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여명에 이르는 전국의 해녀들이 제주에서 뭉친다. 오는 9월 정식 협회 출범을 앞두고 본격적인 실무협의에 들어간다. 제주도는 오는 25, 26일 이틀간 제주에서 전국해녀협회 설립을 위한 행정실무협의회 회의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행정실무협의회에는 전국 8개(제주·강원·울산·부산·경북·경남·전남·충남) 연안시도 해녀업무 담당 공무원 10여 명이 참석해 전국해녀협회 설립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 방안을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 회의에서는 한라일보 고대로 부국장의 ‘대한민국 해녀를 말하다’ 주제강연을 시작으로, 강승향 제주도 해녀문화유산과장이 해녀협회 설립을 위한 기본계획안 내용을 담은 ‘제주해녀 보전 정책 및 전국해녀협회 설립 추진계획’을 발표한다. 이어 전국해녀협회 설립 추진방안에 대한 시도 관계자들의 자유토론이 이뤄진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1만 여명의 해녀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화적, 어업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 및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됐으나 지방자치단체들이 각기 조례를 통해 해녀 보전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에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전국해녀협회는 이에 전국 해녀들의 역량을 결집시키고 국가 차원의 지원정책이 수립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국해녀협회 창립총회는 올해 9월 열리는 제주해녀축제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전국의 해녀업무 관련 공무원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행정실무협의회는 전국해녀협회 설립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 대한민국 해녀의 보전과 전승에 제주도가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에 기반한 웹툰 콘텐츠가 국경을 넘었다. 독일의 대학 강의실에서 강의와 연구의 소재가 됐다.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은 독일 보훔대에 제주 웹툰 콘텐츠를 제공해 한국학과에서 웹툰 번역 강의가 진행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제공된 작품은 제주웹툰캠퍼스에서 '2023 웹툰IP 제작 및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선정돼 제작된 10편이다. 모두 제주출신 웹툰작가 작품들이다. 웹툰 번역 강의 주임교수는 독일보훔대 한국학과 윤재원 교수다. 한국어 및 미디어 관련 수업과 언어학을 가르치고 있다. 조교는 알렉산드라 디크만과 율리아 자쿨스키로 웹툰 이외에 BTS 자서전, SF 소설 등을 번역해온 전문가들이다. 본 강의를 통해 제주 웹툰 콘텐츠가 독일어로 번역된다. 추후 제주웹툰캠퍼스 전시공간에 전시될 예정이다. 윤재원 독일보훔대 교수는 “웹툰 번역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은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회화표현과 문학적 맥락을 습득하고, 한국어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통해 번역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제주 작가 작품들이 독일어 사용권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협업관련 문의는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064-766-0708)로 하면 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법원이 동수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중지 결정을 내리자 제주도가 즉각 항고에 나섰다. 제주도는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둘러싼 소송에서 법원이 '공공 하수도 설치(변경) 고시'에 대한 효력을 일시 정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즉시 항고하고 행정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도는 "증설 공사가 중단되면 하수 처리 포화로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항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3일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행정부(이재신 부장판사)는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주민 5명이 도를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공공하수도설치(변경)고시는 본안 사건의 판결 선고일로부터 20일이 되는 날까지 그 효력을 정지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증설 고시 무효 확인 소송의 항소심 선고일로부터 2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도는 "집행정지 신청 인용 결정 과정에서 사전에 도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 없이 진행한 것에 유감"이라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되 지역사회의 우려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후속조치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법원의 결정사항을 법무부에 보고하고 23일자로 증설공사를 일시 중지시켰다"면서도 "집행 정지 결정사항에 대해 법무부에 항고 지휘요청을 하고 즉시 항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는 지난 1월 30일 고시 무효 확인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뒤 2월 2일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지난달 20일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는 등 항소 준비절차 이행과 병행해왔다. 1심 판결의 쟁점사항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이행 절차와 관련해 중앙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대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본안 항소심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향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이행됐다는 점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며 "즉시 항고하고 본안 소송에 행정력을 집중해 증설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동부하수처리장의 하루 평균 하수량은 1만1722t으로, 시설 용량의 98%를 차지할 정도여서 증설이 시급한 상황이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한라산국립공원 관음사 야영장이 올해 11월 경 쾌적한 환경을 갖춰 새롭게 태어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오는 10월까지 한라산국립공원 관음사 야영장의 노후화 시설 개선을 위한 현대화사업을 통해 야영객들에게 쾌적한 야영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2월에 착수한 관음사 야영장 현대화사업 실시설계가 마무리 되면 사업비 9억원을 투자해 6월에 공사를 착공하고 10월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원활한 공사가 이뤄지도록 오는 25일부터 10월 31일까지 관음사 야영장 운영을 일시 중지한다. 관음사 야영장은 도내·외 야영객들에게 한라산국립공원의 쾌적한 산림과 경관을 활용한 야영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1995년 4월 8일 조성됐다. 조성 이후 30여년이 지나 시설이 낡아 이용자 수요 및 최근 트렌드에 맞춰 시설 현대화가 필요한 상태다. 현대화사업으로 전기시설 설치, 어린이 숲놀이터 조성, 야영데크 간 충분한 거리 확보, 취사장 및 샤워실 환경 개선 등이 이뤄진다. 