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오는 16일까지 최고 60㎜의 비가 내리는 등 이번 주 후반까지 흐린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는 이날부터 오는 16일 늦은 오후까지, 다시 오는 17일 저녁부터 18일 낮 사이 곳에 따라 가끔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16일 늦은 오후까지 10~60㎜, 17일 저녁부터 늦은 밤 사이 5~10㎜다. 16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도로가 미끄럽고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질 수 있어 교통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산지에는 낮은 구름 영향으로 가시거리 500m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이날 오전까지 전라권 내륙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발생해 일부 항공편 운항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하늘은 16일까지 흐리고, 17일과 18일에도 대체로 흐린 날씨가 이어지겠다. 기온은 평년(최저 14~16도, 최고 21~24도)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26~28도, 16일은 아침 최저 22~24도·낮 최고 26~29도, 17일은 아침 최저 22~23도·낮 최고 27~28도, 18일은 아침 최저 22~24도·낮 최고 24~28도로 예보됐다.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과 해안가 안전사고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오늘 제주 해안에는 너울성 파도가 백사장으로 강하게 밀려오거나 갯바위·방파제를 넘는 곳이 있겠다"며 "16일 제주 해상과 남해서부 먼바다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으니 해상 안전사고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66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의 마약류가 제주 해안에서 발견돼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15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추석 연휴였던 지난 7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 인근에서 마약으로 의심되는 포장 물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물체는 벽돌 형태의 포장지로 싸여 있었고, 겉면에는 한자로 ‘茶(차)’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 해당 물체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된 마약류 '케타민'으로 확인됐다. 케타민은 원래 전신마취제로 쓰이지만 오남용 시 환각과 호흡 억제, 경련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발견된 케타민은 모두 20㎏으로 1회 투약량(0.03g) 기준 66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첫 신고자인 성산읍 바다환경지킴이는 지난달 말 해당 물체를 수거했다. 그는 "너무 무거워 이상해 개봉해보니 수상한 알들이 있었고, 벽돌 크기로 20뭉치 정도였다"고 전했다. 해경은 포장지에서 확보한 증거물에 대해 국과수에 DNA 검사를 의뢰하고, 미국 마약단속국(DEA) 등과 공조해 국제 마약조직과의 연관성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해경 관계자는 "수사전담반을 구성해 발견 지점 인근 해상을 수색하고 있다”며 “유입 경로와 유통 가능성 등 전반적인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10월 중순에 들어선 제주도 남부 서귀포에서는 아직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4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서귀포(남부)의 일 최고기온은 32.3도로, 이 지점에서 1961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0월 기록으로는 가장 높았다. 이 밖에도 강정 29.5도, 상예 29.1도, 남원 29도, 안덕면 화순 28.1도 등 서귀포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기온이 나타났다. 그 외 지점은 이날 낮 최고기온이 성산(동부) 26.9도, 고산(서부) 26.2도, 제주(북부) 25.8도 등을 기록했다. 서귀포에서는 일 최고기온이 지난 12일 31.7도(2위), 7일 31.3도(3위)를 기록하는 등 이달 들어서도 낮 최고 30도 안팎의 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전날 저녁에서 이날 아침 사이 서귀포 최저기온은 25.5도로, 밤사이 최저 25도를 웃돌았다. 이 지점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늦은 시기에 발생한 열대야다. 서귀포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열대야가 2번 나타나는 등 올해 열대야일수가 79일에 달하고 있다. 앞서 전날에는 제주(북부) 지점의 일 최고기온이 관측 이래 10월 기록으로는 5위에 해당하는 31도까지 오르기도 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제주의 기온이 15일 27∼28도, 16일 26∼29도까지 오르는 등 평년보다 높겠다고 예보했다. 또 16일 늦은 오후까지 곳에 따라 가끔 비가 내리겠으며, 특히 16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의 한 금은방에서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중국인 3명이 사건 발생 약 2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15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0분 제주시 노형동 한 금은방에서 중국인 남성 3명이 손님을 가장해 매장에 들어선 뒤 점원이 다른 곳을 보는 사이 귀금속을 훔쳐 도주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동선을 분석하고 도주 경로를 추적한 끝에 사건 발생 약 2시간 만에 제주공항에서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64회 탐라문화제의 핵심 행사인 탐라퍼레이드가 심사 방식 변경을 둘러싸고 참가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주민이 주인공'이라는 축제의 취지가 무색하게 총체적 난맥상을 노출했다. 13일 <제이누리>취재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제주시 칠성로 일대에서 열린 탐라퍼레이드는 예년처럼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각 읍면동 민속보존회와 단체들이 전통 복식과 퍼포먼스로 거리를 가르며 행진했고, 시민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그러나 행진이 끝날 무렵, 현장 분위기는 달라졌다. 퍼레이드 참가자 상당수가 심사 대기 문제를 호소한 것이다. 올해 주최 측인 한국예총 제주도연합회는 기존의 행진 중 심사 방식을 폐지하고, 별도로 마련한 탑동해변공연장 무대에서 팀당 3분간 공연을 펼치는 방식으로 심사가 이뤄졌다. 24개 팀이 참여한 이번 경연에서 참가자 일부는 수 시간 동안 대기해야 했고, 일부는 공연 시작 전부터 식사조차 하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 한 참가자는 "퍼레이드를 위해 오후 1시 반부터 모여 있었는데 밤 9시가 넘어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며 "무대 하기도 전에 기다리다 지칠 판이다. 이런 방식이라면 축제의 흥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용담1동 주민은 "이대로라면 밤 9시가 넘어서야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며 "어르신들까지 저녁도 거른 채 굶으며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사 구조도 도마에 올랐다. 