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로 개인 채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제주도내 개인회생 신청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191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1244건)보다 54% 증가한 수치다. 2023년(1721건)과 비교해도 11.3% 늘었다. 도는 고금리 기조로 금융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신용회복 및 개인회생 신청자가 해마다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소득이 적은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미영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연체와 신용위기에 놓인 금융 취약층은 기본적인 생계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도는 오는 7월 '금융복지상담센터'를 개소해 채무 위기에 놓인 도민들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센터는 채무조정 컨설팅은 물론 일자리·주거 등 복지서비스 연계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내담자의 채무 특성과 채무액을 분석해 상황에 맞는 최적의 채무조정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제주금융복지상담센터를 전국 대표 모델로 확산하기 위해 국회와 협력 체계도 마련할 방침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서귀포시에서 40대 미등록 외국인이 소형 화물 트럭을 몰다 가로수를 들이받아 중상을 입는 사고가 났다. 29일 서귀포경찰서와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8일 밤 11시 41분 서귀포시 서호동 설문대공원 인근 도로에서 40대 중국인 A씨가 운전하던 소형 화물 트럭이 가로수를 들이 받았다. A씨는 사고 충격으로 머리 부위 등을 크게 다쳐 제주시 내 의료기관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 다만 무사증 체류 기간이 만료된 미등록 외국인 신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고 차량은 A씨 명의가 아닌 다른 사람 명의로 등록된 차량이었다. 경찰은 차량 소유 경위와 사고 원인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오는 6월부터 주택 전월세 임대차 계약 신고를 하지 않으면 최대 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6월부터 시행된 '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제'의 계도 기간이 오는 5월 31일 종료됨에 따라 6월부터 본격적인 과태료 부과가 시작된다. 임대차 계약 신고제는 보증금 6000만원 초과 또는 월세 30만원 초과 계약에 대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임대인과 임차인이 해당 내용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소 2만원에서 최대 3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토부는 국민 부담을 고려해 약 4년간 계도 기간을 운영하며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유예해 왔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지난해 기준 전국 임대차 계약 신고율이 95.8%에 달하는 등 신고 문화가 안착함에 따라 본격 시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제주도 역시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 고도화와 모바일 신고 기능 도입에 따라 신고 편의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남은 계도 기간 동안 도민들에게 제도 시행과 과태료 부과 사실을 적극 안내해 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신고 대상자들은 기한 내에 빠짐없이 신고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고는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온라인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을 통해 가능하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침체된 신제주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상생버스'를 운행한다. 롯데관광개발은 28일부터 제주 드림타워를 출발해 연동 누웨마루거리 입구를 순환하는 '드림타워-누웨마루거리 상생버스' 운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생버스 운행은 드림타워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누웨마루거리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누웨마루거리상점가상인회와 협의를 거쳐 마련됐다. 