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초자치단체 적정 설치 개수를 묻는 여론조사를 추진한다. 이 의장은 14일 오후 열린 제44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폐회사에서 "이제는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아 도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결론을 내릴 때"라며 행정체제개편 관련 여론조사 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어 "우리 도민은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늘 강인한 공동체 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해 왔다"며 "앞으로의 과정에서도 도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의회는 오는 18일 오후 2시 행정체제개편 행정구역안을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20일부터 여론조사에 착수한다. 조사 문항에는 제주도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2023년 1년간 공론화 과정을 거쳐 권고한 3개 설치안(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과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을)이 제시한 2개 설치안(제주시·서귀포시)에 대한 선호도가 포함된다. 도는 내년 7월 민선 9기 출범에 맞춰 법인격과 자치권이 없는 현 행정시를 3개 기초자치단체로 개편하는 제주형 행정체제개편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오영훈 제주지사와 같은 당 소속인 김 의원이 제주시 동서 분리에 반대하며 '제주시 쪼개기 방지법'을 발의하는 등 이견이 표출됐다. 도는 현재 행정안전부에 주민투표 실시를 요청한 상태지만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행정구역을 2개로 할지 3개로 할지 지역 내 의견 정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의장이 지난 5일 임시회 개회사에서 의회 주도의 여론조사 추진 계획을 밝힌 이후 각계각층에서 찬반 논쟁이 이어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교육청은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화, 다양화, 특성화 강화를 통해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제주형 자율학교 10개교를 신규 지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신규 지정된 제주형 자율학교는 김녕초, 대정서초, 동광초, 동화초, 서광초, 신광초, 제주대 교대부설초, 제주서초, 한동초, 해안초 등이다. 이 중 대정서초는 다ᄒᆞᆫ디배움학교 2년차로 이번에 신청 유형을 변경해 글로벌역량학교로 신규 지정됐다. 제주서초는 올해 다ᄒᆞᆫ디배움학교 운영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인성학교로 신규 운영될 예정이다. 이들 학교는 2026학년도부터 4년 동안 제주형 자율학교 15가지 유형 중 학교별로 신청한 놀이학교, 글로벌역량학교, 제주문화학교, 세계시민학교, 문예체학교, 인성학교, 국제바칼로레아(IB) 학교를 운영하게 된다. 제주대학교교육대학부설초는 국제바칼로레아(IB) 학교를 운영한다. 현재 제주의 초등학교 중 IB학교는 11곳이다. 제주에서는 2025학년도 기준으로 초등학교 114개교 중 69개교, 중학교 45개교 중 18개교, 고등학교 30개교 중 6개교가 각각 제주형 자율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매년 하반기에 제주형 자율학교를 운영할 신규 학교를 지정하고, 기존 자율학교 운영 4년 차 학교의 성과를 평가해 계속 운영 여부를 허용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5·16도로가 40여년 만에 전구간 확장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제주시는 5.16도로 중 차량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는 산천단 입구∼관음사 입구 교차로 확장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업 추진 구간은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연결하는 주요 간선도로인 5·16도로 구간 중 미확장 구간이다. 2007년 산천단 입구까지의 구간은 왕복 6차로로 확장됐다. 하지만 남은 600m 구간은 미확장 상태로 남아 있어 병목현상에 따른 차량 정체와 끼어들기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 등으로 도로 확장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사업은 공사비 31억원을 투입해 연장 600m, 폭 35m(왕복 6차로)의 규모로 한다. 이달 중 착공해 2028년 2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사업이 완료되면 1986년 5월 '대로1-1-9호선'으로 도시계획시설이 결정된 이후 약 40년 만에 5·16도로 전 구간이 확장된다. 제주시는 또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외도~하귀간(중로1-1-51호선)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당 노선은 길이 750m, 폭 20m의 도시계획도로로 2013년 12월 도시계획시설(도로)로 결정됐다. 하지만 장기간 개설이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의 불편이 지속돼 왔다. 