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건강에 좋다고 오메가-3를 건강기능식품으로 구입하여 꾸준히 섭취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지방산의 일종인 오메가-3가 어떤 물질인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가 지방산의 구조를 이해하려면 화학구조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아래의 그림처럼 일반적인 화학구조는 탄소(C), 수소(H)와 같은 원소로 나타내지만, 간단하게 탄소와 수소를 생략하여 선으로만 그릴 수도 있다. 선으로 나타낸 구조식에서 선의 양쪽 끝과 꺾인 곳은 탄소(C)이고, 탄소(C)끼리 연결되고 남은 곳은 수소(H)로 채운다고 보면 된다. 탄소(C)에 수소(H)가 다 차있으면 마치 배가 부른 것처럼 포화되어 있다고 하고, 수소(H)가 차있지 않으면 이중결합(=)을 가지게 되어 불포화되어 있다고 한다. 불포화되어 있는 물질은 배가 고픈 것처럼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기 때문에 불포화 지방산은 쉽게 산화될 수 있다.
오메가-3는 불포화 지방산이다. 불포화지방산은 탄소(C) 사이에 꺾인 구조의 이중결합(=)을 가지고 있어 실온에서 액체로 존재한다. 포화지방산의 탄소(C)는 모두 수소(H)로 채워진 포화 상태여서 차려 자세처럼 서로 촘촘하게 간격을 좁혀 설 수 있어 고체가 된다. 불포화 지방산은 탄소와 탄소 사이에 이중결합(=)이 꺾인 형태가 되므로 팔 벌린 자세처럼 충분한 간격이 확보되어 일상 온도에서 액체로 존재하게 된다. 즉, 잘 굳지 않으므로 혈관을 막을 염려가 적어 건강에 좋다고 하는 것이다.
‘알파(α)에서 오메가(ω)까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알파(α)는 그리스어의 첫 문자이고 오메가(ω)는 마지막 문자이기 때문에 영어로 보자면 ‘A에서 Z까지’이므로, 우리 말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또는 ‘최초에서 최후까지’를 뜻한다. 오메가-3 지방산에서 오메가는 맨 끝에 있는 탄소라는 의미이고 숫자 3은 오메가 탄소를 기준으로 3번째 탄소에 이중결합이 처음 나타난다는 뜻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건강을 위해 섭취하는 오메가-3 지방산에는 DHA, EPA, 알파-리놀렌산이 있고, 이들은 불포화 지방산 중에서도 다중불포화 지방산이다. 다중불포화 지방산이란 이중결합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아래에 탄소(C)와 수소(H)가 생략되어 있는 DHA, EPA, 알파-리놀렌산의 선 구조를 나타내었다.
오메가-3 지방산 중에 DHA와 EPA는 고등어, 꽁치와 같은 등푸른 생선과 연어에 많이 들어있다. DHA는 뇌와 신경조직의 세포막 및 눈의 망막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두뇌와 눈 건강에 도움을 주고, EPA는 혈액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피가 끈적끈적해지는 것을 막아 혈류 순환을 개선하며 염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씨유, 호두 기름, 들기름과 같은 식물에 들어있는 알파-리놀렌산은 염증을 억제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
오메가-3는 혈관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미국 심장학회를 포함한 6개 단체가 합동으로 오메가-3 보충제가 만성 관상동맥 질환자에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완화하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발표하면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오메가-3를 꾸준히 섭취해 온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관상동맥은 심장 근육에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으로 막히거나 좁아지면 심장이 제 역할을 못해 심근경색(심장마비)나 협심증 등의 심장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오메가-3 지방산이 혈액의 중성지방을 개선(고지혈증 개선)하고, 기억력이나 건조한 눈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며, 혈행(혈류 순환)에 좋고, 염증을 억제한다는 긍정적 기능은 유효하기 때문에 영양보충제에 의한 오메가-3 섭취를 무조건 부정할 필요는 없다.
물론 등푸른 생선이나 연어, 해조류, 들기름 등의 식품으로 오메가-3를 먹는 것이 좋고,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섭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임산부와 수술을 앞 둔 경우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혈액 응고를 지연시키기 때문에 섭취에 대해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인체 내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다중불포화 지방산에는 오메가-3 외에도 오메가-6 지방산이 있다. 오메가-6 지방산은 식물에 많이 들어있고, 오메가 탄소를 기준으로 6번째 탄소에 이중결합이 처음 나타나는 불포화 지방산이다. 우리가 주로 먹는 콩기름, 참기름, 해바라기유, 포도씨유, 옥수수유 등에는 오메가-3에 비해 오메가-6 지방산이 과도하게 많이 함유되어 있다.
오메가-3와 6 지방산은 인체 내에서 잘 만들어지지 않아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데, 건강을 위해서는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의 비율이 중요하다. 자연으로부터 먹거리를 해결하던 시절에는 오메가-3와 오메가-6의 섭취 비율이 1:1~2 정도로 균형이 유지되었으나 여러 종류의 식용유가 사용되고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서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최대 1:20까지 올라가 있다.
물론 아직도 오메가-3와 오메가-6의 섭취 비율에 대한 연구와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1:1~4 정도가 건강에 좋다고 여겨지므로 현대인들은 오메가-6 지방산을 너무 과하게 먹고 있는 것이다. 오메가-6 지방산은 세포 손상을 복구하고 염증 반응의 조절 작용을 한다.
우리 몸에 감염이나 상처가 발생하면 염증 반응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지만, 인체 기관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은 관절염, 심장병, 당뇨 등의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즉 건강을 위해서 적당한 염증 반응은 필요하지만 과도한 염증은 인체에 독이 될 수 있어서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을 적정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주로 먹는 식용유인 콩기름, 참기름, 해바라기유, 포도씨유, 옥수수유, 올리브유에는 오메가-6 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모자랄 일은 별로 없고 오히려 과잉 섭취할 가능성이 높다. 오메가-3 지방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등푸른 생선을 잘 먹어줘야 하는데 꼬박꼬박 챙기기 쉽지 않다.
따라서 DHA, EPA와 같이 생선 기름에서 추출한 오메가-3 지방산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섭취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있고, 최근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식물성 들기름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들기름은 요리용으로도 많이 사용하지만 적당량을 생으로 직접 섭취하는 소비자도 있다. 이때 들기름을 짤 때 오메가-3 지방산이 열에 의해 산패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낮은 온도에서 짜내는 냉압착 방식을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오메가-3는 다중불포화 지방산으로 많은 이중결합을 가지고 있어 공기 중에서 쉽게 산화될 수 있기 때문에 빛과 공기와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캡슐과 같이 포장하여 판매하고 있다. 또한 오메가-3 지방산의 산화를 억제하기 위해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 E (토코페롤)를 같이 첨가한 제품도 있다.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은 1 그램 당 9 kcal의 에너지를 만드는 고열량 물질이고, 과하면 심혈관계 건강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산패된 오메가-3 지방산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되기 때문에 오래되거나 나쁜 냄새가 나는 등의 변질된 기름을 섭취하는 것은 삼가해야 할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동청 교수는?
=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생화학과 이학석사 및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상㈜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순천제일대 조교수, 영국 캠브리지대 방문연구원,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청운대 인천캠퍼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식품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