야영장이 해발 580m에 위치한 만큼 비여름철 야영객들의 전기매트 설치 수요를 고려해 야영데크별로 콘센트 등 전기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야영객이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해 어린이 놀이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어린이 숲놀이터도 조성한다. 숲놀이터는 목재 자재만 활용해 한라산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1995년 조성 당시 야영데크 67개를 설치하면서 데크 간격을 1∼2m로 구획해 인접 야영객 소음 등으로 인한 민원이 제기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후 데크를 전면 교체하면서 면수를 38개로 조정해 숲속 야영장 이격거리 기준 6m를 확보한다. 취사장 및 샤워실에는 개별 싱크대 설치, 단열 창문 시공, 코인절수기 등을 설치해 야영객들의 편의를 도모한다. 김희찬 세계유산본부장은 “기존 보존 위주의 세계유산 관리에서 보존과 활용의 조화를 정책 목표로 두고 있다”며 “관음사 야영장 현대화사업에 야영객의 수요와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더욱 편안한 휴식처로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시가 70대의 고독사를 모르고 복지급여를 2년 반이나 송금해온 것으로 확인되자 정부가 사회보장급여 수급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24일 제주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현장 조사가 어려운 경우에도 실제 주거 상황과 사망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뒤 복지급여 보장 결정을 할 방침이다. 사망 여부에 대한 철저한 확인을 거쳐 망자 명의로 복지급여를 장기간 송금하는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대한 조사 결과는 기초연금 등 관련 사회보장급여와 연계해 사후 관리에 활용된다. 복지부는 또 기초연금 지급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건강보험 요양급여 자료와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일정 기간 의료기관을 이용한 흔적이 없다면 집중 확인 대상에 추가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조사하기로 했다. 나아가 고독사 위기를 사전 포착해 관리하기 위한 '고독사 예방 보완대책'도 시행할 계획이다. 제주에서는 폐업한 모텔 건물 화장실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인 김모(70)씨가 백골 상태 시신으로 지난 15일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21년 하반기에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제주시는 김씨 명의 계좌로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등으로 매달 약 70만원을 송금해 계좌에는 모두 1500만원이 넘는 복지급여가 쌓여있었다. 사회복지공무원은 2022년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사업 안내 등 이유로 김씨에게 연락했지만 닿지 않자 그가 거주하던 폐업 모텔 객실을 여러 차례 방문해 방과 거실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작 김씨가 숨져 있던 화장실 문은 열어보지 않았다. 경찰은 2021년 하반기부터 김씨 계좌의 돈을 다른 사람이 인출하거나 사용한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제주와 일본 도쿄를 잇는 하늘길이 오는 7월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중단된 지 3년 4개월 만이다. 24일 제주 관광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오는 7월 3일부터 제주와 일본 도쿄(나리타 공항) 직항노선 주 3회 운항을 추진중이다. 현재 운항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제주∼도쿄 나리타 직항노선이 재개되면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2021년 3월 7일 운항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제주 관광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도쿄(주 3회), 오사카(주 7회) 등 일본 하늘길 확대로 국제노선이 다각화되면서 제주 관광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제주~오사카 노선을 주 7회 운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주항공이 오는 26일부터 제주∼중국 시안 직항노선(주 2회)을 재개한다. 중국남방항공은 오는 6월부터 제주~중국 하얼빈 직항노선(주 2회) 운항을 시작한다. 일본 도쿄와 중국 시안, 하얼빈 직항노선이 확대되면서 오는 7월부터 제주공항 국제선이 주 171회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 또 오는 6월 운항을 목표로 칭다오(주 4회), 톈진(주 4회), 창춘(주 2회) 직항편도 한창 준비를 진행하고 있어 제주 하늘길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관광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제주도와 업계에서 일본 도쿄 직항 재개를 위해 노력했으나 일본 관광의 인기몰이로 도쿄 내 공항 슬롯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이번 도쿄 직항 재개를 앞두고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상품을 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에 생산기반을 둔 소주·맥주 등 주류업계가 매서운 한파를 겪고 있다. 수입 맥주를 비롯해 위스키를 이용한 하이볼이 인기는 끄는 등 주류 시장에도 다양한 유행의 바람이 부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게다가 전통적인 '향토기업'으로 불리는 소주업체 한라산은 저도수 소주제품 생산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르며 매출 타격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제주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한라산 소주와 제주맥주, 신세계L&B가 지난해 매출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향토기업인 한라산은 지난해 매출액이 221억원이었다. 전년도 246억원과 비교해 11% 감소했다. 당기순손익은 11억원 흑자에서 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한라산은 주요 소비처인 음식점에서 진로하이트의 참이슬에 점유율을 뺏긴 것이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1990년대 다른 지역소주와 달리 제주에선 9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최근엔 비견할 바가 아닌 정도로 시장점유율이 추락했다. 또한 일부 소비자들은 한라산이 업계 동향과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반영해 '한라산 순한' 소주의 도수를 지속적으로 낮춘 시도가 오히려 기존 소비자들을 떠나게 한 이유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제주맥주의 경우 같은 기간 233억원에서 216억원으로 매출이 줄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만 118억원에 이른다. 코로나19 시기에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제주맥주도 한창 성장가도를 달렸다. '제주'를 내세워 정체성을 확립하고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등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을 따라잡지 못해 매출이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적자가 쌓이며 최근에는 경영권이 자동차 수리·부품업체인 더블에이치엠으로 넘어갔다. 오는 30일 신주인수권(제3자 배정증자) 발행이 예정돼 있다. 이후에는 양수인이 더블에이치엠에서 지와이투자조합으로 바뀌어 제주맥주 최대주주는 또 한번 바뀐다. 제주맥주를 인수한 더블에이치엠은 제주맥주를 글로벌 식음료(F&B)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최근 가파르게 성장중인 중국 수제 맥주 시장을 비롯해 아시아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옛 제주소주와 제주사업소를 인수한 신세계L&B는 지난해 매출액이 1806억원이었다. 