이다. 특히 제주에너지공사는 평가 결과 부진기관으로 분류돼 행안부의 '경영진단' 대상에도 포함됐다. 경영진단은 구조조정이나 조직개편 등 경영개선을 요구받는 절차다. 향후 임직원 해임, 사업 축소, 법인 청산 또는 민영화 등의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평가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반의 분석을 거쳐 지방공기업정책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확정됐다. 세부 평가 항목은 리더십·전략, 경영시스템, 사회적 책임, 주요 사업성과, 경영효율성, 고객 만족도, 권장 정책성과 등 7개로 구성됐다. 한편,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공기업 기관장과 임직원의 성과급도 차등 지급된다. '라' 등급을 받은 제주에너지공사는 기관장과 임원은 연봉이 동결된다. 직원들 역시 성과급의 50~30% 수준만 지급받게 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한여름 밤 제주 도심에 벌어진 대규모 정전사태에 한전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9년 전 제주도 전역이 암흑에 잠겼던 블랙아웃 악몽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5일 한국전력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9시38분 제주시 이도2동과 아라동 등 도심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약 10만가구가 영향을 받은 이번 정전은 가정은 물론 상가, 숙박시설까지 순식간에 암흑으로 바꾸며 혼란을 불렀다. 당시 주택가에서는 주민들이 스마트폰 불빛에 의지해 거리로 나왔고, 일부 아파트에서는 승강기가 멈춰 최소 5건의 갇힘 사고가 발생했다. 도내 119상황실에는 정전과 관련한 문의, 소방시설 오작동 등으로 27분간 298건의 신고가 몰렸다. 정전은 비교적 빠르게 복구됐다. 한전은 긴급 점검반을 투입해 9시46분 대부분 지역의 전력을 복구했다. 가장 늦은 제주시 아라동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아파트 단지는 10시36분 복구를 마쳤다. 그러나 정전 원인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불명확하다. 한국전력 제주본부 관계자는 "변전소의 변압기나 개폐장치 등 주요 설비에 고장은 없었다"며 "기상 악화나 외부 요인에 의해 이상전압(써지)이 유입되면서 차단기가 자동으로 동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즉, 물리적인 설비 고장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한 보호장치 작동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 규명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정전 발생 원인과 경보 시스템,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제주는 지난 2006년 4월 해저케이블 단선으로 제주도 전역의 전력 공급이 2시간 30분간 끊긴 바 있다. 이후 3개의 육지 연계선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전력 예비율을 확보해왔지만 예고 없는 정전 사태가 다시 발생하면서 도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도내 최대전력 수요는 지난해 8월 5일 오후 2시에 기록한 1178㎿였다. 현재 설비용량은 2017㎿, 공급 가능한 전력은 1500㎿ 수준으로 예비율은 안정적인 35%를 유지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여론조사 문제를 놓고 제주도의회에서 혼선이 벌어지고 있다.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도민 여론조사 추진 의사를 전격적으로 밝히면서다.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발언"이라며 의원들이 강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6일 도의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442회 임시회 의회운영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는 원래 안건이었던 임시회 의사일정과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협의를 제쳐두고, 이 의장의 지난 5일 개회사 발언이 집중적으로 도마에 올랐다. 앞서 이 의장은 개회사에서 "행정체제 개편의 타당성과 도민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의회가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중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전격적으로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은 도나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도의회 내부에서도 전혀 공유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 운영위원들은 행정체제 개편이 행정자치위원회의 소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운영위에서 이를 집중 질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절차적 사전 논의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의장 메시지 작성 체계와 관련해 의회 사무처 측은 "발언 초안에는 여론조사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행자위 위원장인 박호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일도2동)은 "해당 사안의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음에도 의장의 발언을 사전에 전달받지 못했다"며 "의장과 협의가 없었다는 사실에 밤새 자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 사무처가 의원들과의 소통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도의회 내부에서는 이 의장의 발언이 도의 행정체제개편 추진 일정에 맞춰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도는 내년 7월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달 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민투표 실시를 결정해야 한다. 