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도내 모든 어린이집의 안전공제회 단체보험 가입비를 전액 지원한다. 제주도는 도내 모든 어린이집 399곳의 안전공제회 단체보험 가입비를 전액 지원한다고 9일 밝혔다. 어린이집 안전공제회 단체보험은 보육 활동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영유아의 안전사고와 재산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 상품이다. 보험 항목은 영유아 생명·신체, 돌연사증후군 특약, 놀이시설 배상, 가스 사고 배상, 화재공제(건물), 화재 배상 책임 특약, 보육동반자, 화재(집기), 화재 위로금 등이다. 보장 기간은 지난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다. 신규 어린이집도 공제회 가입을 보장한다. 보육 활동 중 안전사고 발생 때 대인 배상은 1인 5억원, 매 사고에 30억원 한도로 보장된다. 대물 배상은 500만원 한도다. 자기 부담 치료비는 100%, 돌연사증후군 사고는 모두 1억원 한도 내에서 보장받을 수 있다. 놀이시설과 가스 사고에 대한 대인·대물 배상책임은 최고 8000만원 한도다. 화재 배상 시에는 1인당 1억원, 사고당 10억원 한도다. 집기류의 경우 5000만원에서 1억원, 화재 위로금은 500만원까지 보장된다. 지난해 제주지역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해 279건에 6200만원의 안전 공제보험금이 지급됐다. 이혜란 제주도 복지가족국장은 "도내 모든 어린이집에 대한 안전공제회 보험가입 지원으로 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 조성과 보육교직원의 복지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내 7개 수협 중 갈치를 주요 위판 어종으로 하는 5개 수협의 지난해 위판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의 갈치 위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억 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9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제주 7개 수협 중 갈치가 주요 위판 어종인 서귀포수협과 성산포수협, 제주시수협, 모슬포수협, 한림수협의 지난해 위판량이 2023년보다 상당폭 감소했다. 제주는 전국 갈치 위판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산지다. 이 중 갈치 생산량이 가장 많은 서귀포수협의 위판량은 2023년 8307톤에서 지난해 6948톤으로 16.4% 줄었다. 위판액은 979억1400만원에서 863억4900만원으로 11.8% 감소했다. 두 번째로 많은 갈치를 생산하는 성산포수협의 위판량은 7500톤에서 5308톤으로 무려 29.2%나 감소했다. 위판액은 824억1500만원에서 601억3000만원으로 27% 줄었다. 제주시수협, 한림수협, 모슬포수협의 갈치 위판량도 각각 42%, 28%, 10.6% 감소했다. 전국 수협의 갈치 위판량은 2023년 5만2000톤에서 2024년 3만5000톤으로 32.7%나 줄었다. 위판액은 4307억원에서 3158억원으로 26.7% 떨어졌다. 제주 지역의 5개 수협에서 올해 들어 지난 달 말까지 갈치 위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벌써 128억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은 "최근 한 어선이 대만 인근 해역까지 가서 한 달 동안 조업한 뒤 돌아왔는데 겨우 갈치 4000㎏ 잡았다. 경비 1억2000만원을 고려하면 4000만원 이상 적자를 본 셈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갈치 어획량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며 "지난해 갈치 어획량이 크게 줄어서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올해는 더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서 그런지 갈치 자원 자체가 감소한 것 같다"면서도 "한일어업협정이 빨리 타결돼 갈치 어장이 잘 형성되는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조업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 위판 어종이 삼치와 멸치인 추자도수협의 위판량은 1200톤에서 1100톤으로 소폭 감소했다. 넙치(광어) 양식업을 중심으로 결성된 제주어류양식수협의 위판량은 2023년보다 100톤 늘어난 1만7600톤으로 집계됐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2024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수용하면서 제주대 의과대학의 신입생 정원도 다시 40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 사태가 해소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7일 교육부는 '의대생 복귀 및 의대 교육 정상화' 브리핑을 열고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달 말까지 의대생들이 복귀한다는 전제하에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기존 정원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이 기간 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증원 전 정원 조정 방안은 철회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신입생 정원을 70명으로 늘렸던 제주대 의대도 기존 정원인 40명으로 돌아가게 된다. 