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제주 곳곳에 가로수로 심어져 이국적 풍광을 선사했던 야자수가 추억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있다. 제주시는 제주시 탑동 이마트에서 제주항 임항로까지 1.2㎞ 구간에 심어진 '워싱턴야자수' 117그루를 이팝나무 등으로 교체하는 가로수 수종 갱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2021년부터 제주시내 야자수를 이팝나무와 수국, 먼나무 등 다른 나무로 대체하고 있다. 이 일대 야자수를 제거하는 작업은 4월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작업이 끝나면 제주시내 20개 구간의 야자수 총 1325그루 중 절반쯤이 다른 나무로 대체된다. 제주에서 야자수는 1982년께부터 가로수로 식재됐다. 하지만 야자수가 생장 속도가 빠르고 다 자라면 아파트 3층 높이인 15∼27m에 달하면서 안전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탑동 야자수의 경우 가로수 화단이 노후화된 데다 화단에 비해 워싱턴야자수 키가 커 강풍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태풍이 불 때면 야자수가 부러지거나 뽑혀 쓰러지고, 날카로운 가시가 달린 잎이나 꽃대가 떨어져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가 종종 있어 왔다. 키 큰 야자수가 전선과 접촉해 정전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 식재된 야자수는 태풍과 강풍 등으로 안전사고는 물론 매년 고가 사다리차를 동원해 가지치기해야 하는 등 도심 가로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수종을 교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 내 전체 가로수 12만2924그루 가운데 야자수는 3334그루로 약 2.7%에 해당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지방기상청은 지난 27일 제주 벚꽃이 만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4월 1일)보다 5일 이른 것이다. 제주 벚꽃이 지난 26일 개화해 하루 만에 만발한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은 제주지방기상청 내 벚나무 표준 관측목 벚나무에 80%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 제주 벚꽃이 만발했다고 한다. 현재 제주시 전농로, 제주종합운동장 일대, 제주대 입구 등 벚꽃 명소를 비롯해 도내 곳곳에 벚꽃이 활짝 피어 연분홍 꽃물결을 연출하고 있다. 또한 제주에서 진달래는 지난 21일 개화해 27일 만발했다. 진달래 만발은 지난해(3월 28일)보다 1일 이른 것이다. 개나리도 지난 23일 개화해 26일 만발하는 등 봄꽃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 제주시 전농로에서는 이날부터 30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거리에서는 29·30일 각각 왕벚꽃 축제가 열린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골체오름 일대에서 열리는 2025 골체오름 벚꽃축제, 서귀포시 신풍리 레포츠공원에서 열리는 2025년 제2회 신풍벚꽃터널축제 등도 29·30일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2025년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를 통해 제주 지역 국회의원 3명의 재산 내역이 확인됐다. 이 중 일부 의원은 지역구에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반면, 서울 강남권의 고가 아파트는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한 채(약 20억7000만 원 상당)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지역구인 제주시에는 거주용 주택이 없다. 현재 제주 거주지와 지역사무실 모두 임대 형태로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이 소유한 대치동 아파트는 시세가 높은 학군 중심지에 위치해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똘똘한 한 채'로 꼽히는 곳이다. 김 의원처럼 실거주는 지역구가 아닌 강남권 아파트에 둔 국회의원 사례는 이번 재산 공개 대상자 가운데 적지 않다. 전체 국회의원 299명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주택을 보유한 의원은 모두 54명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지역구에 집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역 기반의 정치활동을 하면서도 실거주는 수도권 고가 아파트에 둔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보유 행태에 대해 지역 민심과의 괴리, 신뢰도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갑)은 15억4983만원을, 위성곤 의원(서귀포시)은 5억2767만원을 신고했다. 두 의원 모두 지난해보다 재산이 소폭 줄었다. 강남권 부동산은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호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정작 해당 지역에 실거주하지 않는 상황은 유권자와의 신뢰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고가 부동산이 밀집한 지역에만 주택을 보유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생활 기반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부가 3분기 중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비자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주 관광업계가 긴장과 기대 속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30일 제주도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일 경주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를 통해 전담여행사가 모집한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비자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행은 오는 3분기로 예정돼 있다. 다음 달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시행계획이 나올 전망이다. 