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劉備)가 조조(曹操)에게 얹혀 살아가고 있을 때, 조조의 의심을 살까 염려해 때를 기다리는 ‘도광양회’ 계책을 실행한다. 자기의 거처 뒤쪽 뜰에 채소를 심기 시작하였다. 조조가 청매를 내놓고 술을 데워서 그와 함께 영웅을 논하는 술자리를 만들었다. 조조가 갑자기 ‘유비는 진정한 영웅’이라는 말로 정통으로 찔러왔다. 유비는 당황했다. 어쩔 줄 몰라 젓가락을 떨어뜨렸다. 바로 그때 하늘이 도왔는지 공교롭게도 천둥 치면서 큰소리가 울렸다. 유비는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하였다. 천둥소리에 겁을 먹은 척 귀를 막고 엎드렸다. 소심한 척 가장하여서 조조의 의심을 피했다. 임기응변 능력으로 자신을 구했다.
칼을 빼서 동탁(董卓)을 암살하려다 발각된 순간 조조는 기지를 발휘해 칼을 바치러왔다고 거짓을 꾸며 위기를 모면하였다. 조조가 탄 말이 놀라 농지를 밟자 재치를 발휘해 ‘머리를 대신하여 머리카락을 잘라’ 자기 말에 권위를 달았다. 이 모두 임기응변이란 지혜의 빛이 발한 이야기이다.
임기응변은 재능, 기지, 담력과 지모의 빛이 반짝이는 뛰어난 예술이다. 조조의 ‘머리를 대신하여 머리카락을 자른’ 것이 좋은 예이다. 아무리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아도 이런 결론밖에 내리지 못할 것이다 : 이것이 바로 개성이 대단히 풍부한 예술의 표현이다. 특정적 환경에서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해 양쪽 모두가 좋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는 자는 조조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임기응변은 통일된 일정한 형식도 없고 고정된, 의지할 규율도 없다. 임기응변의 ‘기(機)’는 천시, 지리, 인물, 세태에 따르는 것이요 ‘변(變)’은 어려움에 당면했을 때 다른 길을 달리 찾는 것이다. 지원을 모색할 수 있고 기회를 기다릴 수도 있다. 바람에 따라 돛을 달 듯 추세에 맞추어 행동할 수 있고 내버려두고 상관하지 않는 수도 있다. 전략이 승패를 가른다. 신속하면서도 융통성 있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순간적인 기지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상황에 맞게 실력을 발휘하여야 한다.
임기응변을 잘할 생각이 있거들랑 해박한 지식을 쌓으라. 탁월한 식견이 있어야 하고 낙관적인 성격이 있어야 하며 비범한 성품이 있어야 한다. 장기간에 걸친 실천적 연습이 되어 있어야 한다. 실천 중에 시선을 멀리에 두어야 하고 시야를 넓혀야 하며 창조성이 있어야 한다.
서로 관통하고 서로 촉진하는 것을 배우고 싶거들랑 끊임없이 시야를 확대시켜라. 넓은 시야가 없으면, 멀리 보는 시선이 없으면 시대의 조류를 따라갈 수 없다. 수구가 되고 낙후된다. 좀 더 높은 곳에 서야만 더 멀리 볼 수 있다. 역사 경험을 총결하고 현실 문제를 반영하며 미래의 추세를 파악해야만, 복잡하고 번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드러내 보일 수 있다. 더 능숙하게 자신의 임기응변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유명한 사상가, 뛰어난 예술가는 어느 누구 하나 창조력이 없는 사람이 없다. 모두 과감하게 탐색하는 본보기이다. 제백석(齊白石)은 고령의 화갑 나이에 ‘쇠년에 방법을 바꾸어’ 독창적으로 새로운 의경을 만들어 냈다. 독특한 예술 풍격을 창조하면서 중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그는 자기 학생에게 말했다.
“나를 배우는 사람은 살 것이고 나를 닮으려는 사람은 죽을 것이다.”
무엇을 말하는가? 창조성은 예술의 생명이니 창조성이 없으면 앞길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하게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창조의 시대에 살고 있다. 남이 하지 않은 일을 하는 담력과 식견이 있어야 한다. 이전 사람을 뛰어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옛 관념을 없애고 낡은 관습을 깨뜨려야 한다. 끊임없이 내용, 형식, 수단과 방법을 새로이 창조하여야 한다. 모든 것을 실제에서 출발해 규율을 존중하고 탐색해 운용하여야 한다. 적극적으로 사람들의 사상활동의 새로운 특징에 적응하여야 한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여야 한다. 현대 기술 수단과 전파 방식을 운용하여 역사 발전의 조류에 편승하여야 한다. 세계의 정수를 끌어안고 사방팔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 옛 것의 장점을 취하여 유용하게 쓰고 외국의 장점을 취하여 자국에 도움이 되게 하여야 한다. 여러 장점을 널리 받아들이고 낡은 것을 없애고 새 것을 창조하여야 한다. 새로운 사회풍조를 만들어나가고 시대의 풍조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변화하는 가운데에서 발전을 구하여야만 불패의 자리에 영원히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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隨卦 ䷐ : 澤雷隨(택뢰수) 태(兌: ☱)상 진(震: ☳)하
수(隨)는 크게 형통하니, 곧게 하는 것이 이롭고 허물이 없다./ 수(隨)는 크게 형통하나, 곧게 하는 것이 이롭고 허물이 없다.(隨,元亨,利貞无咎.)
「상전」에서 말하였다. 못(澤) 가운데에 우레가 있는 것이 수(隨)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날이 어둠을 향하면 안에 들어가 편안하게 쉰다.(象曰,澤中有雷隨,君子以,嚮晦入宴息.)
[傳]
수괘(隨卦䷐)는 「서괘전」에 “기뻐하면 반드시 따르기 때문에 수괘(隨卦)로 받았다”고 하였다. 기뻐하는 도는 만물이 따르기 때문에 수괘가 예괘(豫卦䷏)의 다음이 되었다. 괘는 태괘(兌卦☱)가 위에 있고 진괘(震卦☳)가 아래에 있어서, 태괘(兌卦☱)는 기쁨이 되고 진괘(震卦☳)는 움직임이 되니, 기뻐해서 움직이고 움직여서 기뻐하는 것 모두 수괘(隨卦)의 뜻이다. 여성은 남을 따르는 자이니, 막내딸이 맏아들을 따르는 것이 수괘(隨卦)의 뜻이다. 진괘(震卦☳)는 우레가 되고 태괘(兌卦☱)는 못이 되니, 우레가 못 속에서 진동하고 못이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 수괘(隨卦)의 상이다. 괘의 변화로 말하면, 건괘(乾卦☰)의 상효가 와서 곤괘(坤卦☷)의 아래에 있고 곤괘(坤卦☷)의 초효가 가서 건괘(乾卦☰) 위에 있으니, 양이 와서 음에게 낮추고 있다. 양이 음에게 낮추면 음은 반드시 기뻐하여 따르므로 수괘(隨卦)의 뜻이 된다. 괘를 이루는 것은 두 몸체의 뜻을 취하고서 효의 뜻을 취한 경우도 있고, 다시 괘의 변화의 뜻을 취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수괘(隨卦)가 뜻을 취함과 같은 경우는 더욱 자세히 구비되어 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