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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한우섭이 본 제주찰나(39)] 과거의 모습이 나의 거울이 되어 다 잘될거야 ... 흔적

 

2012년 서울 한전아트센터갤러리에 전시한 정글 아티스트 그룹 정기전 출품작이다. 당시 입시학원 운영이 어려워 폐업하고 북한산 밑 아동미술학원을 재인수하여 운영할 때 아이들 수업 재료인 비눗방울을 만드는 재료를 이용하여 만든 작품이다.

 

재료도 재료지만 학원 아동수업을 회화적 조형원리인 점.선.면.입체에 대한 방향으로 기초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이런 작품이 나타나게 된 또 다른 배경이 될 수도 있었다. 다 그만한 인연이 되고 원인이 되어 연결되어 나타나는 것들이다.

 

비눗방울의 형상과 흔적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생각의 이면에는 나라는 존재의 가벼움을 얘기하고자 했다. 당시 작가노트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그림을 그린다.
이전에는 존재하고 있는 바로 지금 여기 매 순간 순간이 최선이고 실재라고 나는 믿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존재의 의미와 실재란 과연 무엇인지 의심만 들뿐 나는 알 수도 없고 결국 스스로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모든 게 혼란속에 뒤섞여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다.

 

스스로 잘못된 선택과 행동, 위선과 타협, 갈등, 우울과 어리석음 등을 경험하면서 세상을 탓하고 타인을 탓하고 자신을 탓하는 어리석음과 욕망으로 상처와 자학의 흔적을 남기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모든 것들 또한 사실은 착각과 오류로 점철된 어리석고 교만한 나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나를 슬프게 하고 아프게 한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

단지 즉흥과 우연, 그리고 존재의 흔적 , 부재의 흔적을 표현한다.

 

그것이 형상이 됐든, 추상이 됐든간에 스스로 필요에 따라 남길 것은 남기고 지울 것은 지우고 선택하고 결정할 수 밖에 없다.

 

모자란 것은 채우고 연결이 부자연스러운 것은 연결하고 문제가 생긴 곳은 해결하고 정리하고 마무리한다.

 

끝나고 보니 부족하고 모자란 것이 나와 닮아있다.

 

다시 또 시작한다.

또다시 지우고 움직이고 생각한다.

과연 실재란 무엇인가?‘’

 

비눗방울도 존재다. 한없이 가볍지만 빛을 받으면 투명한만큼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존재. 무수한 비눗방울이 만나고 충돌하고 합해지며 서로서로 화판 위를 노닌다.

 

존재의 가벼움은 단순한 허무주의나 염세적인 것이 아닌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 놓인 존재가 겪어야 하는 실존적 고뇌에 대한 이야기다. 가벼움이나 무거움 중 어느 한 쪽을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닌 그 분별심을 콘트롤 하는 중도의 삶을 얘기한다고 보는게 나의 생각과 가까울 것이다.

 

어린이 놀이도구인 비눗방울 스틱을 처음으로 이용하여 보았다. 비눗방울만 봐도 즐거워 하는 그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의 느낌도 담아보고 싶었다.

 

그림은 비눗방울이 보여주는 점적요소와 뜯어지고 부서져가는 선적 요소, 제작하다만 미완성된 화판에 노출되어진 초배지의 흔적을 그대로 면적요소로 하여 자연스럽게 드러난 공간을 면과 선을 통한 공간 분할과 그속에 존재하는 비눗방울의 점적 존재의 흔적들을 중첩과 모아짐과 흩어짐의 그룹핑을 통해 율동과 리듬감 있게 자유로운 화면구성을 보여주려 하였다.

 

과거와 현재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느낀다. 예전과 별다르지 않게 갖고 있는 생각이 지금의 현실과 비슷하게 반복되어 나타나거나 데자뷰 됨을 알게 된다.. 아직도 이런 미망이 반복되고 있음을 ... 변해온 줄 알고 극복해 온 줄 알았는데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착각과 오만의 연속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 감정 느낌은 살아있는 동안 계속될 것이며 쉽게 변할 수도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돈과 건강, 죽음 등 더 큰 인생의 문제로 괴로움은 더해 갈 것이다. 지금도 늘 그렇지만... 누구나 삶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늘 행복하길 원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모두가 똑같은 것 같다.

 

크게 변하기는 쉬운 게 아니지만 그 괴로움이 사는 동안은 늘 따라다니는 것임을 인정하고 오히려 그 괴로움이 변화의 조짐임을 알아차린다. 과거의 생각, 감정, 느낌보다 더 풍성해지고 성숙되어지는 과정임을 알게하는 인식의 전환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으로 변화시킬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삶은 그렇게 무거운 것만은 아닐 것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매순간 매순간 닥치는 고비고비도 잘 넘겨 왔으므로 ... 과거의 모습이 나의 거울이 되어 다 잘될거라 생각하며 감사하게 살 일이다. 어떤 것도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나다움을 믿고 사랑하며 또 움직이자.

 

생각, 감정, 느낌은 망상이 되기도 한다. 버릴 수 없으면 즐기기라도 하면 좋은데 있지도 않은 생각, 감정, 느낌에 마음의 망상을 더하고 더해서 결국 괴로움에 괴로움을 더해가는 상황을 만들어가는게 대부분이다.

 

어려우면 어려워질수록 정신차리고 더 감사하고 현재에 충실하고 노력해야 한다.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면 두려워진다. 마음 밖에 다른 것이 없다.

 

비눗방울 하나에도 설레이고 감동받는 순진무구한 아이들처럼 세상을 놀 듯이 재미있게 살고 싶다. 아니 그렇게 살아야 한다. 너무 진지하거나 너무 심각하게 살면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탈이 나는 것을 주변에서도 많이 본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린아이가 된다는 말이 있다. 심각함과 진지함 그동안 살아온 고집스러운 자기판단의 오만과 고집의 경직된 지나침을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되돌려서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자연의 축복이 아닌가 한다.

 

너무 많은 판단과 선택속에 지나친 옳고 그름의 판단이나 좋다, 나쁘다라는 나만의 그릇된 선택을 경계하며 조금은 자기만이 옳다라는 그릇된 생각, 감정, 느낌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삶을 감사히 즐기며 살 수 있도록 마음의 변화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지나친 분별과 판단으로 괴로워 하기보단 늘 모든 것을 새롭게 받아들이며 매순간을 즐기고 몰입하고 작은 사소함에도 감동받는 맑고 순수하게 빛나는 어린아이의 투명한 마음 같은 삶, 우리의 내면에 있는 보석같은 아이를 보듬고 안아주고 사랑하자.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무한하고 가능성 있는 아이의 행복을 위해 주어진 삶을 기뻐하고 사랑하고 즐기자. 무심코 지나다 바라본 그림속 일그러진 자화상속에 숨어있는 내면 아이의 아픔을 달래며 잠자고 있는 아이의 꿈과 소망을 끄집어 내본다.

 

늘 빛나는 삶에 감사하며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한우섭은? = 제주제일고,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나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담묵회 창립회원, 아티스트그룹 '정글' 회원, 민족미술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노원미술협회 회원, 디자인 출판 일러스트작가, 한강원 조형물연구소 디자이너, 서울 제주/홍익조형미술학원 원장, 빛 힐링명상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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