제주대는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맞춰 당초 신입생을 100명으로 확대하려 했으나 2025학년도에 한해 증원분의 절반인 30명을 반영해 70명을 선발한 바 있다. 하지만 의대생들이 실제로 복귀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제주대 의학과 1~4학년 학생 중 수강 신청을 한 인원은 8명에 불과했다. 의예과 2학년에서도 3명만이 수강 신청을 했다. 1학년인 24학번 학생들은 아무도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올해 신입생인 25학번 72명은 수강 신청을 마쳤지만 다수가 휴학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의대생 복귀 시한을 이달 말까지로 정한 만큼 학생들의 선택이 향후 의대 정원 조정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교육부 발표 직후 공식 입장을 내고 의대 정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는 "교육부가 의대 총장협의회의 제안을 존중한 결정을 내린 취지를 이해한다"면서도 "의료인력 수급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하며 이를 통해 의대 정원을 둘러싼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24학번과 25학번 학생들의 학사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네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우선 24학번과 25학번이 동일한 교육과정을 밟아 동시 졸업하는 방안을 포함해 24학번 1~2학년 과정을 재설계하는 방안, 24학번 1학년 2학기를 3월부터 이수하도록 하는 방안, 24학번이 4~6학년 과정에서 한 학기 먼저 졸업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24학번과 25학번이 동일한 교육과정을 적용받아 동시 졸업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방안이 적용될 경우 24학번 졸업 시기는 2030년 여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결정으로 제주대 의대 정원은 기존 수준으로 돌아갔지만 의대생들의 복귀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다. 제주대 측은 "의대 교육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라며 학생들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경찰청은 7일 경무관 및 총경급 인사를 단행, 제주경찰청 내 주요 보직을 교체했다. 제주서부경찰서장에는 김준식 제주경찰청 홍보담당관이, 서귀포경찰서장에는 김용태 제주경찰청 경비교통과장이 각각 임명됐다. 제주경찰청의 유일한 경무관급 보직인 정성수 차장은 유임됐다. 또 제주 출신인 오인구 경무관은 전남청에서 경남청으로 자리를 옮겨 창원중부경찰서장을 맡게 됐다. 김준식 서장은 경남 밀양 출신으로 경찰대학 5기 출신이다. 총경으로 승진한 이후 2016년부터 울산청과 경북청에서 근무했다. 2023년부터 제주경찰청에서 생활안전과장과 홍보담당관을 역임했다. 서귀포서장으로 임명된 김용태 서장은 충북 출신으로 순경 공채 출신이다. 경찰청 교통국에서 첨단교통계장, 운전면허계장, 교통운영계장 등을 맡아온 그는 지난해 제주경찰청 경비교통과장으로 부임했다. 이와 함께 제주청 내 주요 보직 인사도 이루어졌다. 치안지도관이었던 심창진 총경이 홍보담당관으로 이동했다. 경찰대학 강기택 경찰학과장이 범죄예방대응과장을 맡게 됐다. 강원청 이영길 총경이 제주청 수사과장으로, 전북청 양재승 총경이 형사과장으로 임명됐다. 또 서울청 이정민 총경이 여성청소년과장을, 충남청 윤성근 총경이 경비교통과장을 각각 맡는다. 서울청에서 제주로 이동하는 최선식 총경과 서정섭 총경은 각각 범죄예방대응과 범죄예방계장과 상황팀장을 맡게 된다. 한편, 제주청에서 총경으로 승진한 구슬환·김항년 총경은 이번 인사에서 전보 조치됐다. 구슬환 총경은 경기남부청 안산상록경찰서장으로, 김항년 총경은 충북청 음성경찰서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법원이 내란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지역 시민단체들은 "내란 주요 임무 종사자들이 여전히 구속 상태인데, 수괴만 석방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민단체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7일 성명을 통해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불법 계엄을 정당화한 윤석열이 체포영장에 수차례 불응하며 사법 체계를 조롱해왔다"며 "그럼에도 법원이 그의 구속을 취소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극우 내란 세력에게 힘을 실어주는 법원의 판결은 대한민국 사법 역사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검찰은 즉시 항고해 윤석열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고, 헌법재판소는 신속히 윤석열의 파면을 선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법원의 결정이 극우 폭동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며 오는 8일 오후 6시 제주시청에서 윤석열의 파면과 처벌을 요구하는 제주도민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시민사회가 더욱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법원은 윤석열 측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인 이유에 대해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기소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설령 구속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된 것이라 하더라도 구속 취소 사유가 인정된다"고 봤다. 