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이 새 정부가 반드시 추진해야 할 교육정책으로 "고등학교의 평가는 절대평가로 하고, 고르기 문제(선다형 객관식)를 없애고 모두 서술형 평가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25일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대학 입시는 대학에 맡기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자격고시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표단 일원으로 내달 2일 정부서울청사 국정기획위원회를 방문해 이런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은 학교를 운영하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 교육재단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가 그렇게 하고 있다"며 "절대평가는 가르치는 교사와 출제하는 교사가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의 IB 고등학교인 표선고를 보면 IBO에서 1년에 두 번 시험지 갖고 와서 시험 치고 가지고 간 뒤 채점해서 결과를 통보해 준다"며 "고르기를 없애는 것을 학부모들이 이해하고 동의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절대평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같은 곳에 맡기면 안 될 것도 아니다"며 "예를 들어 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기별로 한 번씩만 시험을 치르게 하고, 평가 권한은 교사들에게 20%만 주고 80% 권한은 국가가 갖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학교 폭력 예방 등에 대해 "현재 제주 6개 고등학교에 자치경찰이 1명씩 배치돼 상주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미래로 나아가려면 학교전담경찰관(스쿨폴리스·SPO)은 당연히 국가 경찰이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에서 폭력이 발생하면 결국 경찰에서 조사해 재판까지 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개정해 학생들이 성숙한 고등학교에서는 폭력대책위원회를 없애고 경찰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학교에서만 폭력대책위윈회를 운영하고, 초등학교도 폭력대책위윈회를 없애서 교장에게 맡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변경하는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관련해서는 "현재 교사들이 원하면 참고서도 도교육청이 제공하고 있으므로 국가에서 교과서로 하든 참고서로 하든 결국 교육재정이 들어간다"며 "현재 50% 안 되는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연말에 써본 교사들과 대화하고 나서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4·3의 아픔과 화해,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음악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울려 퍼졌다. 제주도는 지난 24일 오후 7시(현지시간) 로마 산타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데이 마르티리 성당에서 '제주4·3평화 레퀴엠' 공연이 열렸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제주4·3 관련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이후 처음으로 열린 해외 무대로 현장에는 약 300여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제주4·3평화 레퀴엠'은 제주 출신 작곡가 문효진이 작곡한 현대 진혼곡으로 전통 가톨릭 레퀴엠 형식에 제주 여성들의 애환이 담긴 자장가 '웡이자랑'을 접목한 곡이다. 지휘는 파브리치오 카시(이탈리아 산 카를로극장)가 맡았다. 음악감독은 작곡가 문효진, 연출은 제주 출신이자 4·3 유족인 성악가 부종배가 담당했다. 공연은 미카엘 마르투시엘로 이탈리아 복스 인 아르테 협회장이 총기획을 맡았고,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합창단과 로마오페라극장 소속 단원들이 함께 협연했다. 특히 제주 유스코러스 중창단 어린이 13명이 현지 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올라 '웡이자랑', '이어도사나', '설운아기' 등 제주어 전통민요를 선보여 현지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공연에 앞서 성당에서는 문창우 천주교 제주교구장 주교가 집전한 '한국을 위한 미사'도 열려 4·3을 기리는 의미를 더했다. 공연을 관람한 로마 시민 알프레도 카시에이요는 "가톨릭 전통과 한국 문화의 융합이 매우 인상 깊었고, 제주4·3의 평화 메시지가 전 세계 보편적 가치로 다가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효진 작곡가는 "이 레퀴엠을 통해 4·3 영령들이 응어리를 풀고 다시 만날 수 있는 희망의 세계를 꿈꾸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종배 성악가는 "제주의 소리와 언어, 세계의 음악이 만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유서 깊은 성당에서 제주4·3의 평화 메시지를 세계에 전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인권과 화해, 평화의 가치를 세계와 공유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출신 6·25전쟁 전사자 2000여명 중 상당수가 유가족 DNA 정보가 확보되지 않아 국가의 유해 발굴 사업이 '신원 확인 없는 귀환'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5일 국방부와 제주지방보훈청 등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전사한 국군 장병은 약 16만명에 달하며 이 중 13만여명의 유해가 아직 수습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정부는 2000년부터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해 약 1만1000구를 발굴했지만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단 256명이다. 