전년도 2063억원 대비 1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66억에서 마이너스 53억원으로 폭락했다. 2016년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제주사업소는 신세계그룹의 주류 생산거점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7년엔 '푸른밤' 소주를 생산했지만 4년만에 단종했다. 2021년에는 신세계L&B로 흡수합병되면서 소주와 위스키 생산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현재까지 마땅한 실적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제주사업소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 대신 베트남과 미국, 미얀마, 싱가폴, 태국 등 해외 시장 수출용 소주 생산에 매진하고 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제주항공이 제주~베이징 다싱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제주와 베이징으로 여행하려는 소비자는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제주항공은 24일부터 주 4회(월·수·금·일요일) 일정으로 제주~베이징 다싱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제주~다싱 노선은 제주국제공항에서 월·수·금·일요일 오전 11시 45분에 출발해 다싱공항에 오후 1시 30분에 도착한다. 다싱공항에서는 오후 2시 30분에 출발해 제주국제공항에 오후 5시 55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지난 2019년 문을 연 다싱국제공항은 세계 10위권의 대형공항으로 기존 서우두공항과 함께 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연결하는 관문 공항이다. 이번 다싱공항 신규 취항으로 제주항공은 제주와 중국 수도 베이징을 연결하는 모든 공항에 항공편을 운항하게 됐다. 앞서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제주~베이징 노선에 주 7회 운항할 수 있는 권리를 배분 받아 지난해 8월부터 제주~베이징 서우두 노선에 주 3회 일정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오전 제주~다싱 노선의 신규 취항을 맞아 제주국제공항에서 홍준모 제주항공 안전보안본부장, 김복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취항 행사를 가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베이징 다싱 노선 신규 취항으로 제주지역 고객들의 이동 편의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중국인 방한 여행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하계 운항기간 중국노선을 본격 확대하며 이날부터 제주~다싱 노선 주 4회, 무안~장자제 노선 주 4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했다. 또 오는 26일부터 제주~시안 노선 주 2회, 27일부터는 무안~옌지 노선 주 2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의 과거와 오늘을 조명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제주 곳곳의 발자취입니다. 21세기인 지금과 1970.80년대의 풍경이 대조됩니다. 그동안 제주는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제주도청의 기록자료를 매주 1~2회에 걸쳐 여러분들에게 선보입니다./ 편집자 주
제주에 머물며 휴양할 수 있는 '카름스테이' 시설이 2개 마을에 새롭게 만들어진다. 제주도는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와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등 2개 마을 소유 공간의 시설을 개선해 '카름스테이'를 조성한다고 24일 밝혔다. 카름스테이는 제주의 작은마을, 동네를 뜻하는 제주어 '가름'(카름)과 머문다는 뜻의 영어 '스테이'를 결합한 말이다. 제주의 마을에 장기간 머물며 여유 있게 여행을 즐기는 제주 마을여행 통합 브랜드로, 2021년 시작됐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는 '미센터'를 개조해 숙소와 교육 공간, 샤워실 등이 10월 말까지 들어설 계획이다. 이 마을은 도심 지역 초등학생 등 저학년 학생을 동반한 가족 단위 체류객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저지마을 키즈 탐험대', '주말 생태캠프', '저지마을 키즈유학 프로그램' 등이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서는 머체왓 숲의 방문자 센터 데크, 화장실, 샤워실 등 편의시설이 8월 말까지 확충된다. 캠핑, 트래킹 등 야외 활동에 관심이 많은 도시 거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추진된다. 한남리는 야외 프로그램 위주로 체류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농어촌민박, 펜션을 활용해 젊은 층의 생활인구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제주도는 한국지방재정공제회의 2024년 지방소멸 대응기금 사업에 '카름빌리지 조성 프로젝트'가 선정돼 국비 11억2500만원을 지원받아 이들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와 별도로 지난해 행정안전부 고향올레사업 공모에 선정돼 10억원이 투입되는 '제주 카름올레 시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 동백마을방문자센터에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체험 시설을 조성한다. 변덕승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지역주민과 관광객 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생활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전국을 돌며 4.10총선 관권시비까지 몰고 왔던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가 제주로 다가온다. 언제쯤 '제주의 시간'이 열릴지 지역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윤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가 재개되는 것은 맞지만 일정은 유동적으로 제주 민생토론회 개최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4일 경기 용인시를 시작으로 지난달 26일 충북까지 각 지역에서 모두 24차례의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이 행사는 민생과 밀접한 주제에 대해 국민·전문가와 심도 있게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윤 대통령의 뜻에 따라 진행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 이후 제주에서 경제 관련 민생토론회 를 개최하기로 대통령실과 협의하고 있다"며 "의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개최 시기는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우주산업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등 경제·에너지·일자리 확충·관광산업 활성화 등에 대한 의제가 토론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2022년 4월 3일 제주에서 열린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것을 제외, 특별히 제주에서의 일정을 소화한 바는 없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제주도교육청은 2024년도 9급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41명 모집에 388명이 원서를 접수해 평균 9.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24일 밝혔다. 직렬별로 보면 교육행정(일반)이 28명 모집에 338명이 지원해 12.1대 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보건이 1명 모집에 11명(11대 1), 전산이 4명 모집에 23명(5.8대 1), 공업(일반전기)이 2명 모집에 3명(1.5대 1), 시설(건축)이 2명 모집에 4명(2대 1)이 각각 접수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122명(31.4%), 여성이 266명(68.6%)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255명(65.7%)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 95명(24.5%), 40대 34명(8.8%), 10대 4명(1%) 순이었다. 필기시험은 6월 22일이다. 시험 장소는 6월 10일 도교육청 누리집 공고문을 통해 안내된다. 