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생태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한라산둘레길 가운데 '시험림길' 구간 탐방이 오는 16일부터 재개된다. 사단법인 한라산둘레길은 8일 제주에 있는 9개 국가숲길 중 하나인 한라산둘레길 6구간 '시험림길'의 통제가 해제되고 탐방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탐방 가능 기간은 오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다. '시험림길'은 어승생악에서부터 사려니숲까지 이어지는 9.4㎞ 구간이다. 이 중 약 5.5㎞가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서 조성한 시험림으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시험림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거에는 시험림 구간 전체가 탐방 통제 구역이어서 '비밀의 숲'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구간은 2023년부터 일정 기간에 한해 한시적으로 개방되고 있다. 이 구간은 자연림과 인공림이 어우러진 생태·산림 연구자원의 보고로 하늘길과 채종원, 클론보존원 등 국내 산림 조성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 삼나무와 편백 식재의 모체가 되는 주요 자원지로도 알려져 있다. 시험림길은 산불조심기간인 매년 11월 1일부터 이듬 해 5월 15일까지 통제된다. 한편, 한라산둘레길은 2010년부터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에 집중되는 탐방객 분산을 유도하고, 제주 고유의 생태·지질·산림과 역사·문화자원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도보 탐방로다. 현재까지 조성된 9개 구간은 2022년 산림청으로부터 국가숲길로 지정됐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한라산을 등반하던 70대 여성이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쳐 소방헬기로 긴급 이송됐다. 8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3분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를 오르던 70대 여성 A씨가 넘어지며 허리 부상을 입고 거동이 어렵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 지점은 성판악 탐방로 시작점에서 약 8.0㎞ 떨어진 진달래밭 인근 구간으로 정상인 백록담까지 약 1㎞를 남겨둔 고지대였다. 제주소방은 소방헬기 '한라매'를 긴급 투입해 A씨를 구조한 뒤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현재 치료 중이다. 한편 성판악 코스는 해발 고도가 높고 거리도 길어 체력 소모가 많은 코스다. 고령 등산객의 사고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하이트진로가 제주 지역 한정 소주 제품을 다시 선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의 제주 에디션을 한정 출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제품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과 도민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이다. 8월까지 제주 지역 내 식당과 주점 등 주류 취급 업소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참이슬 제주 에디션'은 2017년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한정판 제품이다. 기존 참이슬 후레쉬와 동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제주만의 상징성과 특산물을 감각적으로 반영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병 라벨에는 돌하르방과 두꺼비 캐릭터가 함께 그려졌고, 한라봉과 이슬방울 캐릭터도 어우러져 지역적 정체성을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기념해 두꺼비 캐릭터가 돌하르방으로 변신한 피규어 '돌하르방껍'을 선보이고, 제주 시내 주요 상권에 전시해 한정판 제품의 분위기를 더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제주만의 개성을 살린 지역 특화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성과 브랜드가 조화를 이루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여수 지역 한정 제품인 '여수낭만에이슬'을 출시해 현재까지 판매를 이어오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올들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던 제주 관광시장이 5월 황금연휴를 계기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광업계는 이를 여름 성수기와 추석 연휴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7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엿새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25만2000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5만4300여명)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내국인 관광객 수는 연휴를 기점으로 뚜렷한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난 1일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9%, 2일에는 18.8% 증가하며 반등세를 나타냈고, 2일부터 6일까지 제주행 항공편은 대부분 매진됐다. 이는 1월부터 4월까지 계속된 내국인 방문자 감소세를 끊은 첫 신호다. 도는 이번 흐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여름 휴가철과 추석 특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항공노선 증편과 관광 불편 해소, 콘텐츠 보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상반기 동안만 약 13만2000명의 수학여행단 방문이 예정돼 있고, 김포~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항공편 추가 운항도 이뤄진다. 지난달 29일 도와 제주항공은 간담회를 통해 5~6월 임시편 38편 증편에 합의했다. 대한항공도 6월 중 마일리지 전용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국제선 운항 확대도 추진 중이다. 제주항공은 제주~베이징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홍콩·마카오·시안·방콕 노선은 주 15회 수준으로 운영된다. 라오스 노선은 단발 운항 뒤 정기 노선 전환을 검토한다. 