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와 '예산전쟁'을 벌였던 제주도가 결국 '재의'를 요구했다. 행자부의 권고와 법적 요건에 따른 막판 선택이다.
제주도가 19일 지난해 12월 말 의회가 의결한 2015년 새해예산 중 27건 171억원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다.
제주도의 재의요구는 지난해 말 도의회로부터 이송된 2015년 예산안의 삭감액 1636억원에 대해 자체 검토 및 법률적 자문 등을 거친 결과다.
제주도는 "다수의 사업이 법령위반 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지방자치법 제107조 및 제108조의 규정에 따라 재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재의요구 대상사업은 “법령에 위반되거나 법령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서 의무적으로 부담하여야 할 경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사업이다.
폐기물처리시설 확충에 따른 주민지원사업 60억원, 사회복무요원 인건비 2건에 1억 2000여만원,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지방비 부담액 24건에 110억 4000여만원 등 총 27건 171억 6000여만원이다.
이승찬 도 예산담당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재의요구는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예산편성과 심의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과 권한의 범위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얻기 위해 불가피 한 것"이라며 "도의회는 재의요구한 예산안을 진지하게 다시 심의해 꼭 필요한 사업비의 삭감으로 도민사회가 불편을 겪는 일이 없도록 심도있는 논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도는 재의요구와 별도로 민생경제 위축 및 지역경제 약영향 등 도민 피해가 우려되는 사업은 도의회와 협의를 통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방침이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지난 15일 2015년도 제주도 예산안과 관련, 재의요구,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합리적 대책을 수립, 추진토록 제주도에 권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