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지 제주도의장이 원희룡 지사의 ‘미디어 정치’에 반격하고 나섰다. "중앙언론을 통해 우리 의회를 가장 큰 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끊임없는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구성지 의장은 13일 제327회 임시회 폐회사를 통해 전날 '머니투데이'가 보도한 원희룡 지사의 인터뷰 기사 내용을 화두로 삼고 이 같이 말했다.
구 의장은 "원 지사가 어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도의회 의장은 새누리당 소속이다. 그런데도 협력이 잘 안 되지 않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의회가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누려왔던 권한, 이런 것들에 대한 집착이 정당이라는 정체성보다 훨씬 강한 것 같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이 발언을 놓고 "원 지사는 도지사로 취임한 후 같은 당 소속의원들에 대한 자그마한 애정이나마 과연 있었으며, 또한 자그마한 배려 같은 것이 과연 있었는지 오히려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구 의장은 "관행이라고 해서 전부 배척해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텐데,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숨은 저의가 궁금하다"며 "우리 의회는 의원들의 건의 받은 도민들의 민원을 해결해 주는 관행은 오히려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관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구 의장은 또 "'도와 의회가 계속 충돌하면 행정공백이 올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 섞인 기자의 질문에 대해 원 지사는 '도의원들의 지역 민원 예산의 공백이 있을 뿐이지 행정공백은 없다'고 답변했다"며 "이 말에 대한 책임도 확실하게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도지사가 동의를 안 하면 예산 증액을 못하게 돼 있는데, 그것을 반 협박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증액시키는 관행은 바꿔야 하는 것이다’라는 답변은 의회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면 그와 같은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을 수 있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참으로 앞날이 우려스럽다. 도지사 스스로가 만든 우려”라고 개탄했다.
'예산개혁은 될 때까지 하겠다'는 발언에 대해선 "우리 의회는 그 말을 잘 새겨듣고 정신을 가다듬고 잘 대처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겨 지난해 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도와 의회 간 ‘예산전쟁’이 재연될 것임을 시사했다.
구 의장은 "(지사가) 도와 의회와의 관계를 자꾸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것이 지사의 전 임기를 의회와 계속적으로 대립관계를 유지하면서 싸워나가겠다는 것인지 차후 중앙진출 전략의 하나로 만들어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속셈인지는 몰라도 만일 그와 같다면 필패의 원인이 될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요즘처럼 리더의 리더십에 대한 도민들의 갈망이 큰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리더가 가진 꿈의 크기만큼 조직은 성장한다는 것을 제주의 리더들은 가슴에 새겨야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이어 도민·공무원·동료의원을 향해 “지금부터 우리의 시선은 지사의 저와 같은 이상한 말이나 생각에 상관하지 말고, 우리 제주인이 살아가야 할 지역현안으로 돌려야 한다”고 다시 한번 원 지사를 공박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