상생버스는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노형동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출발해 연동 삼무공원입구사거리 인근 누웨마루거리 입구에서 승·하차할 수 있다. 신라면세점에서도 승차가 가능하다. 롯데관광개발은 오는 황금연휴 기간 제주 드림타워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 하루 1400~1500 객실 이상의 예약이 예상돼 많은 내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애복 누웨마루거리상점가상인회 회장은 "관광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누웨마루거리로 유입할 수 있도록 순환버스를 마련해줘 매우 고맙다"고 밝혔다. 김영희 제주도 관광산업과장도 "기업과 상인회가 힘을 모은 이번 상생버스가 관광 경기 활성화의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메세나협회와 협력해 누웨마루거리와 칠성로상점가 일대 버스킹 행사도 후원할 계획이다. 이병연 롯데관광개발 대외협력 이사는 "지역 상점가의 어려움을 접하고 제주도, 상인회와 협의해 순환버스를 도입했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누웨마루거리에서 제주 식문화와 쇼핑, 버스킹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관광개발은 제주도 착한가격 운동에 동참해 올해 초 그랜드 하얏트 제주 내 뷔페 ‘그랜드키친’ 저녁 요금을 13만8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인하했다. 호텔 내 식음업장 일부도 가격을 약 20% 조정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도내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1000곳에 QR코드를 활용한 다국어 메뉴판을 무료로 제작·보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최근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증진하고, 도내 음식점들이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외국인 고객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해당 메뉴판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간·번체)로 번역됐다. QR코드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메뉴판에는 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함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원재료 정보를 제공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안심하고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더불어 셀프서비스 여부, 주문·결제방식 등 음식점 이용정보까지 안내한다. 음식점 점주가 메뉴명과 가격 정보를 직접 실시간으로 수정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다음달 31일까지 ‘2025 디지털 다국어 메뉴판 지원 사업’에 참여할 도내 음식점을 모집한다. 지원 신청은 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www.ijto.or.kr) 내 알림마당을 참고해 신청페이지에 접속한 후 참여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도와 공사는 착한가격 업소, 우수관광사업체, 제주도 향토음식점 지정업체 등을 우선 지원 사업 대상에 선정할 방침이다. 일반선정은 가점 사항 등을 고려해 지역별 비율을 나눠 선발할 계획이다. 도와 공사는 지난해 397개 도내 음식점에 디지털 다국어 메뉴판을 지원했다. 해당 사업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응대가 수월해지면서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주시 한 음식점 점주는 “다국어 메뉴판 덕분에 외국인 손님들이 음식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다른 메뉴에 대한 추가 주문까지 늘었다”며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표현한 디자인과 함께 차별화된 풍미를 담은 특별한 위스키가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시된다. 제주관광공사는 다음달 1일부터 중문면세점과 성산면세점에서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 신(新)삼다’ 스페셜 에디션을 업계 단독으로 판매 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상품은 지난해 대만 위스키 브랜드 ‘카발란’의 모기업인 킹카(金車)그룹의 리위팅(李玉鼎) 대표가 한국을 ‘가장 좋은 친구’라 표현하며 선물로 기획한 특별한 위스키다. 신(新)삼다 스페셜 에디션은 제주관광공사 중문면세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3종의 카발란 위스키인 ‘솔리스트 비노바리끄’, ‘솔리스트 포트’, ‘솔리스트 엑스버번’에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담아 새롭게 선보인 한정판 제품이다. 스페셜 에디션은 제주의 푸른 바다와 해녀를 표현한 해녀 에디션(솔리스트 비노바리끄), 제주 감귤의 상큼함을 담은 감귤 에디션(솔리스트 포트), 한라산 에디션(솔리스트 엑스버번)으로 구성됐다. 