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과 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양식시설과 관리용 구조물을 일방적으로 설치하면서 정부가 '비례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 해역의 전략적 가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8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8년과 2024년에 걸쳐 심해 연어 양식장을 표방한 선란 1호, 2호를 잠정조치수역에 설치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석유 시추 설비 형태의 관리 시설까지 들여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양측 협의가 원칙인 수역에 일방적으로 구조물을 설치한 것은 해양 질서를 흔드는 행위"라며 "장기적으로 우리 해양 안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중 해양협력대화에서 중국 측에 해당 시설 3기를 수역 밖으로 이전하라고 요구했다. 추가 설치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중국은 현장 조사 제안을 내세우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관련 대응책으로 제주 인근 해역에 '해양과학기지' 또는 '이동형 과학 설비' 설치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경제성과 전략적 득실을 함께 따져 해양과학기지, 양식시설, 또는 다른 형태의 부유식 구조물 설치 등을 종합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설치지역은 제주와 인접한 이어도 해역이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된다. 현재 제주도 남쪽 약 149㎞에 위치한 이어도에는 해양, 기상, 환경 관측이 가능한 해양과학기지가 설치돼 있다. 이번 사안과 연계해 기능 보강 또는 추가 설비 구축이 검토되고 있다. 또 정부는 2018년 중국의 대형 부이에 대응해 설치했던 부유식 해양 관측 부이나 소형 해양 플랜트형 구조물의 확대도 대안으로 검토 중이다. 다만, 관련 예산은 지난 1차 추경안에는 최종 반영되지 못했다. 국회 농해수위 예비심사 과정에서는 대응 예산으로 605억원이 편성됐다. 그러나 예결위에서 보류된 상태다. 정부는 추가 추경 또는 정기예산 편성을 통해 대응 방안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한편, 제주 지역 해양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해양 권익 문제가 아닌 제주 남방 해역의 전략적 가치와 직결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제주가 위치한 해역은 한중 간 해양 경계 분쟁, 해양환경 보존, 연안 안전망 강화 등 다양한 국가 전략이 교차하는 접점이기 때문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구조물이 환경오염 또는 EEZ 설정 기점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우리 정부가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도 신중히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2일 0시부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10시 30분께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한 대행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한 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 등청해 집무실에서 최 부총리의 사의를 재가했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한 대행은 이날 정부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퇴를 발표했다. 한 대행의 임기는 이날 자정까지다. 한 대행의 사직은 이날 국무총리실 총무기획관실에서 인사혁신처에 한 대행의 사직과 관련한 서류를 보내고, 인사처가 한 대행에게 재가를 요청해 한 대행이 결재하는 절차를 거쳤다. 총리실 김수혜 공보실장과 신정인 시민사회국장 등 최측근 인사들의 사표 또한 같은 시점에 같은 절차를 거쳐 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한 대행의 사임에 따라 최 부총리가 2일 0시부터 권한대행직을 이어받을 예정이었으나 최 부총리가 사임하면서 이 부총리가 대행직을 승계한다. 국무위원 서열 4위인 이 부총리는 6·3 대선까지 약 5주간 국정 운영을 책임지게 된다. 총리실은 한 대행이 최 부총리 사임안을 재가한 뒤 이 부총리와 집무실에서 만나 어떤 경우에도 정부가 흔들림 없이 유지되도록 안정된 국정 운영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대대대행' 체제가 현실화한 가운데, 국무회의 성립에 대한 논란부터 불거질 여지가 있다. 최 부총리의 사임으로 현재 국무위원은 14명이다. 헌법은 국무회의에 대해 '15인 이상 30인 이하 국무위원으로 구성한다'고 정하고 있고, 대통령령은 '구성원(현재 21명)의 과반(11명) 출석으로 개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국무회의 개의에 문제가 없고, 정부조직법상 15명 이상의 국무위원 정원이 있는 경우 자연인이 공석이더라도 국무회의는 구성된다는 법제처 해석을 인용해 헌법상 문제도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부조직법상 국무위원 정원은 19명이다. 다만, 구성원을 직위가 아니라 자연인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가능해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한 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고, 차기 권한대행에게 군 통수권을 넘기기 전에 외교·안보 현안을 점검했다. [연합뉴스]