제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지역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중 70~80%가 중국인일 만큼 의존도가 높아 이번 조치는 단순한 '제도 변화'를 넘어 제주 관광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2024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90만명 중 약 138만명(72.5%)이 중국인이었다. 그러나 2016년 300만명을 웃돌던 중국인 관광객은 사드 사태와 코로나19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138만명 수준으로 회복된 상태다. 관광업계 일부에선 제주가 누려온 무비자 입국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경우, '큰손' 유커(중국 단체관광객)의 분산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제주 시내 면세점 관계자는 "매출의 핵심이던 단체관광객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이나 부산과 경쟁해야 한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현재도 유커 대부분이 서울에서 쇼핑을 마치고 제주로 오는데 비자 면제가 전국 단위로 시행되면 제주 면세점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고 밝혔다. 제주관광협회 측도 "무비자 혜택은 제주를 찾는 중요한 동기였다"며 "이번 조치로 전국 지자체가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에 인센티브 경쟁에 나설 경우, 제주가 밀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제주관광공사와 일부 업계는 이번 조치를 중국 관광시장 전반의 회복 신호로 받아들이며 제주 역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민에 대해 무비자 조치를 먼저 시행한 데 이어 한국 정부도 단체관광객에 한정된 비자 면제를 추진한 것이어서 전반적인 중국 관광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과 제주를 연계한 단체 여행상품 개발, 콘텐츠 차별화를 통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숙박업계나 여행사에서도 "이미 중국인 관광객은 개별 자유여행으로 많이 이동하고 있고, 한국 단체여행에 대한 선호도는 예전보다 낮아졌다"며 "큰 변화보다는 방향성 변화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제주 연동의 한 여행사 대표는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던 시기 내국인은 제주를 기피하곤 했다"며 "중국 단체관광객이 줄더라도, 오히려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 유치에 집중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 연동의 한 호텔 총지배인 양모씨(52)도 "카지노가 없는 호텔의 경우 외국인 투숙객은 2% 남짓"이라며 "중국 단체 관광객 대부분이 중국인 운영 숙박시설과 식당을 이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영향을 받는 업소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정부의 비자 면제 확대 움직임은 제주 관광의 구조적 고민을 다시 꺼내들게 했다. 단체관광객 유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무비자'라는 제도적 우위만으론 제주만의 경쟁력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주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단체관광만 바라보는 시대는 지났다"며 "기존 혜택에만 안주하지 않고, 차별화된 콘텐츠와 연계 상품을 개발해 제주만의 강점을 더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제주SK FC가 구자철의 공식 은퇴식을 오는 30일 홈경기에서 연다. 제주SK는 28일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 수원FC와의 홈경기(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종료 후 구자철의 은퇴식을 연다고 밝혔다. 구자철은 1989년생으로 2007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 3순위로 제주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를 포함한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며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프로 무대의 출발점이었던 제주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한 것도 의미 깊다. 그는 해외 진출 당시 "제주로 돌아오겠다"던 약속을 2022시즌 복귀를 통해 지켰다. 복귀 후 잦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진 못했지만 팀을 위해 헌신했고, 지역사회 행사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제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구단은 구자철의 은퇴 이후에도 인연을 이어간다. 현재 유소년 어드바이저로서의 역할을 맡기고 있다. 이번 은퇴식은 그의 제주에서의 마지막 인사를 팬들과 함께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은퇴식은 경기 종료 후 열린다. 구자철이 직접 그라운드에 등장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넬 예정이다. 함께 뛰었던 동료들의 영상 메시지도 전광판을 통해 공개돼 큰 울림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철은 "제주에서 프로를 시작하고 마무리할 수 있어 행복하다. 열심히 뛴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은퇴 이후에도 축구에 대한 사랑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축구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강정항이 오는 5월부터 해외로 출항하는 크루즈의 '준모항'으로 시범 운영된다. 일부 승객의 승·하선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제주 지역 체류형 관광 활성화가 기대된다. 해양수산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주도와 협력해 오는 5월부터 제주 강정항을 해외 출항 크루즈 준모항으로 시범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준모항'은 기존의 단순 기항지(관광 후 재탑승하는 항구)와 달리 일부 승객의 승선과 하선이 이뤄지는 항구를 뜻한다. 