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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청 교수의 식품&바이오 이야기(11)] 건강에는 균형 잡힌 식사와 적당한 운동이 기본

좋은 식품으로 건강해지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비례하여 슈퍼푸드에 대한 관심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슈퍼푸드를 찾다 보면 미국 타임(TIME)지 선정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대한 얘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그러나 2002년 타임지에 실린 기사는 <10 Foods that Pack a Wallop (몸에 좋은 식품 10가지)>’로 슈퍼푸드란 용어는 직접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슈퍼푸드란 말은 1990년 Michael van Straten과 Babra Grigg의 저서 <Superfoods>를 통해 알려졌고, 2004년 미국의 저명한 영양학자인 Steven G. Pratt 박사의 저서인 <Superfoods Rx: Fourteen Foods That Will Change Your Life (슈퍼푸드: 삶을 바꿀 14가지 식품)>에 소개되면서 세계적인 용어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슈퍼푸드는 과학적으로 정의된 용어가 아니라 마케팅적 요소가 가미된 건강에 좋은 식품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보아야 한다. 슈퍼박테리아, 슈퍼마켓, 슈퍼맨처럼 ‘슈퍼’라는 말이 갖는 의미를 부각하여 사용한 것이다.

 

슈퍼푸드의 선정 기준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 등의 다양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면서 콜레스테롤이 적은 식품,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식품, 합성 첨가물이 사용되지 않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들 수 있다.

 

타임지에서는 다양한 일반식품을 대상으로 생리활성을 가진 천연 물질의 연구 결과에 기초하여 건강에 좋은 10대 식품으로 토마토, 시금치, 붉은색 포도주, 견과류, 브로콜리, 귀리, 연어, 마늘, 녹차, 블루베리를 선정하였다.

 

 

Steven G. Pratt 박사는 세계 최장수 지역인 그리스와 오키나와 사람들이 즐겨먹는 식품 중 공통적인 14가지를 선정하여 슈퍼푸드로 분류하였고, 여기에는 콩, 블루베리, 브로콜리, 귀리, 오렌지, 단호박, 야생 연어, 간장, 시금치, 녹차, 토마토, 칠면조, 호두, 요거트가 들어간다.

 

이외에도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슈퍼푸드라고 주장하는 식품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아침에 TV를 보다 보면 한 채널에서는 건강에 좋은 슈퍼푸드를 전문가를 통해 소개하고, 옆의 홈쇼핑 채널에서는 그것을 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현실을 쉽게 접하게 된다. 소비자들이 새로운 슈퍼푸드에 대한 정보를 여기저기서 접하다 보면 제품을 선택할 때 먼저 손이 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까지도 아보카도, 아사이베리, 아로니아, 카카오닙스, 코코아오일, 노니, 치아씨드, 햄프씨드, 렌틸콩, 퀴노아 등등 많은 식품들이 슈퍼푸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23년에도 미국의 식품영양 분야 전문지인 Today’s Dietitian에서 새로운 10대 슈퍼푸드를 선정하였는데, 여기에는 발효식품, 씨앗류(치아씨드, 햄프씨드 등), 블루베리, 아보카도, 견과류, 시금치 같은 녹색잎 채소, 해조류를 포함하는 수생 채소, 녹차, 고대 곡물(고대에 재배되었던 곡식류), 비유제품 우유(곡물에서 추출한 우유)가 들어간다.   

 

그렇다면 슈퍼푸드를 먹는 것이 건강에 좋을까? 물론 효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것들도 있지만 대체로 슈퍼푸드로 분류된 식품들은 유용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고 항산화 효과와 같은 생리활성이 뛰어나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특정 슈퍼푸드를 편식하거나 과잉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기서 알려진 모든 슈퍼푸드에 대해 다루는 것은 지면상 어렵기 때문에 몇가지를 예로 들어 얘기해보고자 한다.

 

시금치는 베타-카로틴, 비타민 B와 C, 칼륨, 엽산, 철분, 식이섬유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혈관과 눈 건강에 도움을 주지만 시금치의 옥살산 성분은 과잉 시 사람에 따라 요로결석을 야기할 수 있다. 견과류는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하고 항산화 효과를 가진 비타민 E, 폴리페놀과 셀레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혈관 건강과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다만 견과류는 지방 함량이 높아 과잉 섭취 시 설사를 유발하거나 살찌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귀리는 베타-글루칸이 풍부하고 다른 곡물에 비해 혈당 지수가 낮아 당뇨병과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 다만 귀리를 오트밀 등의 가공식품으로 섭취할 경우에는 영양성분표를 잘 확인해야 한다. 쌀도 현미로 섭취하느냐 백미로 섭취하느냐에 따라 혈당 지수가 달라지고, 쌀에 당을 입혀 쌀과자로 만들었다면 오히려 당뇨에 좋지 않듯이 귀리도 어떻게 가공했는지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다른 슈퍼푸드들도 가공식품으로 만들었다면 원료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당이나 나트륨, 지방을 추가로 넣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주요 용어 설명]

용어 이해를 돕는 설명
항산화 작용/효과/활성

산소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활성산소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세포의 유전자, 세포막, 단백질 등을 공격하여 노화, 성인병, 암 등의 원인이 된다. 항산화 물질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의 산화를 막는다.

