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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 해괘(解卦)

 

해(解)는 해제하다, 벗어나다 뜻이다. 위험이 도래할 때 우리는 자신을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 숨을 때는 숨을 줄 알아야 한다. 숨을 때는 정기(精氣)를 키우고 예기(銳氣)를 모아야 하며 개과자신(改過自新)하여야 한다.

 

경거망동하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해(解)’는 험난함이 풀어져 흩어지는 때이다.”1)

 

곤경에 처하면 풀 방법을 생각하여야 한다. 높은 산을 만나고 사막을 보았을 때처럼 용감하게 대면하여야 한다. 방법이 있어야만 평안하게 위험한 처지를 벗어날 수 있다. 험지를 막 벗어났다면 우리가 처음 할 일은 휴양생식(休養生息)이다.

 

『주역』은 우리에게 알려준다. 어려움이 해결된 후 모든 것은 쉽게 하고 평온하게 하여야 하며 백성을 쉬게 하여야 한다 ; 다시는 백성을 번거롭게 하거나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평탄한 대지처럼 평온은 풍족하게 되는 전조다.

 

기원전 224년, 진(秦)나라 영정 23년에 왕전(王翦)이 60만 대군을 이끌고 제2차 초(楚)나라 정벌에 나섰다. 초나라도 병력을 모아 항전하였다. 봄에 진나라 군대는 영도(郢都)를 공략하였다. 진(陳) 남쪽과 평여(平輿) 사이의 지대까지 진군한 후 영수(潁水)와 여수(汝水) 사이에서 진지를 구축해 기회를 엿봤다. 왕전은 친히 사병과 함께 식사하며 사기를 진작시켰다. 정기를 키우고 예기를 모으며 편하게 휴식을 취하면서 적이 피로해지기를 기다렸다. 초나라와 정면 대결을 피했다.

 

초나라 장수 항연(項燕)은 서진하고 있는 초나라 군사의 사기가 충천한 틈을 이용해 일거에 진나라 주력군을 섬멸하려고 공격하였다. 그런데 수차례 공격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싸움이 오랫동안 계속돼 병사가 몹시 지쳐 있는 상태가 되자 병사를 이끌고 동쪽으로 철군하려 했다. 왕진은 그 철군하는 기회를 틈타 대대적으로 반격해 들어갔다. 총력으로 추격해 기(蘄)에서 초나라 군대를 대패시키고 항연을 죽였다. 이듬해에 왕전, 몽무(蒙武)는 승기를 틈타 동진하였다. 초나라 도성 수춘(壽春)을 공략해 초왕 부추(負芻)를 포로로 잡았다. 그렇게 초나라는 망했다.

 

어려움이 지나간 후 방치되거나 지체된 모든 일이 다시 시행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시기에 처했을 때에는 잠시 감추고 숨어야 한다. 기운을 보강하고 능력을 배양한 후에 단숨에 해치워 잃어버린 위풍을 진작시켜야 한다.

 

일이 바쁠 때는 대뇌가 쉬이 피로해진다. 체력 소모가 크다. 그때는 관련 없는 다른 바쁜 일은 하지 말고 영양제라도 먹고 편하게 잠을 청해야 한다. 체력을 회복시켜야 한다. 피로로 몸을 해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어떤가? 일에만 너무 매달려 자신의 건강에 주의하지 않는 경우는 없는가? 젊음은 좋다. 자신이 젊어 혈기왕성함만 믿고 천하에 두려운 것 아무 것도 없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먹고 마시며 살아가면서 자기 건강은 뒷전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젊음의 건강이 벌써 과도하게 정력을 사용해 버렸는지 어느 누가 알겠는가. 일찍이 내리막길에 들어서지 않았다고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문제가 발생하면 이미 때는 늦었을 지니.

 

자신감에 차 있는 시기가 젊은 시절이다. 그런데 신체가 건장하고 힘이 있을 때 너무 정력을 소비하면 나이가 들어서는 형세를 돌릴 힘이 없게 된다. 병이 들어 일찍 노쇠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지 않던가. 그러기에 평상시에 자신을 보양하여야 한다. 정기를 키우고 예기를 모아야 한다.

 

『주역』은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미 어려움은 해결되었고 막힌 것이 뚫렸으니 겨울이 지나간 것과 같다. 봄날의 우레와 비가 내리니 만물이 더불어 살아 나가리니.

 

이때는 위험한 지경은 벗어났지만 진정으로 어려움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려움이 생겨난 원인을 확실히 파악하여야 한다. 경험을 총결하고 개과자신하여야 한다. 다시 어려움에 봉착해서는 안 된다.

 

한(漢) 왕조 초기에 이름 난 의사 순우의(淳于意)가 있었다. 의술이 고명하였다. 병을 치료할 때마다 침과 약물을 아울러 같이 써서 좋은 치료 효과를 보았다. 순우의가 40세 때에 어떤 사람이 그를 조정에 고소하였다. 조정은 순우의를 도성 장안(長安)으로 압송해 형벌을 내리라고 명했다.