관광 이미지 쇄신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도와 업계는 '가성비 높은 제주 관광 만들기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친절 서비스 강화와 적정 가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도소상공인연합회는 연휴 기간 중 제주시 일대 매장을 돌며 '공정가격 캠페인'을 전개했다. 다만, 올 1월 1일부터 5월 5일까지 누적 제주 방문객은 약 41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감소했다. 이 중 내국인은 349만4100여명으로 13% 줄었고, 외국인은 60만6800여명으로 6% 증가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황금연휴가 침체된 관광시장 회복의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항공 수용력 확대, 체류형 관광 콘텐츠 강화, 공정한 가격환경 조성 등을 통해 반등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9일 제주를 포함한 전국에 비가 예보됐다. 제주 지역은 최대 200㎜ 이상의 많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예상돼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9일 새벽 제주에서 시작되는 비는 오전 중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비는 제주를 포함한 남부지방부터 오후 늦게 그치기 시작하겠지만 일부 지역은 주말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의 예상 강수량은 50~100㎜, 산지에는 200㎜ 이상, 남부 중산간에는 1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북부 지역도 20~60㎜의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특히 제주에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집중될 수 있다며 산간·하천변·배수 취약 지역의 침수와 낙석, 저지대 월류 등의 사고에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9일 아침부터는 제주 전역에 시속 70㎞ 이상의 강풍이 예고돼 있다. 산지에는 순간풍속 시속 90㎞ 이상의 돌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강풍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야외 시설물이나 간판, 농작물 등에 대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이번 비의 영향으로 제주의 기온은 아침 최저 10~15도, 낮 최고 15~20도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평년과 비슷한 기온 분포를 보일 전망이다. 한편 환경부는 "9일 제주를 포함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교육장관회의가 13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다. 교육부는 오는 13∼15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역내 21개 회원경제체 교육장관과 대표단, 국내외 교육 분야 전문가 등 400여명이 참석하는 제7차 APEC 교육장관회의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한국은 올해 APEC 의장국으로서 교육장관회의를 주재한다. 한국에서 APEC 교육장관회의가 열리는 것은 2012년 제5차 경주회의에서 이어 13년 만이다. 이번 회의는 2016년 제6차 페루 회의 이후 9년 만에 개최되는 회의이기도 하다. 주제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교육격차 해소와 지속가능한 성장 촉진'이다. 디지털 교육혁신을 통한 미래교육의 방향과 역내 공동 번영을 위한 글로벌 교육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14일 열리는 교육장관회의 총회에선 '혁신'·'연결'·'번영' 분과로 나눠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대전환, 맞춤형 교육혁신, 글로벌 교육협력과 기회 접근성 확대, 양질의 교육 강화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두고 토론할 예정이다. 이어 APEC 교육장관회의 공동성명서를 채택하고 기자회견을 한다. APEC 교육장관회의 전인 7∼10일엔 인적자원개발실무그룹 실무회의를 열고 교육장관회의에서 합의를 목표로 하는 공동성명서를 사전 논의한다. APEC 교육장관회의 기간 글로벌 교육개혁 학술대회와 교육혁신 전시관 운영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연계 개최된다. 13일 예정된 글로벌 교육개혁 콘퍼런스에서는 'AI와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교육혁신과 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미래교육 비전과 글로벌 교육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교육혁신 전시관(13∼14일)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와 스템(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교육 체험 등 한국의 교육혁신 우수사례를 소개한다.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APEC 대표단과 국내외 교육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학교 현장 방문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디지털 혁신 교육과 국제바칼로레아(IB)·글로벌 역량 교육 등 특색 과정을 운영하는 제주 도내 초·중학교를 찾아 실제 수업을 참관하고 급식을 먹으면서 한국의 교육환경을 경험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APEC 교육장관회의의 중요성과 개최 의의를 널리 알리기 위해 걸그룹 아이브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AI·디지털 혁신이 이끄는 새로운 시대 속에서 모든 학습자와 교사가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지식과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경을 넘어 인류 공동의 미래를 여는 가장 강력한 연결고리인 교육을 통해 APEC과 함께 더 큰 연대와 협력의 길을 함께 열어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송악산 일대 뉴오션타운 개발이 무산된 부지에 대규모 야영장이 들어설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타운과 전지훈련 복합시설 조성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7일 송악산 육상부 일대를 마라해양도립공원 구역에 포함시키는 '도립공원 구역 및 지형도면 변경 고시'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시는 송악산 입구부터 셋알오름 일제동굴진지 일대 약 9만4000㎡를 공원구역으로 추가 편입하는 내용이다. 이 중 약 8만6000㎡는 과거 뉴오션타운 사업을 추진했던 신해원이 소유하고 있던 땅이다. 