또 고위공직자범죄사수사처 수사 범위에 내란죄가 포함돼 있지 않고 공수처와 검찰은 서로 독립된 수사기관인데 아무런 법률상 근거 없이 형소법이 정한 구속기간을 서로 협의해 나눠 사용했고, 그 과정에서 신병 인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구속취소 결정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아만다(줄리아 로버츠 분)와 집주인 조지(마허샬라 알리 분)는 ‘초연결 사회’의 붕괴가 점차 본격화하고 초연결 사회의 기본인 전력 공급까지 끊어져 캄캄한 집에서 촛불을 밝혀놓고 와인을 마신다.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얼핏 꽤나 낭만적으로 보인다. ‘촛불과 와인’이 연출하는 분위기 때문인지 아만다와 조지도 상황의 심각함을 잠시 잊는다. 지금까지 각각 품었던 불신과 혐오, 불쾌감도 접어두고 제법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눈다. 촛불과 와인은 인간혐오자들의 방어기제까지도 느슨하게 해주는 미덕을 지녔다. 아만다는 ‘좋은 분위기’를 빌려 조지에게 그를 불신하고 무례하게 굴었던 것을 정식으로 사과한다. 조지도 아만다의 사과를 너그럽고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아만다는 행복한 꿈을 꾸는 표정으로 “우리는 곧 이 상황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낙관적인 희망을 품는다. 마음씨 좋은 아저씨같이 웃고 있던 조지의 표정이 순간 점점 굳어진다. 조지는 다시 재난상황에 어울리는 표정으로 돌아가 침통하게 대꾸한다. “아니다. 우리는 결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아만다와 조지는 똑같이 재난이라는 ‘사실(Fact)’을 겪고 있다. 그러나 곧 일상이 회복된다는 것이 아만다가 믿는 ‘진실(Truth)’이고, 일상으로 돌아가기는 이미 틀렸다는 것이 조지가 믿는 ‘진실’이다. 우리는 사실과 진실을 혼용하기도 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사실은 하나일 수밖에 없지만 진실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사실은 논리적(logical)이고 눈에 보이는 실체(reality)이며 변할 수 없는 확고한 것이다. 대개 너무나 명백해 논란의 여지도 없다. 법정에서 ‘사실 공방’이라는 말은 듣기 어렵다. 그러나 진실은 이와는 반대다. 다분히 사실을 ‘해석’한 것이다. 서로 다른 해석을 놓고 ‘진실 공방’이 벌어진다. 진실은 ‘발견’되기도 하지만 ‘발명’되기도 하고 아예 ‘창조’되기도 한다. 하나의 신(神)을 창조하고 ‘그럴듯한’ 설명을 곁들이면 신의 존재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진실이 된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죽은 지 3일 만에 부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겠지만 누군가에게 진실일 수는 있다. 신자(信者)와 비신자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진다. 진실을 믿는 사람들에게 사실은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팩트 폭격’을 당하면 무너질 것 같지만 ‘팩폭’에도 무너지지 않는 것은 니체(Niet zsche)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 주제다. 다름 아닌 인간들이 간직하고 있는 ‘진실 의지(will to truth)’의 문제다. 자신이 믿는 진실을 사실로 만들고 싶은 의지가 발동한다. 어느 차력사가 불타는 석탄 위를 맨발로 걷고 “불은 뜨겁지 않다”고 말한다면 그에게 그것은 진실이다.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불은 뜨겁지 않다’가 사실이 될 수는 없다. 서양 논리학자들이 대단히 수고스럽고 복잡하게 설명하는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우리의 뛰어난 선현(先賢) 원효(元曉)대사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의 조화)’라는 한마디로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신라시대 불법(佛法)의 일타강사다. 원효가 불법을 깨치러 걸어서 당나라까지 유학길에 올라 어느 동굴에서 잠을 자다가 목이 말라 어둠 속에서 더듬어 바가지에 담긴 물을 마셨는데 그 물맛이 감로수(甘露水)처럼 영혼까지 정화해줄 만큼 청량했단다. 아침에 깨어보니 썩다 만 시체 해골바가지 물이었다. 원효는 당연히 토악질을 한다. 배 속을 겨우 진정시키고 문득 세상의 모든 것은 그 사실에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소위 일체유심조의 깨달음이다.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이 더럽다는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이지만 그 물이 감로수처럼 달 수도 있고, 토악질 나게 더러울 수도 있다는 것 모두 ‘진실들’이다. 모두 ‘마음’이 만들어내는 조화일 뿐이다. 지난해 12월 3일 밤 대통령이 느닷없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는 것은 온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봤으니 이미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두고 진영마다, 사람마다 여러 가지 진실들을 주장하고 부딪친다. 