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 의회간의 새해예산 갈등이 파국을 향해 조금 더 다가섰다. 제주도가 그동안 연기만 피우던 '부동의'카드를 공식적으로 꺼내 들었다.
29일 오후2시 도의회 본회의가 주목된다.
박영부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29일 오후7시30분 긴급기자 회견을 열고 제주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가 28일 계수조정한 "2015년도 예산안을 항목별로 부동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실장은 "우리 도가 일부항목에 대해서 부동의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도 제주도 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이 마무리됐다"며 "집행부가 일관되게 요청해온 원칙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이어 "도는 도의회 증액 예산에 대해, 사유 등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타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정리하여 협의조정대상으로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힌 후 "도의회가 이를 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로서는 부득이하게 부동의할 수 밖에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 실장은 또 "최근 감사원이 제주도의회가 증액한 1294건(309억8천3백만원)에 대해 예산편성지침을 위배했고, 제주도가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집행했다고 지적했다"며 "저는 내년도 예산도 올해처럼 잘못 증액 및 신설됨으로써 저의 후배들이 징계를 당하는 모습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박 실장은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을 연내에 처리해 준예산이라는 사상 초유의 파국은 막아야 한다. 도의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도는 마지막까지 도의회와 협의를 통해 예산안이 연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회견을 마쳤다.
도는 도의회가 증액한 395억원 중 부동의하기로 한 내용은 215억원에 대해서다. 타당성 있다고 판단되는180억원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도의회 예결위는 애초에 계수조정에서 새해 예산안 3조8194억원 중 1304개 항목 408억원을 삭감해 다른 사업에 증액 반영했으나 수정안에서는 53억원이 축소된 395억원을 조정했다.
예결위는 355억원은 다른 사업으로 돌렸고 나머지 40억원은 내부유보금으로 쌓아뒀다.
이에 대해 도는 전체 예산안 중 850개 항목 215억4700만원에 대해서는 집행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도가 제출한 3조8194억원의 새해예산중 도의회는 408억300만원을 손질하고 집행부의 동의를 구했으나 원희룡 지사가 본회의에 나와 정회사태 등을 겪으며 사실상의 부동의 의견을 냈다. 의회는 예산안을 부결시켰다.
예결위는 27일 제325회 임시회를 속개해 28일까지 제주도의 새해 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을 다시 벌였다.
도가 항목별 부동의를 공식발표한 상황에서 의회가 보일 반응이 다시한번 관심을 끈다. 준예산이 현실화되거나 회기연장등을 통해 31일 까지 극적 타결을 보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의회는 29일 오후 본회 직전 의원 간담회를 열고 예산안 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