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을 만나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2)

  • 등록 2023.01.26 10: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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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다음으로, 소인을 멀리하면 자신은 소인이 모해하려는 목표에서 효과적으로 멀어진 수 있다. 소인과 접촉하면 내뱉어진 별스럽지 않은 말일지라도 소인은 손길이 가는 데로 집어내어 커다랗게 만들어버린다. 그러면 당신이 해를 당하게 된다.

 

그 다음으로, 소인을 멀리해야만 우리 자신이 저속하지 않게 된다. 근묵자흑이라 하지 않았는가. 소인과 너무 가까이하면 소인에게 오염될 수 있다. 그러면 자신의 인격과 형상에 손해를 끼칠 수 있다.

 

소인이 내뿜는 오탁의 기운은 쉬이 없애지 못한다. 나쁜 것은 사라질지언정 그 악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나쁜 잔재는 쉬이 가시지 않는 법이다. 망령이 어디 쉬이 사라질까. 수천 수백 년 동안 사회를 좀먹지 않았던가. 소인이 득세하는 것은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음험한 소인은 여전이 우리 생활에 많은 번거로움을 가져온다.

 

위연(魏延)은 촉(蜀)나라 장군이다. 용감하고 책략에 뛰어났으며 총명하고 재능이 뛰어났다. 여러 차례 전공을 세운, 쉬이 찾아볼 수 없는 인재였다. 유비(劉備)가 살아있을 때에는 그를 대단히 중용하였다. 제갈량(諸葛亮)도 그를 무척 중시하면서 그를 군의 골간으로 삼았다. 그렇기에 대다수는 위연이 제갈량의 계승자가 되리라 여겼다. 그런데 제갈량은 일찍부터 장완(蔣琬)을 후계자로 정했다. 후주 유선(劉禪)에게 써서 보낸 편지에 제갈량은 말했다.

 

“신이 만약 불행을 당하면 나중 일은 마땅히 장완에게 넘기소서.”

 

제갈량은 계속해 위연을 중용했으나 그 인물은,

 

“단지 쓸 뿐, 의탁할 수는 없었다.”

 

위연은 전투에는 능하였으나 변덕스러운 소인의 마음을 가졌기에 그랬다. 제갈량은 군사로 매번 결단해야 했다. 촉나라의 생사존망을 모두 관장하고 고려하여야 했다. 그렇기에 사람을 씀에 있어서는 ‘어진 신하를 가까이 하고 소인을 멀리’ 하면서 재덕을 겸비한 인물을 선발해 중용하였다.

 

빠져나와야만 할 때는 단호하게 빠져나와야 한다. 그래야 길하다. 그러한 결단은 소인은 내릴 수 없다. 소인은 일득일실에 끙끙 앓으면서 망설이고 결단하지 못한다.

 

지금의 후퇴는, 내일 더 빠른 전진을 위한 것!

 

소인은 한 손으로는 윗사람에게 아부하고 한 손으로는 아랫사람을 짓누른다. 소인에게 미움을 사면, 그는 앙심을 품어서 당신을 떼어내려 하고 밟아 죽이려 하고 제거하려고 한다. 화근을 뿌리째 없애지 못하면 윗사람의 ‘성지(聖旨)’라고 거짓으로 전하며 윗사람을 기만하고 아랫사람을 속이면서 제멋대로 나쁜 짓을 저지른다. 윗사람 앞에서는 고의로 사실을 외곡하고 이간시키면서 당신을 모함해 외톨이를 만든다.

 

소인은 이익을 중시하고 도의를 경시한다.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의리도 저버린다. 이익을 보면 곧바로 나서고 곤란한 상황이면 뒤로 물러선다. 결탁하기를 좋아하지만 단결하지는 않는다. 그룹을 만들기를 좋아하면서 대세를 무시한다. 모순과 충돌을 이용해 패거리를 짓는다. 공작 앞에서는 까마귀가 흉측하다 말하고 까마귀 앞에서는 공작이 헤프다고 말한다. 돼지에게는 원숭이가 시끄럽다고 말하고 원숭이에게는 돼지가 우둔하다고 말한다. 양다리를 걸치며 겉과 속이 다르다. 쌍방 앞에서는 자신이 ‘좋은 사람’인 것처럼 한다.

 

소인은 온갖 궁리를 다하여 ‘처세술’을 연구하고 쉽게 총애를 받으며 뜻을 얻는다. 그러면서 윗사람의 심복이 된다.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윗사람의 사고력은 소인에게 미혹돼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충신과 간신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소인은 재앙의 근원이다.

 

한 부서에 소인이 있게 되면 늘 소란스럽고 불안하게 된다. 내부의 대인관계가 긴장하게 되고 파별 투쟁이 극렬하게 된다.

 

소인은 윗사람만 염두에 둔다. 군중은 절대 안중에 두지 않는다. 소인은 윗사람이 스스로 파멸을 초래하게 만드는 원흉이다.

 

소인을 멀리하라, 군자와 더불어 있으라. 군자는 도의를 안다.

 

*****

遯卦 ䷠ : 천산돈(天山遯) 건(乾: ☰)상 간(艮: ☶)하

 

돈(遯)은 형통하니, 소인은 바르게 함이 이롭다. 돈(遯)은 형통하니, 조금 바르게 함이 이롭다.(遯,亨,小利貞.)

 

「단전」에서 말하였다 : 돈(遯)은 형통함이란 도피하여 형통한 것이다.(彖曰,遯亨,遯而亨也,)

 

[傳]

 

돈괘는 「서괘전」에서 “항괘(恒卦)는 오래함이니 물건은 그 한 자리에 오래있을 수가 없으므로 돈괘로써 그 다음을 받았으니, 돈(遯)이란 물러남이다”라고 했다. 오래되면 떠나감이 있음은 서로가 필요로 하는 이치이니, 돈괘가 항괘를 잇는 까닭이다. 돈(遯)은 물러남이며 피함이니, 떠나감을 말한다. 괘의 형상은 하늘 아래에 산이 있는데, 하늘은 위에 있는 물건이고 양의 성질이 위로 올라가며, 산은 높게 솟은 물건이니 형체가 비록 높게 솟았다고 하지만 본체는 그치는 물건으로 위로 능멸하는 상이 있지만 그치고 나아가지 않고, 하늘은 이내 위로 올라가 떠나버리니, 아래에서는 능멸하고 위에서는 떠나가므로 이는 서로 어긋나 도피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피해 떠나려는 뜻이 있다. 두 음이 아래에서 생겨 음이 자라나 장차 성대해지고 양은 사그라져 물러나니, 소인이 점차 성하게 되고 군자는 물러나 도피하기 때문에 돈괘가 되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lee@je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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