이에 시는 2023년 8월 해당 노선을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으로 선정하고, 지난해부터 편입 토지 보상 협의 등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84억7000만원(보상비 32억2000만원, 공사비 52억5000만원)을 투입해 이달 착공해 2027년 7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제주시는 사업이 완료되면 외도지구와 하광로를 연결해 교통량을 분산하고, 보행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교육청은 제주중앙중과 제주중앙여자중을 2028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한다고 14일 밝혔다. 그동안 신제주권 남녀공학 중학교에는 여학급이 학년당 3∼4학급 초과 배치돼 성비 불균형이 발생했으나 2028년부터 제주중앙중이 남녀공학으로 전환돼 남녀 학급을 균형 있게 배치할 수 있게 된다. 또 제주중앙여자중도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면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남학생들이 가까운 학교로 배정받을 수 있어 통학 여건이 개선된다.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두 학교는 필수시설인 화장실, 탈의실 구축 등 학교 시설 개선 공사를 거친 후 2028학년도부터 남녀 신입생을 순차적으로 받게 된다. 제주중앙중은 10학급(남 5학급, 여 5학급), 제주중앙여자중은 6학급(남 3학급, 여 3학급)으로 운영된다. 도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2027년부터 4년간 교육활동 지원 예산으로 총 4억원을 지원한다. 또 전환 초기 안정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교원 업무, 성인지 교육, 학생생활지도, 체육 교구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학교 명칭 변경은 학교 구성원들이 논의해 제주시교육지원청으로 신청하면 된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불편을 해소하고, 신제주권 남녀학급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제주시 동(洞)지역 단성중의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해왔다. 전환 대상 학교는 제주시 동(洞)지역 공립 단성중인 제주중앙중(연동), 제주중앙여자중(삼도이동), 제주제일중(이도이동), 제주동여자중(이도이동) 등 4개교였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세무서장이 교체된다. 국세청은 전보 인사를 통해 박인호 제주세무서장을 서울 강남세무서장으로 발령하고, 후임에 김용재 국세청 부가가치세과장을 임명했다. 국세청은 오는 20일자로 부이사관과 서기관 14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한다고 14일 밝혔다. 부이사관급 세무서 4곳 중 1곳(63명)의 세무서장도 새 얼굴로 바뀐다. 서울 강남세무서장은 박인호 제주세무서장이 맡게 된다. 후임 제주세무서장에는 김용재 국세청 부가가치세과장이 발령됐다. 김 서장은 전북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시립대학교를 졸업했다.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국세청 법인납세국 원천세과 원천1계장을 시작으로 전주세무서장, 서인천세무서장, 양천세무서장 등을 거쳤다. 이후 국세청 국세데이터담당관, 자본거래관리과장, 부가가치세과장을 역임했다. 국세청은 이번 인사에 대해 "AI 기반 납세서비스 혁신과 탈세적발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역량이 검증된 과학기술서기관을 배치했다"며 "기존 세무조사 방식을 납세자 관점에서 혁신하고, 민생침해 탈세·지능적 역외 탈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조사 전문인력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아라동 첨단로 도로열선 설치를 비롯한 지역 안전·농업 기반 강화 3개 사업이 특별교부세 10억원 확보로 추진된다. 김한규 더불어민중당 의원(제주시을)은 주민 생활 안전과 지역 농업 기반 강화를 위한 3개 주요 사업에 모두 1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확보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상반기 특별교부세는 아라동 첨단로 일원 자동제설장치(도로열선) 설치사업, 세화지구 가뭄 대비 농업용 저수조 정비사업, 제주어린이 교통공원 연결 보행로 시설공사에 각각 배정된다. 세부적으로는 ▲아라동 첨단로 일원 도로열선 설치 4억원 ▲세화지구 농업용 저수조 정비 3억원 ▲제주어린이 교통공원 연결 보행로 조성 3억원이 지원된다. 아라동 도로열선 설치는 겨울철 폭설 시 차량과 보행자 통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주민 숙원사업이다. 이번 교부금 확보로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세화지구 저수조 정비는 반복되는 가뭄 피해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영농 활동을 지원한다. 제주어린이 교통공원 보행로 조성은 어린이와 주민들의 보행 안전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 의원은 "이번 특별교부세 확보는 주민 생활 불편 해소와 안전 확보를 위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지역 현안 해결과 생활 인프라 확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새 정부의 탄소중립 추진 정책 방향에 맞춰 부서간 협력을 강화한다. 제주도는 지난 10월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선정된 이후 새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과 기후에너지부 신설 논의 등 정책방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혁신산업국과 기후환경국의 정책 연계방안을 집중 논의한다고 18일 밝혔다. 