무대 위에 앉은 심사위원을 향해 참가자들이 공연을 펼치는 방식 탓에 객석 시민들은 공연자의 '등'만 바라봐야 했다. 현장을 찾은 김모씨(37·삼도동)는 "축제라고 해서 찾아왔는데 퍼레이드를 마친 참가자들이 지쳐 길바닥에 앉아 있고 정작 공연은 관객이 아닌 심사위원을 향해 등지고 있다"며 "무엇을 위한 축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축제 상징물인 '덕판배(배 모양 조형물)'도 논란을 빚었다. 주최 측은 4500만원을 들여 제작한 대형 조형물을 포토존으로 활용하고 야간 관광 활성화를 꾀했지만 실제로는 유동 인구가 적은 도로변에 설치돼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초 공연장으로 옮겨 전시할 계획도 운송 과정에서의 파손으로 무산됐다. 주최 측 관계자는 "경연 방식은 사전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이라고 설명했지만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수백 명이 장시간 대기하는 상황까지 합의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탐라문화제는 올해로 64회를 맞았다. 공동체의 전통과 힘을 기리는 자리라는 본래 취지는 여전했지만 평가 중심의 행사 기획이 주민 참여형 축제의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SK U-18 유소년팀 소속 골키퍼 허재원이 오는 11월 열리는 2025 FIFA U-17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발표한 최종 명단에서 제주SK 유스 소속 허재원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17 대표팀은 오는 11월 3일부터 27일까지 카타르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해 멕시코, 스위스, 코트디부아르와 함께 F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허재원은 오는 16일 천안축구종합센터에서 대표팀에 소집돼 21일까지 국내 최종 훈련을 소화한 뒤, 24일 두바이 전지훈련을 거쳐 본선 무대에 오른다. 허재원은 "제주SK 유스 출신으로 세계 무대에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돌아와 제주SK에서 발전을 거듭하며 뛰어난 선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는 24개국이 참가하며 조별리그 상위 팀들이 토너먼트로 진출해 세계 정상 자리를 놓고 격돌할 예정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의 과거와 오늘을 조명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제주 곳곳의 발자취입니다. 21세기인 지금과 1970.80년대의 풍경이 대조됩니다. 그동안 제주는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제주도청의 기록자료를 매주 1~2회에 걸쳐 여러분들에게 선보입니다./ 편집자 주
4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 디지털 관광증 '나우다'(NOWDA)를 발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관광공사는 전날 기준 관광객 4만500명이 제주 나우다를 발급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제주 나우다는 지난 8월 11일 본격적으로 가입을 받기 시작한 이후 한 달여만인 9월 중순께 2만명 넘는 관광객이 발급받았다. 또다시 한 달도 안 돼 4만명을 넘어섰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2일까지 17차례에 걸쳐 제주국제공항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나우다'를 홍보하고, 경품 행사 등을 통해 발급을 유도했다"며 "올해 추석 연휴가 길었던 만큼 더 많은 관광객에게 홍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주 나우다는 제주 관광에 멤버십 개념을 도입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제주를 찾는 만 14세 이상 내국인 관광객에게 발행된다. 네이버페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QR 코드 스캔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첫 발급 시 보전·공존·존중으로 대표되는 '제주와의 약속'을 서약해야 한다. 나우다를 발급받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현재 관광지·체험시설·식음료·소품 가게 등 160여 개 사업체에서 10% 이상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도와 공사는 향후 나우다를 단순한 할인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관광객의 자발적 참여 기반 멤버십 체계로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나우다 플랫폼과 쓰담달리기(플로깅), 고향사랑기부, 탐나는전 등과의 시스템 연결을 추진하고 '지속가능 제주' 가치에 부합하는 관광객 활동에 대해 마일리지를 부여하는 '제주 사랑 마일리지(가칭)'를 도입할 예정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을 대기업이 빼앗아 사용하는 이른바 '기술 탈취'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주맥주가 연루된 '곰표 밀맥주' 분쟁이 대표적인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진행 중인 '기술분쟁조정제도'는 도입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비례대표)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술분쟁조정제도가 시행된 2015년부터 지난 달까지 기술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신청은 256건이었지만 실제 조정이 성립된 건은 58건(22%)에 그쳤다. 같은 기간 '피신청인 조정 의사 없음', '사실 확인 불가' 등의 이유로 조정이 중단된 건수만 113건에 달했고 조정안이 제시됐음에도 당사자 간 합의에 실패해 불성립된 건도 58건이었다. 피해 기업이 어렵게 절차를 밟아도 상대방이 응하지 않거나 지연하면 제도가 무력화되는 구조다. 대표적인 사례가 곰표 밀맥주 분쟁이다. 대한제분은 2020년 중소기업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곰표 밀맥주'를 출시했지만 2023년 계약을 종료한 뒤 새로운 파트너로 제주맥주를 선정해 '곰표 밀맥주 시즌2'를 내놓았다.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이 자사의 기술을 제주맥주 측에 전달했다고 주장하며 사업 방해를 이유로 기술분쟁조정을 신청했고, 이 사건은 현재까지도 조정 절차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조정 절차가 사실상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상대방이 조정안 이행에 응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나 강제 수단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정부가 기술 탈취 근절을 외치면서도 정작 조정 단계에서 아무런 수단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조정 불성립 사건에 대해서는 비식별화된 사건 요지와 경과를 공표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조정안에 준사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국내 맥주 시장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키워온 제주맥주가 대형 기업과의 협업 과정에서 불거진 법적·제도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근무시간 음주 소동과 사법거래 의혹에 휩싸인 제주지방법원 소속 판사 3명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앞서 증인으로 지정된 현직 법관들이 잇따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만큼 실제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14일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하남시갑)실에 따르면 법사위는 오는 20일과 21일 열리는 국정감사에 제주지방법원 전·현직 부장판사 3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 중 올해 초 수도권으로 전보된 A부장판사는 지난해 룸살롱 접대 의혹과 변호사와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으로 20일 출석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 또 다른 부장판사 2명은 근무시간 음주 소동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오는 21일 국감에 출석하도록 통보를 받았다. 