대한적십자사 김철수 회장과 김홍국 부회장이 제주 명예도민으로 선정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7일 오후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를 찾아 김철수 회장과 김흥국 부회장에게 명예도민증을 수여했다. 도는 전국 적십자 봉사원과 헌혈자, 후원자 등을 위한 대한적십자사 제2인재개발원 제주 유치 과정에서 이들이 보여준 노력과 공로를 인정해 명예도민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도내 설치되는 대한적십자사 제2인재개발원의 예산 확보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도내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 사업 추진에도 앞장서 왔다. 김 부회장은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 이전과 제2인재개발원 설치를 위한 부동산 매입을 지원해 사업 추진의 토대를 마련했다. 도내 안정적인 혈액 수급을 위한 헌혈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제주시 오등동에 들어서는 대한적십자사 제2인재개발원은 올해 11월 개원될 예정이다. 이 시설은 전국 적십자 봉사원과 헌혈자, 후원자, RCY 지도교사·단원 등을 위한 워크숍, 교육, 숙박이 가능한 복합연수시설로 운영된다. 연간 1만5000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약 1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도는 설명했다. 오 지사는 "대한적십자사 제2인재개발원 제주 유치로 지역 유동 인구가 늘어나고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더해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적십자사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제주교총')는 올해 2025년 탐라스승상 수상자로 제주영송학교 김신주 교사, 서귀중앙초 김춘남 교사, 서귀포중 양영수 교사, 제주대 김종우 교수를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올바른 교육관과 사명감으로 교단을 지켜오며, 제주교육 발전에 헌신한 교원 7명을 특별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국교총 특별공로상에 김용민(보목초 교장), 윤기순(함덕초병설유치원 원감), 제주교총 특별공로상에 김철준(추자중 교장), 고승남(하귀초 교감), 양기봉(성산고 교장), 우상규(서귀포산업과학고 교사), 남현이(남원초 교사) 등 7명이다. 제주교총은 지난 2003년부터 훌륭한 스승을 발굴하고 교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매년 탐라스승상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독지가상은 평소 교육이 미래를 개척하고 사회 발전과 국가 발전을 좌우한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협조와 지원을 통해 교육 발전에 이바지한 조영구 환상버스 대표이사, 고영림 영림언어평생교육연구소장 2명이 선정됐다. 올해 탐라스승상과 특별공로상 독지가상 시상식은 오는 10일 오전 한라중 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시상식 이후 제1회 제주교총회장배 한마음 배구 대회가 열린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도내 택시 대부분에 QR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현금 없이도 모바일 기기만으로 요금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다. 우선 다음 달까지 개인택시 3300여대에 적용하고, 하반기에는 일반택시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제주도는 올해 도내에 운행하는 택시 대부분에 큐알(QR) 요금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7일 밝혔다. 큐알 결제 방식은 결제 패드에 뜬 큐알 코드를 모바일 기기로 스캔해 택시 요금을 결제하는 것이다. 큐알 결제 외에도 카드 결제, 간편 결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요금을 지불할 수 있다. 도는 결제 단말기를 승객의 손이 닿을 수 있는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콘솔 박스 위에 설치하도록 해 승객이 직접 요금을 결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다음 달까지 개인택시 3300여대에 큐알 결제 방식을 우선 도입하고 하반기에는 일반택시 1400여대로 확대하는 등 도내 전체 택시 5315대의 90% 안팎까지 큐알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도는 택시 사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결제 패드 구입과 설치비의 90%(최대 9만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이번 비대면 결제 시스템은 승객들이 더 빠르고 편리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스마트한 교통서비스를 제공해 택시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국제대와 한국항공보안학회가 7일 제주국제대 소회의실에서 항공산업 발전 및 항공보안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제주국제대 김윤숙 총장직무대행, 백혜경 기획처장, 최화열 교수(융합경영학부 항공경영학전공 및 대학원 주임)가 참석했다. 