혁신산업 분야에서는 2035 에너지 대전환과 탄소중립 실현목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공유하고 협력 방향을 논의하게 된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발표한 인공지능(AI)·디지털 대전환 로드맵 확산의 정부 연계 방안,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 전기차 보급 확대 등 부문별 협력 과제도 다룬다. 기후환경 분야에서는 제주가 지난해 10월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선정된 이후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을 공유한다. 자원순환클러스터 조성 방향,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 생산시설 구축 및 활용 방안 등 기후·에너지 융합 사업에 대한 논의도 이어진다. 김남진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새정부 출범으로 기후와 에너지 정책 협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이번 워크숍이 실질적인 협력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정책 연계성이 높은 기후와 에너지 부문 협업을 통해 탄소중립 실현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대비해 제주지역 공공시설 무더위쉼터가 확대되고 운영 시간도 연장된다. 제주도는 지난달 말 기준 609곳인 무더위쉼터에 공립 박물관·미술관 10곳과 교육청 소관 공공도서관 6곳을 새로 추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새로 지정된 박물관과 미술관은 시설 운영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제주도립미술관의 경우 오후 8시까지 운영해 더 많은 도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도서관과 서귀포도서관 등 교육청 관할 도서관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말은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기존에 무더위쉼터로 지정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던 도내 공공도서관 11곳은 평일 오후 10시까지 4시간 연장 운영한다. 연장 운영 대상에는 한라도서관, 조천읍도서관, 중앙도서관 등 도내 주요 공공도서관이 포함됐다. 이 밖에도 도는 재난도우미 6707명을 통한 취약계층 안부 확인, 야외근로자 보호 강화와 안전 점검, 관광지 안전 관리 등 폭염 종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제주도와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을 향해 행정체제 개편 관련 토론회와 여론조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14일 성명을 통해 "국정기획위원회 발표에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은 당장 추진이 어렵다는 결론이 난 만큼 오는 18일 예정된 토론회와 20일 실시 예정인 여론조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난 13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행정체제 개편을 국정과제에 포함했지만 주민투표 등 구체적 실행 시기와 방법은 정하지 않았다. 국힘 도당은 이에 대해 "오영훈 도정이 중앙정부 설득에 실패했고,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들 간 이견과 도의회의 불협화음이 도민 혼란만 키웠다"고 비판했다. 또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의회 차원의 여론조사 추진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도 "혼란을 가중시키는 폭탄 발언"이라며 "시간에 쫓겨 진행되는 토론회와 여론조사는 주민 갈등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당은 "행정체제 개편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민생과 지역경제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며 "그간 인력·행정력 낭비와 함께 4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성과 없이 허비됐다. 이는 도정 운영 신뢰를 흔드는 사안이며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오영훈 지사는 이 사안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도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민생을 외면한 행태에 대해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의 냉정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는 지금 '미래'를 말하고 있다. 드론택시,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위성정보 서비스 등 차세대 미래 산업을 제주에서 실증하고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를 대한민국 산업전환의 테스트베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이에 따라 도는 2022년부터 내년까지 약 593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위성통신망 응용서비스, 정밀지도 구축, 초소형 위성 개발 등의 과제를 추진 중이다. 도는 이를 통해 '차세대 모빌리티 실험장'이자 '우주산업 전진기지'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산업의 청사진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의 인재 지표가 이미 경고음을 내고 있다. 제주대의 지난해 입시 결과를 보면 상위권 수험생의 진로는 명확하다. 