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섬(난섬)
토끼섬은 우리나라 유일의 문주란 자생지이다. 원래 바깥쪽에 있는 작은 섬이라는 뜻으로 '난들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난섬이라는 명칭이 여기서 유래한 듯 하다. 아니면 문주란의 난에서 따왔을지도 모르겠다.
토끼섬은 문주란들이 활짝 그 흰꽃을 피웠을때 섬의 모양이 토끼를 닮았다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토끼섬엔 토끼가 없다. 내 눈엔 토끼처럼 보이지 않는데 굳이 시비걸 요량은 추호도 없다.
960여 평의 면적에 백사장과 10여 미터 높이의 현무암 동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간조시에는 걸어갈 수 있고 만조때에는 백사장과 동산이 분리되고 또한 육지부와도 분리된다.
토끼섬의 문주란 자생지는 천연기념물 19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문주란 자생의 북방한계선이라고 한다. 섬의 출입은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간조시에 걸어서 갈 수 있다지만 혼자서 건너갈 엄두가 안난다. 먼발치에서 위치만 확인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검은 현무암에 뿌리를 내리고 여름한철 짙은 갈색으로 무성했던 미역은 이제 해녀들의 손길에 제가 난 현무암의 검은 빛깔로 돌아간다.
바닷가에는 곳곳에 환해장성이 보인다. 하도 바닷가에도 마찬가지이다.
길가 담벼락 아래 간만에 이름아는 꽃이 보인다. 송죽국이다. 이름의 유래를 알고싶어 검색해보니 송종국선수 기사가 나온다. 대단한 검색기능이다. 사용자가 검색어를 잘못 썼을까봐 배려했을 것이다.
제주의 세찬 바람은 나무를 빗질하듯 한쪽으로 쓸어 넘긴다. 바닷가 반대방향으로 자란다. 놀라운 자연의 적응력이다.
창고도 차도 오래됐다. 지금은 버려진듯 주변엔 잡초만 무성하다. 50년도 더 되었을 낡은 트럭은 소라게처럼 창고에 몸을 담고 얼굴만 빼곰 내민채 멈추어 있다. 시간이 정지된 느낌이다.
조각공원에나 있을법한 조형물이 눈에 들어 온다. 트랙터의 삽(?)이다. 삽을 받치고 있는 블록들이 눈에 들어온다. 절묘하다.동네에 천부적인 설치 작가가 숨어 있는 듯하다.
수확을 끝낸 밭에 다음 농사를 위해 곱게 빗질을 해 놓았다. 자연이나 인간의 밭이나 철마다 모습을 달리한다. 살아있는 모습이어서 좋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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