한국항공보안학회에서는 소대섭 회장(한서대 교수), 김영천 법무이사(한국보안인재개발원), 이승열 기획이사(한국공항공사)가 함께했다. 이번 협약은 양 기관이 보유한 항공경영, 항공보안, 항공서비스 분야의 인·물적 자원과 정보를 상호 연계 공유하고, 항공산업의 공동 발전과 전문 인력 양성에 협력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화열 제주국제대 교수는 “이번 협약은 학문과 산업 현장의 실질적 연결을 통해 학생들에게 보다 넓은 진로 기회를 제공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외국인 유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도 항공보안 분야 진출의 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대섭 한국항공보안학회 회장은 “글로벌 항공보안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대학과 학회가 긴밀히 협력해 인재 양성과 산업 대응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앞바다에서 물질하던 80대 해녀가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7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8분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동부두 인근 해상에서 물질 중이던 84세 해녀 A씨가 물에 떠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함께 작업하던 다른 해녀로 A씨를 발견한 직후 구조를 시도했다. 출동한 119구급대는 A씨를 심정지 상태로 구조해 응급처치를 하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이날 오후 3시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해경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국가중요농업유산이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밭담'이 고려시대부터 정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흑룡만리'(黑龍萬里)로 불리는 제주 밭담은 밭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쌓은 돌담이다. 김순이 제주문학관 명예관장은 지난달 26일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린 제2회 돌챙이 축제의 하나인 돌문화 세미나에서 '역사·문학적 맥락에서 본 제주 돌담의 가치'라는 발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관장은 그 근거로 심재(心齋) 김석익(金錫翼·1885∼1956)이 남긴 제주 역사서 '탐라기년'(耽羅紀年)에 적힌 고려시대 제주 판관인 김구(金坵·1211∼1278)의 밭담 시책을 들었다. 탐라기년의 밭담 관련 내용은 '토속고무강반 강폭지가일이잠식 백성고지시 판관김구문민질고 취석축원위계 민다편지'(土俗古無疆畔 强暴之家日以蠶食 百姓苦之時 判官金坵問民疾苦 聚石築垣爲界 民多便之)다. 김 관장은 '오래전부터 땅에 경계가 없어 우악스럽고 사나운 집안에서 날마다 잠식하므로 백성들이 고통을 당했다. 판관 김구가 백성들의 괴로움을 듣고 돌을 모아 담을 쌓게 하여 경계로 삼게 하니 많은 백성이 편안하게 됐다'고 해석했다. 그는 "탐라국이 고려에 복속되어 고려조정에서 관리가 파견돼 행정을 폈으나 탐라의 왕족과 귀족들, 고위 관리 계급이 아직도 백성들에게 음으로 양으로 군림하며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구의 시책이 토호들에게 소유 토지를 잠식당하던 제주 사람들에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됐으며 밭담이 정착하는 계기가 됐다"고 봤다. 다만 김구의 시책 이전에도 관아 건물이나 집의 울타리 등 구역이나 경계를 표시하는 돌담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흑룡만리는 구불구불 끝도 없이 이어져 있는 모습이 마치 검은 용이 용틀임을 하는 모습과 닮았다는 의미다. 제주 밭담은 2013년 1월 국가중요농어업유산, 2014년 4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제주도는 올해 밭담을 포함한 '제주 돌담 쌓기 지식과 기술'을 무형유산으로 지정하고, 2027년까지 현황 조사 및 학술 연구를 완료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13개 국가의 돌담 쌓기 지식과 기술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전황이 회복불능 상태에 빠져 히틀러의 최후 아지트가 된 베를린의 지하벙커까지 따라 간 인물들은 오직 히틀러의 광신도밖에 남지 않았다. 그 이전에 히틀러가 생각하는 조국 독일과 자신들이 지켜야 하는 조국이 다르고, 또 달라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유능한 장교, 장군들은 이미 모두 처형되거나 숙청된 이후였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히틀러 교도’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지하벙커 속 히틀러와 나치 수뇌들의 회의 장면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나치 독일 부수상(총리)이자 공군 사령관 헤르만 괴링(Hermann Göring)은 작전회의에서 그 육중한 몸을 의자에 구겨 넣은 채 말 한마디 없다. 눈알만 굴린다. 히틀러의 ‘비서실장’인 마르틴 보어만(Martin Bormann) 대장도 대사 한마디 없이 오직 히틀러의 헛소리를 경청한다. 