의예과(1.04등급), 약학과(1.24등급), 수의예과(1.36등급) 등 의약학 계열이 가장 높은 성적대 학생들의 선택을 받았고, 기계공학과(3.3등급), 전기전자공학과(2.8등급), 화학공학과(3.5등급) 등 이공계는 그 아래에 머물렀다. 수요가 높은 컴퓨터공학이나 통계학 일부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는 낮다. 서울대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포착된다. 최근 입시 통계에 따르면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평균 백분위 점수는 91.6점으로 제주대 약학과(93.5점)보다 낮았다. 수도권 고교에서는 "KAIST보다 서울 시내 의대가 낫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다. 이공계 전공은 장기간의 학업과 불안정한 진로,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 등이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불리한 선택'으로 인식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공계 특성화대학 진학자 감소는 의학계열 선호와 지방권 대학 기피 현상이 맞물린 결과"라며 "올해부터 확대되는 무전공 선발과 의학계열 수업 정상화로 과학고·영재고 출신 학생들의 진학 경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은 KAIST, UNIST 등 특성화대학과 연계한 진학설명회, 1대1 진로상담, 과학기술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이공계 진학을 유도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의대 진학 시 장학금을 환수하는 장치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는 더디다. 제주도내 한 고등학교 교사는 "의대 진학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인식이 굳어져 있다"며 "단순한 정보 제공이나 제도만으로 이공계 진학을 늘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과학 인프라와 연구자의 사회적 위상이 낮은 상태에서는 구조적인 전환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도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 기피와 유출 흐름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전국 과학고·영재고 졸업생 2773명 중 이공계 특성화대학(KAIST, 포항공대, GIST, UNIST, DGIST, 한전공대) 진학자는 986명이다. 지난해 1024명보다 6.4% 감소하며 처음으로 1000명 선이 무너졌다. 특히 DGIST는 43.9%, UNIST는 25.8% 줄었고, KAIST조차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서울대 진학자는 554명에 달했고, 이 중 상당수가 의학 계열로 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공계 특성화대학의 중도 이탈 현상도 우려를 더한다. KAIST의 경우 지난해 자퇴 및 휴학 후 미복학 등으로 이탈한 학생 수가 130명에 달해 2023년(125명)보다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중도 이탈자는 모두 576명이다. 이들 중 다수가 의대 진학을 위해 자퇴하거나 '반수'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고 출신이 KAIST에 진학했다가 자퇴하더라도 교육비를 환수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입시 전략의 한 과정으로 삼아 이공계 진학을 일시적인 선택지로 활용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김경민 제주대 공과대학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굉장히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물론 의대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자신의 꿈과 방향 속에서 의학 발전에 기여하거나 헌신적으로 치료에 임하겠다는 마음은 존중받아야 하고, 누구도 그 선택을 나무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리나라는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는데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 쪽으로만 과하게 쏠리는 현상은 AI산업이나 미래산업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깝게 본다"며 "이런 측면에서 그 분야의 교수들 역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공계 기피와 우수 인재의 수도권 및 해외 유출 현상은 단순한 교육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 전략과 직결된 문제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을)은 해외에 나간 과학기술 인재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기존 '10년간 50% 소득세 감면'에서 '20년간 75% 감면'으로 확대해 해외에 나가 있는 우수 인재가 다시 국내로 돌아오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국무회의에서 "국내 R&D 인력의 유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OECD 38개국 중 인재 순유입 규모 35위에 그쳤고, AI 분야 인재의 순유출 규모는 인구 1만 명당 0.36명으로 집계됐다. 