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7월 중 면접시험을 거쳐 7월 26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재학 중인 학교 교직원 여자 화장실에 숨어 여러 차례 불법 촬영을 한 중학생이 소년부로 넘겨졌다. 제주경찰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제주지역 모 중학교 2학년 A군을 제주지방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A군은 지난 16일 오후 학교 교직원 여자 화장실 칸에 숨어있던 중 여교사가 옆칸으로 들어오자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몰래 촬영하다가 적발됐다. 당시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피해 교사가 A군을 발견했다. A군은 달아나다가 다른 교사에게 붙잡혔다. A군은 15일과 16일 양일간 교직원 여자 화장실 칸에 숨어 여러 차례 교사들을 상대로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등을 벌여 처음 신고한 교사 이외에 추가 피해 교사를 확인했다. 현재까지 불법 촬영 영상이 유포된 정황은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A군은 중학교 2학년으로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아동·청소년인 촉법소년에 해당한다. 제주도교육청과 해당 학교 등은 교사와 학생을 일단 분리 조치했으며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코로나19 유행기 백신을 맞고 12일만에 사망한 고(故) 이유빈씨의 가족들이 제주대 교육대학에 약정 기부했다. 23일 제주대에 따르면 제주대 교육대학은 지난 22일 사라캠퍼스 부총장실에서 고인의 아버지 이씨가 5년에 걸쳐 1500만원의 기부를 약속한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앞서 고인의 가족들은 제주대 발전기금재단을 통해 생전 고인이 재학했던 교육대학에 5년 약정으로 1500만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고인이 소속했던 교육대학 초등영어교육전공과 밴드 동아리 작은소리큰울림 소속 학생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기부약정 자리에는 사라캠퍼스 김희필 부총장, 김종우 교학처장, 고경희 초등영어교육전공 주임교수, 김지연 초등영어교육전공 교수, 신민건 초등영어교육전공 학생회장(3학년), 황창인 작은소리큰울림 동아리 회장(초등체육전공 3학년) 등이 참석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기부금이 유빈이가 몸담았던 교육대학 후배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유용하게 쓰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희필 부총장은 "모범적으로 대학 생활을 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이유빈양의 유가족에 다시 한 번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기부금은 유족이 원하는 대학 발전을 위해 소중히 사용될 것"이라며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고 이유빈씨는 2021년 7월26일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접종 4일만에 중증이상반응으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혈전증으로 백신 접종 12일만인 8월 7일 결국 숨졌다. 이후 사망과 백신 인과성 여부 판별을 위해 질병관리청 코로나19예방접종 피해조사반 심의가 진행됐으나 백신보다 다른 이유에 의한 가능성이 더 높은 경우를 뜻하는 '4-2 판정'을 받았다. 백신 부작용보다 루푸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뜻하는 '항인지질증후군'에 의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에 류머티스학회는 고인이 류머티스를 앓았을 가능성이 작고, 백신이 뇌경색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6월 유족들은 질병관리청의 심의 결과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제주도의회에서도 재심의를 건의하는 서한문을 김진표 국회의장에 전달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질병관리청이 고인의 사망과 코로나 백신과의 인과 관계를 인정하고 있지 않아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지난 2월 1일부터 시작한 2024년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개인주 매입이 올해 목표 대비 33.5%를 기록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2일까지 3350주(1600여 만원)를 매입해 올해 개인주 1만주 매입 목표 대비 33.5%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도는 1997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설립 당시 도민 주체 방식(개인주 출자)에 참여한 개인 주주들의 ‘장기 미배당’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개인주를 매입해 오고 있다. 도는 올 연말까지 개인주 매입을 추진한다. 남은기간 매입률을 높이기 위해 개인 주주들에게 안내와 홍보를 진행한다. 개인주 매도 의사가 있을 경우 도 관광정책과(064-710-3032) 또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064-735-1019)로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접수 방법은 개인주 매도 서류 일체를 우편(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224)으로 보내거나 직접 방문 제출하면 된다. 변덕승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매도 의사가 있는 주주에 대해 다각도로 안내와 홍보를 강화하고 개인주를 적극 매입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7억여 원을 투입(2020년 4억 9800만여 원, 2021년 25억800만여 원, 2022년 5억7400만여 원, 2023년 1억7500만여 원)해 76만8000여 주(1254명)를 매입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4ㆍ10 총선은 야당 압승과 여당 참패로 귀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75석, 여기에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진보당까지 포함하면 192석의 ‘거야’가 탄생했다. 총선에서 표출된 민의는 안정보다 견제와 변화였다. 선거기간 내내 정권심판론이 다른 이슈를 압도했다. 국민의힘이 ‘이(이재명)ㆍ조(조국) 심판론’으로 맞서며, 각종 초대형 공약을 쏟아냈지만 통하지 않았다. 여당의 참패는 집권세력 전체에 대한 심판 성격이 짙다. 국민은 소통과 타협을 외면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민의힘에 있어서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수행 지지도는 구조적 족쇄였다. 이태원 참사와 해병대 채 상병 순직 등 국가적 재난과 비극에 책임지는 이가 없었다. 오히려 해병대 외압 수사 의혹 피의자인 전 국방장관의 호주대사 임명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등으로 무책임 이미지를 키웠다. 고물가와 의정(醫政) 갈등 등 민생 현안 해소에도 실패해 불통ㆍ무능력 이미지를 더했다. 원내 1당이 된 민주당은 스스로 잘해서가 아니라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의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상당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영화 ‘파이트 클럽’ 초반에 꽤 흥미로운 ‘갈등과 협상’ 장면을 배치한다. 생각과 이해관계, 상황이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면 서로 부딪히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주인공인 ‘화자’도 영화 속에서 두번의 갈등 상황에 봉착하는데, 첫번째 갈등은 협상을 통해 무난하게 해결한다. 하지만 2번째 갈등은 해결하지 못하고 파국을 맞는다. # 갈등➊ = 주인공인 화자는 타인들의 극심한 고통을 보면서 자신의 고통을 시나마 잊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 타인들의 고통 ‘눈팅’에 나선다. ‘고환을 제거한 남자들의 모임’ ‘말기암 환자들의 모임’ ‘알코올 중독자 모임’ 등등이 그 대상이다. 그렇게 ‘고통의 메카’를 순례하던 주인공은 어느날 자신이 순례하는 온갖 고통의 메카에 말라(Marla)라는 저승사자 같은 눈화장을 한 여자가 자신과 똑같이 고통을 ‘눈팅’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주인공은 갑자기 자신의 치부를 들킨 것 같아 김이 새버리고 도무지 몰입이 안 된다. 짜증난 주인공은 말라를 붙잡고 협상을 시도한다. 주인공은 ‘우리 자꾸 마주치면 너도 불편할 테니 각자 모임 방문 요일을 정해서 서로 마주치지 않도록 하자’는 협상안을 제시한다. 말라는
