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돌고래 공연장의 남방큰돌고래 불법포획 사건에 대한 재판이 열린다.  국내 첫 돌고래공연장의 '비인가 돌고래'에 대한 재판이다.

8일 오전 11시 제주지방법원 302호 법정에서는 제주 연안에서 불법포획한 남방큰돌고래를 사 들여 돌고래 공연을 시킨 혐의로 기소된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내 퍼시팩랜드 등에 대한 재판이 김경선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동물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이번 재판에 앞서 판사에게  ‘돌고래 공연 중단 및 방생 촉구’ 서명부를 전달했다.

이들은 서명부에 첨부된 청원서에서 남방큰돌고래의 현황을 설명하며 방생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해안에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이 정한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가 살고 있다”며 “국립수산과학원이 제주 해역에서 114마리의 서식을 확인했고, 지금 추세로는 2050년 20마리 이하로 줄어 멸종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또 이들은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단지 내 퍼시픽랜드와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돌고래 공연에 출연 중인 돌고래들이 어부들에게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로 드러났다”며 “이들 돌고래는 야생으로 방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군다나 돌고래 공연은 동물학대로 인정돼 세계적으로 반대운동이 펼쳐지고 있다”며 “영국에선 이미 1993년에 돌고래 수족관이 자취를 감추는 등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가운데 13개국에 수족관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수족관 돌고래를 방사해도 살아난다"고 주장하며 “2009~2010년에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 돼 수족관에 가둔 2년 미만의 돌고래가 모두 7마리다. 즉시 방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더 이상 인간들의 탐욕에 의해 소중한 생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불법 포획돼 갇힌 남방큰돌고래들이 다시 드넓은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현명한 판결을 내려달라”며 재판장의 판단을 호소했다.

'돌고래 소녀'로 알려진 환경운동가 핫핑크돌핀스의 황현진씨는 <제이누리>와의 통화에서 "사건자체가 20년 만에 해경수사로 처음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돌고래 관련으로는 처음 있는 재판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조건 방생을 해야 한다. 20여년 동안 멸종위기종을 불법포획 한 사실을 몰랐다는 행정당국이나 수사당국이 사실상 묵인하고 방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재판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벌금형 정도로 끝날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했다.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퍼시픽랜드는 반성하기는 커녕 오히려 방생을 촉구하는 우리들에게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경도 벌금형 정도로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방생하면 죽을 것이라고도 했다"며 "하지만 수족관 돌고래를 방생해서 산 사례도 있다"며 돌고래들의 방생을 촉구했다.

그는 또 "재판결과 방생이 안 될 경우 여론을 형성해서라도 반드시 방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해경은 퍼시픽랜드와 대표, 관리본부장를 수산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해 제주지방검찰청에 송치한 바 있다.

한편 이들은 첫 공판이 열리는 이날 제주법원 앞에서 돌고래쇼 중단 및 방생촉구 캠페인과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