기술 인재의 순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국가적 위기의식은 지역사회에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진로 유도나 정책만으로는 인재 확보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KBS 1TV 다큐멘터리 '다큐 인사이트–인재전쟁'을 연출한 이이백 PD는 "의대 쏠림 현상은 단지 교육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일자리, 불평등 등 복합적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입시에 모든 에너지를 쏟은 학생들이 의대를 보상의 수단으로 여기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다시 도전할 수 있으려면 본래의 호기심과 탐구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사회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형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교사 역시 "학생들이 사회 구조와 산업 변화의 흐름을 스스로 읽어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진로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가 우주를 향해 비전을 외칠 때, 그 꿈을 현실로 이끌 인재들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산업 전략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사람에 대한 전략이 먼저 수립돼야 한다. 미래는 먼 곳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교실에서 결정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 서광로(광양로터리∼도령마루) 구간에서 출근시간대 버스 이동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지난 5월 9일 개통한 서광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간에서 출근시간대(오전 8∼9시) 버스 이동속도가 평균 42%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제주연구원이 6월 5일부터 7월 30일까지 2개월간 매주 1회 진행했다. 개통 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조사원 2명이 각각 광양과 신제주 방면 버스에 탑승해 이동 속도를 측정하고 평균값을 산출했다. 조사 결과 신제주에서 광양 방면으로 가는 버스의 평균 속도는 개통 전 시속 10km에서 개통 후 시속 14.7km로 47% 빨라졌다. 광양에서 신제주 방면은 시속 11.7km에서 16km로 37%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차량 평균 주행 속도도 시속 12.6km에서 18.5km로 47% 빨라졌다. 도는 속도 개선 효과가 개통 이후 하루 평균 차량 유입량이 5만6866대에서 5만3117대로 6.6% 감소하고, 신호주기 조정 등 교통 흐름 개선 조치가 이뤄진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인근 도로의 차량 통행량은 소폭 증가했다. 연삼로의 하루 평균 통행량은 6만9461대에서 7만291대로 1.2% 늘었다. 연북로는 6만7317대에서 6만8339대로 1.5% 증가했다. 도는 올해 말까지 서광로와 주변 도로 차량 통행량과 버스 이동 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변화 추이를 분석할 계획이다. 김영길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앞으로 동광로 BRT 사업도 서광로 사례를 반영하고 교통사고 위험 등을 면밀히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BRT 고급화 사업 일환으로 제주시 서광로(광양로터리∼도령마루) 3.1㎞ 구간에 국내 첫 조성한 '섬식정류장' 6곳을 5월 9일 개통했다. 이 구간에 양문형 저상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국제관악제가 여름 시즌의 하이라이트인 시가퍼레이드와 경축음악회를 선보인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내외 연주자와 도내 합창단이 대거 참여해 음악과 행진이 어우러진 축제의 밤을 마련한다. 14일 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시가퍼레이드는 오는 15일 오후 6시 제주문예회관 광장에서 출발해 칠성로 차 없는 거리와 탑동해변공연장을 잇는 구간에서 열린다. 미8군 군악대, 대한민국 해병대군악대, 호주한국연합윈드오케스트라, 제주대 윈드심포니 등 국내외 10여 개 관악 연주 단체가 절도 있는 마칭쇼와 행진 음악을 선보인다. 청소년·청년 연주자들도 대거 합류한다. 전 세계에서 모인 제주국제관악콩쿠르 참가자들도 함께 행렬에 나서 축제의 열기를 더한다. 퍼레이드 이후 오후 8시에는 탑동해변공연장에서 경축음악회가 열린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는 공군·해군·해병대 군악대와 미8군 군악대로 구성된 '연합관악단'의 연주로 시작한다. 이어 트럼펫 여성 3중주와 6중주가 다채로운 선율을 들려주고, 성악가 이승민(바리톤)과 서영택(테너)이 뮤지컬 '영웅'의 삽입곡 '장부가' 등을 불러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광개토제주예술단은 박범훈 작곡의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3악장 '놀이'를 선보이며 흥을 돋운다. 마지막 무대는 제주도립제주합창단, 제주도립서귀포합창단, 귤빛여성합창단, 제주카멜리아코러스, 신성동문합창단, 제주소나이합창단, 퀸하모니콰이어, 제주남성합창단 등 도내 8개 합창단이 참여하는 '연합합창단'이 장식한다. 이들은 안효영 작곡 '우리 민요 아리랑'을 합창하며 경축음악회의 대미를 장식한다. 제주국제관악제 여름 시즌은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제20회 입상자 음악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조직위원회는 광복절 저녁 퍼레이드 구간인 제주문예회관~탑동 일대에 교통 통제가 이뤄진다며 도민과 방문객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