여행객들이 강정항을 통해 크루즈에 탑승하거나 내린 뒤, 주변 관광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승선객이 강정항 인근에 머물다 승선하거나 하선한 뒤 주변 관광을 즐기는 등 지역 체류형 관광이 가능해진다"며 "제주 관광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시범 운영을 위해 강정항 내 무인자동출입국심사대를 설치하고, 세관·출입국관리·검역 등 관련 기관들과의 협의를 거쳐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또 크루즈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과 관광 편의 인프라 확충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해수부와 문체부는 이번 제주 강정항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향후 제주항을 비롯한 국내 주요 크루즈 항만에 준모항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올해 근해어선 자율감척사업에 참여해 모두 9척(예비 3척 포함)의 어선을 감척 대상에 포함시켰다. 제주도는 해양수산부의 '연근해어업 구조개선 기본계획(2024~2028)'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2025년 근해어선 자율감척사업에 참여해 모두 9척(예비 3척)을 감척대상으로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연근해어업 구조개선 기본계획'의 일환이다. 수산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과 어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국 단위 구조조정 정책이다. 올해 감척사업에는 전국적으로 14개 업종, 73척의 어선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국비 1867억원이 투입된다. 도는 지난 1월 감척 희망 어업인 신청을 받아 근해연승 5척, 근해자망 3척, 근해통발 1척을 최종 선정했다. 아울러 근해채낚기 2척과 근해연승 1척은 예비 대상 어선으로 지정했다. 감척에 참여하는 어업인에게는 최근 3년간의 평균 수익을 기준으로 산정된 폐업지원금과 어선 및 어구의 잔존가치를 평가한 매입지원금이 각각 100% 수준으로 지급된다. 또 어선 감척으로 실직하는 선원에게는 1인당 최대 6개월분의 생활안정지원금도 지급될 예정이다. 올해 사업에서는 어업인의 실질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감정평가 절차가 간소화돼 기존에 5개월 이상 소요되던 절차가 2개월 이내로 단축됐고, 예비후보자 사전 감정평가 제도를 유지해 포기자가 발생해도 사업 지연 없이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제도는 지난해 포기율을 40%에서 1% 수준으로 낮추는 데 기여한 바 있다. 또 감척 신청 자격도 완화됐다. 기존에는 연간 60일 이상의 조업 실적이 필요했으나 올해부터는 연간 수산물 판매 실적이 120만원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소규모 어업인이나 고령 어업인의 참여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선원 지원 기준도 보다 현실화됐다. 최근 자원 감소로 조업이 어려운 어선의 경우에도 최종 출항일 기준으로 2개월 이상 근로계약이 유지되고 실제 급여 지급 내역이 확인되면 생활안정자금을 받을 수 있다. 도는 다음 달부터 한국수산자원공단과 함께 감정평가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감척 어선 해체와 지원금 지급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감척된 어선은 폐선 처리되거나 교육, 전시 등 공익 목적에 활용될 수 있다. 관련 정보는 해양수산부 감척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수산자원 회복과 어업 경영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감척사업의 목적을 강조하며 현장 어업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국내여행이 소비자들로부터 점점 외면받고 있다. 단순한 가격이나 거리 문제가 아닌 '기억에 남을 무언가가 없다'는 근본적인 인식이 여행 선택을 결정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한때 연간 관광객 1500만명을 넘기며 '오버투어리즘' 논란까지 일었던 제주가 이제는 "제주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28일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월 국내·국외 여행 동향 분석 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국내·해외 숙박여행(2박3일 이상)을 모두 경험한 응답자 1006명 중 81%는 해외여행에 대해 "갈 때마다 새롭고, 설렌다"고 답했다. 또 "사진으로 남길 추억이 많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는 응답도 80%를 웃돌았다. 반면 국내여행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기억이나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비용 측면에서도 인식의 격차는 컸다. 국내 여행 평균 비용은 1인당 23만5000원(2.99일 기준)으로 하루 약 7만9000원이 들었다. 반면 해외여행은 평균 6.56일간 1인당 172만5000원이 들며 하루 약 26만3000원에 달했다. 총액 기준으로는 국내보다 7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해외에 대해 '비용만큼의 가치가 있다'(70%), '가성비가 좋다'(55%)고 평가했다. 국내 여행은 싸지만 별로고, 해외는 비싸도 값진 경험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제주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제주는 전국에서 숙박여행 경험률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기준 제주의 숙박 경험률은 77이다. 수도권(122), 충청권(114) 등과 비교해 큰 격차를 보였다. 고물가와 항공료 부담, 피로 누적된 관광 시스템, 바가지 논란 등 복합적인 문제들이 '기억에 남지 않는 비싼 여행지'라는 이미지를 고착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령별로는 특히 20~30대 남성층에서 '국내 회피' 경향이 두드러졌다. 