카발란만의 숙성 방식으로 만들어진 해녀 에디션은 청정 제주 바다의 이미지를 담은 깔끔한 맛, 감귤 에디션은 제주 감귤의 달콤한 맛이 더해졌다. 또 한라산의 웅장한 느낌을 담은 한라산 에디션은 묵직한 맛을 지녔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카발란 신(新)삼다 스페셜 에디션은 제주만의 자연과 문화를 담아 만든 특별한 위스키”라며 “MZ세대와 주류 애호가들에게 제주 여행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선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제주관광공사 중문면세점과 성산면세점은 도내 공항 및 항만을 이용해 제주를 출도하는 도민과 여행객 모두 연간 6회 이용할 수 있다. 구매 한도액은 1회당 미화 800불이다. 주류(2L) 2병(미화 400불까지)과 담배 10갑은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경찰청이 과속 차량 단속 강화를 위해 암행순찰차에 '탑재형 교통단속 장비'를 설치하고, 다음 달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28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그동안 고정식 단속장비를 활용해 과속 차량을 단속했지만 일부 운전자들이 단속 구간에서만 속도를 줄이고 이후 다시 과속하는 사례가 이어져 교통사고 위험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제주도내 과속 관련 교통사고는 80건(사망 10명, 중상 79명)이다. 사고 건수보다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과속 운전이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돼왔다. 이에 제주경찰청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암행순찰차에 탑재형 단속장비를 설치해 다음 달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시범 운영한 뒤, 오는 8월부터 과속 차량에 대해 본격적으로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단속은 도내 시속 70㎞ 이상 도로를 대상으로 우선 실시한다. 향후 도심 일반도로 등으로 단속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안전운전 분위기가 조성되고 교통안전이 크게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운전자들의 자발적인 규정속도 준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육대학 입시 합격선이 전국적으로 하락했다. 제주대 초등교육학부 역시 합격선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제주도교육청과 교육계에 따르면 제주대 초등교육학부 2025학년도 정시모집 최초합격자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백분위 평균은 약 85.4점으로 집계됐다. 세부 과목별로는 국어 91점, 영어 2등급, 수학 74점, 탐구 88.6점을 기록했다. 과목별로 4등급에 해당하는 점수대 합격자도 나오면서 합격선 하락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제주대 초등교육학부의 올해 정시모집 경쟁률은 3.54대 1(모집 56명, 지원 198명)로 지난해 2.95대 1(모집 56명, 지원 165명)보다 상승했다. 지원자는 증가했지만 합격선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적으로 서울교대, 춘천교대, 청주교대, 광주교대, 한국교원대 등 주요 교대에서도 내신 6등급, 수능 4등급 중반대 합격자가 등장한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서울교대는 수시 일반전형 내신 합격선이 지난해 1.97등급에서 올해 2.10등급으로 하락했고, 학생부 종합전형 합격선도 1.99등급에서 2.45등급으로 떨어졌다. 춘천교대는 수시 일반전형 내신 합격선이 4.73등급에서 6.15등급으로 낮아졌고, 광주교대 정시 합격선 역시 수능 4등급 초반에서 중반대로 내려갔다. 종로학원은 "교대 선발 인원이 줄었음에도 합격선이 하락한 것은 상위권뿐 아니라 중위권 수험생들도 교대 진학을 기피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교사 처우 개선과 교원 수급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도 "제주에서도 초등교직 진출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의 기대감이 과거보다 낮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교직 매력도 회복 방안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전국 초등교원양성대 13개교(10개 교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제주대 초등교육학부)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2.82대 1(모집 1757명, 지원 4946명)로 집계돼 지난해 3.31대 1보다 하락했다. 