제주 출신 전사자는 모두 2150명으로 이 중 2046명의 유해가 아직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중 유가족 DNA 시료가 확보된 경우는 628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1418명은 유해가 당장 발굴되더라도 신원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과거 전투 기록과 주민 제보 등을 바탕으로 전국 30여곳에서 연간 발굴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유해와 함께 발견된 인식표나 유품은 결정적 단서가 되지 못한다. 신원 확인의 유일한 방법은 유가족의 DNA 대조다. 국방부 관계자는 "세대를 거치면서 방계 후손들이 본인이 유가족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유가족의 DNA 참여 없이는 어떤 유해도 이름을 되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강원도 철원군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11사단 소속 고(故) 조영호 일병으로 확인했다. 조 일병은 1953년 1월 두 딸을 두고 제주 제1훈련소에서 입대한 뒤, 철원 '적근산-삼현지구 전투'에서 정전협정 체결을 불과 9일 앞둔 7월 18일 전사했다. 고인의 신원은 가족의 DNA 제공으로 72년 만에 확인됐다. 고인의 딸 조한춘씨는 "생전에 아버지를 뵐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아버지를 뵐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국방부는 조 일병의 유가족 요청에 따라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 중인 여동생의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열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유품을 전달했다. 보훈 당국은 현재 전사자의 직계 가족뿐만 아니라 친·외가 8촌 이내 가족도 전국 보건소와 군병원을 통해 DNA 시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11년 만에 추진해온 버스요금 인상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도민 부담을 고려해 인상 시기와 폭을 재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그간 버스요금 인상과 관련해 공청회, 제주도의회, 물가대책위원회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한 결과, 요금 인상 자체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다수였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도는 도민 경제 상황을 고려해 요금 인상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고, 요금 할인 정책 보완 등을 거쳐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제주도내 버스요금은 2014년 7월 이후 11년째 동결된 상태다. 도는 최근 '버스요금체계 개선방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간선·지선버스 기준요금을 현행 1200원에서 1500원으로, 급행버스는 최대 3000원에서 3800원으로 공항 리무진버스는 최대 5500원에서 6400원으로 각각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버스요금 할인 정책을 추가로 발굴하고, 인상안 전반을 재검토해 내년에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서 반려견과 함께 동네를 순찰하며 안전을 지키는 '댕댕이 안전지킴이'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제주도는 주민참여형 순찰 프로그램 '댕댕이 안전지킴이' 활동을 도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25일 밝혔다. 댕댕이 안전지킴이는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며 지역사회 안전 위해요소를 발견하고 이를 신고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민참여형 안전망 구축 사업이다. 댕댕이 안전지킴이로 선발된 반려견과 견주 등 140팀은 올해 말까지 자유로운 시간에 함께 산책하며 도로 파손, 시설물 고장, 주취자, 범죄 의심 상황 등을 발견하면 안전신문고, 112, 120 등으로 즉시 신고하게 된다. 활동 후에는 앱으로 활동 일지를 작성한다. 도는 하반기에 순찰 실적을 종합 평가해 우수 참여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제주시 연동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큰 호응을 얻어 올해부터 제주도 전역으로 확대 운영한다. 도는 지난 3월 19일부터 4월 23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했다. 1차 서류 심사와 2차 실습 심사를 통해 140팀을 최종 선발했다. 이들은 5월 이후 총 1846건의 순찰 활동을 펼쳐 124건의 안전신고 실적을 기록했다. 