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내 모 성당에서 기도하던 여성이 중국인 관광객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 등 제주에서 중국인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무사증 제도 등 전반적인 사항을 검토한 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19일 오후 도청 삼다홀에서 원 지사를 비롯해 검찰, 경찰,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관계기관 책임자가 참석한 가운데 도민 피해방지를 위한 관계기관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이번 성당에서 발생한 피습사건 등 중국인 관광객의 강력범죄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성당 피습사건의 피의자가 무사증으로 제주에 들어온 중국인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원 지사는 이번 회의에서 "도민과 관광객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는 것은 지자체와 국가의 가장 근본적인 책임"이라며 "일어나서는 안 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해 도지사로서 무한한 책임을 통감하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제주가 국제적인 휴양 관광지로 매해 기록적인 성장을 하고 있지만 안전이 없다면 국제 관광 휴양지의 매력이 지속될 수 없고 도민과 관광객의 생명이 보장되지 않는데 다른 가치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단순히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관광 한국의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국무총리 등 중앙정부에도 외국인 범죄의 심각성을 전면 검토하고 당면 혹은 중장기 대책을 검토하고 협의하자고 요청했다"며 "이에 대해 정부는 '정부차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긴급히 여러 정책을 검토하고, 그 결과를 갖고 협의해 나가자'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과 관련해서도 "외사범죄에 대한 전담기구와 전문수사인력 보강이 시급하고, 취약지대에 대한 순찰을 강화해야 한다"며 "CCTV 등을 포함해서 범죄에 대한 신속한 파악과 강력한 처벌, 범죄자에 대한 충분한 위압대응체계를 갖추는 데 경찰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출입국심사를 강화해야 하는데 출입국관리사무소 인력이 매우 부족해 확대돼야 한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매우 뒤처지고 있는데 시급한 우선과제로 노력해 나가겠다"며 "차제에 무사증 제도에 대해 손을 대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관광과 경제, 외교 등 전반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제주 주재 중국총영사관 초치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상대 국가가 있는 문제이다 보니 국제적 협력도 매우 필요하기 때문에 대책회의 직후 총영사를 초치할 계획"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전달하고 중국에 강력히 촉구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도민들이 걱정하고, 국민들이 제기하는 주문사항을 가능한 범위에서 집중적인 논의를 제주도 관계기관과 하고, 중앙정부와 해나가면서 1단계 정리된 대책을 발표해 나가겠다"며 "정부에 건의할 사항은 건의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실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제이누리=김리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