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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청 교수의 식품&바이오 이야기(10)] 노출 빈도 및 섭취량 줄여야

지난 7월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에서 저칼로리 청량음료와 막걸리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한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들이 발암물질과 이를 함유한 식품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발암물질은 인체 유전자에 손상을 주거나 세포대사 과정에 오작동을 일으켜서 암이 발생하는데 직접적으로 관련된 물질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는 동물실험과 인체 대상의 역학적 연구를 근거로 여러 물질의 발암성을 평가하여 발암물질을 1군, 2A군, 2B군 및 3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2023년 7월 기준으로 총 1108종의 위험 요인에 대해 발암성 검토를 통해 발암물질을 분류하였는데 여기서는 소비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물질 위주로 다루고자 한다.

 

발암물질 1군은 인체 발암성에 대한 충분한 증거 자료가 있어 사람에게 암을 유발하는 것이 확실한 물질로 술, 흡연, 가공육(햄, 소시지), 소금에 절인 생선, 벤조피렌(탄 고기), 아플라톡신, 자외선, 미세먼지 등이 포함된다. 2A군은 발암에 대한 인체 자료는 제한적이지만 동물 실험 근거 자료는 충분하여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개연성이 있는 물질로 붉은 고기(소고기, 돼지고기), 고온조리 튀김,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 야간 근무 등이 있다.

 

최근 아스파탐이 포함된 2B군은 발암에 대한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되는데 알로에 추출물, 아스파탐, 피클 등 절임채소, 고사리, 은행잎 추출물 등이 포함된다. 3군은 발암에 대한 인체와 동물 실험 자료 모두 불충분하여 사람에 대한 발암성을 분류할 수 없는 물질로 커피, 카페인, 차(녹차, 홍차), 콜레스테롤, 사카린 등이 있다.

 

 

일상에서 사례를 든 1군 발암물질에 대해서는 그 위험성에 대해 소비자들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2A, 2B 3군에 대해서는 발암물질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많다. 3군에 속하는 것들은 ‘인간에 대한 발암성을 분류할 수 없음’ 즉 암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여 여기서는 논외로 하더라도 2A군에 속하는 붉은색 고기(소고기, 돼지고기)가 발암물질이라니, 뜨거운 음료도 발암물질이고 튀김도 발암물질이면 무얼 먹지, 심지어 야근도 발암요인이라니 그러면 야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나? 또한 아스파탐이 속해있는 2B군에는 김치와 같은 절임 채소가 들어 있어 ‘김치를 먹지 말아야 하나?’ 등등 많은 논란이 있다. 심지어 김치는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건강에 좋은 항암 식품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고, 햇빛(자외선)을 받아야 비타민 D가 잘 합성되어 면역력과 뼈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햇빛을 강하게 쬐면 피부암에 걸릴 수 있지만 피하면 비타민 D가 만들어지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지는 모순에 처하게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발암물질이나 요인에 얼마나 자주, 어느 정도 양에 노출되는지가 될 것이다. 밥과 함께 먹는 적당량의 김치는 건강에 좋지만 과량 먹게 되면 암 걱정뿐만 아니라 나트륨의 과잉 섭취를 초래하여 혈압에도 좋지 않다. 적당량의 햇빛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자외선은 피부암의 원인이 될 수 있듯이 발암물질 2A군과 2B군을 무작정 기피할 것이 아니라 노출되는 빈도와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아스파탐이 발암물질 2B군에 들어갔다고 막연히 걱정하기 보다는 확실한 발암물질인 1군을 주의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발암물질 1군 중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것들을 보면, 술은 에탄올이 대사과정에서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만들고, 담배 연기에는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수십종의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햄과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과 소금에 절인 생선에 들어있는 아질산염은 위장에서 단백질 분해산물과 결합하여 니트로사민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든다. 고기를 태우면 벤조피렌과 같은 1군 발암물질이 만들어지고, 아플라톡신은 옥수수, 쌀, 보리 등의 곡류와 견과류에 발생하는 곰팡이가 만들어 내는 독소로 간암을 유발하는 1군 발암물질이다. 자외선은 피부암, 미세먼지는 폐암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이들 중 대표적인 1군 발암물질인 담배와 술을 멀리 하는 것만으로도 암 발생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주변에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 중에 과도한 흡연과 음주에도 큰 병 없이 장수하는 분들이 많다고 위안을 삼으면서 담배와 술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담배를 전혀 피지 않는데도 주방에서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나 미세먼지로 인해 주부들이 폐암에 걸리는 사례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람마다 유전자, 건강상태, 환경 등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은 양과 빈도의 발암물질에 노출되어도 암에 걸리는 확률이 다른 것이다. 발암유전자와 건강상태가 취약하거나 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소량의 발암물질에 노출되더라도 방아쇠로 작동하여 암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내 유전자나 건강 상태가 어떤 지 모르기 때문에 1군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고, 그게 어렵다면 노출 빈도와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찾는다면 담배와 술은 끊거나 최대한 줄이고, 고기는 삶아서 먹는 것을 권장하며 굽는다면 탄 부분을 제거한 후 먹는 것이 좋다. 가공육과 소금 절임 생선은 아질산염이 들어있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고, 햄, 소시지, 어묵 조리 시 한번 데쳐서 물을 버린 뒤 먹는 방법도 좋겠다. 곰팡이가 핀 곡식이나 견과류는 폐기하고, 햇빛이 강한 날에는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며 미세먼지나 매연이 심할 때는 KF94 마스크를 쓰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바람직한 생활습관일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동청 교수는?

=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생화학과 이학석사 및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대상㈜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순천제일대 조교수, 영국 캠브리지대 방문연구원,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청운대 인천캠퍼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식품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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