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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해양도립공원 22만53㎡ 등 40만748㎡ 규모 2년간 매입 ... 올해 추경예산 151억 편성

 

'세계적 이중 화산체'로 알려진 제주 송악산 일대가 사실상 '개발불가' 지구가 된다. 제주도가 송악산 일대 난개발을 막기 위해 571억원을 들여 사유지를 본격 매입한다. 

 

제주도는 올해 송악산 일원 사유지 매입비용 151억원을 반영한 1차 추가경정예산안과 공유재산관리계획을 도의회에 제출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도는 송악산 일대 난개발과 경관 사유화를 방지하고 도민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신해원 유한회사가 소유한 토지 전체 매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토지 매입대상은 중국 투자자 소유의 송악산 일대 사유지 등 170필지·40만748㎡다. 도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모두 571억원을 투입해 해당 토지를 전부 매입하기로 했다.

 

도는 전체 부지를 도립공원 구역(혼재 포함)과 도립공원 외 구역으로 나눠 예산을 편성했다. 

 

도는 송악산 개발사업 예정지 98필지 18만216㎡를 매입하기 위해 2년간 41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으로 151억원을 투입해 일부를 우선 매입하고, 내년에는 259억원으로 나머지 토지를 매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마라해양도립공원에 속한 지역은 72필지·22만532㎡로, 도는 2년에 걸쳐 161억원을 들여 매입하기로 했다.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으로 약 10억원이 편성됐고, 내년에는 본예산으로 151원이 편성될 예정이다. 

 

도는 오는 8월까지 매입에 따른 감정평가 및 매입가격을 결정하고, 오는 9월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12월 1차 매매대금을 지급하고, 내년 2월 2차 매매대금을 지급한 뒤 소유권을 넘겨 받을 방침이다.

 

한편 송악산 일대는 1995년 유원지 지정 이후 개발업체가 놀이공원 사업을 추진, 1999년 말 사업승인을 얻기도 했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와 외환관리법 위반 등 사업자의 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2013년부터는 중국계 기업인 신해원이 옛 송악산 유원지 부지 중 16만여㎡를 매입해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3700억원을 들여 호텔 461실과 캠핑장, 조각공원 등을 갖춘 사설관광단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경관 사유화와 환경 훼손, 송악산 일대 문화재에 대한 악영향 우려 등 여러 논란이 제기됐다.

 

결국 2020년 10월 민선 7기 당시 원희룡 제주지사는 난개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송악선언'을 하며 뉴오션타운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도는 1995년 지정된 일대 유원지에 대한 지정이 지난 8월 만료되자 송악산 유원지 부지 19만1950㎡를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3년간 지정했다. 2025년까지 이 일대에서 건축, 공작물 설치, 토지형질 변경, 토지 분할 같은 행위가 제한된다.

 

신해원은 제주도가 송악산 일대를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해 개발사업에 제동을 건 것은 지사의 재량권을 넘어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도를 상대로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도는 신해원이 보유한 송악산 인근 능선과 그 주변의 유원지 중 사유지 170필지·40만748㎡를 매입해 보존할 계획이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송악산=해발 104m에 불과하지만 지질학적으로 정평이 난 산이다. 120만년이란 형성사를 간직한 제주도에서 이 산은 고작 4000~5000년 전에 분출해 만들어졌다. 그것도 바닷속에서 화산폭발이 이뤄져 제주 본섬과 몸을 합치더니 중심부의 2차 화산활동으로 ‘분화구 안에 분화구’를 갖춘 이중분화구 구조가 됐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경우이자 ‘한반도 최근세 화산’이란 별칭까지 붙었다. 지질학자들은 화산활동의 특징을 보여주는 ‘화산지질학 교과서’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산은 역사의 생채기마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해안절벽지대엔 15개의 인공동굴이 뻥뻥 뚫려 있고, 곳곳마다 참호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제 강점기이던 1940년대 초 일본군이 ‘태평양 결(決) 7호 작전’이란 이름 아래 요새화에 나선 결과다. 해안포 진지였던 인공동굴은 미군함대를 향해 포탄을 안고 육탄돌진할 가미가제(神風)식 어뢰정의 은폐장소이기도 했다.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때 일본군은 미군의 상륙루트를 이곳으로 봤고, 7만 명의 병력을 제주도에 주둔시킬 정도였다. 물론 송악산의 배후지인 드넓은 벌판 ‘알뜨르’엔 공군기지가 만들어졌다. 지금도 알뜨르엔 일제의 지하벙커·관제탑의 흔적이 남아 있고, 1m 두께가 넘는 콘크리트 항공기 격납고 23기가 널려 있다. 한국전쟁 무렵 국군의 양성소인 ‘육군 제1훈련소’가 있던 자리도 송악산 지척이다. 지금 대한민국 해병대 1개 대대가 주둔하고 있는 자리가 그곳이다.

 


 

송악산 부근 섯알오름은 학살의 장소이기도 했다. 4·3사건의 광풍과 한국전쟁을 전후로 불었던 살육의 피바람은 이 산 언저리를 또 선택했다. 수많은 주민들이 영문도 모르고 끌려가 총살을 당하고 파묻힌 곳이 또 그곳이다.

 

그 험한 세월을 보낸 송악산이 아예 송두리째 사라질 위기를 처음 겪게 된 시기는 1999년이다. 1999년 12월 말 이 산의 분화구지대를 사실상 갈아 엎는 레저타운 개발사업을 제주도가 승인해줬고, 대한지질학회 등 학계와 환경단체가 반대의 목소리를 드높인 끝에 수년 만에 사업 자체가 취소됐다.

 

송악산은 2010년 의도치 못한 '올레 걷기' 열풍의 무대가 됐다. 당시 산 정상까지 탐방객들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산 정상부는 맨땅을 드러냈고, 풀 조차 보기 어려울 지경에 몰렸다. 화산재 흙은 산 아래로 줄줄 흘러내렸고, 곳곳에서 뿌리를 드러낸 나무도 쉽게 만날 정도였다. 급기야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나서 올레코스를 바꾸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정상부 출입금지’란 형식으로 그 자연은 다시 보호되는 듯 했다.

 

송악산은 2010년 또 우근민 도정을 거치면서 중국자본 개발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환경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은 다시 들고 일어섰고, 중국자본에 종속되는 지역개발의 문제를 지적함과 아울러 그 비경을 특정 업체가 독식한다는 '경관 사유화' 논리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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