특히 A판사는 지난 13일 국감장에서 실명이 거론되며 도마에 올랐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중랑구갑)은 당시 A판사와 B변호사 간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사법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서 의원이 공개한 지난해 12월 11일 대화에서 B 변호사는 "오늘 2차는 스윽 애기 보러 갈까?"라고 제안했고, A판사는 "아유, 좋죠, 형님"이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고교·대학 선후배 관계로 알려져 있다. 특정 사건과 관련해 유리한 판결을 약속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대법원은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B변호사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청탁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최진수 대법원 윤리감사관을 향해 "국민이라면 유죄 증거로 쓰일 자료가 왜 법관에게만 면죄부가 되느냐"고 따져 물었으나 두 사람 모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증인 명단에 오른 다른 판사 2명은 근무시간 중 술을 마신 뒤 노래방에서 소란을 피워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앞서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판사를 비롯한 현직 법관들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만큼 제주 판사들의 실제 출석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사위 관계자는 "현직 법관들의 국감 증언 출석은 늘 민감한 사안"이라며 "사법부 독립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풍력발전기 아래서 RE100(재생에너지 100%) 캠핑과 요리를 체험해볼 수 있는 축제가 제주에서 펼쳐진다. 제주도는 오는 18, 19일 이틀간 제주시 동복·북촌풍력발전단지에서 'RE100 캠핑·쿡 페스타'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올해 행사는 지난해 전국 처음 선보인 'RE100 캠핑'에 'RE100 쿡 페스타'를 더해 규모를 확대했다. 사전 신청한 참가자 300여명은 오는 18일 오후 5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동복·북촌 풍력발전기에서 생산한 전력 100%로 운영되는 캠핑장에서 1박 2일을 보낸다. 차량전력공급(V2L·Vehicle to Load) 기술을 탑재한 전기버스에서 체크인을 하고, 전기차와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BESS)가 공급하는 재생에너지로 조명을 밝히고 요리한다. 특히 올해는 제주 드림타워가 사회공헌 활동으로 마련한 지역 로컬푸드와 전기조리 기반 저탄소 메뉴를 활용한 친환경 다이닝이 제공된다. 이밖에 환경 다큐멘터리 '씨그널: 바다의 마지막 신호' 상영과 제주 밴드 '단디'의 RE100 공연, OX 퀴즈를 통한 탄소중립 정책 홍보도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전기자전거를 활용하고 다양한 미션을 통해 크레디트를 적립해 지역 RE100 기업 상품으로 교환하는 '탄소마켓'도 체험한다. 곶자왈 투어, 안돌오름 트레킹 등 제주 자연을 활용한 친환경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19일에는 친환경 차량의 전력 공급을 활용해 지역 RE100 기업에서 생산한 계란과 우유로 친환경 요리를 체험하는 'RE100 쿡 페스타'가 열린다. 가족 단위 참가자 50팀이 RE100 달걀 등 지역 친환경 식재료로 요리 체험을 한다. 쿠킹런(식재료 보물찾기), 무전력 나무 놀이, 업사이클링 체험 등 어린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쿡 페스타는 캠핑 행사와 별개로, 별도 사전 신청 없이 19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누구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제주개발공사, 제주관광공사, 제주에너지공사가 함께 진행하며 제주도, 현대자동차, 우진산전, VPPlab, 마을회, 애월아빠들, 제주우유, 제키스 등이 협력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RE100 캠핑·쿡 페스타는 생활 속에서 청정에너지의 가치를 직접 체험하며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장"이라며 "에너지 전환과 지역 상생을 조화시킨 참여형 축제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삼다수를 생산·유통하는 제주개발공사가 5년 연속 '인권경영시스템(HRMS)' 인증을 취득했다. 15일 제주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인권경영시스템'은 UN 국제인권선언과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경영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ISO 표준에 맞춰 한국경영인증원(KMR)이 개발한 인증 제도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2021년 도내 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해당 인증을 취득한 뒤 매년 인권 존중 문화 확산과 인권경영 체계 고도화에 힘써왔다. 이러한 노력이 인정돼 올해까지 5년 연속 인증을 유지하게 됐다. 특히 제주개발공사는 ▲피해자 중심의 인권침해 구제절차 고도화 ▲이해관계자 참여를 통한 인권경영헌장 개정 및 확산 ▲내·외부 인권경영 협력체계 구축 및 문화행사 운영 ▲공급망 대상 인권 리스크 점검 강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인권은 모든 경영 활동의 기본 원칙이자 지속가능한 발전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도민과 협력사,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인권 친화적 경영을 통해 공공의 신뢰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 일도2동은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고마로 일대와 신산공원 북측광장에서 '제10회 고마로馬(마)문화축제'를 연다. 고마로마문화축제는 조선시대 국영목장이었던 일도2동 고마장의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며,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일도2동의 대표 축제다. 일도2동고마로마문화축제추진위원회의 주최·주관으로 '말을 통해 세대를 잇다'라는 주제 아래 제주 전통 말 문화를 기념하고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축제 첫날에는 고마로 거리에서의 홍보와 더불어 '고마로, 말을 잇다'를 주제로 한 창작극과 개막식이 열린다. 지역 학생들의 음악회도 열린다. 둘째 날에는 어린이 사생대회, 고마로 가요제, 말고기 경매 등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거리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자치경찰단 기마대, 풍물단, 시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가장행렬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지막 날인 19일엔 말고기 경매를 비롯해 문화 공연 등 이벤트가 준비된다. 