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 가을 아도르노는 친구인 발터 벤야민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의 내용 가운데 영화를 정의하는 다음과 같은 말이 언급돼 있었다. “자네의 연구서는 마법과 실증주의의 교차로에 섰군. 그 장소는 사람을 홀리는 곳이지. 그 주문(呪文)은 이론만이 깨뜨릴 수 있을 걸세.” 아도르노의 편짓말인 ‘마법과 실증주의의 교차로’는 이후 영화를 정의하는데 가장 적합한 표현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아도르노는 왜 영화를 ‘마법과 실증주의의 교차로’라고 했을까? 영화의 역사적인 등장은 과학기술의 필연적 결과였다. 1826년 프랑스의 화학자 니셉호레 니엡스(Nicephore Niepce, 1765~1851)가 사진을 발명하면서 새로운 예술의 전조를 내비쳤다. 특히 그의 제자였던 화가 출신 다게르(Louis J. M.Daguerre,1789~1851)가 1837년에 실용적인 사진을 발명하고, 1939년에 최초의 인물사진을 찍음으로써 세계는 더욱 고무되었다. 거듭되는 사진실험으로 연속사진을 넘어서 급기야 1895년 최초로 영화가 제작되었다. 영화탄생 11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극장 수는 줄었지만 비디오, 텔레비전, 상영관을 통해 영화를 접하는 영화의 관객
제주 전·현직 해녀들이 직접 참여한 예술 창작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제주도 해녀박물관은 오는 20일부터 12월 14일까지 특별기획전 '해녀 바당 작품전'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제18회 제주해녀축제' 연계 행사인 이번 전시는 해녀들이 바다에서 물질하며 겪어온 삶의 무게와 감정, 공동체 기억을 예술로 표현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전시는 이호·하도·신례 어촌계 해녀들이 참여한 3개의 전시 섹션으로 구성된다. 그림·공예·글쓰기 등 다양한 형태의 창작을 통해 해녀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예술적 결과물을 소개한다. '해녀돌봄-이호해녀의 여름방학'은 이호마을의 젊은 해녀와 고령 해녀들이 함께 참여한 회화 전시다. 물질을 잠시 멈춘 바다를 쉼과 돌봄의 공간으로 재해석하며, 해녀가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과 감정을 감성적인 색채와 시선으로 담아냈다. '물벗-상군테왁'은 하도 해녀들이 함께 만든 테왁망사리 공예 작품을 선보인다. 오랜 세월 함께 물질한 물벗(동료 해녀)과의 우정과 연대의 기억을 손으로 엮어낸 작업이다. 생계의 도구였던 테왁이 해녀의 삶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명랑해녀'는 해녀이자 작가인 김은주의 에세이와 공예 작품을 함께 전시
오영훈 제주지사는 18일 제주한화우주센터 건립을 이끈 어성철 한화오션 사장에게 명예 제주도민증을 수여했다. 어 사장은 제주 우주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한림공고 협약형 특성화고 지원, 제주대 인재 채용, '작은별 프로젝트' 등 제주와 상생 모델 확립 등에 노력했다. 오 지사는 "어성철 사장은 제주 미래산업인 우주 분야에서 위대한 도전을 현실로 만든 개척자"라며 “2023년 민간우주산업 육성 협약을 시작으로 실질적인 투자와 행동으로 보여준 굳건한 파트너십이 제주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과 미래를 향한 도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 사장은 "제주도는 대한민국 우주산업 역량을 성장시키는 전략적·지리적 요충지이기에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명예 제주도민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를 받은 만큼 도민과 같은 생각으로 제주도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로 고(故) 김창열(1929∼2021) 화백의 목소리와 생전 모습을 복원해 전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오는 11월 16일까지 진행되는 소장품 기획전 '물방울의 방 1983-1985'에서는 김 화백이 질문을 받고 자신의 예술 철학을 설명하는 가상 인터뷰 영상 '김창열 작가의 예술철학'을 만나볼 수 있다. 영상은 작가의 생전 인터뷰와 자료를 토대로 인공지능이 복원한 얼굴과 목소리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관람객들은 김 화백의 목소리로 그의 예술 철학과 물방울 회화의 탄생 배경, 작업의 흐름과 변화 등을 생생히 들을 수 있다. 또 지난 9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진행되는 특별기획전 '우연에서 영원으로: 김창열과 제주'에서는 1951∼1953년 제주에 머물렀던 김 화백의 삶과 창작 활동을 인공지능 영상으로 구현한 작업 '잊을 수 없는 제주도'와 '제주시절 청년 김창열'을 볼 수 있다. 제주대 박물관이 제공한 제주 아카이브 자료 사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상을 통해 관람객들은 김 화백이 제주에서 보낸 시기, 특히 칠성통과 동문로터리를 오가며 계용묵 등 피난 예술인들과 교우하던 시간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이른바 ‘원시형’은 가장 본능적이며 가장 거지 본분에 맞는, 애걸복걸하는 방식으로 구걸하는 거지를 가리킨다. 이것은 고금을 통틀어 가장 흔히 보이는 거지 구걸의 기본 유형이다. 이런 유형의 거지는 예나 지금이나 다 존재하지만, 거지 항방(行幇, 동업조직)인 개방(丐幇)이 타락하고 변질되어 흑사회의 일원이 된 후에는 하위문화 단체 중에서 주류의 지위를 점하지 못했지만 이전에는 거지가 구걸하는 주체였다. 이런 부류의 거지는 일시에 곤궁해져서 사회 저층으로 전락한 가난한 사람들이거나, 한번 몰락한 후 다시 일어서지 못하여 입에 풀칠하려고 오랫동안 구걸하며 생계를 도모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거지는 대부분 소박하고 유약하다. 자립능력도 다소 떨어진다. 그 처지가 세상 사람들의 동정을 받아 동냥을 얻는다. 그래서 『관자(管子)·경중을편(輕重乙篇)』에서는 이야기한다. “백성이 태어났으나 부모가 없는 자를 고아라 한다. 처와 자식이 없으면 홀아비라 한다. 남편이 없고 아들이 없으면 과부라 한다. 이 3자는 모두 관에서 먹여 살리니 길에는 구걸하는 자가 없다. 길에 구걸하는 자가 있으면 상의 죄이다.” 고아나 노인의 의식주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것이 거지가 생겨나게 되는 근