베타-카로틴

채소나 과일에 들어있는 적황색의 색소로 항산화 활성을 가지고, 섭취 시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바뀌어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
엽산

과일과 채소에 들어있는 비타민의 일종이다. 태아의 신경과 혈관 발달에 중요하여 종종 임산부에게 섭취가 권장된다.

식이섬유 탄수화물의 일종으로 사람의 소화효소로는 분해되지 않아 대장을 통해 배설된다. 배변량을 증가시켜 변비 개선과 대장 건강에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데 효과적이다.
칼륨 곡류, 채소, 과일에 많이 들어 있는 무기물이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은 유기물이고, 나트륨, 칼륨, 칼슘, 철분 등은 무기물이다. 칼륨은 체액의 균형 유지와 근육과 신경 기능을 조절하는 중요한 무기물이다.
베타-글루칸 곡류, 버섯류에 들어있는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나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떨어뜨리고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필수 지방산 상온에서 액체인 식물성 기름(콩기름 등)에는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들어있고, 고체인 지방(소 지방 등)에는 포화 지방산이 많이 들어있어 잘 굳는다. 필수 지방산은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으로 체내에서 만들어지지 않아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지방산으로 식물성 기름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폴리페놀 식물에 들어있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이다. 페놀은 독성 물질이지만 이러한 페놀 구조가 2개 이상 조합되어 만들어지는 폴리페놀은 건강에 좋은 물질이다.
셀레늄 강력한 항산화 활성을 갖는 무기물이다.
안토시아닌 꽃이나 과일에 들어있는 빨간색, 보라색, 파란색 색소로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가진다. pH에 따라 색이 변하는 성질이 있다.
옥살산 죽순, 시금치, 파슬리 등의 식물에 다량 들어있는 독성 물질로 칼슘과 결합하여 요로결석을 야기하기 때문에 신장에 좋지 않다. 
혈당 지수 음식을 섭취한 후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은 당뇨병에 좋지 않다. 소화흡수가 느린 현미는 혈당지수가 낮고, 흰 쌀밥은 빨리 소화되어 흡수되므로 혈당지수가 높다.
오메가3 지방산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이다. 오메가3 지방산에는 들기름과 참기름에 들어있는 알파-리놀렌산과 생선 기름인 DHA와 EPA가 있다. 혈액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붉은색 포도주는 발효 시 포도의 껍질과 씨가 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안토시아닌과 탄닌(폴리페놀의 일종)을 다량 함유하여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 좋다고 알려졌으나 많이 마시게 되면 에탄올에 의한 독성으로 오히려 건강을 헤칠 수 있다.

 

블루베리가 슈퍼푸드로 각광 받으면서 아사이베리, 아로니아와 같은 베리류의 소비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러한 보라색을 띠는 베리류는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활성산소를 잘 제거하고 혈관 및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베리류에는 단백질이나 필수 지방산의 함량이 낮기 때문에 이것을 주식으로 삼게 되면 인체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의 섭취가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에 좋다는 몇 종류의 슈퍼푸드를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것만으로는 인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영양소를 고르게 얻을 수 없고, 오히려 특정 영양소만 과잉이 되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슈퍼푸드는 서양인의 관점에서 선정된 것이어서 해외에서 원료를 들여오거나 가격이 비싼 것들이 꽤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식품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귀리는 영양성분면에서 보리, 현미, 호밀과 같은 통곡물과 유사하고, 연어는 고등어, 청어, 꽁치 등으로 대체 가능하며, 블루베리와 오렌지는 복분자와 귤을 먹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도 김치, 된장, 청국장과 같은 발효식품, 인삼, 마늘 등과 같이 슈퍼푸드로 인정받는 좋은 식품들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식품들을 즐겨 먹지만 주식으로 삼지는 않는다. 여러 종류의 다른 식품과 같이 섭취함으로써 균형 잡힌 영양소의 확보가 가능한 것이다.

 

슈퍼푸드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다만 특정 슈퍼푸드의 집중 섭취로 인체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한꺼번에 얻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식품을 고르게 먹어 영양소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특히 과장된 광고나 마케팅에 현혹되어 슈퍼푸드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갖거나 마치 암과 같은 질병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여겨 과잉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건강에는 정도가 없다. 건강을 지키는데는 균형 잡힌 식사에 의한 영양소의 고른 섭취와 적당한 운동이 기본이고, 슈퍼푸드는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공급하는 보조적인 역할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동청 교수는?

=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생화학과 이학석사 및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대상㈜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순천제일대 조교수, 영국 캠브리지대 방문연구원,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청운대 인천캠퍼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식품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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