이 외에도 승마 체험, 말 먹이 주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고마로마문화축제는 2014년 첫 개최 이래 매년 많은 주민과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2023년부터 올해까지 제주도가 선정한 유망축제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고대환 일도2동고마로마문화축제추진위원장은 “이번 축제가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제주 말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나아가 제주 말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2005년부터 이어온 ‘제주건축문화제’와 2016년부터 열린 ‘제주국제건축포럼’을 통합한 '제주국제건축문화제’가 처음 선보인다. 제주도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주국제건축문화제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문훈 건축가(문훈발전소 대표)가 총감독을 맡은 이번 문화제에서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 대폭 강화됐다.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틀간 운영되는 ‘어른이(어른+어린이) 건축 놀이터’에서는 '달콤 하우스 짓기'(과자 집 제작), '상상 블록 동네 만들기'(블록 집 만들기), '랜덤 빌드'(랜덤 건축모형 조립)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유니버설 디자인(UD) 놀이터’에서는 웨어러블 로봇 전시·체험, UD 스탬프 미션, UD 참여 이벤트 등을 통해 누구나 차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 개념을 배우고 체험한다. 또 다음달 1일에는 ‘어린이 건축 사생대회’도 열린다. 건축을 주제로 한 영화 상영과 감독과의 대화도 마련됐다. 오는 31일 오후 2시부터 ‘시간의 건축’, ‘땅에 쓰는 시’, ‘정기용, 감응의 건축’ 등 세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다음달 1일 오전 11시에는 세 편의 영화를 연출한 김종신 감독이 ‘감독과의 대화’에 참여해 제작 과정과 메시지를 관객과 나눈다. 아울러 전문가와 관계자를 위한 포럼과 교육 과정도 함께 진행된다. 국제건축포럼에는 문훈 총감독을 비롯해 2021년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자인 와엘 알 아와르(Wael Al Awar), 독일 건축가이자 미디어 아티스트인 얀 애들러(Jan Edler)가 참여한다. 전시 공간에서는 올해 제주건축문화대상 수상작과 대한건축사협회 제주도건축사회 회원전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또 공공 공간 개선을 위해 제주도 공공건축가가 추진한 기획과제 전시도 함께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제주국제건축문화제 누리집(https://2025jiaf.co.kr/)을 참고하면 된다. 박재관 제주도 건설주택국장은 “처음 열리는 통합 문화제인 만큼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를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건축관계자뿐 아니라 도민과 관광객 모두 즐기면서 제주 건축문화를 즐기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고금리·부동산 침체·민생 경기 둔화 등 복합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경제성장전략'을 내놓았다. 저금리 융자와 상권 활성화 같은 민생 대책부터 인공지능(AI)·우주산업·청정에너지 전환 등 미래 신산업 육성까지 4대 전략, 18개 과제를 추진해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제주도는 복합적인 경기 침체와 구조적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경제성장전략'을 14일 공개했다. 고금리와 부동산 침체, 민생 경기 둔화 등 당면한 현실을 해소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우주산업, 에너지 전환 등 신성장 산업을 육성해 경제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전략이 추석 연휴 직전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종합 대책 성격'이 짙고, 상당 부분이 기존 정책의 재정리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가 이날 밝힌 전략은 새 정부의 '진짜 성장' 기조에 맞춰 ▲맞춤형 민생경제 활력 ▲AI·디지털 혁신경제 ▲탄소중립·청정에너지 선도경제 ▲지속가능 제주형 경제 등 4개 분야, 18개 핵심 과제를 담고 있다. 도는 이를 통해 민생경제 안정과 산업 전환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추진해 경제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성과를 만들어 제주가 대한민국 경제 전환의 거점으로 도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민생경제 회복 대책으로는 내년 1조원 규모의 저금리 융자 지원과 업체당 1억원 한도의 특별신용보증(2.25%)이 포함됐다. 연체율이 전국 평균의 1.7배(2025년 2분기 기준)에 달하는 상황에서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과 금융복지상담센터 운영도 강화한다.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제주시 원도심과 서귀포시 명동로·이중섭거리를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정하고, 5년간 100억원을 투입한다. 지역화폐 '탐나는전' 발행 규모는 내년 5000억원으로 확대된다. 결제 방식을 다각화한 통합 플랫폼도 구축한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세제·금융 패키지도 포함됐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149㎡·6억원 이하) 취득 시 다주택자 취득세율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무주택자·이주자에게는 세제 감면과 이사 지원 등을 제공한다. 제주도가 "부동산 거래 회복 없이는 지역경제가 살아나기 어렵다"며 금융 중심 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최근 신협·새마을금고 등 금융권의 부동산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확대' 중심의 대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려가 나온다. 신성장 산업 육성 전략도 병행된다. 도는 내년부터 5년간 200억원을 투입해 '도서형 기후·해양 재난 인공지능 전환(AX)'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12월에는 행정데이터를 학습한 'AI 행정비서' 서비스를 시연한다. 우주산업 분야에서는 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위성 생산부터 해상 발사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2028년까지 하원테크노캠퍼스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한다. 관광형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 자율주행 교통망 확대, AI 기반 드론 서비스 도입 등 미래 교통산업 기반도 함께 마련한다. 청정에너지 전환 분야에서는 100㎿급 그린수소 시범사업 추진, 수소충전소 확충, 전기차 2040년 100%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이 포함됐다. 전기차 보급률은 현재 전체 차량의 10.1%(4만267대)로 도는 단계적으로 내연기관차 신규 등록 및 판매를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서울시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신규 등록을 막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도의 일정이 다소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급률 중심으로 현실적인 목표를 세운 것"이라며 "법적 문제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1차산업 고도화 전략도 포함됐다. 