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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청 교수의 식품&바이오 이야기(7)] 건강은 덤 ... 지역의 고유문화까지 담긴 발효식품

 

김치, 된장, 간장, 식초, 젓갈, 빵, 요거트와 같은 발효식품은 우리에게 너무 친숙하다. 술도 발효로 만들어진다고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의외로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럼 발효란 무엇인가? 발효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사람에게 유용한 물질을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즉 발효는 전적으로 인간의 관점에서 이로우냐 해로우냐를 보는 것이다. 미생물의 입장에서 보면 발효나 부패나 다를 바 없다. 우리가 밥을 먹고 변을 보듯이 미생물이 먹이를 먹고 부산물을 만드는데 이것이 인간에게 이로우면 발효, 해로우면 부패가 되는 것이다.

 

인간에게 이롭다는 것은 우리가 식품으로 먹을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는 것도 포함한다. 예를 들면 술은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인간이 좋아하는 물질이기에 술 만드는 과정은 발효이고, 퇴비는 먹을 수 없지만 농사 지을 때 도움이 되기 때문에 퇴비를 만드는 과정도 발효로 볼 수 있다.

 

우리가 자주 먹는 발효식품들은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만들어낸 물질, 발효 후에 남아 있는 원료와 미생물을 한꺼번에 같이 먹는 것이다. 요거트는 우유를 원료로 하여 유산균을 발효시킨 것이지만 우리가 유산균만을 따로 분리해서 먹지는 않는다. 만약 유산균만 따로 분리하여 제품화하면 프로바이오틱스가 될 것이다.

 

우리 민족 고유의 발효식품인 김치, 된장, 간장, 젓갈 등도 발효 후 특별한 분리 과정 없이 전체를 식품으로 섭취한다. 그런데 미생물을 이용하여 발효 과정을 거친 후 우리가 목적하는 물질을 분리ㆍ정제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우리가 조미료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MSG(글루탐산나트륨, 아미노산의 일종)가 대표적인 예이다. MSG의 경우, 기업에서는 발효조미료 ‘OO’이라고 광고하지만, 소비자 단체에서는 화학조미료라고 얘기한다. 이는 MSG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고 있는 발효식품과는 다른 사용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MSG가 사탕수수 부산물인 당밀을 원료로 하여 미생물 발효로 생산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발효 후에 배양액을 그대로 말려서 포장하여 시판한다면 김치나 된장과 같은 발효식품이 되겠지만 색도 거무튀튀하고 발효 찌꺼기와 미생물도 섞여 있어서 감칠맛이 나는 조미료로는 쓸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배양액으로부터 MSG만 순수하게 분리ㆍ정제하는 공정을 거치는데 이때 화학적인 방법이 일부 사용된다. 기업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발효 공정을 강조하고, 소비자단체에서는 화학적 방법이 사용되는 회수 공정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발효조미료다 화학조미료다 서로 주장하는 이중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의약품 중에 세균을 죽이는데 사용되는 항생제 발효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항생물질인 페니실린은 푸른곰팡이를 발효시켜 생산하는데 의약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순수하게 분리ㆍ정제되어야 한다.

 

여기서는 미생물을 포함한 발효 산물 전체를 식품으로 이용하는 발효식품에 초점을 맞춰 좀 더 얘기해 보고자 한다. 발효식품은 패스트푸드와 차별화되는 슬로우푸드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옛날에는 보관하기 어려운 농수산물에 소금을 뿌려 발효시켜 놓으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는데 큰 의미를 두었다. 그러나 냉장 유통, 저장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발효식품의 저장성 보다는 기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일단 발효식품은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우리가 소화하기 어려운 성분들을 흡수하기 좋은 상태로 분해해주기 때문에 영양소의 소화ㆍ흡수율이 증가한다. 예를 들어 콩보다는 된장이, 이보다는 간장이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콩 단백질을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으로 더 많이 분해해주기 때문에 소화 흡수가 잘 된다. 요거트도 유산균이 소화가 어려운 유당을 분해해주기 때문에 우유가 잘 맞지 않는 사람에게도 좋은 식품이 된다.

 

또한 발효식품은 발효 전보다 우리 건강에 도움을 주는 생리활성 성분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된장, 청국장의 경우 발효 과정을 거치는 동안 심혈관계 질환 예방 및 항돌연변이 효과와 항산화 활성이 강화된다는 보고가 있고, 요거트도 유산균 발효 과정에서 유해균을 죽이는 물질을 만들어낸다.

 

발효식품의 또 다른 이점으로는 발효 과정에서 우리 몸에 도움이 되는 유익균들이 증가한다. 유산균 발효 산물인 김치와 요거트를 먹음으로써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산균도 같이 섭취하게 된다. 이외에도 장시간의 발효 과정을 거치는 동안 미생물에 의해 농산물의 잔류 농약이 제거되는 사례도 있다.

 

그렇다면 발효식품을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좋을까? 발효식품이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에는 단점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나트륨 함량이 높다는 것이다.

 

채소, 콩, 어패류 등에 유해 미생물이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기 위해서 소금을 뿌려 발효를 시키게 된다. 또한 발효가 너무 빨리 일어나지 않도록 소금의 첨가량으로 발효 속도를 조절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온이 따뜻한 남부 지방으로 갈수록 김치와 젓갈의 염도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제주의 젓갈과 김치도 염도가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하루 권장량보다 나트륨을 2배 이상 많이 먹고 있어서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등의 대사성 질환의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 그렇기에 나트륨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냉장ㆍ발효 기술이 발달하여 굳이 소금을 많이 쓰지 않더라도 저온에서 발효를 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이나 생산자도 저염 제품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이 한가지 미생물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해 미생물이 혼입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기업이나 생산자들은 유익한 종균을 확보하고 발효 과정을 표준화함으로써 항상 안전하고 균일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다.

 

발효식품은 먹는다는 것,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넘어서 그 나라 또는 지역 고유의 문화가 같이 녹아있다. 우리 제주에도 많은 발효식품이 계승되어 왔고 육지와는 다른 발효 방법이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 중 특히 차별화된다고 여겨지는 세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는 논 농사가 어렵기 때문에 술도 쌀을 이용하지 않고 밭 곡식인 좁쌀을 원료로 하여 제주 고유의 오메기술이 만들어졌다. 또한 아열대 및 온대 해역에 서식하는 자리돔을 이용하여 자리젓을 담가 먹어왔는데 이 또한 제주 특유의 기후와 해양 조건에 따른 것이다. 제주가 어렵던 시절에 밥알 한 톨도 귀하게 여겨 찬밥이 생기거나 쉬더라도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가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로 만드는 쉰다리는 제주 사람의 애환이 스며 있는 발효식품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발효식품들은 단지 먹는 대상이 아니라 제주의 역사와 문화가 같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마땅히 계승ㆍ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적인 제조법은 반드시 이어져야 하겠지만, 한편에서는 현대인의 입맛에 맞고 위생적이면서 균일한 제품을 만드는 노력도 같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동청 교수는?

=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생화학과 이학석사 및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대상㈜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순천제일대 조교수, 영국 캠브리지대 방문연구원,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청운대 인천캠퍼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식품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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