누군가에게는 대통령이 자신의 무능과 치부를 감추고 정권을 연명하기 위한 쿠데타가 12·3 비상계엄의 진실이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중국 간첩, 부정선거, 반국가적인 의사들, 야당을 중심으로 한 반국가세력 등등을 척결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구국의 결단이 비상계엄의 진실이다. 해골바가지에 담긴 썩은 물과도 같이 계엄의 ‘진실’은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 구역질이 날 수도 있고 감로수처럼 속이 뻥 뚫릴 만큼 청량할 수도 있는 모양이다. 시카고 대학의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이면서 한국현대사에 정통한 브루스 커밍스(Bruce Cummings) 교수가 지난해 12월 19일 권위 있는 미국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The Nation)’에 기고한 한국 계엄사태의 진실이 눈에 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과 테구시갈파(Tegucigalpa·남미 온두라스의 수도), 세계 12대 경제대국 대한민국과 바나나가 가장 중요한 수출품인 온두라스를 혼동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국에서 마지막 계엄령이 선포됐던 45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괴이한 ‘뒤틀린 시간(time warp)’ 속에 살고 있다. 이것은 마치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구소련 레닌의 프롤레타리아 독재 복원을 선언하는 것만큼이나 시대착오적이다.” 제아무리 ‘똘기’ 충만한 푸틴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가 생각하는 12·3 계엄의 진실을 바탕으로 커밍스 교수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머지않아 역사의 쓰레기통에 던져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반면에 12·3 계엄의 진실이 ‘구국의 충정과 결단’이라고 믿으면 ‘계엄령’은 ‘계몽령’으로 창조된다. 어느 공무원 시험 한국사 일타강사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한다면 헌법재판관들은 제2의 을사오적과 같은 대한민국의 반역자가 될 것이며, 헌법재판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나의 사실을 놓고 각자 생각하는 진실이 다르면 예상도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은 병을 놓고 진단이 다르면 처방도 당연히 다르다. 한국현대사에 관한 진지하고 집요한 연구로 세계적인 권위자로 공인된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밝히는 12·3 계엄사태의 진실은 우리나라 언론에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고 한국사 일타강사가 생각하는 진실은 인터넷을 도배해버리는 ‘사실의 진실’은 또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본사 제휴 The Scoop=김상회 정치학 박사]
제주시 일도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한밤중 화재가 나 노부부 중 남편이 숨지고 아내가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10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55분 제주시 일도이동 신산공원 인근 4층짜리 공동주택 2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주택 안에는 80대 노부부가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불길은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약 40분 만인 오전 1시 35분 진화됐다. 그러나 남편 A씨(80대)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아내 B씨(80대)도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화재로 주택 내부 약 82.14㎡가 불에 타면서 64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또 인근 주민 21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한때 현장은 큰 혼란이 빚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사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추가 피해가 있었는지도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서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을 하면 항공료, 숙박비, 여가비로 1인당 최대 3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제주도는 제주에서 워케이션을 하는 타지역 기업 임직원, 개인사업자, 프리랜서 등에게 모두 30만원 한도 내에서 항공료, 오피스 숙박 등 이용료, 여가비를 바우처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오피스 이용료 바우처는 도내 15개 민간 워케이션 오피스에서 1인 하루 5만원씩 지원받을 수 있다. 여가 프로그램 바우처는 1인 5만원 범위에서 한차례 추가 지원된다. 여기에 항공권 바우처로 최대 1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바우처 지원 신청은 이달 10일부터 6월 4일까지 제주 워케이션 누리집(https://jejuworkation.or.kr/)에서 하면 된다. 