제주대는 3.54대 1로 13개교 중 나군 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4·3을 다룬 장편서사시 '한라산'을 간행물에 실어 출판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았던 출판사 편집장 신형식씨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로부터 국가폭력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진실규명을 받은 이산하 시인에 이어 관련자 중 두 번째 명예 회복이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23일 제108차 위원회를 열고 '국가보안법 위반 불법구금 등 인권침해 사건'의 피해자인 신형식 전 녹두출판사 전무 겸 편집장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진실화해위는 "당시 신씨가 국가기관에 의해 영장 없이 연행돼 불법 구금과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이는 헌법상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신씨는 1987년 사회과학 전문 간행물 '녹두서평' 창간호에 이산하 시인의 '한라산'을 수록한 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한라산'은 4·3의 배경과 국가폭력, 미국 군정기, 서북청년단 등의 만행을 담은 시다. 당시 정부가 금기시하던 내용을 정면으로 다뤘다. 신씨는 당시 녹두출판사 대표였던 김영호 현 통일부 장관의 요청으로 청담동의 한 병원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가 미리 잠복한 수사관들에게 체포돼 인근 여관으로 연행된 뒤 치안본부로 이송됐다. 구속영장이 집행되기 전까지 약 4일간 불법 구금된 사실이 이번 진화위 조사에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신씨는 또 수사 과정에서 지속적인 구타와 강압적 진술 강요를 받았고, 이러한 수사 환경에서 허위자백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도 밝혀졌다. 신씨는 1987년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2년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이산하 시인도 같은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형을, 김영호 당시 출판사 대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진실화해위는 이번 결정에서 "당시 국가 공권력에 의한 불법 연행, 구금, 가혹행위 등은 명백한 위법 행위"라며 "국가는 피해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명예 회복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신씨는 당시 체포 과정에서 들려온 다른 방의 고문 비명, 체포 직전 김 장관의 배우자를 통해 받은 연락 등을 떠올리며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몸서리치는 기억"이라고 회고했다. 한편 '한라산' 사건은 한국 현대사 대표적 필화 사건 중 하나다. 제주4·3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문학으로 환기시킨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다음은 이산하 시인 <한라산> 전문. 혓바닥을 깨물 통곡 없이는 갈 수 없는 땅 발가락을 자를 분노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산 백두산에서 한라산에서 지리산에서 무등산에서 그리고 피어린 한반도의 산하 구석구석에서 민족해방과 조국통일을 위하여 장렬히 산화해 가신 모든 혁명전사들에게 이 시를 바친다. 1. 지금으로부터 어언 120여 년 전 동아시아의 미해군 전략요충지로 조선이 결정된 지 80년의 모진 세월이 흐른 1945년 불볕 여름 한 손엔 ‘빵’과 또 한 손엔 ‘해방군’의 탈을 쓰고 발톱까지 무장한 채 당당하게 상륙한 미제국주의자들은 마침내 순결한 조선의 하늘과 푸른 산하를 두 토막으로 분질러 놓았다. 그리고 다시 40여 년의 기나긴 세월이 흘렀건만 일본 총독부가 미대사관으로 바뀌었을 뿐 미국의 ‘창살 없는 감옥’ 이 식민지 산하는 조금도 변한 것이 없었다. 그리하여 미제국주의 침략사 120여 년 다시 써야할 피어린 민족해방투쟁의 한국현대사 압제의 사슬을 이빨로 뚝, 뚝 끊으며 붉은 피로 얼룩진 그 장엄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우리 어찌 잊을 것인가. 바람 부는 대로 쓰러지는 풀잎이 아니라면 결코 그들의 노예가 아니라면 우리 어찌 보고만 있을 것인가. 2. 이 땅은 아메리카의 한 주(州) 그들의 병영에서 짐승처럼 사육되어 왔던 수많은 날들 그 수많은 신음의 밤들을 누가 잊을 것인가. 누가 잊으라고 하는가. 1948년 4월 3일 ‘제2의 모스크바’ 밤마다 먼저 간 동지들의 피를 묻고 살을 묻고 뼈를 묻는 혹한의 한라산, 그 눈 덮인 산하 붉은 피를 흘리며 끝내 숨져간 이름 없는 혁명전사들의 끊어질 듯 끊어질 듯 끝내 이어지는 저 붉은 핏자국을 누가 잊는가. 누가 잊을 것을 강요하는가. 동상으로 썩어문드러진 발가락을 자르고 뼈를 깎는 모진 고문과 추위에 여성전사들의 생리마저 얼어붙는 밤 그들은 기어이 갔다. 총알 박힌 다리를 절룩거리며 동지의 어깨에 매달려 진지로 돌아가다 진지로 돌아가다 끝내 쓰러져버린 그들은 갔다. 아- 기어이 갈 곳으로 가고야 마는가. 혓바닥을 깨물 통곡 없이는 갈 수 없는 땅 발가락을 자를 분노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산 제주도의 혁명전사들은 그렇게 갔다. 미제의 각을 뜨다가 적들의 심장에 불을 지르다가 끝내 다 뜨지 못한 채 끝내 다 지르지 못한 채 한줌 피 묻은 뼛가루로 날아갔다. 