나치 독일 ‘행안부 장관’이자 친위대 최고 사령관인 하인리히 힘러(Heinrich Himmler)는 히틀러에게 일단 베를린을 탈출하고 보자는 대책 없는 소리만 한다. 물론 갈 곳은 없다. 나치 독일의 ‘합참의장’인 빌헬름 카이텔(Wilhelm Keitel) 장군은 그나마 한마디한다. 마지막 남은 9사단 병력을 후퇴시켜 그 병력이나마 보존하자는 그나마 합리적인 전략을 제안했다가 히틀러의 초강력 ‘샤우팅’을 연발로 얻어맞고 거의 실신 상태가 돼버린다. 괴링이나 보어만 대장 등이 모두 왜 슬기로운 실어증 환자들이 돼버렸는지 알 만하다. 나치 국민선전계몽장관인 괴벨스가 히틀러를 대신해서 회의의 결론을 내려준다. ‘더 노오~력’하면 정신력으로 소련군을 분쇄할 수 있다는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 같은 선동질을 한다.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냈다’는 ‘6·25 노래(박두진 작사·김동진 작곡)’ 같은 소리를 하면서 결국 일본의 ‘가미카제 특공대’의 독일판인 ‘국민돌격대(Volkssturm)’를 ‘맨주먹 붉은 피’로 소련군 탱크부대를 향해 돌격시킨다. 그렇게 히틀러의 마지막 쓸데없는 총애까지 독점한다. 나치당 ‘1호 당원’이 주재하는 나치 최고회의의 이 장면은 거짓말 같지만 여비서 트라우들 융에(Traudl Junge) 등 몇몇 생존자들이 증언하는 사실이었다. 회의참석자 모두 내로라하는 ‘나치 당원’들이었지만 ‘1호 당원’ 앞에서는 발언권조차 없는 서류상, 명목상의 당원일 뿐이다. 히틀러가 1호 당원이자 유일한 당원이다. 그야말로 ‘one and only’다. 집권당 1호 당원이 원맨쇼를 펼치는 비극적 종말을 독일 ‘제3제국’의 나치당이 보여준다. 문득 지난해 12월 3일 밤 집권당 1호 당원이 주재하는 비상계엄 회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듯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혹시 누군가는 괴링이나 힘러처럼 실어증 환자 코스프레를 하고, 누군가는 카이텔 장군처럼 ‘뜬금없는 소리’ 하다가 1호 당원의 샤우팅에 혼비백산한 가운데 누군가 1호 당원의 속내를 헤아리고 괴벨스처럼 ‘가즈아’를 외쳐서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모양이다. 1호 당원만 존재하는 나치당의 비극적 종말의 결정판은 괴벨스의 아내 마그다 괴벨스(Magda Goebbels)가 보여준다. 영어, 불어, 이탈리어에 능통했던 마그다는 히틀러가 평생 독신이었던 관계로 사실상 나치 독일의 ‘퍼스트레이디’ 역을 수행했던 여인이며, 히틀러의 ‘순수 아리안 혈통 다산(多産) 정책’의 최선봉에 서서 몸소 조국을 위해 1932년부터 1940년까지 8년 동안 1남5녀를 낳았던 ‘다산의 여왕’이다. 6명 자녀의 이름도 히틀러의 이니셜 ‘H’를 따라 모두 Helga, Hilde, Helmut, Holde, Heda, Heide 등 H 돌림으로 지었을 만큼 히틀러 광신도였다. 부모와 함께 ‘총통 방공호’ 입소 특혜를 누린 유일한 미성년자들이었던 아이들은 벙커 속에서 히틀러를 ‘삼촌’이라 부르면 따른다. 마그다는 히틀러가 자살하자 곧바로 그 6명의 자기 자식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잠든 아이들 입에 독약 앰플을 하나씩 물린 뒤 턱을 눌러 터트려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다. 그 장면에서 마그다의 대사가 진정한 광신도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총통이 없는 세상에서 아이들을 살게 할 수는 없다.” 마그다의 이 대사는 ‘혁명의 뇌수(腦髓)이자 노동계급의 대표자인 수령이 없으면 전체 인민들의 육체적·정신적 삶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북한 주체사상의 제1강령과 너무 일치해서 놀랍다. 북한 주체사상의 정립이 1970년대 후반이라니 아마도 황장엽이 1950년대 모스크바 유학 시절 파시즘을 접하고 파시즘을 기반으로 이것저것 섞어서 ‘김일성 주체사상’이라는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냈는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북한 연구자인 브라이언 마이어스(Brian Meyers) 교수는 주체사상을 파시즘에 유교적 ‘충효관’을 접목한 변종쯤으로 규정한다. 그렇게 백두혈통 ‘어버이 수령님’이 탄생한 모양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당하던 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아버지’를 부르며 통곡하던 어떤 아주머니들의 모습이 당혹스러웠는데, 비상계엄으로 ‘계몽’됐다던 ‘계몽 변호사’가 파면당한 윤 전 대통령과 나란히 찍은 사진에 ‘윤버지와 함께’라는 제목을 붙여 올린 사진을 보니 언젠가 노무현 대통령이 난장판이 된 검사와의 대화에서 했다던 “이쯤 되면, 이젠 막가자는 거지요?”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야말로 그들에게 윤버지는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어버이 수령님’인 모양이다. 이들이야말로 ‘주사파’다. 불법적인 계엄령 선포로 파면당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의 모습도 ‘막 가는’ 듯하다. 이제까지는 그나마 무늬만이라도 민주정당 행세를 하더니 이제는 대놓고 “그래도 우리의 1호 당원을 출당시키는 패륜을 저지를 수는 없다”고 한다. 여기서도 다같이 어버이 수령을 외치는 모양이다.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북한에서나 김정은을 ‘1호 동지’라 칭하고 그가 참석하는 행사를 ‘1호 행사’라고 부르는 줄 알았는데, 느닷없이 민주공화국 집권당에서 대통령을 1호 당원이라 칭하고 1호 당원은 헌법 따위는 초월한다고 하니 이쯤 되면 여기가 ‘주체 북한’인지 대한민국인지 헷갈린다. 이 민망한 소동을 통해 국민들이 한가지는 계몽됐을지도 모르겠다. 주사파와 반국가세력 척결을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는 그들이야말로 어쩌면 진성(眞性) 주사파와 반국가세력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본사 제휴 The Scoop=김상회 정치학 박사]