신고된 내용은 도로·가로등·신호등 파손, 불법 주·정차, 배수관로 퇴적물 적치 등 다양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에서 음주운전이 단독 교통사고와 차량 화재로 이어진 아찔한 사고가 났다. 26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밤 10시 30분 제주시 구좌읍 한 도로에서 승용차가 단독 사고를 낸 뒤 불이 났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차량이 전소돼 소방서 추산 약 22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고 당시 운전자는 면허 취소 기준의 3배를 웃도는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과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기타 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13세 미만 미성년 원생 3명을 강제추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3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임재남 부장판사)는 26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추행)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30대 A씨에 대해 징역 11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10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했다. A씨는 제주시 모 기타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던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13세 미만 학원생을 여러 차례 추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로부터 같은 피해를 본 13세 미만 원생 2명이 추가로 더 드러나기도 했다. A씨는 공판 과정에서 형사공탁금을 걸었으나 피해자 측은 수령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할 능력이 부족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적 학대를 벌여 죄질이 불량하며 피해자들은 이 사건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과거 형사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가출한 소년, ‘흑곰’이 되어 기예를 팔며 구걸하다 위 책에는 또 기록하고 있다 : 건륭 신사(辛巳, 안: 1761) 때에 소주(蘇州) 호구(虎口)시에 거지가 있었다. 흑곰과 함께 다녔다. 흑곰은 뾰족한 털이 빽빽이 나있는, 사천에서 나는 말과 같은 크기였다. 글도 쓰고 시도 읊을 수는 있었으나 말은 하지 못했다. 돈을 보시하면 볼 수 있게 하였다. 흰 종이에 글자를 써달라면 큰 글씨로 당시(唐詩)를 써주면서 100원을 받았다. 어느 날 거지는 외출하고 흑곰 혼자 있었다. 사람이 다가가서 글을 써달라고 하자 흑곰이 글을 써서 알려주었다. “나는 장사 훈몽(訓蒙) 사람입니다. 김 씨이고 이름은 여리(汝利)입니다. 어릴 적에 저 거지패거리들에게 붙들려 왔습니다. 벙어리 약을 내게 들어부으니 말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흑곰을 기르는 집으로 데리고 가서 내 옷을 벗기고 묶었습니다. 온몸에 침으로 찌르니 더운 피가 뚝뚝 떨어졌습니다. 피가 다 식기도 전에 흑곰을 죽여서 가죽을 벗겨낸 후 내 몸에 감쌌습니다. 사람 피와 곰의 피가 들러붙어 영원히 떨어지지 않게 됐습니다. 쇠사슬로 묶어 끌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속여 구걸하게 하니, 오늘까지 수만 관을 벌었습니다.” 글을 다 쓰고 나서 입을 가리키며 소나기처럼 눈물을 쏟아냈다. 사람들이 크게 놀라 거지를 붙잡아다 관부에 송치했다. ‘채생절할’ 금지 법률에 따라 장살하였다. ‘흑곰’을 장사로 호송해 집으로 돌려보냈다. 양주(楊州)성의 기괴한 거지 위 책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도 있다 : 광서(光緖) 정축(丁丑, 안:1877) 9월에 양주성 훈련장에 산동 사람이 포를 가지고 장막처럼 빙 둘러쳐서, 돈을 내면 마음대로 들어가 구경하게 하였다. 속에는 기형인(畸形人) 5명이 있었다. 남자 한 명은, 상체는 일반 사람과 다름없었지만 두 다리에 살은 있으나 뼈가 없는 것처럼 부드러웠다. 사람이 상체를 안고 빙빙 회전하면 올가미처럼 되었다. 남자 한 명은, 가슴에 갓난애가 엎드려 있었다. 피부와 살이 합쳐져 하나로 되어 있었다. 오관과 사지가 다 갖춰져 있었으며 움직이기도 했고 말도 했다. 남자 한 명은 오른쪽 팔은 오륙 촌 정도였다. 오른 손은 동전 정도의 크기였다. 왼쪽 팔은 길어 무릎까지 닿았다. 왼손은 파초선만큼 컸다. 남자 한 명은, 배꼽이 잔 정도의 크기로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 담뱃대를 배꼽에 꽂으면 연기가 입으로 나왔다. 여자 한 명은, 두 발이 극히 작았고 유방 두 쌍은 높이 솟아있었다. 아래턱에 곱슬곱슬한 수염이 미늘창처럼 나있었다. 그러니 구경하려는 사람이 많았다. 사실이 관부에 알려졌다. ‘채생절할’한 무리라 하여 쫓아내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기형인에 대한 참상은 ‘채성절할’한 죄악의 기록이다. 거지 두목들은 잔인무도한 술법으로 어린이를 유괴하고 생령에게 상해를 가한 후에 그를 이용하여 이익만 꾀하고 편취하였다. 그러한 인간성을 완전히 저버린 악성 기만술은 늦어도 명(明)대에 이미 여러 기록이 보인다. 예를 들어 명대 말기에 능몽초(凌蒙初)는 『이각박안경기(二刻拍案驚奇)』 제18편에 기록하고 있다. “개고기를 먹고 인육을 먹는 사람들을 직접 보았다. 생령을 채할하여 나쁜 일을 서슴지 않는 강도 패거리였다.” 당시의 ‘채성절할’은 불구로 만들어 구걸하게 만드는 데까지는 이르지는 않았다. 살아있는 사람의 신체나 기관을 약에 버무려 병자에게 팔아 돈을 버는 형태였다. 