20대 남성의 50%, SNS 업로더인 20대 남성의 65%는 '해외에서는 여행자로서 대접받는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정서적 만족감이나 자유를 경험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제주도는 오는 28일부터 '제주 여행주간'을 지정하고, 지역화폐 지급과 관광지 할인, 시티투어 운영 등 다양한 유치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단기적인 가격 혜택보다는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제주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여행자가 원하는 건 할인보다 이야깃거리"라며 "제주가 '남는 여행'을 만들지 못하면 소비자는 다음 여행지 선택에서 제주를 제외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제주가 겪는 위기는 단순한 수요 감소가 아니라 신뢰 상실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30일 국토교통부는 하계 항공스케줄을 발표할 예정이다. 도는 주요 노선의 증편 여부에 따라 관광객 유입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 좌석 부족과 높은 운임 구조 등 근본적인 한계를 넘지 못한다면 장기적인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국내 첫 '국가유산 방문의 해'가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인 제주시 제주목 관아 등지에서 막이 오른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국가유산청과 공동으로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 1' 행사를 다음 달 1일부터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시즌 1은 '제주의 고난과 꿈'을 주제로 역사와 향토 문화유산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 25곳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도는 오는 28일 제주시 향사당에서 제주 국가유산 방문자센터 ‘쉼팡’ 개소식을 열고, 다음달 1일부터 25개 유산을 중심으로 한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는 사계절 네 번의 시즌을 통해 모두 100개의 국가유산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각 시즌별로 차별화된 테마로 엄선된 25개 유산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명사와 함께하는 유산투어, 공연, 아트쇼, 기획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함께 이뤄진다. 이번 방문자센터 개소식에서 첫 선을 보이는 시즌 1의 25개 스팟에는 4·3유적지,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등의 역사적 저항과 도전 정신이 담긴 ‘제주의 고난과 꿈’ 테마의 문화유산들이 포함됐다. 또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 등 봄철 제주의 자연생태를 볼 수 있는 자연유산과 제주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담은 칠머리당영등굿 전수관 등 무형유산도 선정됐다. 아울러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촬영지로 주목받는 제주목관아·김녕불턱·금릉포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배경이 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4․3유적지 등 현대적 문화 콘텐츠와 연계된 유산들도 포함됐다. 유산 스탬프 투어는 방문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유산 탐방을 인증할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각 유산 현장에 설치된 스탬프 찍기, 사진 촬영을 통한 디지털 인증, 블랙야크 앱을 활용한 모바일 인증 등 여러 방법 중에 선택해 자신의 유산 탐방을 기록할 수 있다. 25개 유산을 모두 인증한 이들은 방문자센터 ‘쉼팡’ 명예의 전당에 기록으로 남게 된다. 또 개인별 여정이 담긴 맞춤형 포토앨범과 함께 다양한 추가 혜택을 받는다. 도는 시즌 4까지 100개 유산을 모두 인증한 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4명에게 100만원 상당의 제주 여행상품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방문자센터 ‘쉼팡’은 국가유산 탐방객들이 각자의 경험을 나누고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이자 정기적인 소규모 공연과 이벤트, 지역 특산품·기념품을 만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된다. 자세한 내용과 참여방법은 방문자센터 ‘쉼팡’ 현장이나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누리집(http://jejuheritag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주도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일회성 관광을 벗어나 제주도의 역사·문화·자연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여행 모델을 제시한다. 제주 섬의 정체성을 담은 유산들을 체계적으로 탐방하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비포장도로 보다 못한 통행 환경으로 원성이 자자했던 제주시 원도심의 산지로가 8년만에 아스콘으로 재포장된다. 제주시는 산지로를 '사괴석' 대신 아스콘으로 재포장하는 공사를 다음 달 중 착수한다고 28일 밝혔다. 산지로는 한라산 북사면에서 발원해 제주시 아라동, 이도동, 일도동, 건입동을 거쳐 제주항에 이르는 제주시의 주요 하천인 산지천 주변도로다. 동문시장, 김만덕 기념관 등이 있는 제주시 원도심의 대표적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시는 총공사비 15억원을 들여 산지로(제주시 동문로터리~산지천 용진교) 450m 구간 '제주형 탄소중립 도로 환경 개선 사업'을 올 10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시는 또 현행 4차로를 2차로로 줄인 뒤 보행로와 녹지공간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산지천을 따라 폭 1.5m로 조성된 보행로가 최대 5m까지 확대돼 보행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도는 2017년 산지천 일대에 탐라문화광장을 조성하면서 산지로 450m 구간을 정육면체 형태의 화강석인 사괴석으로 포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산지로는 통행량을 견디지 못하고 내려앉기 시작했고, 도로 전체 구간이 울퉁불퉁해져 비포장도로보다 못한 환경으로 전락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공사 구간 반대편인 서측 탐라문화광장 일대 500m에도 사괴석이 깔려 있는데 이곳은 현행 유지할 방침"이라며 "철거 대상 사괴석은 재활용이 힘들어 폐기물 처리될 예정이지만 재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피의자의 호송차를 막아 경찰과 충돌한 혐의로 기소된 제주 지역 활동가 2명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형사1부는 지난 27일 공무집행방해 및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범죄 수사를 저지할 목적이었으며 폭행 정도와 공무 수행에 미친 영향을 고려할 때 원심보다 더 무거운 형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앞서 1심에서는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바 있다. 