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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 항괘(恒卦)

 

항(恒)은 장구하다, 꾸준하고 바뀌지 않는다 뜻이다. 장구하게 도를 꾸준히 지키는 것이다. 천지의 도는 항구하면서도 끝이 없다. “곧음이 이로우니 가는 것이 이롭다.” 새로운 시작은 반드시 있다. 일월이 하늘에 있으니 장구하게 빛을 발한다. 사계절이 교체하며 변하니 영구히 운행할 수 있다. 성인은 꾸준히 그 도를 지키니 천하의 도덕, 아름다운 풍속을 발육 생성시킨다.

 

끈기가 부족하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세상에 살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포부(지향)가 없는 것이다 ; 굳고 강한 끈기로 노력하면서 자기 포부를 실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의 성취가 크고 적음은 왕왕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굳고 강한 끈기가 있으면 끝내 소득이 생긴다.

 

한 개인이 어떤 일을 끈기 있게 계속해 나가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에 끝까지 자신의 의지를 연마하여야 하고 자기 사상을 깨우쳐야 한다.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여 점차 발전해 나가야 한다.

 

『주역』은 말한다, 끈기가 있어야 한다고 ; 자기의 의지를 견지하면 형통할 수 있다고.

 

배움에서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논어』는 이런 사상에 대하여 먼저 ‘태만하지 않음〔무권(無倦)〕’을 이야기하고 나서 다음에 ‘한결같음〔일이관지(一以貫之)〕’를 이야기했다. 더하여 날과 달이 거듭하는 것처럼 세월이 쌓이는 것이고, 순차대로 하나씩 진행하여 차례차례 갈고 닦아 높여나가라고 했다.

 

자장(子張)이 정치에 대하여 물으니 공자는 대답하였다.

 

“(관직에) 앉아있을 때는 태만하지 않고 정령을 집행할 때는 충성으로써 하여라.”1)(「안연(顏淵)」)

 

자로(子路)가 정치를 물으니 공자가 대답하였다.

 

“먼저 앞장서서 솔선수범하고 몸소 수고롭게 하라.”

 

“나태함이 없어야 한다.”2)(「子路」)

 

이것은 공자가 ‘정치’에 대한 제자의 물음에 답한 것이다. “나태함이 없어야 한다.” 바로 자신에 대하여 근면하고 태만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근면함은 부족함을 메울 수 있다. 끈기는 모든 일을 성사시킬 수 있다. 배움도 이처럼 하여야 한다.

 

사람에 대해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가르침을 주어야 한다. 피곤함을 느껴서는 안 된다. 그중 배우려는 자는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배움에 나태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것은 실천하기 어렵다.

 

“학문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아서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하게 된다.”3)(좌종당)

 

맞지 않던가. 끝까지 고수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그렇게 오래 쌓이고 쌓이면 학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꾸준함이 성공을 위한 법보다.

 

모든 사람은 이상을 가지고 있다. 이상을 실현하려면 마땅히 초석을 잘 깔아야 한다. 많은 웅덩이가 존재한다. 당연히 좌절이 많다. 평탄하게 깔면 깔수록 어려움은 줄어든다.

 

“장강의 뒤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 한 세대 한 세대가 더욱 강해진다.”

 

이상을 실현하려면 초석을 튼튼히 깔아야 한다. 많이 쌓고 많이 사고하고 많이 깨달아, 평상시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실하게 일하고 세밀하게 엮어나가면, 성공이 가까워진다.

 

이상이 확정된 후 순리대로 이상의 피안에 도달하려면, 이상이 현실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시간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길을 위하여 평탄한 큰길을 개척하여야 한다. 이상을 위하여 영원히 끊임없이 계속해서 분투하여야 한다. 어떤 좌절이나 어려움도 우리의 의지를 동요시킬 수 없다. 우리는 공동으로 분명하게 기억해 두어야 한다 :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꾸준히 계속하는 것이다.

 

낙숫물이 댓돌을 뚫으려면 하루 이틀 시간으로는 안 된다.

 

“항심이 있어야만 쇠공이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 수 있다.”

 

정성을 다하여 노력하면 아무리 힘든 목표라도 달성할 수 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나태하지 말고 꾸준히 그리고 끝까지 하여야 한다.

 

『주역』은 말한다.

 

“우레와 바람이 항(恒)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서서 방소(方所)를 바꾸지 않는다.”

 

무슨 말인가? 꾸준하게 지속해 나가면 어떤 난관이 얼마나 있더라도 군자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1) 居之無倦,行之以忠.(「顏淵」)

2) 先之勞之;無倦(「子路」)

3) 學問如逆水行舟,不進則退.(左宗棠)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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