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11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지만 이번 내각 인선에서 제주 출신 인사는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3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성과 중심의 행정부 구성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를 기용했다"며 장관 후보자 명단을 공개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내각에 이름을 올렸던 것과는 달리 이번 인선에서 제주 출신 인사는 배제되면서 지역민들의 아쉬움도 커지고 있다. 이번에 지명된 주요 인사로는 ▲과기정통부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외교부 조현 주유엔 특명전권대사 ▲통일부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훈부 권오을 헌정회 부회장 ▲환경부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용노동부 김영훈 철도기관사 ▲여가부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해수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기부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 등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송미령 장관이 유임됐고, 국무조정실장에는 윤창렬 LG 전략개발원장이 내정됐다. 특히 국방부 장관에는 군 출신이 아닌 민간인 출신 안 의원이 지명돼 5·16 군사쿠데타 이후 첫 민간 국방장관이라는 상징성도 주목받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이번 인선은 국민추천제 참여 인사를 대거 포함한 만큼 국민의 여망이 반영된 인선"이라며 "중동 정세와 글로벌 위기를 고려해 신속한 청문 절차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정계 일각에서는 국정 전반에 지역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향후 차관급 및 청와대 인선에서 지역 안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부가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한 '민생회복지원금'을 전 국민 대상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제주에서도 3년 만에 대규모 현금성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 20조원 규모의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해 이 중 약 13조2000억원을 전 국민 대상 민생지원금으로 편성했다. 이번 지원금은 소비 진작과 내수 활성화를 목적으로 일반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 소득 상위 10%에게는 15만원씩 지급된다. 기초생활수급자는 50만원,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정은 각각 40만원을 받는다. 제주도내 지급 대상자는 약 69만여명이다. 예상 지급 총액은 약 1475억원에 달한다. 지급은 지역화폐인 '탐나는전'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일부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별도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2020년 이후 제주에서 네 번째로 이뤄지는 도민 대상 지원이다. 앞서 ▲2020년 5월 전국 단위 긴급재난지원금(가구별 40~100만원), ▲같은 해 7월 '제주형 재난기본생활지원금'(1인당 10만원), ▲2022년 8월 '재난긴급생활지원금'(1인당 10만원)이 지급된 바 있다. 당시 제주도민에게 지급된 전체 지원금은 650억원 수준이었다. 집행률은 95%를 넘겼다. 이번 지원금이 집행되면 제주 내 소비 효과는 약 15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도는 예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추경안을 오는 23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 통과 시점에 따라 이르면 7월 말, 늦어도 8월 중 지원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2호 태풍 '스팟(SPAT)'이 발생했지만 제주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3일 오전 9시 기준 제2호 태풍 스팟이 일본 도쿄 남동쪽 약 2400㎞ 해상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태풍 스팟은 중심기압 100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18m, 시속 약 65㎞의 비교적 약한 세력을 가진 열대성 저기압으로 분류된다. 태풍은 북서진하다가 점차 세력이 약해져 오는 26일 일본 도쿄 인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소멸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태풍은 일본 해상에서 발생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한반도와는 상당한 거리 차가 있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제주를 포함한 국내 전역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상청은 태풍 진로와 해상 기류 변화에 따라 국지적 파고나 해수면 변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상 활동 시 최신 기상정보를 참고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지난 11일 오전 9시 필리핀 마닐라 서쪽 약 해상에서 발생한 제1호 태풍 우딥(WUTIP)은 중국 잔장과 중국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변질돼 한반도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미흡' 등급을 받으면서 내부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350명의 전 직원이 올해 성과급을 못받게 되면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3일 32개 공기업과 55개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100명의 평가단을 구성해 현장실사와 이의제기 등 4개월간 절차를 거쳐 확정됐다. 