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 세워져 '허니문 1번지' 제주의 명소 중 하나로 이름을 알렸던 뉴크라운호텔이 철거의 길로 들어섰다. 현장엔 새로이 아파트가 신축된다.
11일 부동산업계 및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 274-12번지 일원의 뉴크라운호텔(옛 모수관광호텔) 부지와 건물의 소유권이 지난해 4월 A교육재단에서 B부동산투자자문 회사로 넘어가면서 최근 새로운 사업자가 제주시에 건축물 해체 신청서를 접수했다.
해당 건물은 1988년 3월 모수관광호텔로 문을 열었다. 건축연면적 1만589㎡ 규모로 지하 2층, 지상 10층 건물이었다.
이어 A재단이 이 호텔을 인수하면서 1995년 뉴크라운호텔로 간판을 바꿔 객실과 부대시설 개·보수 및 최신설비 확충의 과정을 거쳤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A교육재단과 재단이 소유한 뉴크라운호텔 부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호텔을 허물고 지상 7층 지하 7층 연면적 3만8205㎡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 대형 면세점을 개점한다는 계획이었다.
신세계 측은 이를 위해 제주도를 상대로 교통영향평가와 경관건축심의 등의 행정절차도 진행했다.
당시 매입가는 580억원으로 전해졌다. 면세점 판매시설은 1만5000㎡으로 지난해 말 면세점 개점을 목표로 했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면세점 특허공고가 언제 가능할지 알 수 없게 되고 A교육재단과 체결한 사업 부지 관련 계약의 만료 시점도 다가와 제주 면세점 사업 진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새로운 소유주인 B부동산투자회사는 뉴크라운호텔 건물을 허물고 지하 5층, 지상 15층, 183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신축할 계획이다. 제주시에 건축허가 신청도 마쳤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도내 숙박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도내 상징적 호텔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마리나호텔 사거리'의 랜드마크인 마리나호텔이 40년 역사 끝에 객실과 웨딩홀, 피트니스센터 등 호텔 내 모든 영업을 다음달 말에 중단하기로 했다.
매각대상은 호텔 부지 2360.4㎡와 웨딩홀 건물이 있는 맞은편 부지 1324.4㎡ 등 모두 3684.8㎡다. 호텔과 웨딩홀 건물 2동도 모두 매각대상에 포함됐다.
호텔을 인수한 C업체는 호텔 건물을 허물어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계획 심의 대상인 해당 부지는 준주거지역으로 고도제한은 35m다.
아울러 제주의 랜드마크로 불렸던 제주KAL호텔은 오는 30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끝낸다.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급감해 경영사정이 악화된 것에 따른 것이다.
제주KAL호텔 부지에도 주거용 건물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