지역 자원을 활용한 마을 여행상품 개발, 웰니스 관광지 확대, 디지털 관광증 '나우다' 발급 등을 통해 관광산업의 질적 전환을 도모한다. 문화 분야에서는 제주 고유문화 기반의 K-콘텐츠 육성과 제주어 콘텐츠 개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138억원 규모의 콘텐츠기업지원센터도 조성한다. 1차산업 분야에서는 스마트농업 전담기관 설립, 자율 수급관리 고도화, 해양 LTE망 구축, 양식장 친환경 전환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 이번 전략 발표는 지난 달 초 새 정부 경제 전략 발표 이후 보완 작업을 거쳐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부정적 여론을 상쇄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해석도 나온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240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 사업을 시작으로 정말 필요한 민생부터 해결하겠다는 것"이라며 "경제 전략은 여론 대응이 아닌 실질적 대응책"이라고 반박했다. 도는 이번 전략을 통해 기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병행하며 중앙정부의 거시 전략과 지역 특성을 결합한 실행 모델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오 지사는 "제주 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도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한가위 보름달이 두둥실 떴지만, 우리네 삶 곳곳이 어둡고 힘들다. 내수ㆍ수출이 부진하며 경제가 기진맥진인데 서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오른다. 민생과 직결되는 농산물과 식료품ㆍ외식 물가가 비싼 가운데 40대 사망 원인 가운데 자살이 1위라는 통계가 나왔다. 이런 민생을 살피고 맞춤 정책을 제시해야 할 국회와 여야 정당은 허구한 날 쌈질이다.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7월에 반짝(2.7%) 했던 소매판매가 마이너스(-2.4%)로 꺾였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약발이 한 달 만에 사라진 것이다. 국민 1인당 15만원씩 주어지니 일시적으로 지갑이 두둑해져 썼는데, 이게 끊기니 허전해하며 움츠러든 모습이다. 9월 수출이 1년 전과 비교해 두자릿수(12.7%)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9월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0월이어서 조업일수가 4일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를 감안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6.1% 감소했다. 더구나 올해 추석 연휴는 예년보다 길기 때문에 10월 수출은 더 큰 폭의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9월 수출도 사상 최대인 166억 달러의 반도체 수출을 걷어내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식어가는 징후가 뚜렷하다.
2명의 베테랑 현상금 사냥꾼 존 루스(커트 러셀 분)와 워런 소령(새뮤얼 잭슨 분)은 그 직업상 의심도 많고 촉(觸)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다. 눈 폭풍을 피해 ‘미니의 잡화점’에 들어서는 순간 선참자들에게서 확실치는 않지만 뭔가 수상한 냄새를 맡는다. 워런의 촉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선참자들은 루스가 호송 중인 현상수배범 데이지를 구하러 온 갱단 조직원들이다. 루스는 ‘내가 호송하는 1만 달러짜리 현상수배범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선참자 중에서 가장 인상 고약한 존 게이지(마이클 매드슨 분)에게 총구를 겨누고 총을 내놓으라고 한다. 순순히 응할 리 없는 존 게이지 등 뒤로 어느새 소리 없이 다가온 워런 소령이 게이지의 목에 칼을 들이댄다. 그렇게 선참자들은 무장해제된다. 루스와 워런 소령이 합작한 쿠데타의 성공이다. 그러나 얼마 안 지나서 안심하고 커피를 마시던 루스와 루스를 태우고 온 마부가 갑자기 분수처럼 피를 토하고 고꾸라진다. 워런 소령은 거의 반사적으로 대포만 한 장총을 뽑아 들고 나머지 사람들의 총기도 모두 압수한다. 일거에 물리적 강제력을 독점한 워런은 미니의 잡화점에서 ‘가장 힘센’ 지존에 등극한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정
미국 정부가 9월 21일부터 전문직 취업 비자(H-1B) 수수료를 1000달러에서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로 올렸다. 외국인을 고용하는 기업의 부담을 늘려 미국인을 채용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고율 관세 부과, 이민자 단속에 이어 외국 인력이 미국 내 일자리를 얻는 데까지 장벽을 쌓았다. H-1B 비자는 과학ㆍ기술ㆍ공학ㆍ수학(STEM) 분야 전문 직종을 위한 것이다. 추첨을 통해 연간 발급을 8만5000건으로 제한해왔다. 기본 3년 체류를 허용하고 연장도 가능하다. 테슬라, 구글,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H-1B 비자로 매해 수천명씩 외국 기술 인력을 영입했다. 인재유치 경쟁을 벌이는 실리콘밸리에서 H-1B 비자 발급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비자가 미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주장하는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ㆍ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을 의식해 기존의 100배에 이르는 수수료를 부과하며 거부했다. 조지아주(州)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로 비자 협상을 진행 중인 우리 정부로선 예상하지 못한 돌발 변수다. ‘관세 폭탄’에 이어진 ‘비자 폭탄’이다. 한국 전문 인력
가끔씩 황량한 와이오밍주州에 악명 높은 눈폭풍이 몰아치면 ‘미니의 잡화점’은 대목을 맞이한다. 사람은 둘째 치고 말도 견디지 못하는 눈폭풍을 피할 곳은 미니의 잡화점밖에 없다. 1877년 눈폭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미니의 잡화점은 붐빈다. 미니의 잡화점에 시차를 두고 대피한 스마이더 장군과 워런 소령(새뮤얼 잭슨 분)이 조우한다. 일단 서로의 복장부터 ‘잘못된 만남’이 될 것을 예고한다. 남북전쟁이 끝난 지 벌써 12년이나 지났는데, 스마이더 장군은 회색 남군 정장 차림이고 워런 소령은 청색 북군 정장 차림이다. 보기만 해도 서로의 피가 거꾸로 솟게 하는 복장이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고 스마이더 장군과 워런 소령은 서로의 이름을 듣자마자 상대가 어떤 ‘선수’인지 알아차린다. 남군의 스마이더 장군은 포로로 잡힌 북군 병사 중에서 흑인병사만 골라 집단학살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스마이더 장군의 흑인병사 집단학살의 명분은 ‘말 먹일 식량도 없는데 어찌 흑인 포로들까지 먹이겠느냐?’였다고 한다. 흑인은 말보다 아래다. 북군의 워런 소령은 반대로 남군 포로들을 가차 없이 죽이는 전쟁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이유가 가관이다. 북군 감옥에 갇혔다가 탈옥할 때 감옥에 불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5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3일 느닷없이 계엄이 선포됐다. 계엄과 쿠테타가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대한민국의 과거도 아니고, 그것도 45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기억인데도 다시 등장한 것부터 이상했다. 남미와 아프리카도 아니고,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했다. 그런데 그 계엄은 당일 밤 10시23분 선포돼 다음날 새벽 1시1분에 국회의원들의 결의로 해제 의결됐다. 2시간 38분만에 무효가 된 계엄령이었다. 