3월에도 물가가 크게 올랐다. 2월, 3월 두달 연속 3%대 상승률이다. 3월 평균 상승률이 3.1%이지, 사과는 88.2%, 배는 87.8%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11.7% 뛰었다. 장보기가 무서울 지경에 이르면서 물가 문제가 총선의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 정부가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존 예산 434억원 외에 1500억원을 투입해 과일과 채소 등 21개 품목의 납품단가와 할인 판매를 지원했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긴급 농축산물 가격 안정 자금을 무제한, 무기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더 많은 돈을 풀어 농산물 가격을 낮추겠다는 뜻이다. 유통구조 개선과 이상기후 대응 등 중·장기적 대책 대신 즉각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재정 정책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 정부가 강조해온 ‘건전재정’ 기조와 배치된다. 정부의 각종 지원·할인 정책이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움직여야 할 수요를 자극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철 과일이 아닌 사과나 배의 가격 통제에 집중하면 제철 과일을 출하하는 농민에게 손해를 끼칠 가능성도 있다. 도매상 납품단가와 유
‘파이트 클럽’의 지도자 타일러 더든(브래드 피트)은 술집 지하실을 무단으로 점거해 파이트 클럽을 연다. 물론 간판을 내건 것도 아니다. 신입 회원들은 클럽 이름 그대로 그곳에서 회원들과 웃통을 벗어젖히고 맨주먹으로 1대1 ‘맞짱’을 뜬다. 상대가 항복을 선언하지 않는 한 서로 딱 죽지 않을 만큼 두들겨 팬다. 입술과 코가 터지고 눈두덩이 찢어지는 것은 기본이다. ‘록키’의 챔피언 경기만큼이나 처절하다. 사회와 가정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소외돼 그곳을 찾아온 회원들은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응어리를 폭발시킨다. 한쪽의 항복으로 난투극이 끝나면 그들은 피투성이가 된 얼굴에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도 무언가 응어리가 풀린 듯 서로를 껴안고 감격스러워한다. 무기력하기만 했던 자신들이 살아있음을 비로소 느낀다. 거듭되는 맨손 격투를 통해 회원들은 얼굴은 험악해지지만 두려움과 무기력을 떨쳐버린 당당한 ‘전사’로 거듭 태어난다. 몸 안에 충만한 파괴적인 에너지를 느낀다. 그들의 자신감 넘치는 파괴적인 에너지를 확인한 더든은 이제 비로소 자신이 기획한 파이트 클럽의 궁극적인 목표였던 도시파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가 됐음을 느낀다. 너절했던 깡패들이 ‘실미도’에서 특전사 지옥훈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서북청년단이 온 이후 섬주민들과 육지에서 온 사람들간의 감정은 격화되었다. ··· 주민들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무되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총칼에 개의치 않고 떨쳐 일어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원인 없이는 행동도 있을 수 없다.”(동아일보 1948년 11월11일자) 세상이 미친 듯이 돌아갈지라도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신문은 그래서 기록으로 전하는 역사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더욱 그 역사를 다시 짚어야 한다.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지 모를 일이 지금 횡행하기에 그렇다. 느닷없이 제주4·3 75주기를 맞아 제주란 무대에 등장하겠다는 ‘서북청년단’의 소식을 접하고 나오는 소리다. 무수한 양민들이 하루 아침에 제주란 공간에서 사라져버린 그 참혹한 비극을 추념하겠다는 시기에 나오는 황당무계다. 추념공간 어귀에서 그들이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금 현존하는 서북청년단(西北靑年團)은 2014년 9월 결성된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의 성과다. 그해 11월 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서북청년단을 재건했다.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건국을 방해했다.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사기(史記)』는 중국 고대 왕국으로부터 전한(前漢) 시기까지 중국 1000년 역사를 다룬 책이다.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이 기술했다. 총 130권 52만6500자에 이른다. 방대한 분량도 그렇지만 『사기』가 빛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천하 이치를 깨닫게 하는 역사서의 귀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사마천은 『사기』 마지막 편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정치 지도자의 통치 형태를 5개 등급으로 나눈다. “고선자인지(故善者因之), 기차이도지(其次利道之), 기차교회지(其次敎誨之), 기차정제지(其次整齊之), 최하자여지쟁(最下者與之爭)!” 풀이하면 이렇다. “가장 좋은 것은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순리(順理)의 정치며, 그 다음은 백성을 이익으로 이끄는 정치다. 그 다음은 백성을 가르치고 깨우치는 정치며, 그 다음은 백성들을 단속하여 가지런히 하는 정치다. 가장 못난 정치는 백성들과 더불어 다투는 것이다." 백성을 이해시키고, 스스로 따르게 할 일을 놓아두고, 오히려 백성과 갈등을 일으켜 고통스럽게 하는 통치 행태가 최악이라는 것이다. 그렇게도 자신이 없나? 무에 두려울 게 있다고 이리 호들갑을 떨어야 하는가? 이게 우리 존립의 근거인지 도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
‘위대한 제주시대를 연다.’ 1995년 6·27 지방선거에서 승리, 민선 1기 제주도지사에 오른 신구범 도정의 출발은 이 슬로건 하나로 함축됐다. ‘경쟁과 자존, 그리고 번영’이란 ‘서브 타이틀’이 붙은 그 슬로건이 던진 화두는 사실 위력적이었다. ‘변방사고’에 머물렀던 제주인들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고취했다. 게다가 그 시절 등장한 다른 민선 지방정부가 내세우는 ‘늘푸른~’·‘맑고 아름다운~’·‘행복한 ○○ 건설’ 등의 천편일률적인 구호와는 아예 수준을 달리했다. 관선 지사를 거쳐 53세의 나이에 민선 1기 제주도백으로 오른 신 전 지사의 발상과 구상은 사실 그 시절엔 획기적이었다. 삼다수란 브랜드로 먹는샘물 국내시장에 진출해 현재까지 부동의 1위 상품으로 키워냈고, 지금으로선 금자탑으로 불리는 제주국제컨벤선센터를 만들어냈다. 제주만의 대표축제이자 세계인의 축제로 기획된 ‘세계섬문화축제’ 역시 신구범 지사시절 작품이다. 제주도가 매해 1천억원에 가까운 로또복권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 역시 그가 지자체로선 처음으로 관광복권을 발행하는 기관의 지위를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98년 민선 2기 제주지사로 우근민 도정이 출범하자 슬로건은 바뀌었다. ‘
