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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한상범이 본 제주찰나(22)] 가족은 어느 무엇보다 귀하고 소중하다

 

운명처럼 귀하고 소중한 인연으로 만났다. 사랑하는 아내를 그린 그림이다.

 

지금은 없어진 홍대 동양화과 출신으로 이루어진 ‘묵의형상회’라는 그룹에서 활동할 당시 2003년 묵의형상회 정기전(백악미술관)에 출품했다.

 

2001년 조금은 늦은 나이에 결혼하고 1년이 지나 아내가 임신을 했다. 당시 경기도 일산에서 신혼살림을 하던 10평도 안되는 원룸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아내가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한 편이었고, 적지않은 나이에 임신을 한 상태라 불안했다. 친정의 보호도 필요할 거 같아 서울 수유리에 있던 장모님 댁에서 잠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지금도 그렇지만 타고난 체질상 몸이 약한 편이다. 결혼 전 연애시절 날때부터 몸이 약하게 태어난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혼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식을 낳는걸 기대는 안했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임신을 하게 되어 사랑과 결혼, 임신과 출산이라는 축복의 날들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부양의 책임도 지게되어 당연히 잘 살아야겠다는 의욕도 앞서던 시절이었다.

 

당시 장모님댁은 2층 단독주택이었는데 우리 부부는 1층 거실에 변변치 않은 신혼살림 살이와 더불어 가름막으로 병풍을 치고 살았다. 2층에는 다행(?)히 안쓰는 방이 있어 방 한칸이 내 작업실이 되는 호사스러움(?)도 누리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첫 임신으로 입덧이 심했던 아내는 더운 날에도 뱃속에 또 하나의 불을 품은 듯 날마다 고통이 심했다.

 

어느 날이었다. 함께 고통을 나눌 수 없는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많았던 나는 정원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아내를 봤다. 고통을 참고 있던 아내의 모습 속에서 찬란한 빛의 생명을 품고 있는 숭고하고 의연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감동을 남기고 싶어 사진을 찍어 두었고 때마침 활동하던 묵의형상회 그룹 정기전 전시를 앞두고 아내를 그리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아내는 영혼의 동반자인 뮤즈처럼 내 그림의 모델이 되어 주었다.

 

그렇게 첫 아이의 태동과 탄생, 더불어 아내가 임신했던 모습 등 그림 두 점이 탄생되었다.

 

 

나는 어릴때 아버지와 함께 살지 않았다.

 

아버지는 고3 때 돌아가셨다. 삶의 목표도 잃었다. 여자 혼자의 몸으로 물질을 하면서 나를 애지중지 키웠던 어머니의 마음을 몰랐다. 단지 자유롭게 살기위해 내가 잘했던 그림을 선택하고 마음 내키는대로 청춘을 살았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에, 남편이 된다는 것에, 자식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문외한이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살지도 않았다.

 

결혼도 따져보면 몸도 마음도 준비되지 않았던 상태에서 이루어진 선택이었다. 지나보니 알게 되었다.

 

내가 아버지가 되고, 남편이 되고, 뒤이어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니 뒤늦게 깨달았다. 부모님께 자식으로서 미안하고, 아내에게 부족한 남편으로서 미안하다. 뒤늦게 참회하게 되었다.

 

불안하고 어려운 살림살이를 고비고비 지금도 이겨내가며 자식 하나가 아닌 둘까지도 밝게 곱게 자라게 해준 아내이자 어머니인 아내에게 경의와 존경,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그림 또한 당시의 기록화다. 아내에 대한 위로와 감사의 선물로 남아있어 감사하다. 가족은 어느 무엇보다 귀하고 소중하다.

 

이젠 돌아가셨지만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따라 재능을 잘 발휘하여 좋은 모습으로 잘사는 모습으로 뒤늦은 효도라도 하고자 한다.

 

그리고 자애로운 아버지로서 가족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싶다. 아내에게 늘 사랑의 미소를 띠는 로맨티스트가 되고 싶다.

 

더불어 여기까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해주고 나를 만들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 가난과 질병,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우리 미래후손들이 만날 세상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한상범은? = 제주제일고,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나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담묵회 창립회원, 아티스트그룹 '정글' 회원, 민족미술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노원미술협회 회원, 디자인 출판 일러스트작가, 한강원 조형물연구소 디자이너, 서울 제주/홍익조형미술학원 원장, 빛 힐링명상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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