여론조사 실시에 대해서는 회의에 참석한 도와 의회 관계자 모두 난색을 표했다. 양기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사안은 도지사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실무 차원 논의에서 나온 것으로 여론조사 자체의 필요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수년간 공론화 과정을 거친 만큼 가장 낮은 단계의 여론조사까지 다시 추진해야 하는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김황국 국민의힘 의원(용담1·2동)은 "여론조사는 공신력과 객관성이 부족할 수 있다"며 "의장과 비공식 간담회를 추진해 직접 입장을 듣고, 의회 운영위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조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여론조사 시행을 위해서는 직접 발주가 불가능해 제3의 기관을 통한 위탁이 필요하다. 절차상 1개월 이상이 소요될 수 있어 사실상 8월 내 추진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기존 공론화에 이미 30억~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상황에서 여론조사가 중복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편, 이번 논란은 도민 의견 수렴 방식과 의회 내 소통 부족, 도정과 의회의 역할 조정 문제까지 맞물리며 향후 논의가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부가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전국적으로 지급되는 상황에서 제주지역 일부 대형 매장이 카드형은 받지 않고 지류형 상품권만 받는 방식으로 운영돼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제이누리> 취재에 따르면 도내 일부 마트와 서점 등은 '소비쿠폰 지류 상품권만 사용 가능'이라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이는 지역화폐 카드형 탐나는전은 받지 않고, 종이형 상품권만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매장들의 공통점은 연간 매출 30억원 초과 사업장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소비쿠폰 사용처를 연 매출 30억원 이하 사업장으로 제한해 소상공인 중심의 소비 진작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형 매장이 지류형만 선택적으로 받는 방식으로 소비쿠폰 유입을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제주지역화폐 '탐나는전'은 카드형과 지류형 두 가지 형태로 발급된다. 이번 소비쿠폰도 이 방식으로 제공된다. 신청자는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도는 유통기한이 5년으로 긴 지류형이 사용 추적이 어렵고 변칙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우려를 제기해왔다. 실제로 유효기간이 올해 11월 30일로 제한된 소비쿠폰이 지류형으로 수령된 뒤 연매출 수백억 원에 달하는 하나로마트 등 대형 유통점에서 사용되는 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도는 해당 소비쿠폰의 변칙 사용을 막기 위해 최근 발급된 지류형에 '소비쿠폰' 문구를 별도로 표시하고, 대형매장에 자제 협조 요청 공문도 발송한 상태다. 한편 일부 주민센터에서는 지류형 상품권 수요가 몰리면서 조기 소진으로 인한 민원과 혼선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지급 우선 방침에도 항의가 잇따르고, 일부 신청자들은 "지류형이 훨씬 편리하고 사용처도 많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제주시 한림읍에 거주하는 이승원씨(66)는 "종이형 상품권을 받고 싶었지만 이미 배정된 수량이 모두 소진됐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방식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단체는 정부 정책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박인철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본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하는 사례가 있어 지류형 소비쿠폰의 추가 발급 및 지급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류형만 받는 것은 제도의 맹점을 활용한 사례로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부 매장에 민원이 접수된 만큼 제도 보완과 협조 요청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3일 0시 기준 제주지역에서 소비쿠폰을 신청한 도민은 전체 대상자 66만1200명 중 약 90.6%인 59만9000여명이다. 이 중 지역화폐(탐나는전) 형태로 받은 비율은 약 38.2%이다. 이 중 카드형이 89%, 지류형이 11%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도는 불편 해소를 위해 지류형 상품권의 추가 발급도 추진 중이다. 농협은 지류형 소비쿠폰의 대형마트 사용 자제를 고객에게 안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강제력은 없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는 오는 9일 밤 서귀포시 성산읍 내수면 일원에서 열기로 했던 드론라이트쇼를 기상 악화로 취소했다고 7일 밝혔다. 도는 이번 주말 열리는 성산조개바당축제와 연계해 드론 1000대 규모의 드론라이트쇼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강풍과 비 예보로 안전사고 우려가 커짐에 따라 공연을 부득이하게 취소했다. 도는 성산읍 주민참여예산이 반영된 사업인 만큼 성산 지역의 다른 축제와 연계한 대체 행사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김남진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주민참여예산 취지와 효과를 살리고, 지역 축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