도는 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인증 시스템을 통해 기업이 직원 단체로 워케이션을 하면서 사회 공헌 및 봉사활동을 하면 가점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한다. 장성희 제주도 기업투자과 과장은 "2026년까지 휴가지 원격근무인 워케이션 인구 10만명 유치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디지털 대전환의 일환으로 제주형 결제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한다. 국내외 관광객 및 도민들이 더 편리하게 QR코드 및 비접촉식(NFC)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제주도는 6일 도청 삼다홀에서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을 비롯한 6개 기관과 '제주형 결제시스템 고도화 및 보급 확대를 위한 시행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오영훈 제주지사, 최통주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 이정은 케이에스넷 기술본부장, 한문일 알엠테크 대표, 유재현 알리페이 코리아 상무, 조혜영 텐센트 위챗페이 이사 등 각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도는 이번 협약을 통해 제주형 QR 결제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결제사 및 간편결제사와 협력해 국내외 다양한 결제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 사업 기획을 담당하고, 케이에스넷이 기술 인프라 구축을 맡아 진행한다. 유재현 알리페이 코리아 상무는 "한국과 제주는 알리페이의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더욱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지난해 8월 아시아 국가들 중 처음으로 버스요금 QR코드 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후 7개월 동안 24만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루 평균 1135명이 QR 결제를 통해 제주 버스를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외국인 관광객의 QR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시간대별 이동 경로와 목적지를 분석하고 있다. 이를 관광정책 개발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이번에 구축되는 시스템은 국내 첫 비접촉식 신용카드를 활용한 버스요금 직접 결제 기능과 QR코드 결제 시스템 고도화를 동시에 구현하는 새로운 시도다. 기존 교통카드 없이도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편리한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도는 도내 800여 대의 버스에 QR 결제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비접촉식 카드 결제(NFC)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교통카드를 대체하는 결제 인프라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또 QR 간편결제 적용 범위를 관광시설, 전통시장, 소상공인 업종까지 확대해 전국 단위 간편결제시장 진입 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번 협약은 관광객 편의를 높이는 것을 넘어 제주도가 새로운 결제시스템 비즈니스 모델을 주도하는 도전"이라며 "현금 없는 사회 실현이라는 디지털 대전환의 핵심 과제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버스 결제 시스템을 시작으로 관광시설, 재래시장, 소상공인까지 결제 시스템이 확대되면 제주 관광과 지역경제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이번 시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결제 모델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앞으로 제주형 결제시스템을 전국 규모의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국내·외 관광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반의 ‘디지털 제주’ 구현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눈 없는 제주가 지난 겨울 여느 때와 달리 유독 눈이 자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2월에는 9.5일 눈이 내려 역대 2위를 기록했다. 6일 제주지방기상청의 '2024년 겨울철(2024년 12월~2025년 2월) 제주도 기후특성과 원인에 대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주(건입동), 서귀포, 성산, 고산 등 4개 관측지점에 대한 겨울철 평균기온은 6.7도로 평년 7.2도보다 0.5도 낮았다. 기온은 2024년 12월부터 지난 1월 초까지 대체로 평년 수준의 기온을 보이다가 이후 변동폭이 크게 나타났다. 2월에는 일주일 이상 지속된 추위가 두 차례 발생했다. 1월 10일 전후 북극진동으로 인해 대륙고기압과 상층 찬기압골 영향으로 기온이 평년보다 낮았다. 하지만 13일 이후에는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으면서 기온이 크게 올랐다. 