『대명률부칙』 권1 「유인가속(流人家屬)」과 청대의 『청회전사례(淸會典事例)』 권8, 『형부·형률·인명(刑部·刑律·人命)』 등 명나라와 청나라 법률을 보면 모두 그런 범죄에 대하여 극형에 처한다고 명확하게 형량을 규정하고 있다. 청나라 때에 와서 ‘채성절할’ 방식으로 어린이에게 상해를 가하여 사기 치는, 불구자 거지로 만드는 범죄를 거지 두목들이 자주 저질렀다. 잔인하게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는 기술로, 사람들이 불구자에 대한 동정심과 가련하게 느끼는 마음을 교묘하게 자극하고 세속의 기이한 것을 찾아다니는 심리를 이용하였다. 목적은 모두 피와 눈물을 이용해 재물을 편취하는 데에 있었다. 오로지 ‘박화(拍花)’를 일삼은 거지 명나라, 청나라 이래로 이른바 ‘박화(拍花)’ 즉 아동을 유괴해 ‘채성절할’을 저지르는 범죄가 있었다. 청대에 이홍약(李虹若)의 『조시총재(朝市叢載)』 권7 「인사(人事)·박화(拍花)」에 기록되어 있다. “박화는 경성 전체에 해악을 끼치고 있나니, 가루약이 사람을 미혹시켜 내키는 대로 다닌다. 많은 아동들은 집안에 숨어 나오지 않으니, 여러 글방의 선생이 가련하게 됐구나.” 우환이 한때에 해를 끼쳤고 그때까지도 여전히 자취를 감추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 『홍루몽』 제19회에 묘사되어 있다. “명연(茗烟)이 빙긋이 웃으면서 말했다. ‘지금 아무도 모르니 내가 몰래 몸종을 데리고 나가 성 밖에서 놀다가 잠시 후에 다시 데리고 올 게요.’ 보옥(寶玉)이 말했다. ‘안 돼. 조심하지 않으면 거지가 유괴할 지도 몰라.’” 이 문장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박화’와 같은 우환은 인심을 흉흉하게 만들어 사회 치안을 극히 불안하게 하였다. 어원학으로 볼 때, ‘박(拍)’은 전설 속에 존재하는 마취약을 써서, 아동 머리 위에서 손바닥 쳐서 마취시킨 후 계획대로 순종케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화(花)’는 본래 글자가 ‘화(化)’로 거지 뜻인 한어 ‘규화자(叫化子)’를 가리킨다. ‘박화’는 아동을 유괴하는(‘채생’한) 거지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주인공들이 백일장에 참가하는 장면의 배경이 된 제주목 관아에서 실제 백일장이 열린다. 드라마 속 1967년 한라춘사제를 재현한 특별한 문화행사다. 제주도는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2 기획행사로 오는 28일 오전 10시 제주목 관아에서 ‘한라춘사제 백일장 & 어린이 사생대회’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행사는 도내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백일장(초·중등생)과 유치부 대상 그림 대회로 구성된다. 참가 신청은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누리집(jejuheritage.kr) 공지사항을 참고해 구글폼으로 접수하거나 당일 현장에서 하면된다. 사전 신청자에게는 옛날 교복을 무료로 대여하는 특별 이벤트가 진행된다. 교복을 입고 제주목 관아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오래전 시간으로 돌아간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에서 제시한 4가지 주제(제주의 꿈, 제주의 자연, 제주의 사람들, 탐라순력) 중 하나를 선택해 제주가 품은 유산의 정신을 자신만의 시선과 언어, 색감으로 표현하면 된다. 각 분야별 대상에게는 30만원, 최우수상 20만원, 우수상 10만원, 장려상 5만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오후 5시 제주 국가유산 방문자센터 ‘향사당’에서 열리는 테마파티 2회차 프로그램과 연계해 진행된다. 수상자 발표와 함께 아동문학가의 작품 리뷰, 이강밴드와 마술사 레이의 공연도 펼쳐진다.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행사는 11월까지 스탬프투어, 테마파티, 기획 투어, 팝업차량 운영 등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제주 전역에서 이어진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지역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넘어섰다. 소비자들의 향후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결과지만 현재 체감 지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실질 회복과의 괴리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1로 지난달보다 7.7포인트 상승하며 기준선 100을 넘어섰다. 이는 2023년 7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의 회복이다. 이번 상승은 주로 향후 전망 지표의 개선에서 비롯됐다. 생활형편전망은 10포인트, 향후경기전망은 18포인트 상승했고, 가계수입전망(100)과 소비지출전망(105)도 기준선을 웃돌았다. 특히 취업기회전망은 17포인트 급등해 고용 개선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 반면, 현재를 나타내는 지표들은 정체되거나 하락했다.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85로 전국 평균(92)보다 7포인트 낮았고, 현재경기판단도 68로 전국 평균(74)에 못 미쳤다. 이는 소비자들의 체감 여건이 아직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소비 전망은 확대되는 반면 재정 기반은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도 나타났다. 가계저축전망은 96으로 지난달보다 7포인트 상승했지만 가계부채전망은 98로 소폭 하락했다. 물가수준전망은 128로 장기 평균(100)을 크게 웃돌며 높은 물가 심리가 지속되고 있다. 자산 관련 전망 지표는 일제히 상승했다. 