두 사람은 2023년 3월 4일 제주교도소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공안탄압 규탄' 기자회견 직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박현우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이 탄 호송 차량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밀치거나 문 혐의를 받았다. 당시 충돌로 경찰관 3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주최 측 일부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항소심 결과가 나오자 정의당 제주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내란수괴는 풀어주고, 노동자와 농민은 구속하는 사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진희 여성농민과 현은정 노동자는 기자회견 이후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진심 어린 반성을 해왔다"며 "반면 검찰은 이들의 태도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공안 프레임을 씌워 과도한 형을 구형했고, 사법부는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이번 판결이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문건 논란 등과 비교될 때 형평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2·3 내란 기도 문건에 대해선 책임자 처벌도 없이 넘어가면서 현장을 지키려 한 지역 활동가들에게는 실형을 선고하는 현실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국민들을 길들이기 위한 사법적 겁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진희와 현은정은 농사를 짓고 생계를 이어가는 평범한 시민이자 노동자"라며 "이들을 구속한 것은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정치적 판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두 활동가는 제주여성농민회와 학교비정규직노조 제주지부에서 활동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사과했고, 남은 삶도 반성하며 살겠다"고 재판 과정에서 밝혔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반성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논란이 된 축구장 잔디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함께 K리그가 열리는 전국 27개 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다. 문체부는 다음 달부터 K리그 경기장 실태 조사를 시작해 상반기 내 각 경기장의 잔디 상태와 문제점을 분석하고, 경기장별 맞춤형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축구연맹은 이를 위해 연맹 내에 잔디관리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일본 등 해외 우수 사례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최근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잔디 상태 논란이 불거진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강인 선수가 경기 도중 잔디에 발이 걸려 부상당한 장면이 전파를 타며 고양종합운동장을 포함한 일부 수도권 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상태가 도마에 올랐다. 문체부는 선수들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부상 방지와 팬들의 관람 만족도까지 좌우하는 잔디 상태가 K리그 전체의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노후 잔디 교체 ▲인조잔디 품질 개선 ▲열선·배수시설 점검 등 실질적이고 현장 맞춤형 개선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제주월드컵경기장이 '잔디 관리의 모범 사례'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월드컵경기장은 2002 한일월드컵과 2017 FIFA U-20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는 검증된 경기장이다. 2019년 잔디를 전면 교체한 이후 철저한 유지 관리 체계를 통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그린 스타디움상'을 수상했다. 최근 열린 K리그1 대전전에서도 후반전까지 잔디 상태가 고른 컨디션을 유지하며 선수들의 플레이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A매치 경기장으로 제주가 아닌 수도권을 택한 것에 대해 팬들의 반발이 거세다. 온라인 상에는 "검증된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왜 후보에도 오르지 않았나", "입장권 수익 때문에 제주를 뺐다", "제주는 대한민국이 아닌가" 등 협회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는 국제공항을 통해 접근성이 높고, 체육 인프라와 경기장 관리 능력에서도 이미 검증된 지역이다. 실제로 축구뿐 아니라 농구, 야구, 태권도 등 다양한 종목의 전지훈련지로 활용된다. 매년 1만7000명 이상의 선수단이 제주를 찾고 있다. 문체부는 이번 전수조사와 별도로 올해부터 지자체와 함께 공공체육시설 개·보수 지원 공모 사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경기장 잔디 교체 등 시설 개선을 적극 지원하고, 향후 전수조사 대상 경기장도 점차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선수 보호, 경기력 향상, 팬 만족도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연맹과 구단, 경기장 운영 주체들과의 협력 아래 지속 가능한 잔디 유지·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