평가 결과 우수 등급인 A등급 기관은 15개, 양호(B) 기관은 28개, 보통(C) 기관은 31개, 미흡(D) 기관은 9개, 아주미흡(E)인 기관은 4곳으로 집계됐다. JDC는 이번 평가에서 하위권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재부는 이번 평가가 재무건전성, 생산성 등 운영 효율성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 이행, 국가정책사업 수행 등 공공성을 함께 고려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영관리 항목 중 재무성과 지표 간 편차가 높게 나타난 일부 기관은 평가 등급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JDC는 이번 평가 결과로 약 15억원에 달하는 전직원 몫 성과급이 전액 지급되지 않았다.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또 경영 성과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재임 기간이 6개월 이상인 기관장 4명에게 내려진 '경고' 조치 대상에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JDC 노동조합은 내부 성명을 통해 "이번 경영평가는 예고된 실패"라며 "양영철 이사장은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여주기식 성과보다 조직 체질을 바꾸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퇴진 운동을 포함한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영평가 등급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JDC 면세점 영업이익 감소가 지목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내국인 제주 방문 수요가 몰리던 시기에는 면세점 수익이 급증하면서 양호한 경영 평가(B)가 이어졌지만 최근 제주 관광 침체로 매출이 감소하며 경영 지표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헬스케어타운 등 JDC가 중장기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들의 실적 반영이 어려운 점도 종합 평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JDC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내부 조직 운영과 사업전략 전반에 대한 재점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다음달 31일까지 도내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를 위한 ‘제주 골목상권 속 내 이야기 영상 공모전’을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웰컴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대여한 촬영 장비를 활용해 제주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매력을 광고 영상물(CF), 브이로그(Vlog), 단편영화 등 자유로운 형식으로 제작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뒤 이메일(jto_studio@naver.com)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이번 공모전은 일반영상(5~10분)과 숏폼 영상(60초 이내) 두 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총 상금은 260만원이다. 도와 공사는 응모작의 조회수와 내·외부 전문가 심사를 종합해 우수작을 선정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www.ijto.or.kr) 알림마당 내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웰컴 디지털 스튜디오는 제주관광공사가 2022년 5월 개관한 공간이다. 도내 관광업계 및 지역 소상공인의 온라인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올해 외사촌 여동생 나이가 50대 초반이니 아마 1970년대 초쯤인듯 싶다. 어머니 바로 밑 동생인 작은이모 혼례 준비 때다. 그때만 해도 외가에 상수도 시설이 없었던 터라, 막내 외삼촌, 외사촌 형들과 함께 손수레에 막걸리 통 12개를 싣고 천제연 1단 폭포로 가야만 했다. 작은이모 잔치 때 쓸 물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당시 외가는 서귀포시 중문동에 있는 열녀문 동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었다. 기껏해야 왕복 3km 내외였지만, 손수레를 끄는 막내 외삼촌이 중학생이었고, 뒤에서 미는 외사촌 형들이 다 초등학생이니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외갓집 마당을 나오자마자 ‘열녀문 동산’을 500m 낑낑 오른 다음 오르막길을 다시 500m정도 더 가면, 원 동산이라는 가파른 동산이 나타난다. 그 원 동산을 500m 정도 내려가면, 아주 예전에 선녀들이 목욕했다는 천제연이 나타났다. 천제연 입구에 손수레를 세운 다음, 한 말들이 막걸리 통을 들고 계단을 한참 내려가면 1단 폭포 옆에 물이 콸콸 쏟아지는 동굴이 있었다. 지금은 출입금지 지역이다. 거기서 물을 담아 다시 미끌미끌한 급경사 계단을 힘겹게 올라와, 물통을 손수레에 싣고 가파른 원 동산을 올라와야 하는 엄청난 작업이다. 그걸 그날 서너 번 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도 잔치는 기본이 3일이다. 준비까지 합치면 일주일이다. 그래서 ‘일뤠 잔치’ 혹은 ‘이레 잔치’라고 했다. 첫째 날은 ‘물 받는 날’이다. 잔치에 쓰이는 물을 동네 사람들이 혼주네 집 물 항아리에 채워줬다. ‘물 부조’인 셈이다. 