적과 더불어 싸워서 죽은 우리의 죽음을 슬퍼 말아라. 깃발을 덮어다오. 인공(人共)의 깃발을 그 밑에 죽기를 맹세한 깃발 …. 3. 30여년 만에 걸어보는 이 학살의 숲은 조금도 변한 것이 없다. 산등성이마다 뼛가루처럼 쌓여있는 흰 눈이며 나뭇가지마다 암호를 주고받는 새들의 울음소리며 멀리 사람 실은 배 한 척 돌 실은 배 한 척 떠나는 바다며 굶주린 배를 움켜쥔 채 허겁지겁 땅을 파헤쳐 씹고 또 씹었던 이 풀뿌리와 나무껍질이며 마지막 남은 낙엽마저 가솔린 냄새를 풍기며 불탔던 이 학살의 숲은 그러나 아직도 총소리로 가득하다. 움직이는 것은 모두 우리의 적이었지만 동시에 그들의 적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보고 쏘았지만 그들은 보지 않고 쏘았다. 학살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날 하늘에서는 미군 정찰기가 살인예고장을 살포하고 바다에서는 미군 함대가 경적을 울리고 육지에서는 술 취한 기마대가 총칼을 휘두르며 모든 처형장을 진두지휘하던 그날 ‘한국판 KKK단’인 서북청년단이 아편에 취한 채 한림의 금악리를 빨갱이 마을로 지목해 80여 남녀 중학생들을 금악벌판으로 끌고 가 집단총살하고 수장한 다음 서귀포 정방폭포와 천지연폭포로 몰려가 빨치산의 젊은 아내와 딸들을 발가벗겨 나무와 바위에 묶어 표창연습으로 삼다가 마침내 모두 대검으로 젖가슴을 잘라 폭포 속으로 던져버린 그날 석양에 물들어가는 사라봉 봉수대 솔숲에서는 또다른 서청의 극우반공청년들이 하느님을 외치며 감자꽃 같은 처녀들을 윤간한 뒤 생매장해버린 그 가을 숲 서귀포 임시감옥 취조실에서는 빨치산과 그 내통자들의 손톱과 발톱 밑에 못을 박고 몽키스패너로 혓바닥까지 뽑아버린 그날 바로 그날 관덕정 인민광장에서는 사지가 갈가리 찢어져 목이 잘린 얼굴은 얼굴대로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몸통은 몸통대로 전봇대 위에 전시되어 있었다. “이것이 바로 빨갱이다!” “빨갱이의 종말은 이렇다!” 강제로 끌려나와 광장을 가득 메운 도민들에게 미친(美親)놈들이 니뽄도로 시체들을 쿡쿡 쑤시며 소리쳤다. 처참하게 찢어져 형체조차 분간할 수 없었지만 도민들은 속으로 속으로만 어림잡았다. 저건 이덕구 저건 김운민 저건 김병남 저건 남 진 저건 박남해… 통곡도 오열도 없었다. 도대체 사람이어야 통곡이라도 하지, 그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결코 죽은 사람도 아니었다. 그것은 푸줏간에 걸린 고깃덩어리에 불과했다. 한 개의 총알이 심장을 뚫고 간 것은 차라리 행복한 죽음이리라. 바다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이 한라산을 미친 듯이 뒤흔들었다. “미군은 즉각 철수하라!” “이승만 매국도당을 타도하자!” “조국통일 만세!” “제주 빨치산 만세!” 핏빛 석양이 관덕정 인민광장 위로 지고 있었다. 산은 다시 한 번 알몸이 되고 그 빈숲에 그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살아 흘러가고 죽어 흘러가고 마침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흘러갔다. 몸 가릴 곳 하나 없는 이 참혹한 겨울 숲 마지막 몇 사람이 기적처럼 살아 걷는 이 학살의 숲 누가 그날을 기억하지 않는가. 4. 돌려주자. 오늘도 노란 유채꽃이 칼날을 물고 잠들어 있는 아- 피의 섬 제주도, 그 4․3이여. 우리의 심장에서 피어나는 이 진달래꽃을 그 누가 꺾을 수 있으랴. 돌려주자. 기름진 지주와 자본가의 살을 죽창에 꽂아 그들에게 돌려주자. 공장의 프레스에 잘려나간 노동자들의 손가락을 포크레인에 찍힌 철거민의 팔과 다리를 밭을 갈아엎고 농약 속으로 사라져간 농민들의 그 골수에 사무친 원한을 그리고 푸른 5월의 광주를 짐승처럼 짓밟고 간 저 피 묻은 원수들을 찢어 갈가리 찢어서 ‘조국 아메리카’의 후예들에게 돌려주자. 그리하여 미제국주의자들은 똑똑히 들어라. 우체통이 빨간 것은 우리 인민의 사상이 빨갱이에 물든 탓이 아니라 바로 너희 양키들 때문임을 우리 한반도 인민들의 피가 붉은 것도 바로 너희들 때문임을 그리고 침묵하라. 피로 맺어진 ‘혈맹우방’이여. 그대들이 두 눈 뜨고 살아있는 한 우리는 잠들 수가 없다. 너희들의 칼날 위에서 우리는 결코 잠들 수가 없다. 그 누구도 잠들 수 없는 이 해방의 산하에 싹둑 잘려나간 손가락들이 아직도 펄펄 살아 뛰는 붉은 피가 있어 농약 먹은 가슴으로 타오르는 싯붉은 피가 있어 민족해방의 불꽃으로 조국통일의 불꽃으로 이 헐벗고 굶주린 노동자 농민들의 여윈 손들이 마침내 혁명의 숲을 이룰 때까지 저 간악한 미제의 각을 뜨고 저 미친(美親) 매국노들의 심장에 불벼락을 안겨주자! 아직도 눈을 감지 못한 조국의 영혼들에게 적들의 시체를 넘고 넘어 동지들의 원수를 갚아주자! 그리하여 천 년의 세월이 흐를지라도 결코 용서하지도 말고 결코 잊지도 말자! 5. 오늘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 그 아름다운 제주도의 신혼여행지들은 모두 우리가 묵념해야 할 학살의 장소이다. 그곳에 핀 노란 유채꽃들은 여전히 아름답다. 그러나 그 꽃들은 모두 칼날을 물고 잠들어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지난 24일 제주에서 국내 최고령 목련의 만개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최고령 목련은 제주의 낙엽활엽수림대 계곡부에 자생하고 있다. 크기는 가슴높이 둘레 약 3.1m, 높이 15m다. 수령은 약 300년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은은한 향기를 내는 흰 꽃이 풍성하게 피었다. 목련은 목련과의 대표 종이다. 