미국 할리우드 배우이자 감독, 제작자인 로버트 레드퍼드가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레드퍼드의 홍보 담당사 로저스&코완 PMK는 16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레드퍼드가 유타주 산속 자택에서 평온히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1936년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태어난 그는 1960~70년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로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 '위대한 개츠비', '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보통 사람들', '흐르는 강물처럼'을 연출하며 감독으로서도 성공했고, 1981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그의 이름을 딴 '선댄스 영화제'는 독립영화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아 오늘날 할리우드 신진 감독들의 발판이 되고 있다. 레드퍼드는 영화 활동을 넘어 환경 문제와 사회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천연자원보호위원회 이사로 30년 넘게 활동하며 생태 보존을 강조했고, 2012년에는 환경 전문지 '온어스'에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칼럼을 기고했다. 그는 "제주는 숨 막히게 아름다운 자연과 독특한 전통을 지닌 섬으로 군사기지 건설은 해양
위기에 처한 제주 어선 선원 8명을 구한 중국해경 대원들이 명예 제주도민이 된다. 제주도는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5 한·중 미래발전 제주국제교류주간' 행사에서 제주 어선 구조에 공헌한 중국 해경 대원 4명에게 명예도민증을 수여한다고 16일 밝혔다. 명예도민증을 받는 중국 해경 대원은 중국해경 직속 제2국 2307함에 근무하는 팡량 정위, 궈펑 보조기사, 우젠웨이 화기통제원, 리즈루이 조타수 등 4명이다. 이번 명예도민증 수여는 지난 5월 서귀포 남서쪽 563km 해상에서 침수된 모슬포 선적 근해연승어선 887어진호(29t) 승선원 8명을 구조한 중국해경의 인도적 활동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시 해당 해역에 있던 중국 해경 함정이 신속하게 출동해 한국인 선장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7명 등 전원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사고 발생 직후인 지난 5월 14일 주제주중국총영사관을 방문, 천젠쥔 총영사를 통해 중국 정부와 중국 해경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오 지사는 "중국 해경의 인도적 구조 활동은 한중 우호 관계와 제주-중국 간 깊은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앞으로도 제주와 중국 간 해양 안전 및 구조 협력을 지속
프로축구 K리그1 제주SK FC가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로스앤젤레스FC(LAFC·미국)가 합작한 조인트 벤처 'R&G'(Red & Gold Football)와 손잡고 유소년 육성에 나선다. 제주SK는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제주SK-R&G 파트너 조인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구창용 제주SK 대표이사와 요헨 자우어 R&G 대표이사, 구자철 제주SK 유소년 어드바이저 등이 참석했다. 뮌헨과 LAFC가 합작 설립한 R&G는 유망주 발굴부터 프로 무대 데뷔까지 지원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남미와 아프리카 클럽들과 협력해 유소년 발굴과 육성에 힘써왔다. 이번 협약으로 제주SK는 유소년 훈련과 대회 개최, 지도자 교류 등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펼칠 예정이다. 요헨 자우어 R&G 대표이사 겸 뮌헨 유스 아카데미 총괄대표는 "정우영, 이현주, 김민재 등을 영입하며 이미 한국 선수들의 재능을 확인했다"며 "제주와 협력해 발굴한 선수들을 뮌헨과 LAFC로 초청해 훈련하는 것이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창용 제주SK 대표이사는 "유소년 육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이번 파트너십으로 국내 유망