둘째 날이 ‘ᄃᆞᆺ(혹은 도세기) 잡는 날’이다. 혼례를 위해 집에서 키운 ‘자릿 도세기’를 잡았다(=도축했다). 셋째 날이 ‘가문(家門)잔치’ 날이다. 혼례식 전날, 친인척과 마을 사람들이 모여 ‘가문잔치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예전에는 혼례식은 안 가더라도 가문잔치 날에는 반드시 ‘잔치 먹으러’ 갔다. 넷째 날이 ‘혼례식’ 당일이다. 신랑이 신붓집 가서 신부를 데리고 신랑집으로 온다. 다섯째 날은 ‘사돈(査頓)잔치’다. 혼례식 다음 날 신랑 신부가 신붓집에 가서 신부 일가들을 모시고 음식을 대접하고 인사드린다. 여섯째 날은 신랑 집 가는 날, 마지막 날은 잔치 마무리하는 날이다. 이중 핵심인 ‘가문잔치’, ‘혼례식 날’, ‘사돈잔치’를 일러 ‘3일 잔치’라 했다. 제주도 혼례 풍속은 친인척과 마을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잔치였다. 내혼(內婚)으로 형성된 마을공동체의 결속을 위한 동네잔치이기도 했다. 제주도는 마을 내혼이 많았기 때문에 친가와 외가가 한마을에 살거나 인근 마을에서 거주해 집안 대소사에 함께 했다. 우리 어릴 적만 해도 동네 친척네가 일이 나면 일주일간 집에서 밥 안 했다. 그 집 가서 일 도와주며 삼시 세끼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힘들게 길어오는 물은 ‘ᄃᆞᆺ(도세기) 잡는 날’에 특히 많이 필요했다. 예전에는 잔치를 대비해 ‘ᄃᆞᆺ통시’에서 기르던 ‘자릿 도세기’를 잡았다. ‘자릿 도세기'란 제주도 토종 흑돼지로 돗통시에 넣고 기르는 두 마리의 돼지 중 어미젖을 뗀 새끼 돼지를 말한다. 돼지를 잡아 고기는 혼례식 날에 쓰고 내장이나 기타 부산물은 순대를 담아 ‘가문잔치’날 나눠 먹었다. 가문잔치 날 ‘궨당’들이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다음날 혼사에 대해 의논하고 준비한다. 친척들은 둘러앉아 사돈집에 참석할 ‘우시’(상객), ‘대반’, ‘중방’ 등을 정한다. 신랑 집에서는 가문잔치 때 예장(禮狀)을 쓰고 ‘홍세함(혼서함)’을 준비했다. 혼인할 때에 신랑집에서 예단과 함께 신붓집에 보내는 편지인 혼서(婚書)를 담는 상자이다. “이 당, 저 당해도 궨당이 최고!”라는 ‘궨당’이란 권당(眷党)의 제주어이다. 제주도에서는 부계 친척의 친당(성펜궨당)에 더하여 모계 친척의 척당(외펜궨당)도 포함한다. 친가 8촌에 더하여 고종 4촌·이종 4촌·외종 4촌 이내를 포함한다. 이들을 다 합치면 60호 정도다. 제주대학교 김혜숙 명예교수는 “제주도에서 친척을 뜻하는 용어로 궨당·일가·방상 등이 있으며 제주도에서는 일가보다는 ‘서로 돌아본다’라는 뜻의 ‘방상(訪相)’이라는 말을 자주 썼다”라고 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를 역임하고,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천사나래 주간활동센터 시설장을 맡아 일하며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제주한라대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오달진 근대제주』(2019), 『오달진 제주, 민요로 흐르다』(2021), 『제주의 화전생활사』(2022) 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주 4·3 관련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한권 민주당 제주도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김 위원장의 발언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정부가 공식 발간한 진상보고서마저 부정하는 조직적 왜곡"이라며 "제1야당 지도부의 역사 인식 수준을 드러낸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제주를 방문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제주4·3은 남로당 총파업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발언했다. 이어 언론 질의에서도 해당 입장을 재확인하며 해당 발언이 단순 착오가 아닌 인식에 기반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정부가 2003년 공식 채택한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는 4·3을 국가 공권력에 의한 양민 희생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며 "'남로당 진압'으로 치환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며 공당 지도부가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 위원장이 과거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와 함께 제주를 찾아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선거 전에는 '치유'를 말하더니 선거가 끝난 지금은 '진압'을 언급하는 것이 과연 진정성 있는 정치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권이 바뀌었다고 진상보고서가 함께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지도부 위치에 있는 정치인이라면 발언의 무게를 더 무겁게 인식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변인은 성명 말미에서 "지금 필요한 건 궤변도, 해명도 아닌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라며 "그 책임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도민은 정치적 심판으로 분명히 응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제1야당이 4·3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역사 왜곡에 단호히 맞서 정의롭고 완전한 해결을 위해 도민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무모한 다이빙이 인생을 바꾸는 중대한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수심 1.5m 이하 얕은 물에서 머리부터 입수해 경추(목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최근 9년간 3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제주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따르면 2018년 8월부터 2024년 9월까지 다이빙으로 인한 경추 외상 환자 34명을 포함한 전체 경추 외상 환자 353명에 대한 분석 결과 전체의 약 9.6%가 '얕은 물 다이빙'으로 중증 손상을 입었다. 