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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청 교수의 식품&바이오 이야기(12)]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물질은 더욱 조심해야

 

단 맛을 내는 물질을 감미료라고 한다. 감미료는 한자에서 유래한 용어로 달 감(甘), 맛 미(味), 재료를 뜻하는 료(料)로 이루어진 단 맛을 내는 원료라는 뜻이다.

 

한자를 잘 모르는 세대에게 감미, 고미, 신미, 산미, 조미가 무슨 뜻인지 물어보면 감미(甘味)는 감칠 맛, 고미(苦味)는 고소한 맛, 신미(辛味)는 신 맛, 산미(酸味)는 산뜻한 맛, 조미(調味)는 조화로운 맛이라는 기상천외한 대답을 듣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사자성어가 ‘쓴 것이 다하고 단 것이 온다’라는 뜻이고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옴’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알려주면 달 감(甘)과 쓸 고(苦)를 바로 이해한다. 또한 매울 신(辛), O라면의 예를 들어 주면 신미(辛味)가 매운 맛임을, 식초의 시큼한 맛을 내는 것이 초산이므로 산미(酸味)는 신 맛임을 깨닫게 된다. MSG 처럼 감칠 맛을 내는 물질이 조미료(調味料)라는 것은 이미 소비자들이 잘 알고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대체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으로 선정하여 소비자들의 걱정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설탕, 과당, 포도당을 대체하는 대체 감미료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현명하게 활용할 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단 맛은 인간이 가장 선호하는 맛으로 단 맛을 내는 물질은 대부분 인체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중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인간이 좋아하게 된 것이다. 못 먹던 시절에는 손님이 왔을 때 설탕물 한 사발을 내어주는 것이 흔한 일이었고, 커피에도 대부분 설탕을 넣어서 먹었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고 먹거리가 넘쳐나는 현 시대에는 오히려 과도한 당의 섭취가 대사증후군, 비만, 당뇨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당은 우리 몸의 주된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의 일종이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탄수화물인 전분은 수천개의 포도당이 주렁주렁 연결되어 있는 다당체로 소화 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분해된 후 소장에서 흡수되어 혈액을 통해 세포로 이동을 한다.

 

밥에 있는 전분은 소화되어 최종 포도당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밥(전분)을 먹건 직접 포도당을 섭취하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여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포도당은 직접 흡수되어 혈당을 바로 올리지만 전분은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

 

혈당지수는 음식을 섭취한 후 혈당이 얼마나 빨리 올라가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인데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은 당뇨병에 좋지 않다. 현미에 있는 전분은 거친 섬유소가 같이 섞여 있어 포도당으로 느리게 분해되므로 혈당지수가 낮은 반면에 흰 쌀밥의 전분은 빨리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흡수되므로 혈당지수가 높다. 따라서 비만과 당뇨가 걱정이라면 소화 흡수가 느린 현미나 잡곡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반대로 에너지가 부족한 환자나 기력이 없을 때는 전분이 빨리 분해되도록 밥보다는 죽을 먹는 편이 낫고, 심지어는 포도당을 직접 수액으로 혈관에 주사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된 이당류로 사탕수수나 사탕무로부터 정제하여 만들고 과자나 빵을 비롯한 다양한 식품에 사용된다. 설탕은 소화계를 거치는 동안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어 소장에서 흡수된다. 당연히 설탕 또한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만드는데 사용되지만 과도한 설탕의 섭취는 당뇨병, 비만과 충치의 발생을 높인다.

 

특히 음료에 많이 사용되는 과당은 탄수화물 중에 단맛이 가장 강한 물질로 자연에서는 주로 과일에 존재한다. 현재는 옥수수 전분을 포도당으로 분해한 뒤 이를 과당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통해 액상과당의 형태로 대량 생산된다.

 

