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괘(節卦)
절(節)은 절검(節儉), 절제(節制)다. 사람은 어떤 일에도 절제하여야 한다. 절제하지 않고 일하면 미치광이가 된다. 세속(世俗)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순수함을 지켜야 한다. 세속에 대한 욕망이 없어야만 의연(毅然)한 경지에 오를 수가 있다. 이것을 지켜야 많고 많은 유혹을 견딜 수 있다.
탐욕을 억제하기 어려우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살다보면 많고 많은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 유혹을 거절하는 것은 어렵고 힘든 과정이다. 의지와 탐욕이 겨루는 과정이다.
탐욕이 많아지면 마음의 지혜가 혼란하게 된다. 손바닥에 침을 뱉듯 쉽사리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왕왕 위험한 함정이다.
“한 번 발을 잘못 내디디면 천추의 한이 된다.”
한 번 잘못으로 평생을 후회하게 된다. 생각 하나의 잘못으로 천고의 한으로 남게 된다. 현실 생활 중 이러한 사례는 많고도 많다.
『주역』은 말한다.
“절은 형통하니 괴롭도록 절제해서는 곧을 수 없다.”
무슨 말인가? 절제하면 형통할 수 있다. 가혹할 정도의 절제는 불가능하다. 적당하게 그칠 줄 알아야 한다.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청렴을 지켜야 한다. 세속의 탁류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
욕심을 줄여야 한다. 적당한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 탐욕은,
“횃불을 가지고 바람을 거슬러 가는 것과 같아서, 반드시 손을 태울 우환이 생긴다.”1)
물욕의 교란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이상, 신념이 흔들려서 그렇다. 사상이 공허하여 스스로 자제할 수 없기에 그렇다.
“신체가 허하면 병을 부르고 마음이 허하면 귀신을 부른다.”2)
중국 속담이다. 자신을 장악하지 못하면 각종 유혹이 틈만 있으면 솟아난다. 가벼이 세속을 따라하면 안 된다. 스스로 자신을 멸시하고 천대해서는 안 된다. 자아수양을 강화하여야 하고 절제를 알아야 한다. 높은 수준을 가지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깨어있고 스스로 주의하여야 한다. 자신은 다른 사람보다 무능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돈이 있든 없든 태양은 비춘다.”
자신을 믿으면 마음은 자연스레 평온해진다.
사람은 탐내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게 된다. 돈은 물과 같다. 돈이 없는 사람은 주머니가 텅 비어 있지만 여유 있게 계획하고 실제 줄여서 사용하면 오히려 작은 시냇물처럼 길고 오래 흐른다. 탐심은 홍수와 같다. 십중팔구는 치명적인 재난을 불러온다.
돈을 물처럼 대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지혜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엎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돈을 너무 중하게 여기면, 첫째, 자잘한 일까지 시시콜콜하게 따지게 되어 몸과 마음 모두 쉽게 피로하게 되고 ; 둘째, 득실을 따지는 마음이 과중하게 되어 대바구니로 물을 푸듯 아무런 성과 없이 헛수고하게 된다. 생활 경험과 역사 전고는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지 않던가 : 너무 재물을 탐하는 자는 끝내 좋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는 여러 유혹에 정신을 차려 인식하여야 하고 이지적인 판단을 하여야 한다. 돈과 권력에 낙관적이어야 한다. 이지적이어야 한다. 스스로 번뇌하는 와중으로 빨려 들어가서는 안 된다.
홀가분한 태도로 인생을 대면하여야 한다. 명예 때문에 지치지 말아야 한다. 이익 때문에 노예가 돼서는 안 된다. 마음의 평형을 잡아야 한다. 자기 생활 방식을 창출하여야 한다.
생활 철학은 많고도 많다. ‘탐하다 탐(貪)’자와 ‘가난하다 빈(貧)’자는 두 획 차이가 날 뿐이다. 이 ‘두 획’이 큰 학문이다.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는 장소에서 어느 정도 권세와 지위를 얻는 자가, 자신의 정토를 고수하고 일생동안 평안하려면 덕행을 중시하여야 한다. 모든 일은 자연을 따른다. 무리하게 얻을 수 없다. 홍응명(洪應明)은 『채근담(菜根譚)』에서 말했다.
“부귀와 명예가 도덕에서 비롯된 것은 숲속의 꽃과 같아서 스스로 무럭무럭 잘 자란다. 공적(功績)에서 비롯된 것은 화분이나 화단 속의 꽃과 같아서 이리저리 옮겨지기도 하고 흥망이 따른다. 권력으로써 얻은 것이라면 꽃병 속의 꽃과 같이 뿌리가 없으니 그 시드는 모습을 서서 기다릴 수 있다.”3)
무슨 뜻인가? 개인의 영화 부귀는 인의도덕을 시행해서 얻은 것이라면 자연 속에서 성장한 꽃과 같아서 끊임없이 번성하고 퍼져나가 끊기지 않는다. 공을 세우는 데에서 얻어졌다면 화분 속에 심은 꽃과 같아서 이동하거나 환경이 변하면 시들어 버린다. 권력에 의지해 강점하거나 사리사욕을 도모해 얻은 것이라면 화병에 꽂힌 꽃처럼 성장할 토양이 없기 때문에 곧바로 시들어 버린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도덕수양 없이 공명이나 기회를 이용하거나 불법 수단으로 얻은 복은 크게 경계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아니면 재난을 불러들여 함께 훼멸돼 버린다. 덕을 행하는 고상한 사람이야말로 도리를 깨달아 일평생 평안하게 살 수 있다.
1) 猶如執炬逆風而行,必有燒手之患.(『佛說42章經』「第25章欲火燒身」)
2) 體虛招病,心虛招鬼.
3) 富貴名譽,自道德來者,如山林中花,自是舒徐繁衍;自功業來者,如盆檻中花,便有遷徙廢興;若以權力得者,如甁鉢中花,其根不植,其萎可立而待矣.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