‘제주에 스며드는 시간, Slow & Flow’를 주제로 가을시즌 제주여행주간이 운영된다.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26일부터 10월 12일까지 17일간 웃가름(제주시내, 애월·조천읍)과 알가름(중문) 지역에서 가을시즌 제주여행주간을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여행주간 주요 프로그램은 △제주공항 홍보 부스 운영 △참여 기업 자체 프로모션 및 여행상품 할인 △가을 여행주간 지역데이 운영 △쿠키런과 함께하는 스탬프 투어 등으로 구성됐다. 지역데이의 경우 제주시는 도보여행, 애월은 캠핑, 조천은 힐링을 테마로 지역 특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제주시 원도심데이는 도보여행 프로그램으로 오는 26일 진행된다. 유튜버 '뭐랭하맨', 원도심 빈티지숍·외식업 관계자와 함께하는 제주시 원도심 워킹투어가 이뤄진다. 애월데이는 캠핑을 테마로 오는 27일 제주당 그린스케이프 일대에서 열린다. 공사는 ‘제주와의 약속’ 실천 프로그램의 하나로 베이스인네이쳐와 함께 도내·외 백패커 350여 명을 대상으로 제주당 일대에서 캠핑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천데이는 힐링을 주제로 다음달 3일 ‘교래 삼다수 숲길 노르딕워킹’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삼다수 숲길에서 경험하는 이색체험으로, 노르딕워킹의
제주도는 12일 한국 만화의 거장 허영만 화백이 제주도청을 찾아 고향사랑기부금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허영만 화백은 1974년 데뷔 이후 ‘타짜’, ‘식객’, ‘커피 한잔 할까요?’ 등 수많은 작품을 선보이며 반세기 넘게 한국 만화계를 대표해왔다. 허 화백은 작품 속에서도 제주의 매력을 담아왔다. ‘식객’에서는 흑돼지, 갈치국 등 제주 향토음식을 소개했고, ‘커피 한잔 할까요?’에서는 제주 로컬 카페와 독창적인 커피 문화를 다루며 제주의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렸다. 허 화백은 “서울 사는 집 말고는 제주에 제일 자주 온다”며 “1년에 10번 넘게 찾을 정도로 제주도를 사랑한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제주의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향후 작품 소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기부에 감사를 전하며 “제주의 독특한 문화와 자연을 작품에 담아 제주의 가치를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제주 흑우, 꿩 메밀 칼국수, 메밀비빔국수 등 제주의 특별한 식재료와 음식문화를 소개하며, “제주의 숨겨진 맛집 소개 등 지속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제주 고향사랑기부는 고향사랑e음(https://ilovegohyang.go.
서귀포시가 이중섭 거리에 있는 관광극장을 안전상의 이유로 철거하기로 했다. 준공 65년이 지난 건물이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아 붕괴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귀포시는 11일 "1960년에 지어진 관광극장이 최근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철거한다"고 밝혔다. 올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된 진단 결과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이 심각하게 결여돼 재난 위험이 크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시는 이달 중 야외공연장 벽체를 우선 철거한 뒤 본 건물은 내년에 철거할 계획이다. 관광극장은 1963년 서귀읍 첫 극장으로 문을 열어 주민들의 대표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1999년 폐업 이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다가 2023년 12월 시가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면서 '작가의 산책길' 프로그램, 야외 공연 및 전시 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시는 철거 결정을 앞두고 지난 6월부터 주민과 문화예술 단체를 대상으로 현장 설명회를 열었다. 또 지난 9일 정방동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통해 안전진단 결과와 철거의 불가피성을 공유했다. 현재까지 제시된 주요 의견은 관광극장의 역사성을 보존하고 명맥을 잇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
제주도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해안 일원에서 ‘제3회 제주국제슈퍼컵 카이트보딩대회’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14개국 200명의 선수가 참가해 카이트포일(행글라이더 모형으로 약한바람에도 하늘에 띄움), 윙포일(보드 위에서 윙을 직접 잡고 보드를 물 위로 움직이기 위해 상향력과 추진력을 이용), 트윈팁(보드를 양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점프, 스피드, 프리스타일을 구현) 보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카이트보딩은 바람만을 동력으로 카이트(연)에 보드를 연결해 바다 위를 질주하는 친환경 해양스포츠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거대한 연의 힘을 이용해 물 위에서 보드를 타는 ‘포뮬러 카이트’ 종목이 정식 채택됐다. 고속 주행과 하이드로포일 기반의 첨단 장비로 구현되는 역동적인 경기는 ‘차세대 해양레저 스포츠’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바람의 힘만으로 시속 50㎞ 이상 질주하며 수면 위 공중부양까지 가능해 스릴 넘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종달리는 우도와 성산일출봉, 지미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과 안정적인 바람 조건을 갖춘 카이트보딩 최적지로 꼽힌다. 지형적 특성상 큰 파도가 발생하지 않아 선수들이 안전하게 경기에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