거지 구성원은 복잡다단하며 역사 속 거지 형상은 기이하기 그지없다. 색채 또한 각양각색이다. 불결하고 죄악으로 넘쳐난다. 그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곤궁에 있다.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하여 목숨을 연명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사람들이 걸었던 길이다. 지금도 여전히 가난을 견디지 못하고 거지가 된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거지왕국 중 점점 많아지는, 신비한 죄악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유혼(遊魂)은 거지 현상이 번식된 파생물이다. 거지 가사를 뒤집어쓴 범죄 무리로, 불량배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 찌꺼기들이 거지 단체 중에 갈수록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거의 주체가 되다시피 했다. 걸식이라는 명목을 가진 불량배요 범죄 집단이다. 바로 ‘직업 거지’다. 정당한 직업을 가질 수 있으면서도 직장을 구하지 않는다. 정당한 직업에 종사하지 않은 일부를 포함하는 ‘직업 거지’ 현상과 ‘거지 조직’의 형성은, 성격적으로 거지 집단을 완전하면서도 철저하게 사회문명이라는 유기체 내의 부스럼이요 악성 종기로 전락하게 만들었다. 그런 악성 종기는 여러 가지 사회범죄와 한 덩어리가 되었다. 함께 행동하고 의기투합해 인류문명사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사회의 악이 되어 버렸다. 거지 현상은 만연성이 지극히 강한 두려운 사회악이 되었다. 오랫동안 정리할 수 없었고 근절될 수 없었다. 빈곤 때문에 걸식해야만 하는 본래 의미에서, 거지가 끊임없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더 이상 중요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경제, 문화가 발달하지 않음에 있다. 문명 수준의 높고 낮음에 따라 파생된 범죄는 왕왕 그런 가사를 쓰고 그런 분야를 점유해 이용하면서 여러 죄악과 한 덩어리를 이뤘다. 거지의 논리 사유 당나라 때 대시인 두보(杜甫)에게 추숭 받았던 유명한 문학가 원결(元結)은, 자는 자산(次山)이요 호는 만랑(漫郞), 오수(聱叟)로 719년에 태어나 772년에 세상을 떠났다. 시문은 정치 현실과 백성의 고통스런 삶을 집중적으로 반영하였다. 원결은 전문 문장 『개론(丐論)』 한 편을 써서 거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했다. 원결의 대의는 이렇다 : 천보(天寶) 7년(748) 중원절(中元節)에 당시 경도 장안을 유람할 때에 거지와 교류하였다. 거지와 친교를 맺는 것이 너무 쌍스럽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 원결은 답했다. “옛사람들은 사는 곳에서 친구를 찾지 못하면 구름과 산을 벗으로 삼았고 이웃에 군자가 없으면 송백으로 벗을 삼았소. 군자와 함께하지 못하면 거문고와 술을 벗으로 삼았고 다른 나라를 두루 돌아다닐 때에도 군자를 만나기만 하면 교류하였소. 거지는 지금의 군자요. 그들과 벗을 맺지 못할까 염려될 뿐이요. 거지에게는 거지의 도리가 있소. 그 말 들어보셨소? 거지와 친구를 맺은 후 거지 친구에게 어떤 도리가 있느냐고 물으니 거지 친구가 답을 합디다.” “당신, 거지인 나와 친구를 맺었으니 부끄럽소? 세상에 부끄러워해야할 사람들이 많고도 많소! 모든 사람이 종실의 구성원이 되려고 구걸하오. 시집가기를 구걸하오. 명예와 지위를 구걸하고 남에게 안색을 구걸하지요. 심지어 부끄러움을 모르는 가노와 비녀처럼 권세가들 앞에서 무릎 꿇고 구걸하기도 하지요.……더 심한 것은, 구하는 것이 있어 다른 집의 노복을 에워싸 뱅글뱅글 돌면서 구걸하기도 하오. 목숨을 보전하려고 고관 희첩(姬妾)의 치마 아래 엎드리기도 하오. 종묘에는 구걸하지만 얻지 못하지 않소? 처자를 구하지도 못하면서 말도 못하지 않소.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데 어찌 부끄럽다 하지 않겠소! 거지는 남이 버리는 옷을 구걸하고 남이 버리는 음식을 구걸하오. 지팡이 짚고 길거리에서 구걸할 뿐이요. 천하의 사람과 같이 되고자 할 따름이오. 그렇지 않다면 세상에 어찌 낯짝을 내밀 수 있겠소. 의복과 음식을 구걸하는 것은 가난하기 때문이오. 가난해서 거지가 된 것이니 부끄러운 마음은 없소. 행동도 다른 사람과 같소. 다르지 않소. 이것이 군자의 길이오. 군자가 어찌 완전무결하기를 바라겠소? 다행히도 산림에 있지 않고 오지병과 지팡이를 가지고 있으니 거지와 같은 모양을 하고 거지의 언어를 배우며 거지와 만나고 있는 것이오. 거지가 부끄럽지 않소.” 원결은 거지의 말을 듣고 「개론(丐論)」을 써서 “「시규(時規)」를 보충하였다”라고 하였다. 이 글은 거지의 말을 빌려 당시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당시의 사회병폐를 질타하는 「개론」을 보면, 본래 의미를 유지하면서 가난해서 걸식하게 된 거지의 인격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치가 정당하며 날카롭고 엄숙한 말 중에 거지의 역사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드러내고 있다. 당나라 때에, 적어도 원결이 살고 있던 당시에는, 어리석은 황제 이륭기(李隆基)가 정권을 잡고 있던 천보 연간에는, 중국의 거지 단체는 기본적으로 빈곤 때문에 길거리를 떠돌아다니며 걸식하게 된 백성이었다. 본래 뜻대로의 거지, ‘정종(正宗)’ 거지다. 적어도 그때에는 불량배가 아직 거지의 중심 구성원이 되지 않았다. 악한이나 도둑, 무뢰배들이 거지 왕국에 부정적인 수단으로 주도 지위를 차지하지 않고 있었다. 거지 단체의 구성원은 당(唐)대와 오대(五代)에 처음으로 범죄단체와 같은 성격으로 추락하기 시작하였다. 송(宋), 원(元)을 거쳐 명(明), 청(淸)대에 이르면 두르러졌다. 이전 사료에서 찾을 수 있는 거지의 자료를 보면, 거지와 관련된 여러 이문취사나 거지의 덕행 이외에 비교적 많은 부분은, 가난 때문에 사방으로 흩어질 수밖에 없었던 거지들이 어떻게 세상에서 경시받고 모욕당했는지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백신은 항생제와 더불어 인류를 심각한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켜준 혁신적인 발명품이다. 백신은 인간에게 특정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면역력을 갖도록 투여하는 의약품이다. 물론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에게도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백신 접종 시에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특정 병원체를 그대로 사람에게 주사하면 진짜로 감염되어서 병에 걸리거나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성이 없는 유사한 물질이 백신으로 사용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가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것은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여 개체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다. 병원체는 세포벽이나 단백질 껍질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인체의 면역 체계는 병원체의 내부가 어떤지 들여다 볼 방법이 없다. 따라서 우리 면역 체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바깥 껍데기에 붙어있는 단백질이 사람의 것이 아니면 적으로 인식하여 공격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껍질에 있는 단백질을 항원이라고 하고, 항원이 우리 인체에 들어오면 적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항체가 만들어져서 항원을 제거하는 것이 면역이다. 특정 병원체의 껍데기 조각이나 단백질을 백신으로 사용하면 유전자가 없기 때문에 감염력은 없지만 우리 면역 체계를 자극하여 항체를 만들어낸다. 백신을 맞은 이후에 같은 병원체에 노출되더라도 백신에 의해 만들어진 항체가 즉각적으로 대응하여 해당 바이러스나 세균이 인체에서 증식하기 전에 제거하므로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모든 바이러스와 세균의 껍데기는 자신만의 고유한 항원 단백질을 가지고 있고 이것에 대응하는 항체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백신은 오직 한 종류의 병원체에 대해서만 면역력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전염병이 나타날 때마다 그것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이다. 백신이 없던 시대에는 전염병에 예방이라는 개념은 없었고, 전염병이 돌면 개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감염 여부가 결정되고 병에 걸리면 낙후된 의료 수준으로 인해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였다. 백신의 개발은 인류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항하는 효과적인 무기를 제공하여 전염병 예방과 수명 연장이라는 놀라운 선물을 안겨 주었다. 인류 최초의 예방접종에는 천연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사용되었다. 조선시대에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위험한 재앙으로 호환, 마마, 전쟁을 꼽는데, 호환은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것이고, 마마는 천연두(두창)를 뜻한다. 그만큼 천연두는 어린아이들의 목숨을 많이 앗아간 치명적인 전염병이었고, 설사 감염되었다가 낫는다고 하여도 얼굴에 수포가 생겨 곰보가 되는 불행을 가져왔다. 기원 전 이집트에서도 천연두가 발병했다는 증거가 있고, 20세기 들어서도 최소 3억명이 천연두로 목숨을 잃었다는 보고가 있다. 