북극진동은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양(음)의 북극진동일 때는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 남하하기 어렵다(쉽다). 늦겨울 추위로 인해 2월 평균기온은 5.2도로 평년보다 1.8도 낮았다. 입춘인 2월 3일부터 10일까지, 우수인 18일부터 24일까지 각각 일주일 이상 평년보다 낮은 기온의 추위가 지속됐다. 이는 북대서양 폭풍 저기압이 북극으로 이동하면서 우랄 블로킹을 발달시켰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겨울철 눈 일수는 20일로 평년 13일보다 7일이나 많아 역대 7위를 기록했다. 내린 눈의 양도 12.8㎝로 평년 8㎝보다 많았다. 특히 2월에 눈이 많이 내려, 2월 제주도 눈일수는 9.5일로 역대 2위를 차지했다. 지점별로는 서귀포(9일)가 역대 1위, 제주(10일)가 역대 5위를 기록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6일 한미연합훈련 중 전투기 오폭으로 여러 사람이 다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실시된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우리 공군의 KF-16에서 공대지 폭탄 MK-82 8발이 비정상적으로 투하돼 사격장 외부 지역에 낙탄됐다. 비정상 투하된 폭탄은 민가 지역에 떨어져 민간인 5명과 군인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훈련 중인 공군 전투기의 오폭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2004년 우리 공군의 F-5B 전투기가 충남 보령에서 연습용 폭탄을 오폭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공군은 박기완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오폭 사고의 정확한 경위 및 피해 상황 등을 조사 중이다. 이날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선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정례적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와 연계한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훈련에는 한미 육군과 함께 공군작전사령부 예하 F-35A, F-15K, KF-16, FA-50 등 13대의 전투기가 참가했다. 주한미군 전투기는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오폭 사고는 KF-16 2대가 일반폭탄인 MK-82 각각 4발을 낙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MK-82 폭탄은 건물·교량 파괴 등에 사용되는 폭탄으로 직경 8m·깊이 2.4m의 폭파구를 만들 정도로 위력이 강하며, 위치정보시스템(GPS) 유도 방식이 아닌 무유도 방식으로 투하된다. 사고 원인은 조사해봐야겠지만, 정밀유도무기가 아닌 무유도 일반폭탄이어서 오폭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F-16 2대가 동시에 오폭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봐서는 폭격 좌표가 잘못 설정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오폭 사고는 포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민가에 떨어져 폭발했다고 민간인이 관계 당국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오폭 사고가 발생하고 100분이 지나서야 공군 전투기에서 MK-82 폭탄이 잘못 투하됐다고 발표했다. 민가에 떨어진 MK-82 폭탄은 오전 10시 4분에 투하됐는데, 공군은 11시 41분에서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관련 사실을 알렸다. 이 때문에 공군이 초반엔 오폭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가 보도를 접한 뒤에야 진상 파악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군은 "비정상 투하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며 "피해배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주시 곳곳에서 정전 사고가 발생하며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9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8시 13분 제주시 애월고등학교 인근 주택 약 1000여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정전으로 주변 신호등에도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경찰이 출동해 교통안전 관리를 실시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전력공사는 같은 날 오전 9시 29분경 복구를 완료했다. 현재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7일 오후 8시 17분에는 제주시 삼도동 이마트 제주점 주변 일부 세대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가 복구됐다. 한전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전봇대 변압기에서 불꽃과 연기가 발생했다는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정전 원인을 조사 중이다. 특히 불꽃과 연기가 발생한 전봇대는 불과 일주일 전 전기 시설 공사가 진행됐던 곳으로 알려졌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