도는 해당 부지를 포함해 모두 40만㎡에 이르는 사유지를 신해원으로부터 583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매입은 행정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이뤄진다. 공원으로 확장된 부지는 자연환경지구로 지정된다. 도는 이 구역을 공원테마 야영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야영장 조성과 함께 부지 내 주차장 설치도 검토되고 있다. 한편 도는 송악산 개발 정비와 연계해 알뜨르비행장 일원을 활용한 스포츠타운 개발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지난해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을 통해 이 일대의 종합 체육시설 조성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계획안에 따르면 신해원으로부터 매입한 도립공원 북측 부지에는 국민체육센터와 축구장 등 체육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알뜨르비행장 일원에는 전지훈련용 야구장, 국제 규모의 파크골프장(36홀), 국가대표용 실내사격장 등이 포함된 스포츠타운이 구상돼 있다. 알뜨르비행장 전체 면적은 약 185만㎡로 이 중 90% 이상이 국방부 소유다. 최근 제주특별법과 국유재산특례제한법 개정으로 무상사용 근거가 마련되면서 개발 여건이 확대됐다. 다만, 스포츠타운 조성에 필요한 부지 확보를 두고는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도는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해 올해 1억9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에 해당 사업의 정책 반영도 요청한 상태다. 강철남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월 21일 열린 제435회 임시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제주평화대공원 내 스포츠타운 조성 계획이 너무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평화와 추모를 상징하는 공간에 대규모 체육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이달 6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 어린이날 홈경기를 맞아 많은 가족 단위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제주SK FC는 강원FC에 0-3으로 완패하며 경기장엔 싸늘한 공기가 내려앉았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일부 서포터즈들이 선수단 통로와 버스 앞을 가로막았다. 단순한 패배에 대한 반응이 아니었다. 무기력한 경기력, 그에 대한 해명도, 표정도 없이 경기장을 떠나는 팀의 태도에 팬들의 쌓인 감정이 터졌다. K리그에서 '버막(버스 막기)'은 낯설지 않다. 성적 부진이나 프런트에 대한 불만이 고조될 때 전국 각지의 경기장 주차장에서 종종 벌어지는 풍경이다. 2023년 수원삼성이 강등이 확정된 뒤 팬들은 2시간 넘게 선수단 버스를 막고 단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 제주 사태는 방식과 반응, 그리고 이후 전개까지 모두 달랐다. 논란의 중심에는 박동진 선수가 있었다. 팬들과 마주한 그는 언성을 높였고, 일부 팬은 그가 욕설을 내뱉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서는 박 선수가 팬과 언쟁을 벌이는 장면과 이를 말리는 구단 관계자의 모습이 담겼다. 여기까지는 다소 거친 상황일 수 있다. 그러나 이후 전개는 K리그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 박 선수는 특정 팬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 "봤나? 내가 욕하는 거", "하지도 않은 걸로 생사람 잡지 말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그는 "욕설을 하지는 않았지만 팬들이 오해했다면 그 부분은 인정한다. 하지만 버스를 막는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직접 팬에게 메시지를 보내 해명과 항의를 동시에 시도한 셈이다. 그는 오해에 대한 해명을 담은 같은 대화에서 '어이쿠', 'ㅋ' 등의 표현과 이모티콘을 섞어 가볍게 응수했고,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며 팬들의 분노는 더욱 확산됐다. SNS로 팬에게 '따지는 듯한' 메신저 대응은 한국 축구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일부 선수들이 댓글을 통해 의견을 밝히는 일은 있어도 논란 직후 직접 찾아가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세대가 달라 표현 방식이 바뀌었다'는 옹호도 있을 수 있지만 프로선수로서의 균형감각이 무너졌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제주SK는 2019년 강등 당시에도 팬들의 침묵 속에서 리빌딩을 시작했다. 그때도 실망은 컸지만 팬들은 등을 돌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팬들의 분노는 단순히 3연패, 리그 최하위권이라는 성적 때문이 아니다. 핵심은 신뢰다. 팬들의 뿌리 깊은 불만은 구단 운영의 방향성, 소통 방식, 그리고 점점 상업화되어가는 팀의 정체성에 있다. 주축 선수들이 이적을 반복하는 동안 구단은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고, 성적보다 '굿즈 마케팅'과 영상 콘텐츠에 집중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서포터즈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응원했지, 소비하지 않았다'는 자조가 퍼져나갔다. 경기 당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는 '김학범 나가라', '팬은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감독 소개가 울릴 때마다 야유가 쏟아졌다. 팬들의 인내는 그날로 끝이 났다. 현장에 있던 한 서포터는 "이건 단순한 경기 패배가 아니었다. 팬은 무시당했고, 선수는 팬과 언쟁을 벌였으며 구단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팬으로서 더는 믿을 수 없는 팀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단 프런트는 "경찰 출동은 우리 요청이 아닌 현장에 배치된 경찰이 자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고, 박 선수의 SNS 대응에 대해서도 "공인의 원칙은 있으나 별도 제재 기준은 없다"고만 했다. 팬들의 체감과는 거리가 먼 설명이었다. 경기 다음 날, 제주SK FC 공식 서포터즈의 단체 채팅방에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한 팬은 지더라도 납득 가능한 경기를 원한다고 했다. 전술 변화와 선수 기용의 설득력, 그리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은 어제처럼 무응답으로 일관하거나 경찰을 부르는 방식이 아니라 팬들과 직접 마주보고 소통하는 구단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특정 선수만 반복적으로 기용하고, 포지션을 무시하는 운용은 선수에게도 팬에게도 상처라는 지적도 나왔다. 