과일에 들어 있는 과당은 함량이 높지 않고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도 같이 들어 있어 먹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음료를 통한 액상과당의 과잉 섭취는 체중 증가와 비만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지방간이나 고지혈증을 초래할 수 있고 당뇨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음료수 대신 물을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고 꼭 음료수나 주스를 마시고 싶다면 당을 첨가하지 않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무가당이라고 표시가 되어있는 제품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무가당 표시는 ‘당을 더 첨가하지 않았다’는 뜻이지 ‘당이 없다’라는 것은 아니다. 무가당 주스는 당을 인위적으로 더 넣지는 않았지만 원래 원료(오렌지, 포도 등)가 가지고 있던 당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당뇨나 비만이 걱정인 경우에는 영양정보에 표시되어 있는 당류의 함량을 확인한 뒤 주의해서 마셔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단맛을 좋아하지만 당의 과다 섭취가 야기하는 건강 문제 때문에 그 대안으로 다양한 대체 감미료를 애용하고 있다. 자연 유래의 대체 감미료로는 스테비오사이드(스테비아 추출물)가 많이 사용되는데 남아메리카가 원산자인 스테비아라는 국화과 식물의 잎으로부터 추출하여 얻는다. 스테비아는 설탕의 200~300배 정도의 단맛을 내고 자연에서 얻었기 때문에 과잉 섭취가 아니라면 대체로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농업에도 활용되어 스테비오사이드를 토양에 뿌려 재배한 토마토는 단맛이 강하고 칼로리도 낮아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껌, 과자 등의 제품에 많이 사용되는 자일리톨은 원래 식물에 소량 존재하지만 상업적 사용을 위해 발효나 화학반응을 통해 대량 생산된다. 자일리톨은 청량감이 강한 시원한 단맛을 내며 설탕에 비해 60% 정도의 칼로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대체 감미료로 많이 사용된다. 다만 자일리톨의 과도한 섭취는 위장장애나 복통, 설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되면서 소비자들이 우려가 커지자 식품업계에서는 아스파탐을 천연 감미료인 알룰로스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룰로스는 몇 종의 식물에 자연적으로 소량 존재하는 물질로 효소를 사용하여 대량 생산한다. 알룰로스는 설탕 단맛의 70% 정도이고 칼로리가 설탕의 약 1/10 수준으로 체중과 혈당 조절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알룰로스의 과잉 섭취는 복부 불편함과 복통,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자연에 존재하지 않던 물질을 화학적인 방법으로 합성한 인공 감미료는 단맛이 설탕보다 수백배 이상 강하고 칼로리도 거의 없기 때문에 대체 감미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화학 합성 감미료로 많이 사용되는 물질로는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등이 있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고 칼로리도 낮기 때문에 제로 음료에 많이 사용되어 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 2B군으로 분류하였지만 1일 섭취허용량은 기존 그대로 유지하였고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일정 용량의 섭취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발표하였다.

 

아스파탐을 대신하여 제로 음료에 많이 사용되는 인공 감미료에는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이 있다. 수크랄로스는 설탕을 원료로 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물질로 설탕의 600배 단맛을 내고 칼로리가 없어 대체당으로 식품 산업에서 많이 활용된다. 아세설팜칼륨은 화학 합성으로 만들고 설탕의 200배 단맛에 칼로리가 없어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 등에 많이 사용된다.

 

이러한 인공감미료는 화학적인 방법으로 손쉽게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단맛이 설탕보다 수백배 강하기 때문에 소량 사용되어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된다. 즉 설탕 600 그램을 넣어야 하는 음료에 수크랄로스는 1 그램만 넣어도 같은 강도의 단맛을 내기 때문에 소량 사용으로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원재료비에 대한 부담이 크게 낮아진다. 또한 칼로리가 없기 때문에 비만이나 당뇨가 걱정인 소비자들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일부 연구에서 이러한 인공 감미료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있고, 과다 섭취에 대해서는 경고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낮은 섭취량으로는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대체 감미료는 극소량의 사용으로도 설탕보다 강한 단 맛을 낼 수 있고, 단 맛이 강한 음료를 칼로리 걱정 없이 마실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공 감미료의 단 맛에 길들여질 경우 단 것을 더 찾게 되어 오히려 비만,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즉 인공 감미료의 강한 단맛에 노출될수록 단 음식을 더 탐닉하게 되고 식욕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매번 같은 얘기지만 뭐든지 과잉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물질은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평소의 일반적인 식생활만으로도 당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당이 들어 있는 음료는 마시지 않는 편이 좋겠다.

 

음료 대신에 물을 마시고 차나 커피를 마시더라도 당을 첨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음료를 마실 때 당이 첨가되지는 않은 것을 우선적으로 고르고, 영양정보 표시를 잘 살펴 가급적 당류 함량이 낮은 제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음료수는 마시고 싶은데 비만이나 당뇨가 걱정이라면 당 대신 대체당이 들어 있는 무칼로리(무열량) 또는 저칼로리 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제로 음료라도 습관적으로 많이 마시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동청 교수는?

=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생화학과 이학석사 및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상㈜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순천제일대 조교수, 영국 캠브리지대 방문연구원,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청운대 인천캠퍼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식품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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