환자 중 97%가 남성이었다. 평균 연령은 30.6세다. 대부분 사고는 7~8월 성수기에 집중됐다. 사고 장소는 야외 해변(64.7%)이 실내 수영장·목욕탕(35.3%)보다 많았다. 특히 평균 사고 수심은 12m에 불과했다. 평균 낙상 높이도 1.32m로 짧았지만 목뼈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기에 충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다이빙을 위한 최소 수심 기준으로 34m 이상을 권장하고 있다. 외상센터 분석에 따르면 다이빙 사고 이후 응급수술까지의 평균 시점은 1.25일이었다. 수술을 받은 환자 20명 중 80%는 사고 발생 후 2~8시간 내에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시기와 신경학적 예후 간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반면 목뼈 손상의 심각도(MCC, 평균 척수관 압박률), 병변의 길이, 척수 출혈 여부 등 해부학적 손상 요소들이 예후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척수 출혈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신경 회복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34명의 환자 중 20명(58.8%)은 수술을 받았고, 나머지 14명은 증상이 경미하거나 사망, 혹은 전원 등의 사유로 수술을 받지 않았다. 가장 흔한 손상 형태는 굴곡에 의한 파열 골절로, 경추 하부(C5~C7) 부위 손상이 주로 나타났다. 경추는 평균 5~7kg의 머리를 지탱하는 구조로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는 부위다. 대부분의 사고는 무방비 상태에서 머리부터 수면에 입수한 방식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삼투압 분석 결과 환자 중 약 15%는 음주가 의심되는 상태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경고 표지, 수심 표시 의무화, 사고 다발지역의 위험 지대 지정 등 구조적인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 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 연구진은 "척수 손상이 비교적 경미한 경우에도 빠르고 적절한 중재가 이뤄지면 예후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며 "사고 이후 치료보다 사고 자체를 막는 구조적 예방 시스템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의 과거 탄핵 반대 당론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임기 내 '5대 개혁안' 추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제주시 연삼로에 위치한 국민의힘 제주도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이 과거를 책임지고 반성한다는 의미에서 탄핵 반대 당론만큼은 무효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전원일치로 파면 결정을 내린 상황에서 탄핵 반대 당론이 여전히 유지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다만 탄핵 반대가 곧 계엄을 옹호했다는 논리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찬반 입장을 떠나 당시 국회의원들의 헌법기관으로서의 의사 표현은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제안한 '5대 개혁안'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추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모든 사안을 여론조사에 맡기기는 어렵지만 당론 결정에 있어서 당원들의 뜻을 반영할 수 있는 절차가 변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임기 내 관철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여의치 않을 경우 차기 지도부가 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여론조사와 추진 의지를 명확히 남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30일 비대위원장 임기를 마무리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김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한 데 대해서는 "좋은 조언에 감사한다"며 "보수 진영이 붕괴 직전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지금이라도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해왔다"고 말했다. 제주4·3 사건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당시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는 남로당의 단독선거 반대 총파업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무고한 제주 주민을 희생시켰다"며 "4·3은 제주의 아픔이자 대한민국 전체의 아픔"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국립 트라우마 치유센터, 전문 요양병원 건립, 유족 복지 시스템 확충 등은 미룰 수 없는 국가 과제"라며 "비록 저희가 야당이 됐지만 국민께 드린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이호테우목마등대 앞 테트라포트에 방치돼 있던 폐어구들이 민관합동 정화활동을 통해 모두 수거됐다. 이번 활동에는 제주 해녀를 비롯해 청년 환경단체, 해양경찰특공대 등 다양한 주체들이 힘을 보탰다. 