천연두가 워낙 위험한 질병이다 보니 15세기 중국에서는 천연두 환자의 상처 딱지나 고름을 가루로 만들어 코로 흡입하게 하여 천연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가지도록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들어가서 실제 천연두에 걸리는 위험한 일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18세기에 영국 의사인 제너는 자기 동네에서 소젖을 짜는 일을 하는 여성이 우두(소 천연두)에 걸리고 난 후에 사람을 전염시키는 천연두에는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를 감염시키는 우두 바이러스는 천연두 바이러스와 구조는 유사하지만 사람에게는 병원성이 매우 낮아 위험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우두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접종하여 천연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하는 종두법을 백신이 과학적으로 적용된 최초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 말에 지석영 선생이 종두법을 도입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19세기 파스퇴르에 의해 광견병과 탄저병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면서 본격적인 백신의 시대가 열렸다. 백신으로 실제 살아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사용하면 전염병에 걸리게 되기 때문에 △병원체를 열이나 화학 약품으로 처리하여 죽이되 껍데기에 있는 항원 단백질은 남아있는 사균 백신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살아는 있는데 인체에 해가 없을 정도로 약하게 만든 약독생균 백신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의 독성은 없애고 항원 단백질은 갖는 톡소이드 백신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또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적으로 인식하여 면역력을 갖게 하는 것이 결국 껍데기에 있는 항원 단백질이므로 이것만 따로 분리해서 백신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유전공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유전자로부터 대량으로 항원 단백질을 생산하여 백신으로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백신 중에 mRNA 백신은 기존의 백신과는 다른 과학적 원리를 활용하여 만들어 지는데 코로나 백신과 진단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뤄보려 한다. 백신은 전염병의 확산을 막는 강력한 무기이다. 예방접종이 이루어 지면서 천연두는 인류가 최초로 완전히 박멸한 질병이 되었다. 1980년 5월에 WHO(세계보건기구)는 천연두 근절을 선언하였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천연두 예방접종을 하지 않게 되었다. 천연두 외에도 홍역, 결핵, 수두 등의 전염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백신이 개발되고 예방접종이 이루어 지면서 이제는 감염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물론 결핵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다시 결핵에 걸리는 경우가 있듯이 백신이 모든 사람에게서 해당 전염병을 100% 예방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천연두, 홍역, 소아마비와 같이 백신이 없던 시대에 치명적이었던 전염병들이 현대에서는 거의 발병하지 않는 데에서도 백신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들은 전염병에 취약하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소아국가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소아국가예방접종은 국가에서 필수적으로 권장하는 것으로 B형 간염, 결핵,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폴리오, 폐렴구균, 로타바이러스, 홍역, 풍진, 수두, A형 간염, 일본뇌염 예방접종 등이 여기에 들어간다 백신이 전염병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아무리 얘기하여도 코로나의 사례를 예로 들며 백신을 맞아도 다시 걸리더라 또는 부작용이 심하다더라 하면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한번 맞으면 인체의 면역 세포가 그것을 적으로 기억하고 항체를 만들어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번 접종으로도 병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백신을 맞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병원체에 대한 면역 세포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항체의 양도 점점 줄어드는 경우가 있어 몇 차례 예방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계속 일으키기 때문에 껍질의 항원 단백질의 구조가 바뀌어 기존의 항체가 인식하지 못하게 되므로 바뀐 항원에 대한 백신을 다시 맞아야 한다. 그래서 독감 백신도 해마다 맞는 것이고 코로나 백신도 새로운 돌연변이가 나타날 때마다 맞는 것이다. 백신은 임상 시험을 거쳐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우리 몸에 원래 존재하는 물질이 아닌 것을 인체에 넣기 때문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 증상은 경미하고 지속 시간도 짧다. 사람의 체질과 상태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하여 예방접종은 반드시 병원에서 하게 되어 있고, 일정 시간을 머무르게 하면서 지켜보게 하고 있다. 간혹 사람에 따라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백신을 맞았을 때의 이점이 부작용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권하는 것이다. 하지만 면역 억제치료를 받고 있거나 백신에 사용되는 항원이나 첨가제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백신을 맞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백신 접종은 전염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보호해 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집단 내에 면역을 가진 개체수가 많아질수록 전염의 고리가 끊어져서 백신을 맞지 못하는 사람들도 보호할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백신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되게 백신의 유통과 보관 과정이 철저히 관리되어야 하고, 부작용 발생 시에 그 원인을 파악하여 적절한 대책과 보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동청 교수는? =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생화학과 이학석사 및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상㈜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순천제일대 조교수, 영국 캠브리지대 방문연구원,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청운대 인천캠퍼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식품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