백업 자원과 유망주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선수들이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이 발언들은 단지 패배에 대한 불만이 아니다. 구단이 가진 철학의 방향, 팬과의 관계, 선수단 운용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제주는 오랫동안 '신사의 팀'으로 불려왔다. 거친 야유 대신 박수와 기다림으로 응원하던 문화는 제주만의 자산이었다. 그런 팬들이 '버막'이라는 실력 행사를 한 것은 단순한 감정의 표출이 아니다.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절박함의 표현이고, 단절된 관계에 대한 경고다. 이제 제주SK가 해야 할 일은 변명이 아니다. 사과문도 아니다. 팬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진심으로 응답하는 것이다. 제주SK FC 13년 차 팬 양모씨(21·여)는 이렇게 말했다. "팬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닙니다. 팀의 일부이고, 존재 이유예요. 침묵이 미덕이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딱 하나, 진심과 행동입니다." 팬은 등을 돌릴 수 있다. 그리고 한 번 돌아선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이제 선택은 구단의 몫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종합 득표율 56.53%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43.47%)를 꺾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줄곧 범보수 진영의 지지율 선두를 달리던 김 후보는 지난달 9일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출사표를 냈다. 이로부터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직전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번 최종 경선은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50%씩 반영했다. 김 후보는 당원투표 61.25%(24만6천519표)를 얻어 한 후보(38.75%, 15만5천961표)를 20%포인트 이상 크게 앞섰으며, 여론조사도 51.81%를 받아 한 후보(48.19%)보다 앞섰다. [연합뉴스]
제23대 심민철(54) 제주도교육청 행정부교육감이 7일 취임했다. 신임 심민철 행정부교육감은 서울 반포고, 고려대 한국사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행정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심 부교육감은 제40회 행정고시에 합격, 1997년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군산대 사무국장,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 대통령 비서실 선임행정관, 경기도교육청 기획조정실장,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 인재정책기획관 등을 거쳤다. 최성유 제22대 행정부교육감은 명예퇴직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초안 작성을 위한 기초 조사가 이달 안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환경부로부터 전달받은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준비계획서를 심의하기 위해 12명의 평가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다음 주 중 회의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8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평가위원회에서는 조사 항목과 조사 대상 등 비교적 단순한 사안을 중심으로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며, 한 차례 회의로 준비계획서 협의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심의가 마무리되면 수정된 준비계획서는 제주지방항공청을 통해 국토교통부에 제출된다. 이를 바탕으로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환경영향평가는 공항 건설 추진의 핵심 관문 중 하나다. 항공·환경·생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평가위원회의 판단 결과가 향후 사업 추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2026년 7월 기초자치단체 출범 목표에 맞춰 도와 기초시의 자치법규를 일괄 제·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자치입법 기반을 사전에 마련해 기초시가 출범과 동시에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출범에 대비해 '도-기초시 자치법규 일괄 제·개정 계획'을 수립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기초자치단체 출범 목표 시점에 맞춰 도와 기초시가 시행해야 할 자치법규를 사전에 정비하고, 제주형 사무 배분에 따른 자치입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도는 올해 상반기까지 기초시별 우선 제정 대상 자치법규 623건과 도의 우선 제·개정 대상 자치법규 386건을 발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법제 역량이 부족한 행정시 공무원들을 위한 기초시 자치법규 표준안을 마련해 행정시와 공유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기초시에서 제정할 ▲이장·통장·반장 임명에 관한 규칙 ▲서민 자녀교육지원 조례 등이 있다. 도에서는 기존의 관련 자치법규를 폐지하는 형태로 정비가 이뤄진다. 올해 하반기에는 도-기초시 간 자치법규 초안을 바탕으로 법제 컨설팅을 실시하고, 입법안 작성과 법제심사·입법예고·조례‧규칙심의회 등의 절차를 내년 3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도 자치법규는 제주도의회 심의·의결을, 기초시 자치법규는 신설되는 기초시의회 의결을 거쳐 내년 7월 1일 자로 일괄 시행될 예정이다. 도는 행정시 공무원의 자치입법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4월 22일부터 30일까지 법제 전문가를 초빙해 제주테크노파크(JTP)와 서귀포시청에서 공무원 512명을 대상으로 맞춤형 자치법규 실습교육을 실시했다. 앞으로도 자치법규 관련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관련 쟁점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강민철 제주도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단장은 "기초자치단체 출범과 동시에 자치법규가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기초시가 실질적인 자치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사전 기반을 튼튼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