제주좀녀 대표 이유정 해녀를 포함해 프롬오션, 해타임, 이호어촌계 해녀회, 지역 청년 단체들은 지난 17일 테트라포트에서 폐어구를 맨손으로 걷어내고, 구조물 사이에 낀 쓰레기를 수거하는 1차 정화활동을 벌였다고 20일 밝혔다. 이어 19일에는 제주해양경찰이 본격적으로 투입돼 2차 정화활동을 펼쳤다. 해양경찰특공대는 수중 수색과 수거 작업을 벌였고 UDT 출신 대원들은 바다 깊숙이 엉켜 있던 폐어구를 해체한 뒤 2톤 크레인 차량을 이용해 육상으로 옮기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번 활동은 단순한 환경 정비를 넘어 민관 협력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해양경찰 관계자는 "바다 안전만큼이나 해양 환경 보전도 중요한 임무"라며 "앞으로도 민간과 협력해 제주 해역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폐어구 수거 활동을 주도한 이유정 해녀는 최근 홍콩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시사회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제주 해녀의 삶을 소개하며 해양 생태 보존의 중요성을 알렸다. 시사에 참석한 한 홍콩 시민은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났다"며 "처음으로 바다를 위해 행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유정 해녀는 "제주 바다는 제주만의 바다가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가 함께 지켜야 할 생태 공동체"라며 "이번 활동처럼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한다면 바다의 미래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 해녀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래 한국의 대표적 여성 생업 공동체로 자리매김했다. 이 해녀는 전통 해녀문화를 계승하는 동시에 해양 환경운동과 예술 창작을 병행하며 제주 바다의 현실과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꾸준히 알려오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전문성을 지닌 '성읍리 초가장'이 이제는 제주 초가 수리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제주도는 '성읍리 초가장' 보유자와 전승교육사가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국가유산수리기능자 자격을 인정받아 국가유산수리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20일 밝혔다. '성읍리 초가장'은 제주 전통 초가의 독특한 건축 기법을 보존하기 위해 2008년 4월 제주도 무형유산(단체종목)으로 지정됐다. 제주 초가는 뭍지역 한옥과 달리 강한 바람과 염분에 견디기 위한 독특한 구조와 재료, 공간 배치를 가지고 있다. 제주에선 그동안 국가유산수리기능자 자격이 없어 전통 기법을 제대로 아는 성읍리 초가장들이 직접 수리에 참여하지 못하고, 제주 초가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 기능자들이 수리 작업을 담당하면서 전통 방식 구현에 한계가 있었다. 도는 2022년부터 국가유산청에 성읍리 초가장의 국가유산수리기능자 자격 인정을 여러 차례 건의했다. 국가유산수리법 개정 후 지난해 3월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검토자료 보완 요청을 받아 지난 4월까지 전승활동 현황과 추가 자료를 제출하며 최종 승인을 받았다. 현재 도내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초가는 모두 949채다. 이 중 서귀포시 성읍마을에만 934채가 집중돼 있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자격 인정으로 성읍리 초가장 보유자와 전승교육사들이 직접 설계와 시공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제주 초가 수리의 전문성과 정확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전국 첫 해양경찰 긴급차량에도 적용한다. 제주도는 20일 오전 도청 백록홀에서 제주지방해양경찰청과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 확대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은 긴급차량이 접근하면 전방 5개 신호기를 자동으로 제어해 교차로를 신속하게 통과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2020년 13개 교차로에 시범 도입된 후 지난해 도내 전체 신호기 1120개에 확대됐다. 이번 협약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과 기후변화로 인한 어선·연안 사고 등 해양사고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도와 제주해경은 지난 4월부터 실무협의를 진행하면서 해경특공대 긴급차량 7대를 시범 주행한 결과 이동시간 단축 효과를 확인했다. 기존 소방차량 중심의 육상 구조체계에 해경 긴급차량이 추가되면서 해상에서 육상까지 긴급차량이 교통체증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신속하게 이동해 인명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상호 협력과 운영 성과 분석 및 결과 공유, 지속적인 개선방안 모색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전국 첫 해경과 연계해 확대하는 것으로, 골든타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역 특성상 해양사고가 빈발하고, 기후 위기로 이런 상황이 가속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협약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박상춘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은 "해상사고 현장에서 신속한 구조활동과 안전한 이송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이번 협약으로 해상에서 육상까지 끊김이 없는 생명 구조 체계가 완성돼 해양 안전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