‘이식위천(以食爲天)’,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는 말이다. 옛 중국인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았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의식주가 부족해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다면 구걸하게 되고 거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거지에 관한 여러 가지 조사의 대부분은 이런 상황에 주의하고 있다. 현장에서 여러 가지 구걸하는 추태를 대면했을 때 그들에게 물었다. “당신이 이렇게 구걸하는데, 가장 기초적으로 가지고 있어야할 체면도 없고 염치조차도 필요 없다는 말이요?” 대답은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 단순하고 명쾌하였다. “배고픔을 참을 수 없는데 체면을 살필 겨를이 어디 있단 말이요. 체면을 생각하면 굶어 죽고 얼어 죽게 생겼는데, 이런 상황까지 이르렀는데 체면이 뭐가 필요하오!” 이런 솔직한 대답을 들으면 사람들은 놀라면서도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논리에 맞는다고 생각하여 그들을 동정하게 된다. 그런데 거지의 다른 면을 보면 어떻게 될까. 돈을 위해서는 어떤 나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돈이 생기면 주색잡기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한다. 먹고 마시며 오입질도 하고 도박도 한다. 매우 많은 거지들이 때때로 놀랄만한 금액을 집에 붙이기도 한다.……말문이 막힌 나머지 분개하고 비할 수 없는 증오에 온몸이 떨릴 수도 있다. 그러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이 그 가련한 얼굴과 사람 마음을 떨리게 만드는 애걸복걸하는 말을 듣게 되면 다시 측은지심이 생겨나서, 자기 자신은 물건 살 때에 재삼재사 고려하면서 쓰지도 않았던 돈을 꺼내 한꺼번에 그 떨고 있는 지저분한 손에 쥐어주게 된다. 아! 사람 천성이 본래 선하다는 것은 그렇게 기이하고도 교묘하다. 길을 잃은 그 죄악의 영혼은 그렇게 가증스러운 마력(魔力)을 갖추고 있음이니. 누가 알겠는가, 그 배후에 때때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죄악 중에 당신 도움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런 죄악은 당신이 생활하는 사회 치안환경을 오염시키고 파괴하고 있다. 선량한 공공생활 질서를 오염시키고 파괴하고 있다.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것은 사회 환경의 악순환이다. 궁하면 생각이 바뀐다는 다른 면 : 가난은 비웃어도 창녀는 비웃지 않는다 모택동은 50년대에 유명한 논점을 발표하였다. “중국 6억 인구의 명백한 특징은 일궁이백(一窮二白)1)이다. 그것은 나쁜 일이라 볼 수도 있으나 사실은 좋은 일이다. 궁하면 생각이 변하여 일을 처리해 나가고 혁명을 한다. 한 장의 백지는 부담이 없다. 가장 새롭고 가장 아름다운 문자를 쓸 수 있고 가장 새롭고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 사상은 일찍이 빈곤대국인 중국이 자력갱생하고 간고분투 하도록 고무하여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지만, 실제는 빈곤을 영광으로 알고 궁핍을 즐거움으로 여기는 ‘궁과도(窮過渡)’2)현상이다. 분명한 ‘아Q정신’인, 거지 철학으로 변질되었다. ‘문화대혁명’ 이래로 수많은 의식주의 거지와 정신적인 거지가 터져 나왔다. 한쪽은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른 쪽은 시원시원하게 타인에게 희사하면서 스스로 만족해했다. 동시에 스스로 봉쇄하면서 아무도 그 오묘함을 알 수 없는 역사 여정을 연출해냈다. 중국에는 가장 두려운 문화 현상이 하나 있다. “가난은 비웃어도 창녀는 비웃지 않는다.(笑貧不笑娼)” 구걸은 부끄러워도 몸을 파는 것은 부끄럽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가치관은 직접적으로, “궁하면 사상이 변한다”라고 하는, 옳고 긍정적인 사상과는 다른, 상반된 한 면을 이끌어 냈다. 가난도 범죄가 자생하는 토양의 하나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빈곤하더라고 빈곤한 패기가 있다(窮有窮志氣)”라고 하거나, “빈곤한 사람도 자연히 빈곤한 자의 기개가 있다”라고 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가난은 비웃어도 창녀는 비웃지 않는다"라고 영락과 죄악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비정상적인 변태심리요 인격 왜곡이며 자포자기다. 이 모든 것은 중국인이라면 다 알고 있는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요 현실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곤궁도 범죄를 양산하는 토양 중 하나다. 이런 ‘곤궁, 빈곤, 가난’은 경제적 빈곤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 빈곤도 포함한다. 이는 사회생활의 잠재적 위기 중 하나다. 거지의 발생과 내막에는 그러한 역사적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가 심도 있게 성찰하여야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중국은 인구가 많은 농업문명의 역사가 오랜 나라, 고국(古國)이다. 비록 역사상 몇 번의 번영을 구가한 태평성세가 있기는 했지만 빈곤과 낙후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귀의 어두운 그림자처럼 그 오래되고 낡은, 신주(神州) 대지를 배회하였다. 빈곤의 악마는 오랫동안 역대 중국인들이 끊임없이 경건하게 계속적으로 올리는, 결코 낮아져 본 적이 없는 제사의 향불을 마음껏 향유하였다. 그렇기에 빈곤은 느긋하게 흩어지지 않고 연속되어 왔다. 역사적으로 농업문명으로 유명한, 농사짓기를 생업으로 삼고 살아나가는, 경식(耕食) 위주의 대국이 매번 전쟁의 봉화가 끝이지 않고 홍수가 온 땅을 할퀴며 천재가 세상을 뒤덮을 때마다 맨 먼저 환란을 당하는 부류는 농민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도시와 시골의 빈민이었다. 다행히 도탄에 빠지지 않은 농민은, 생계를 유지하려고 처자를 데리고 황망하게 고향을 버리고 타향으로 피난길에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 죽이라도 먹으려고 자녀를 팔기도 했다. 처자와 생이별해 각자 살 길을 찾아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면서 대량으로 가장 기본적인 거지 자원이 생겨났다. 거지 무리 속에는 곤경에 빠진 궁핍한 농민이 대다수였다. 걸식하면서 근근이 목숨을 부지하니, 심리적 부담이 가중되어 왜곡된 심리가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고유한 인격의 존엄이 손상되었다. 남세스럽고 낯을 들 수 없는 불운한 삶을 그 누가 원하겠는가! 곤궁은 늘 거지와 동반하였다. 궁핍은 생각만하여도 전율하게 만드는 글자였다. 빠져나갈 길만 있다면 절대 비천하게 생계를 꾸리지 않을 것이다. 누가 먹을 것을 구걸하는 거지 떼와 같이 지내겠는가. “가난은 비웃어도 창녀는 비웃지 않는다”라는 말은 이러한 심리상태가 비틀린 의식이다. 양가 부녀자가 창기가 된다는 것은 실제 육체를 팔고 인격을 파는 특화된 걸식의 한 방식이다. 창기의 실제 수입은 자신과 가족이 지불하는 대가에 결코 미칠 수 없지 않은가.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 첫째는 빈궁, 둘째는 공백 상태 ; 기초가 박약하다는 말로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문화적으로 공백상태에 있음을 가리킨다. ‘궁(窮)’은 농·공업이 낙후된 것, ‘백(白)’는 문화·과학 수준이 낮은 것을 뜻한다. 1956년 4월, 모택동(毛澤東)이 ‘10대 관계를 논함(論十大關係)’이라는 연설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이 선진 제국에 비하여 낙후된 것을 표현한 말로, 이러한 공백 상태는 오히려 장래의 창조성과 발전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에서 썼다. 다시 말해, 당시 모택동은 중국 상황은 첫째가 경제적 궁핍이고 둘째가 문화적 백지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기 위하여 모든 인민이 자발적으로 사회주의 건설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 ‘가난한 상태에서 공산주의 사회로 넘어가다’라는 의미다. 20세기 50년대 말에 나타난 중국 정부의 극좌적인 정치 현상을 말한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고광표 작가의 '돌하르방이 전하는 말'입니다. 제주의 상징이자 제주문화의 대표격이나 다름 없는 석상 '돌하르방'을 통해 '오늘 하루의 단상(斷想)'을 전합니다. 쉼 없이 달려가는 일상이지만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기를 원합니다. 매주 1~2회에 걸쳐 얼굴을 달리하는 돌하르방은 무슨 말을 할까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일 허젠 허난 속아수다" (일 하려고 하니 수고했습니다) "Thank you for your hard work." ☞ 고광표는? = 제주제일고,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 건축대학원과 이탈리아 플로렌스(Pre-Arch )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다. 건축, 설치미술, 회화, 조각, 공공시설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며 예술가다. 그의 작업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에 익숙한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Shame and Guilt’ 등 현 시대적인 사회의 표현과 감정의 본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