널리 식재되는 백목련과는 꽃이 벌어져서 피며 아래쪽에 연한 붉은빛이 돌고 한 개의 어린잎이 달린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목련은 우리나라에서 주로 제주지역 해발 1000미터 이하에 드물게 자생한다. 어린나무 발생이 적어 보존이 시급한 상황이다. 조경수, 목재, 약재로 널리 이용되며, 숲의 생물다양성 증진에도 기여한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자생 목련의 보존과 활용 기반 조성을 위해 증식 기술개발 연구를 추진해 왔다. 올해부터는 분포·형태·유전 특성 연구와 현지내·외 보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임은영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는 “희귀식물 목련을 보존하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역과의 연계를 통한 지속가능한 보존 및 활용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오영훈 제주지사의 '갈치구이 1인당 10만원' 발언 논란이 제주 관광업계를 강타했다. 그러나 실제 확인 결과 갈치구이 단품 1인 가격은 대부분 2만5000원에서 4만원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월간정책공유회의에서 오 지사는 "제주 관광이 비싸다는 지적의 대표적 사례로 갈치구이가 꼽히고 있다"며 "1인당 7만∼10만원 수준의 가격이 형성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갈치구이 1인당 10만원'이라는 표현이 확산됐다. 그러나 제주시와 서귀포시 주요 식당의 갈치구이 단품 가격은 1토막당 2만5000원~4만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갈치구이 세트 메뉴도 2인 기준 6만~8만원 정도다. 1인당 3만~4만원 수준이었다. 제주도 관광산업과는 해당 발언의 근거로 자체 가격 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갈치구이 단품 가격과 인분 수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은 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단품 가격이 7만원인 곳이 있었으나 인분 수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내부 보고 과정의 오류 가능성과 오 지사의 발언 취지 오해 가능성도 제기됐다. 제주도는 "세트 메뉴에 전복, 문어 등 해산물이 추가돼 전체 가격이 높아진 경우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갈치구이의 원재료 가격은 1토막당 약 6800~7500원 선으로 나타났다. 서귀포수협 경매 기준에 따르면 10㎏ 한 상자당 13마리 또는 19마리씩 구성돼 있다. 갈치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이 크기의 갈치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식당업계는 갈치 원재료 확보 비용, 인건비, 임대료 등을 고려하면 현재 판매 가격이 과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제주시 수협 어시장 상인은 "경매가 상승과 유통 마진을 감안하면 식당 소비자가가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제주 음식 가격 전반에 대한 비싸다는 인식은 분명 존재한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업계 스스로 가격 투명성과 서비스 개선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이 제주 스타트업과 지역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며 행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준비기획단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지원을 위해 세스코, 탄산오름, 돌핀, 동아오츠카를 추가로 공식 협찬사로 선정했다. 이 중 제주 기반 스타트업인 탄산오름이 포함돼 주목을 받고 있다. 탄산오름은 다음 달 제주에서 열리는 APEC 제2차 고위관리회의 및 산하회의 기간 동안 참가자들에게 탄산수를 제공할 예정이다. 제주 천연자원을 활용한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지역 스타트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세스코는 고위관리회의 기간 동안 손 소독기, 세정기, 공기살균 청정기 등 위생 관리 제품을 지원한다. 동아오츠카는 7월 말 시작하는 제3차 고위관리회의와 10월까지 분산 개최될 분야별 장관회의에서 각종 음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돌핀은 행사장에 텀블러 세척기를 설치해 친환경 운영에 기여한다.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이번 협찬은 스타트업부터 중소·중견기업까지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는 기회가 됐다"며 "특히 제주 지역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홍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기획단은 지난 2월 현대자동차, 제주도개발공사(JDC), 세라젬을 공식 협찬사로 선정한 바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