이건 이상하다기 보단 좀 놀랍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함의 연속이다. 계엄이 무효가 되고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불려 다녔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그동안 공식적 사과는 한 적이 없다. 거꾸로 ‘내란몰이’라며 야당(이제는 야당이 아니다)과 국민 대다수를 오히려 겁박했다. 일부 기독교와 극우 세력은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만장일치 결정으로 대통령직 파면결정이 난 이후에도 여전히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그 집회현장엔 태극기·성조기와 더불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휘날린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 참 이상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탄핵반대’를 외치며 그렇게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지금으로선 이것 하나뿐이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갔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그나마 그에게 투표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규정과 법을 따지고 할 필요도 없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는 이제 ‘내란 혐의 피의자’ 신세다. 방조와 동조도 아니다. 이미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그는 ‘내란의 주역’이다. 대다수의 국민 상식으로도 그가 현재 대통령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 말이 안되는 지경이다.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마땅한 정황과 사실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검·경이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2024년 12월3일 한밤 10시 23분. 그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운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한술 더 떠 그의 상황판단은 이랬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린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담쟁이가 뒤덮인 돌벽 한쪽이 덩그러니 서 있다. 초록색 방수포가 뒤덮은 객석 바닥은 이미 원형을 잃었고, 공연을 품던 무대는 무너진 채 흉터처럼 갈라진 흔적만 남았다. 한때는 웃음과 박수로 가득했던 자리에 이제는 공사 차량 자국과 철거 상흔만이 흩어져 있다. 오래도록 서귀포 시민들의 추억을 품어온 서귀포 관광극장은 이제 잔해와 철거의 상처로만 존재한다. 청춘의 기억을 간직한 무대, 가족과 함께한 영화 관람, 동네 아이들이 뛰놀던 객석의 풍경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허물어진 건축물과 그것을 지켜보는 허탈한 눈빛뿐이다. 현장을 찾은 건축가와 시민들은 잇따라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라면 보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보낸 낭만의 시간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군가 벽체를 손으로 짚으며 "아직 숨 쉬는 건물인데 왜 이렇게 급히 없애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30일 오후 이중섭 거리를 찾은 어린이와 시민, 외국인 관광객들마저 발걸음을 멈췄다. 회색빛 공사판 가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고, 일부는 휴대폰을 꺼내 무너진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다른 이는 "관광지에 왔더니 왜 철거 현장만 남았느냐"며 의아해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전국은 요동쳤다. 17개 시·도가 일제히 비상 체제로 흔들렸다. 비상계엄령이 발동되던 그 때 제주에서는 도청 본관 출입문이 닫혔다. 밤 11시 17분부터 다음 날 새벽 2시 13분까지다. 이 조치가 단순한 '출입문 통제'였는지, 아니면 '청사 폐쇄'였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며 제주도정은 곧바로 '불법 계엄 동조' 의혹에 휘말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재'가 있었다. 오 지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그날 저녁 저는 제주에 없었다. 서울에서 기업인들과 면담을 마친 뒤 오산에서 식사를 했고, 오후 9시 5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후 자택으로 이동해 비서실장과 특보들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렸고, 새벽 1시 30분 도청 회의를 소집해 "군·경은 상부 지시가 있더라도 따르지 말라"는 불복 지침을 명확히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단의 질문은 한 가지로 모였다. "
이쯤되면 거의 여론조작이라 말하는게 나을 듯 싶다. 제주에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세우자는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는 시점에서다. 연이어 쏟아지는 '여론조사'라는 이름의 수치가 오히려 도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도와 도의회, 정당과 연구기관, 나아가 언론사까지 앞다퉈 민심을 계량화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제각각이고 질문은 자의적이다. 불과 며칠 간격으로 나온 조사조차 상반된 결론을 내놓으니 도민의 눈에는 이 과정이 '정치적 셈법에 맞춘 각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발표된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는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찬성 46.3%, 반대 34.9%라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찬성 응답자의 63%는 내년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도입을 원한다고 답했다. 표면적으로는 찬성이 우세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공개한 여론조사는 정반대였다. 도당 조사에서는 3개 구역안 반대가 43.1%, 찬성이 35.9%로 반대가 더 많았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정반대 결론이 도출된 셈이다. 도의회는 다시 별도의 여론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는 1500명을 대상으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권고안 인지도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 인지도 ▲선호 구역(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은 지난달 3일 새벽 5시. 초여름의 선선한 공기 속 제주시 삼도2동 제2투표소(제주남초)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가 시작되기 직전의 풍경이었다. 정당 참관인과 투표 사무원,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오전 5시 30분, 개시 준비가 본격화되자 사무원은 참관인을 상대로 투표지와 도장, 봉인 스티커를 하나하나 들어 보이며 설명했다. 봉인작업은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고, 투표소는 긴장감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했다. 하지만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전 6시 35분. 한 50대 남성이 조용히 투표소에 들어섰다. 신분증을 내민 그에게 여성 사무원이 선거인명부를 대조하던 순간, 전산 시스템에는 이미 '사전투표 완료'로 명시돼 있었다. "혹시 사전투표 하지 않으셨어요?" 사무원의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안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사무원은 옆 동료와 눈짓을 주고받고는 다시 물었다. 그리고 재차 "29일에 혹시 사전투표하지 않으셨어요?"라고 물었다. 남성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신분증을 챙겨 빠르게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현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참관인과 사무원들