 

순우의에게는 아들이 없고 딸 다섯 명이 있었다. 출발하는 날에 딸 다섯 명이 순우의 앞에 꿇어앉아 눈물만 흘렸다. 순우의는 딸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화가나 욕을 해댔다.

 

“내게 아들이 없는 게 한이로구나. 사건이 벌어지자 딸들은 눈물만 흘리고. 내가 너희를 잘못 길렀구나.”

 

몇몇 딸들은 아버지가 욕을 하든 말든 개의치 않았으나 막내딸인 제영(緹縈)이만 무척 마음 아파하였다. 그녀는 아버지 앞에 꿇어앉아 말했다.

 

“저는 아버지를 따라 장안으로 가겠습니다. 내 한 몸으로 아버지의 죄를 대신해 속죄하겠습니다.”

 

장안에 도착하자마자 순우의는 하옥되었다. 제영은 목숨을 걸고 한 문제(文帝)를 만나러 황궁으로 가기로 결심하였다. 진정서를 작성하고 문지기에게 건네면서 황제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였다. 이렇게 편지를 썼다.

 

“저의 아버지 순우의는 관리가 된 후 고향 백성은 모두 청렴하고 공평하다고 칭송했습니다. 지금 아버지가 법을 어겼으니 벌을 받는 게 마땅합니다. 저는 죽은 사람들이 다시는 살아오지 못하는 것이 한입니다. 그들이 자신의 죄를 알고는 개과천선하려고 하여도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저는 아버지의 죄를 대신해 관가의 노비가 되기를 자원합니다. 아버지에게 개과천선할 기회를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무제가 제영의 서신을 읽고는 그녀의 희생정신에 감동받았다. 순우의의 형벌을 면제해줬을 뿐 아니라 제영을 노비로 삼지도 않았다. 무제는 명을 내렸다.

 

“요순시대에는 형벌이 가벼웠지만 법을 범하는 사람은 적었다. 지금은 형벌이 특별히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범죄자는 그치지 않는다. 왜 그러한가? 우리 교육이 부족하기에 그러하다. 나는 무척 부끄럽다. 오늘날 법을 어긴 사람에게 교육은 하지 않고 형벌만 내린다. 그들이 과오를 고치려고 하여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나는 모두가 의논해 새로운 법을 만들기를 바라노라!”

 

재난이 지난 후 자신을 새로이 살펴야 한다. 자기를 반성하여야 한다. 경험의 교훈을 총결해 이전 잘못의 근원을 찾아내어야 한다. 개과자신하여야 한다.

 

비천한 자가 고관대작의 차를 탔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의 차를 얻어 탔다. 도적이 그를 권력이 있거나 돈이 많은 사람으로 착각해 차를 강탈하고 목숨까지 빼었다면, 누구를 책망할 것인가? 위험이 도래할 때 자신을 보호할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정기를 키우고 예기를 모아야 한다. 배우고 익혀 개과자신하여야 한다.

 

*****

解卦 ䷧ : 뢰수해(雷水解) 진(震: ☳)상 감(坎: ☵)하

 

해괘(解卦)는 서남쪽이 이로우니, 갈 곳이 없어서 와서 회복함이 길하다. 갈 곳이 있거든 일찍 하면 길하다. / 해괘(解卦)는 서남쪽이 이로우니, 갈 곳이 없으면 와서 회복함이 길하고, 갈 곳이 있으면 일찍 함이 길하다.(解,利西南,无所往,其來復,吉.有攸往,夙,吉.)

 

육오는 군자가 오직 풀음이 있으면 길하니, 소인에게서 증험이 있을 것이다.(六五,君子維有解,吉,有孚于小人.)

 

「상전」에 말하였다 : “군자가 풀음이 있음”은 소인이 물러가는 것이다.(象曰,君子有解,小人退也.)

 

[傳]

 

해괘(解卦䷧)는 「서괘전」에 “건(蹇)이란 어려움인데, 사물이 끝까지 어려울 수는 없으므로 해괘로 받았다”라고 했다. 사물은 끝까지 어려울 리가 없으니, 어려움이 극에 달하면 흩어지기 마련이다. 해(解)는 흩어짐이므로 건괘(蹇卦䷦) 다음에 놓였다. 괘는 진괘(☳)가 위이고 감괘(☵)가 아래인데, 진괘는 움직임이고 감괘는 험하니, 험함의 밖에서 움직여서 험함을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환난이 풀려 흩어지는 상이다. 또한 진괘는 우레가 되고 감괘는 비가 되어 우레와 비가 일어나니, 음양이 교감하여 화창하고 부드럽게 퍼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해괘가 된다. ‘해(解)’는 천하의 환난이 풀려 흩어지는 때이다.

 

1) 解者,險難釋散之時也.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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