제주4·3사건 희생자와 유족으로 모두 4340명이 추가 인정됐다. 생존 후유장애인과 수형인, 실종선고 대상자까지 포함되면서 제주4·3의 국가 차원 명예회복 절차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공식 인정 인원은 13만9434명으로 늘어났다. 제주도는 지난 29일 열린 '제36차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회의 결과 희생자 153명(생존 후유장애인 1명 포함)과 유족 4187명이 새롭게 결정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2023년 제8차 추가 신고 접수자 중 세 번째 심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특히 생존 후유장애인으로 이번에 재심의를 통해 인정받은 김옥선씨는 지난 1월 행정소송을 통해 기존 불인정 처분이 취소된 사례다. 김씨는 이번 인정에 따라 외래진료비, 입원비, 건강검진비 등 의료비 지원과 매월 70만원의 생활 보조비를 지원받게 된다. 수형인 가운데서도 34명이 이번에 추가 결정됐다. 이 중 양이운씨는 과거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복역한 뒤 6·25전쟁에 참전했던 인물로 확인됐다. 실종선고 청구 심사에서는 1명이 새롭게 인정돼 지금까지 실종선고 심사 완료자는 232명으로 집계됐다. 도는 새롭게 유족으로 인정된 이들에게 유족결정통지서와 함께 4·3유족증 신청서 및 관련 복지 혜택 안내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또 상반기 중 제주4·3평화공원 봉안실에 위패를 설치하고, 행방불명 희생자로 새롭게 인정된 41명의 표석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제8차 추가 신고 기간(2023년 1월 1일~6월 30일) 동안 모두 1만9559명(희생자 734명, 유족 1만8825명)이 신청했다. 이 중 현재까지 1만8206명(희생자 479명, 유족 1만7727명)에 대한 실무위원회 심사가 완료됐다. 도는 매월 실무위원회 심사를 통해 나머지 대상자에 대한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심사가 완료된 건에 대해서는 4·3중앙위원회에 최종 결정을 요청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트럼프 정부의 고위 당국자인 매슈 머레이 대사가 제주를 방문한다. 미국 국무부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담당 고위 당국자인 매슈 머레이 대사가 오는 11일부터 제주를 방문한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머레이 대사는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APEC 제2차 고위관리회의(SOM2) 및 관련 회의에 미국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SOM2 기간 동안 미국은 한국 고위 당국자, 업계 리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미국의 외교·무역·투자 정책을 APEC을 지렛대로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SOM2는 APEC 정상회의와 각료회의 의제 조율을 위한 핵심 협의체로 미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를 기반으로 한 경제 외교 전략을 공유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 APEC 정상회의는 오는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릴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 여부가 국제사회에서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일 "저는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저의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그동안 무엇이 제 책임을 완수하는 길인가 고민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행은 "대한민국이 기로에 서 있다는데 많은 분이 동의하실 줄 안다"며 "대한민국 정치가 협치의 길로 나아갈지 극단의 정치에 함몰될지, 이 두 가지가 지금 우리 손에 달려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든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뿐"이라며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우리는 여기서 멈출지 모른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행은 "대한민국은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해온 나라인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양쪽으로 등 돌린 진영의 수렁에 빠져 벌써 수년째 그 어떤 합리적인 논의도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를 위해 제가 최선이라고 믿는 길을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어떤 변명도 없이 마지막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이날 총리직을 사퇴한 데 이어 2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