땅에는 기운이 잘 모이는 땅과 기운이 잘 모이지 않는 땅이 있다. 명당은 용맥(龍脈), 즉 산줄기를 타고 흐르는 지맥이 이어져 생명력이 가득한 산천의 기운이 모인 곳으로 이러한 자리는 건강과 복을 얻을 수 있다. 명당의 입지와 환경은 지세가 포근하고 물이 잘 감싸 흐르는 양지가 바르고 사람이 살기에 아늑한 장소를 말하는 것이다. 풍수에서 용(龍)이라고 하는 것은 산의 능선이 상하로 높고 낮게 기복을 이루고 좌우로 구불구불하게 흘러 내려온 모습이 마치 꿈틀거리는 용의 모습과 같음을 의미하는 것인데, 그 변화무쌍한 형세로 이어진 산맥이 마치 풍운 조화를 일으키는 용의 모습에 비교한 것이다. 지맥(地脈), 즉 용맥이란 풍수지리에서 땅속에 있는 산천의 정기가 순환하는 토맥(土脈)을 말하며 지리적으로 말해 땅속 지층이 이어진 기맥(氣脈)을 가리키며 인체의 기혈(氣血)에 비교된다. 맥(脈)이란 본래 시각적으로 보이는 일반적인 산줄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용맥을 타고 땅속으로 흘러 통하는 기(氣)의 통로를 말한다. 산세를 타고 온 지맥을 기운이 흐르지 않거나 약한 사맥(死脈)과 기운이 잘 흐르고 생동하는 생맥(生脈)으로 구분하는데, 생기를 타는 용맥 중에서 기운이 가장 집중되어 모이는 곳을 풍수지리에서는 혈(穴)이라고 하는 것이다. 풍수에서 보통 지세에 따라 음양의 생기가 유동하는 것이 마치 인체의 맥락에서 기혈이 흐르는 것과 같으므로 생기의 운행이란 측면에서 ‘맥’이라고 한 것이다. 사람의 인상을 관찰하는 것이 관상이라면 풍수지리는 땅을 살피고 음양의 허실을 관찰하는 지리 분야이므로 땅의 관상, 즉 상지술(相地術)이라고도 부른다. 혈(穴)이 맑으면 귀한 인품이 나고 혈이 흐리면 천한 인품이 난다고 여겼으며 지맥을 받아 기운이 모이고 산세가 맑고 아늑한 곳을 일명 명당(明堂)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잘 이루어지고 물길이 잘 감싸고 도는 포근하고 아늑한 지세의 적당한 곳을 말하는 것이다. 명당을 이루는 지맥의 흐름도는 다음과 같다. 집의 뒤쪽을 받치고 있는 주산(主山)이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수려하며 단정한 곳이며 주위 사방에서 호위하는 산들이 있고 산맥이 평지 쪽으로 유유히 뻗어 내리흐르는 물가에서 그쳐 평평한 들판에 집터가 이루어진 곳을 말한다. 가장 좋은 곳은 일조량이 적당하고 통풍이 잘되며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전후좌우로 동산이나 산이 감싸주는 포근하고 아늑한 곳이 이상적인 명당이라 말할 수 있다. ☞ 명당은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 치유의 장소이다! 예로부터 배산임수(背山臨水), 즉 뒤로 산을 의지하고 앞으로 물을 맞이하면 건강장수(健康長壽)하고, 전저후고(前低後高), 즉 앞이 낮은 듯하고 뒤가 높으면 세출영웅(世出英雄)하고, 전착후관(前窄後寬), 즉 앞이 좁은 듯하고 뒤가 넓으면 부귀여산(富貴如山)이라고 했다. 밝은 기운이 모이는 명당은 혈(穴)과 사(砂)가 합한 곳으로써, 양택이든 음택이든 산천의 기운이 흩어지지 않고 한 곳으로 조화롭게 모인 취합국세(聚合局勢)를 이룬 것을 말한다. 산천의 기운이 잘 모이는 장소들을 활용하여 관광과 연계한 명당의 기운 받기라는 치유코스를 개발하여 지역의 발전을 도모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활기찬 마을로 만들어갈 수도 있다. 전통적인 풍수 이론에서는 바람을 음기(陰氣), 물은 양기(陽氣)로 여겼으며, 이 두 가지는 모두 기(氣)가 돌아다니는 물질이다. 기(氣)의 양(陽)이라는 것은 바람으로 유행하는 것이고, 기(氣)의 음(陰)이라는 것은 물로부터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기(氣)’는 특유의 겸성(兼性)을 가지고 있는데 즉 바람을 타면 흩어지고 물의 경계를 만나면 그친다.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바로 이 기(氣)가 모이면 살고 기(氣)가 흩어지면 죽는다. 이 때문에 “바람을 감추고 물을 얻는다. (藏風得水)”는 곧 풍수학설(風水學說)에서 말하는 ‘취기(聚氣)’의 근본이다. 이 가운데서 알 수 있는 것은 《역경》과 풍수학은 실제로 원(源)과 류(流)의 관계이다. 즉 근원과 파생의 관계이다. 한의학의 근본은 역시 음양오행의 이론을 바탕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음양오행의 전체적인 기틀과 이론 위에서 건립된 것이다. 변별로써 인체의 음양가 허실(虛實), 표리(表裏), 한열(寒熱) 등을 주요 임무이며 따라서 인체 내부와 사람과 환경의 협조 관계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신영대는? = 대한풍수연구학회 편집위원장, 한국역술인협회 공인 역학연구원이다. 중문학 박사와 풍수학자로서 ‘제주의 오름과 풍수’, ‘명리학원리대전’, ‘풍수지리학 원리’, ‘전원시인 도연명 시선', ‘흰 구름 벗을 삼아 읽어보는 당시선’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한라산 총서'의 구비전승·지명·풍수 분야와 ‘세계자연유산지구 마을일지 보고서’ 중 풍수 분야 공동 집필자로도 참여한 바 있다. 또 제주도 각 마을 '향토지' 풍수 부문에 공동 집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제주관광대 관광중국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른바 ‘매예형(賣藝型)’ 거지는 본인의 특기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기예를 자본으로 삼아, 관중을 불러 모으고 환심을 사면서 동냥하는 거지를 가리킨다. 옛날에 길거리에서 잡기, 무술, 곡예 따위의 기예를 팔아 생활하는 거지를 말한다. 강호에 나아가 기예를 파는 자의 개인 출신 성분, 사회배경, 처지 모두 대단히 복잡했다. 그중 거지는 항방(行幇)인 개방(丐幇)의 일원이 됐거나 흑사회(黑社會)에서 활약하기도 하여, 좋은 사람과 악한 사람이 섞여 있었다. ‘원시형’ 방식으로 구걸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훔칠 수 있으면 훔치고 사기 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사기를 쳐서, ‘순수견양(順手牽羊)’1) 식에 버릇이 들었거나 다른 법도에 벗어난 수단을 쓰는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매예형’ 거지는 사람을 모으는 방식과 동냥하는 방식이 천태만상이었다. 별의 별 것이 다 있었다. 그것들을 한꺼번에 모으면 ‘강호 예술단’이라고 부를 만했다. 퉁소를 불며 걸식하는 방법이 있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춘추시대에 ‘오자서(伍子胥)가 퉁소를 불며 구걸해 시정에서 밥을 빌어먹었다.’ 그래서 많은 거지들이 자기 직업의 조사(祖師)로 오자서를 모시어 공양했다. 현대에도 퉁소를 불며 구걸하는 거지들이 있다. 맹인이 대부분이다. 길거리나 시장 바닥에서 애절하면서도 원망하는 듯, 완곡하면서도 구성진 악곡을 불면서 구걸한다. 당나라 때에 서양에서 하모니카가 전래되어 하모니카를 불면서 구걸하는 거지도 생겨났다. 역시 맹인이 다수를 차지한다. 중국 내지와 홍콩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오자서가 퉁소를 불면서 구걸한 때부터 당대에 하모니카를 불면서 구걸하는 방식까지, 구걸 방식의 변화와 교체를 반영하고 있다. 하모니카가 유행하자 사람들이 즐거이 받아들였다. 오래되고 예스러운 퉁소는 거지 손에서도 시대에 맞춰 자리를 양보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오랜 역사 속에서 ‘길거리에서 퉁소를 불다’는 말은 구걸한다는 대명사가 되었다. 노래를 부르며 구걸하는 방식 강호에서는 ‘매춘(賣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역사가 유구하고 예나 지금이나 자주 보이는 구걸 방식이다. 