주택가격전망은 117로 지난달보다 18포인트 상승했고, 임금수준전망도 10포인트 오른 118을 기록해 자산 및 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제주 소비자심리지수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인 108.7에 비해 5.6포인트 낮았다. 현재생활형편, 소비지출전망 등 대부분 지표에서 제주가 전국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지역 구조의 한계가 여전히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지표상 반등은 확인됐지만 기대가 실제 소비 확대나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연계와 실질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하위 등급인 D등급을 받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에 직면했다. 24일 JDC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가 발표된 직후 노동조합은 본사 사옥 1층과 승강기 등에 대자보를 게시하고 경영진의 책임을 촉구했다. 노조는 "조직의 자긍심을 무너뜨린 평가 결과"라며 "이사장은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임원들에게 "경영평가 책임을 지고 함께 물러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일부 임원들이 반대 의견을 내면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JDC는 양 이사장을 비롯해 상임이사 3명, 상임감사 1명 등 5명의 임원진이 있다. 이 중 일부는 임기 만료 이후 연장 상태에 있다. 임원 회의 직후 열린 부서장 회의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고, 일부에서는 집단 사과와 보직 사퇴 가능성까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3년간 리더십 부재와 책임 회피, 소통 부족 등이 누적된 결과"라며 "임원 간 불화로 조직 전체가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경영진 퇴진 운동을 포함한 총력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 이사장은 이에 대해 "동반 사퇴를 제안한 것은 사실이나 내부적으로 조율되지 않은 사안이 많다"며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양 이사장은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할 예정이다. 국토위는 최근 기재부 평가와 관련해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 전원의 참석을 요구한 상태다. 한편, 동일한 평가에서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은 국토위 참석을 앞두고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지난해 귀농·귀어 가구 수가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3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진 상황에서 지난해 낙폭은 20% 이상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 가구 수는 8243가구로 2023년보다 2064가구(-20.0%) 줄었다. 귀어 가구는 555가구로 161가구(-22.5%) 감소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귀농 가구주는 평균 연령 55.6세로 60대(37.9%)와 50대(29.2%)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체 귀농 가구의 78.7%는 1인 가구였고, 평균 재배 면적은 0.33ha(3282㎡)로 대부분이 5000㎡ 미만의 소규모 농지에서 채소, 논벼, 과수 등을 재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도 중 귀농 가구가 증가한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감소율이 가장 큰 지역은 제주(-40.7%)다. 2023년 236가구에서 지난해 140가구로 줄었다. 이어 경기(-34.3%), 세종(-34.0%)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귀농 가구는 경북(1537가구), 전남(1516가구), 충남(1074가구)에 가장 많이 분포했다. 귀어 가구의 경우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체 귀어 가구의 79.1%가 1인 가구였다. 평균 연령은 53세다. 수도권 출신 귀어인이 45.3%를 차지했다. 귀어지는 전남, 충남, 경남 등 어촌 지역에 집중됐다. 반면 제주와 경기는 귀어 가구 수가 소폭 증가했다. 반면 귀촌 가구 수는 31만8658가구로 4.0% 증가하며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귀촌은 농업이 아닌 생활 기반을 목적으로 농촌으로 이주한 경우를 포함한다. 20대 이하(20.2%)와 30대(23.4%)가 주류를 이뤘지만 실제 농·어업에 뛰어든 인원은 전체 귀촌인의 2.7%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 5년간 귀촌 후 다시 도시로 되돌아간 인구는 19만명을 넘어 귀촌인의 약 45%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상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총괄 연구원은 "귀농·귀어는 더 이상 정착의 결심이 아닌 단기적 탐색이나 체험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정책의 효과는 현장에 닿지 못했고 농어촌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가 통계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