가장 이른 시기는 전국시대에서 진(秦)나라 때까지 올라간다고 전한다. 노래를 아주 잘 부르는 한아(韓娥)라는 여인이 있었다. 노래를 팔며 구걸해 오늘날까지 ‘요량삼일(繞梁三日)’2)이라는 성어를 남겼다. 이야기는 『열자(列子)·탕문(湯問)』에 자세히 보인다. 한아가 먹을 쌀이 다 떨어지자 옹문(雍門)에서 노래하며 걸식하였다. 그녀가 지나간 지역에는 3일 후에도 여음이 남아 사람들이 그녀가 아직 주변에 머물고 있다고 여길 정도였다. 어느 날, 객점에 갔는데 객점에 있던 사람이 모욕을 주자 그녀는 소리 높여 구슬프게 울었다. 부근의 남녀노소가 그 울음소리를 따라 애처롭게 울면서 3일 동안 밥조차 먹지 못했다. 그런 지경이 되자 한아를 쫓아가 다시 노래를 불러달라고 간청하니, 노래를 불렀다. 사람들이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여 함께 노래하면서 슬픔을 잊었다. 현지인들이 한아에게 후하게 보답하였다. 이후에 옹문 지역 사람 대부분이 노래를 잘하고 곡도 잘 지었는데 모두 한아의 여음이라 전한다. 이 이야기를 통해 노래를 팔며 구걸하는 거지는 오래전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길거리에서 노래하며 구걸하였을 뿐 아니라 객점에 들어가 여행객에게 노래를 들려주며 구걸했음도 알 수 있다. 후세에 창기로 생계를 유지하는 가녀(歌女)나, 소녀와 함께 다니며 주점이나 찻집에서 연주하며 구걸하는 맹인 예인이나, 객점에서 여행객에서 노래하며 입에 풀칠하는 사람들 모두 한아를 조사로 섬겼다. 노래와 함께 자태나 몸까지 파는 사람은 한아의 운명보다도 더 비참해졌으니. 구걸하며 다니는 거지 부류에서 노래를 팔며 구걸하는 거지는 일찍부터 존재했던 유형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남관을 지나는데 포리가 의심쩍어 수레에 실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장소삼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대답하였다. “산돼지입죠. 싣고 가서 먹으려고 합니다요.” 포리가 더 의심이 들어 농담 던지듯이 물었다. “고기를 나눠 줄 수 있소?” 장소삼이 거절하자 포리가 거적자리를 들췄다. 사람 시신이 아닌가. 곧바로 장소삼을 관서로 끌고 가 심문하였다. 결국 감옥에서 병들어 죽었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은 참극이다. 장소삼은 인성을 잃어버리고 음식에 대한 변태심리를 가진 식인광이 되어버렸다. 비단 거지를 사서 잡아먹었을 뿐 아니라 자기 생부조차도 잡아먹으려 했으니. 팔려가 잡혀 먹힌 거지, 운명이 어떤 지경까지 비천하게 전락했는지 똑똑히 알 수 있지 않은가. 변태심리와 유사한 것이 또 있다. 기와 조각을 먹거나 돌을 먹는 사람도 있었다. 청나라 때에 사람이 건네준 기와 조각을 받아들고 입에 넣어 얼음조각을 씹어 먹듯이 잘근잘근 씹어 삼키는 것을 본 사람이 있었다. 명나라 때에 광주(廣州)에서 20여 살 정도 되는, 배가 조롱박처럼 볼록한 거지가 기와 조각과 자기 조각을 사 모았다. 호사가가 돈을 주면서, 기와 조각을 주워 건네며 먹어보라고 하면 주저하지 않고 손에 받아들었다. 입 속에 넣고 연뿌리를 씹듯 감저를 씹듯 맛있게 먹었다. 사기 조각을 먹게 하려면 많은 돈을 줘야 먹었다. 먹은 후에는 눈을 크게 뜨고 목을 길게 내밀면서 삼키기 힘들어 죽겠다는 모양을 하기도 했다. 어떤 특별한 병태심리가 아니라면 어찌 사기 조각을 삼킬 수 있겠는가. 원시형 거지의 비참한 운명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원시형의 거지는 어리석을 정도로 온순했기에 법도에서 벗어난 호가사들에게 비인간적인 모욕을 당했다. 거지들은 그저 자기 운명이 나쁘다는 것을 달게 받아들였다. 모든 것을 운명으로 넘겨버렸다. 그런데 어찌 할 것인가? 목숨은 붙어있기에 자기 몸을 손상시키면서까지 한 세상을 살아가려고 몸부림쳤다. 청나라 때에 이 씨 성을 가진, 언 듯 보기에 50여 세로 보이는 거지 이야기가 전해온다. 장강과 한수를 30년 동안 넘나들었다. 그는 아무 것도 없이 오로지 밥 빌어먹는 바가지 하나만 들고 다니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을 구걸하여 먹었다. 쥐를 잡아 생채로 먹기도 했다. 남으면 낡은 저고리 속에 넣어두었는데 무더운 여름에도 변질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말을 걸어도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종이와 붓을 주면 무엇인가를 써 갈겼는데 부적처럼 보였지만 뜻은 알 수 없었다. 어떤 관리가 사람을 보내어 데리고 가서 억지로 한직에 앉혔지만 며칠 지나지도 않아서 작별을 고했다. 떠날 때에 관리가 가벼운 갈화 신발을 선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신발이 다 닳자 풍설 속에서도 태연히 맨발로 구걸하며 다녔다. 현실 생활 중 일반적인 원시형 거지가 관리에게 예우를 받는 경우는 새벽의 별같이 대단히 드물었다. 대부분은 운명이 주어진 대로 받아들이며 살았다. 서글프고 초라하게 배고픔과 추위를 묵묵히 견뎌내다가 어느 순간이 오면 먼지처럼 사라졌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38년 가을 아도르노는 친구인 발터 벤야민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의 내용 가운데 영화를 정의하는 다음과 같은 말이 언급돼 있었다. “자네의 연구서는 마법과 실증주의의 교차로에 섰군. 그 장소는 사람을 홀리는 곳이지. 그 주문(呪文)은 이론만이 깨뜨릴 수 있을 걸세.” 아도르노의 편짓말인 ‘마법과 실증주의의 교차로’는 이후 영화를 정의하는데 가장 적합한 표현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아도르노는 왜 영화를 ‘마법과 실증주의의 교차로’라고 했을까? 영화의 역사적인 등장은 과학기술의 필연적 결과였다. 1826년 프랑스의 화학자 니셉호레 니엡스(Nicephore Niepce, 1765~1851)가 사진을 발명하면서 새로운 예술의 전조를 내비쳤다. 특히 그의 제자였던 화가 출신 다게르(Louis J. M.Daguerre,1789~1851)가 1837년에 실용적인 사진을 발명하고, 1939년에 최초의 인물사진을 찍음으로써 세계는 더욱 고무되었다. 거듭되는 사진실험으로 연속사진을 넘어서 급기야 1895년 최초로 영화가 제작되었다. 영화탄생 11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극장 수는 줄었지만 비디오, 텔레비전, 상영관을 통해 영화를 접하는 영화의 관객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이제 영화는 대표적인 문화산업이 되었다. 영화는 시작부터 기술을 바탕에 둔 자본집약적 매체로서 테일러-포드적인 전형인 실증주의의 적용에 강렬하게 끌리는 하나의 산업으로 빠르게 발전했다. 즉 대량생산(복제), 표준화된 설계(35mm, 70mm필름), 전체 생산과정을 단일 장소에 집중시키기(세트, 녹음, 편집), 철저한 분업체계(조명, 감독, 배우, 의상, 스턴트맨), 고용된 인원들을 관리하기(배우 사생활 등), 출연자들의 인지도와 능력에 따라 성과급을 차별하여 지급하기 등 대규모 공장 제조업 시스템인 테일러-포드식 노동 관리 체계가 도입되면서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영화의 실증주의가 영화 산업의 형식이 되었다면, 영화의 ‘마법성’은 관객을 사로잡는 내용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본 집약적인 기술력과 만나는 다양한 주제들은 나열하기가 벅찰 정도로 많은데 무협, 판타지, 섹스, 애정극, 공포, 코미디, SF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흔히 영화를 ‘드림박스나 마법상자’로 비유되는 것은 관객을 자신도 모르게 빨려들게 하는 강렬한 주술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 주술성은 도취, 오인, 가짜 신념 체계를 만들어 내는 장치로 작동한다. 단지 현실과 무관한 흥밋거리, 아니면 오락의 한 부분으로서 놀이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관객들은 결국 영화가 생산하는 이데올로기를 흡인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됨으로써 영화의 이데올로기에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결국 아날로그(굿 의례) 대 디지털(영화)이라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데올로기를 생산하고 전파하는 문화적 본질 면에서는 서로 유사하다는 것, 두 유형 모두 꼭 퍼포먼스를 통해서 신념 체계를 전파한다는 점이 의례와 영화를 보는 중요한 문제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